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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살, 영화밖 자살세상의 창에 찔린 영혼들 여기 떠돌다 [1]공포영화가 말하는 현실의 악김봉석의 여인들은 고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베란다에 서 있던 연이는, 그녀의 얼굴을 본다. 거꾸로 떨어지는 그녀의 얼굴을, 그녀의 한숨과 눈물까지도 보고 만다. 그 찰나의 순간은 연이에게 남겨진 거대한 흉터다. 남편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세상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내몰리다가 연이도 같은 길을 간다. 그렇게 세상의 그녀들이 죽어간다. 어딘가에서 뛰어내리지 않는다 해도, 이 사회의 곳곳에서 숨막히게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고꾸라진다.<여고괴담>의 소녀들도 그렇게 죽어간다. 성적 때문에, 외모 때문에, 우정 때문에, 따돌림과 질시 때문에 소녀들이 죽어간다. 결코 나약하거나, 현실감각이 약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성적만이 최고라는 잘못된 가르침 때문에, 외모만을 중시하는 그릇된 가치관 때문에, 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는 비틀린 세태 때문에 소녀들은,
영화 속 자살, 영화 밖 자살-세상의 창에 찔린 영혼들 여기 떠돌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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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황야에서 인간을 발견했다할리우드 서부극의 장인 존 포드, 그의 걸작 15편 미리 보기8월22일(금)부터 31일(일)까지 개최되는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가 미국 서부영화의 수호신 존 포드의 회고전을 마련한다. 영화제 동안 상영될 존 포드의 작품은 <역마차> <청년 링컨> <분노의 포드> <수색자> <황야의 결투> <리오 그란데> 등 1930년대부터 60년대에 이르는 총 15편이다. "나는 서부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라고 외친 가장 미국적인 장르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존 포드. 그 위대한 총잡이, 존 포드를 만나러 가자. 편집자올해는 존 포드가 사망한 지 꼭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는 1973년 8월31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난 서부극을 만들었을 뿐”(I made the Westerns)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그는 1917년 처음 연출을 맡은 이래 140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했으며 그 가운데 54편이 서부극이
서부극의 역사, 존 포드 회고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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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살, 영화밖 자살세상의 창에 찔린 영혼들 여기 떠돌다 [2]공포영화가 말하는 현실의 악김봉석싸구려 장르? 현실에 대한 스케치! 공포영화의 목적은 ‘공포’라고 거칠게 말할 수 있겠지만, 모든 공포영화가 단지 롤러코스터 같은 쾌감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공포영화는 인간의 근원적인, 사회적인 두려움과 불안감을 형상화하기에 적합한 장르다. 공포영화를 싸구려 장르라고 흔히 치부하지만, 그건 온당한 대접이 아니다. 1919년에 만들어진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은 독일 사회를 거대한 정신병원에 비유하면서, 당시의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나치즘의 대두를 이미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읽어낼 수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공포영화의 원류라 할 고딕 소설 역시 시대상황을 담아낸 문학이었다.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뱀파이어란 존재는 이성과 합리성의 시대에 더이상 용납될 수 없는 광기와 야만의 상징이었다. <드라큘라&
영화 속 자살, 영화 밖 자살-세상의 창에 찔린 영혼들 여기 떠돌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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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감각이 업그레이드됐군 로드니 스키너원작 | 투명인간 |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 김성 그림 | 가나출판사 펴냄(아동용)H.G. 웰스는 과학기술이 구세주처럼 군림하던 시대, 그것이 불러올 그늘을 외면하지 않았던 보기 드문 19세기인이었다. <타임머신> <닥터 모로의 섬> <우주전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암울한 테크놀로지의 왕국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투명인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빛의 굴절과 산란을 기본으로 삼은, 작가로서는 꽤 정교한 이론을 들이댄 <투명인간>은 호러소설에 가까운 묘사를 통해 이해관계가 중심을 차지하는 과학기술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한다. <타임머신>에서 끔찍한 디스토피아를 제시하기도 했던 웰스는 한 천재과학자의 결실을 섬뜩한 욕망의 과일이라고 단정짓는다.영국의 어느 시골여관, 붕대와 코트로 온몸을 감싼 손님이 방을 얻는다. 그는 비뚤어진 집착과 욕심을 동기삼아 육체를 투명하게 바꾸는 약
<젠틀맨리그> 그들의 과거가 알고싶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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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그리고 미국 신화광주영화제에서 만나는 존 포드의 걸작 15편웨스턴 장르에 품위를 부여<역마차> Stagecoach, 1939년, 97분, 흑백출연 존 웨인, 클레어 트레버존 포드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역마차>가 웨스턴영화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영화는 웨스턴이 주변부 장르로 머물러 있을 당시에 그 장르에 ‘품위’를 부여했고 아울러 웨스턴이 메이저 장르로 부활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고전적 웨스턴의 스테레오 타입들을 제공해주었다. 한편으로 <역마차>는 앙드레 바쟁이 “고전적 완성으로까지 도달한 스타일의 성숙성”을 보여줬다고 썼을 정도로 고전주의적 형식미를 모범적으로 구현한 영화로도 평가받는다. 오슨 웰스가 <시민 케인>을 만들기 전에 이 영화를 45번이나 보면서 연구를 했다는 일화는 <역마차>가 영화의 교과서 자체임을 잘 일러준다.빈틈없는 연출력, 헨리 폰다의
