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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가 이제 드디어 캘리포니아까지도 지키겠다고 나섰다. 공화당 온건파로서 정치집회마다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정치성향을 알려왔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8월7일 제이 레노의 <투나이트 쇼>에 나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나설 것이라고 깜짝 발표를 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10월7일 그레이 데이비스 현 지사를 상대로 주민소환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그레이 데이비스는 막대한 재정적자로 비난받아왔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현 주지사를 향해 “끔찍한 인간”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으면서 벌써부터 정치공세에 들어갔다. “그는 사람들을 끔찍한 실패로 몰아넣었고, 이것이 바로 주민소환 투표를 해야 할 이유이며, 내가 주지사로 출마해야 할 이유”라고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못박았다. 그는 최근 개봉한 <터미네이터3>의 DVD 코멘터리 작업 중에도 출마의 뜻을 밝히는 농담식 애드리브를 삽입한 바 있다. 터미네이터는 과연 캘리포니아의 주지사가 될 수 있을지.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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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오는 종종 우정의 표시다. 임창정도 이 방법을 통해 <색즉시공>으로 인연을 맺은 감독 윤제균에게 의리와 우정을 전달했다. 며칠 전 그는, 영화 <낭만자객>을 촬영 중인 윤 감독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가 영화 마지막 장면에 출연해줄 깜짝 카메오를 찾고 있단 말을 듣고 역할을 자청했다. 촬영장에 도착한 그는 감독과 함께 즉석 콘티를 짜는 한편, ‘장군귀신’이라는 역할 설정에 맞게 귀신분장도 감수하는 열의를 보였고, 이에 감동한 윤 감독이 ‘장군귀신’ 임창정을 보필하는 수하 역할로 동반 출연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감독과 배우 사이의 보기 좋은 친분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것 또한 재미있는 얘깃거리인 듯하다.
임창정, 카메오 출연으로 의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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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빠와 어른스러운 아들, 그리고 깡순이 엄마가 벌이는 코미디 <아빠하고 나하고>에 아역배우 유승호가 캐스팅됐다. <집으로…>에서 귀여운 서울꼬마로 출연, 할머니와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를 만들었던 유승호는 이 영화에서 아빠 철수와 엄마 애란이 고등학교 시절 ‘실수’로 낳아버린 아들 초원을 맡았다. 초원은 삼류 나이트 MC로 일하는 아빠 밑에서 자란 탓에, 비속어를 표준어처럼 사용하고 화투를 장난감 삼아 노는 별난 아이다. 영화는, 아이를 낳은 뒤 부모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갔던 엄마가 돌아오면서 이들 세 사람이 다시 한가족으로 뭉치기까지의 웃음과 가족애를 보여줄 예정. 연말 개봉 목표로 올 8월 크랭크인한다.
엄마, 아빠, 정신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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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배우 마리 트랭티냥(41)이 지난 일요일 사망했다.
<뽀네뜨>에서 뽀네뜨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엄마로 출연했으며, <남과 여> <레드> 등에 출연했던 프랑스의 유명배우 장 루이 트랭티냥의 딸이기도 한 그는, 며칠 전 술취한 남자친구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고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가 사망한 것. 그를 구타한 남자친구는 프랑스 록밴드 ‘누아르 데지르’(