서부극의 역사, 존 포드 회고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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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살, 영화밖 자살새로운 가족윤리를 꿈꾼다 [3]이 말하는 '체험, 삶의 공포!'변성찬/ 영화평론가‘감성 미스터리’. 이것은 이 영화가 스스로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그 이름에는 공포영화 horror movie라는 장르의 문법 안에 자신을 가두어두지 않겠다고 하는 자의식, 또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오해받고 싶지 않다고 하는 강한 고집이 배어 있다. 그 선한 의도와 그것의 영화적 성취라는 측면 모두에서, 그 이름은 우리를 ‘가짜 여우굴’로 유인하는 ‘거짓 문패’가 아니다. 은 ‘공포의 체험’을 제공하려 하기보다는 ‘체험(삶)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영화에는 새로운 ‘감성’(感性)은 있지만, 낡은 ‘감상’(感傷)은 없다. 일상 속의 어떤 사물을 통해 삶 속의 어떤 순간의 의미를 포착해내고 형상화시키는 ‘감성’. 그 감성의 새로움은 감독(이수연)의 단편들에서 이미 예고되어 있던 것이기도 하다.감독은 자신의 단편들(<라 La>(1998
영화 속 자살, 영화 밖 자살-새로운 가족윤리를 꿈꾼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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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리그>는 이중의 각색을 거친 블록버스터다. 앨런 무어의 만화를 할리우드에 맞도록 고쳤지만, 무어의 원작 자체가 19세기 영국 문학의 걸작들을 참고하고 있는 탓이다. 일곱명에 달하는 ‘젠틀맨리그’ 멤버들과 한명의 악당이 가지는 함의도 풍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한번, <젠틀맨리그>는 블록버스터다. 미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어떻게 수십발의 총알을 맞고도 무사한지, 왜 하필이면 아프리카 오지에 은둔한 노인 앨런 쿼터메인을 리그의 지도자로 택했는지, 미나 하커가 치욕의 상처인 것처럼 보여주는 목덜미의 작은 구멍 두개는 누가 뚫어놓은 것인지, 지킬 박사인 동시에 하이드씨인 남자가 어떤 연유로 두개의 신체와 정신을 가지게 되었는지, 일일이 설명할 시간이 없다. 영화를 탓할 수도 있겠지만, 문을 열어주기 전에 두드리는 것도 우리 앞에 놓인 길 중 하나. 한 세기 전의 공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젠틀맨리그>의 참고도서들을 찾아 일일이 그 책장을 들춰보았다
<젠틀맨리그> 그들의 과거가 알고싶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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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살, 영화밖 자살투신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4]몸 날리는 사람들, 한국 근대성의 그늘남재일/ 고려대 강사“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간다.”<설국>(雪國)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유서는 간결했다. 그는 일흔넷 되던 해 평생의 동반자였던 아내와 함께 가스불을 피워놓고 잠을 청함으로써 삶을 마감했다. 이 죽음에 ‘자살’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삶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대가로 감내해야 했던 허무의 늪을 청명한 언어의 징검다리로 건너가, 마침내 세계의 아름다움을 본 사람. 그가 죽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볼 것 다 보고, 할말 다 해버려 이제는 바람 빠질 일만 남은 가죽부대를, 그는 서둘러 급행열차에 태워 떠나보냈을 뿐이다. 그러니 이 논리적 귀결에 ‘살’(殺)이란 말을 붙이는 것은 얼마나 부당한 일인가. 소설가이자 전기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죽음도 이와 유사했다. 몇년 전 국내에 번역된 츠바이크의 <발자크
영화 속 자살, 영화 밖 자살-투신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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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살, 영화밖 자살투신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5]몸 날리는 사람들, 한국 근대성의 그늘남재일/ 고려대 강사>“더이상 할말 없다 똑바로 쳐다봐라”<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여자귀신은 주로 목을 매단다. 시체를 훼손할 의사가 없는 것은 귀신으로 귀환해서 원한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도에 의한 매개 과정이 복잡하지 않았던 전근대 사회에서 원한은 그 원인 제공자를 안다. 그에 대해 지독한 살의를 느끼지만 본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죽어 귀신이라는 권능을 가진 존재가 되어 보복하거나, 사또라는 권력자를 겁줘서 대리인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원한의 원인 제공자가 누군지 모를 때, 귀신으로 귀환해서도 살의의 대상을 찾을 가망이 없을 때 그 분노는 무기력한 자신에 대한 살해 욕구로 쉬이 전이된다. 피떡이 된 시체의 전시는 그 상황에서 원한의 원인 제공자가 된 익명의 다수를 향한 발언이다. 빌딩투신의 퍼포먼스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런 점에서 현대적이다
영화 속 자살, 영화 밖 자살-투신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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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대 삼부작의 마지막<리오 그란데> Rio Grande, 1950년, 105분, 흑백출연 존 웨인, 모린 오하라기병대 사령관인 커비 대령은 15년 동안이나 아내와 떨어져 지내면서 기병대에 자신의 삶을 바쳤을 정도로 헌신적인 군인이다. 어느 날 그는 아들 제프가 일반 사병으로 자신의 기지에 배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커비의 부인마저도 아들을 군대에서 빼내기 위해 남편·아들의 기지에 나타난다. 기병대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리오 그란데>는 분명 액션을 포함하는 영화다. 그러나 거친 것이 아니라 섬세한 이 웨스턴은 감정적인 갈등에 좀더 주의를 기울인다. 의무감과 가족에 대한 사랑 사이의 갈등을 영화는 꽤 사려 깊게 들여다본다.포드 스스로 좋아하는 아방가르드 웨스턴<웨건 마스터> Wagon Master, 1950년, 105분, 흑백출연 벤 존슨, 해리 캐리 주니어영화가 시작되면 몰몬교도들이 무장을 하고서 서쪽을 향해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을
서부극의 역사, 존 포드 회고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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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영화관객은 멀티플렉스 상영관 중 CGV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메가박스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브랜드컨설팅업체 브랜드메이저(www.brandmajor.com)가 지난달 23∼31일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대표적 멀티플렉스 10곳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0.5%가 CGV를 주로 찾는다고 대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CGV에 대한 응답률(40.9%)보다 9.6%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CGV는 `가장 깨끗(깔끔)할 것 같은 곳'과 `멀티플렉스를 대표하는 곳'을 묻는 설문에서도 각각 43.9%와 57.7%로 1위에 올랐다.이에 반해 응답자들은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메가박스(38.8%)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부대시설이 가장 좋을 것 같은 곳'을 묻는 질문에서도 메가박스가 43.7%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영화관 선택 기준은 `상영관 내부시설'(35.6%), `집이
"이용률은 CGV, 선호도는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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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일 발표한 '2003 한국영화 상반기 결산' 자료 중 배급사별 관객 동원 수치를 놓고 CJ엔터테인먼트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CJ엔터테인먼트는 13일 보도자료를 내어 "CJ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집계한 결과 올 상반기 CJ엔터테인먼트가 동원한 서울지역 관객수는 영진위가 제시한 자료보다 11만823명 많은 453만4천43명"이라고 밝혔다.영진위 결산자료에는 시네마서비스의 상반기 관객동원 수치는 443만3천857명으로 CJ엔터테인먼트보다 1만여 명이 많아 배급사별 순위 1위의 차지했지만 CJ엔터테인먼트 주장대로 하면 1위와 2위의 순위가 뒤바뀐다.배급사와 영진위의 관객 수 집계 결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직까지 관객수 집계에서 신뢰할 만큼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영진위 정책연구팀의 김미현 팀장은 "통합전산망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데다 배급사들도 자료 공개를 꺼리는 상태에서 오차없이 관객 수 집계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
CJ, 영진위 상반기 결산자료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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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전편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상영된다. 김 감독의 신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투자사 코리아픽쳐스와 제작사 LJ필름은 이 영화의 19일 개봉을 앞두고 25-30일 인터넷 사이트 하나포스닷컴(www.hanafos.com)과 29-30일 서울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에서 김기덕 감독의 연출작 8편을 모아 상영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온라인에서는 <악어>, <나쁜남자>, <실제상황>, <야생동물보호구역>, <수취인불명>, <해안선>이 하루 두 편씩 VOD(Video on Demand)방식으로 상영되며 오프라인에서는 '사랑의 아이러니'와 '절망 또는 희망'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각각 29일과 30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모두 6편의 영화를 심야상영한다.<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광주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된다
김기덕감독 영화, 온-오프라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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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 개봉을 코앞에 둔 11일 만난 임상수(41) 감독은 표정이 밝았다. 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했지만, 두번째 영화 <눈물>은 둘다 시원치 않았다. 경사가 큰 하강곡선을 탔던 그에게, 세번째 영화 <바람난 가족>은 평단의 높은 지지에 더해 흥행 전망도 나쁘지가 않다. 말투도 차분하고, 술 마실 때 입이 걸어지는 일도 줄었다.여성들이 내 의도 잘 이해‥통쾌감 얹어서 보더라-‘차갑다’ ‘냉정하다’에서 ‘통쾌하다’까지 반응이 다양하다.=남자보다 여자들이 내 의도를 잘 봐주는 것 같다. 영화를 좋게 봤더라도 남자들은 우울하다, 나아가 암울하다고까지 말한다. 여자들은 거기에 더해 통쾌함이랄까, 그런 정서를 얹어서 보더라. 사실 내용이 우울하긴 하지만, 그점만 본다면 좀 아쉽다. 나는 웃자고 만든 건데.-‘떡 영화’라면서 장선우나 홍상수 영화와 달리 여관장면이 안 나오는 게 특이하다.=임권택 감독 조감독하면서
<바람난 가족> 들고 베니스 가는 임상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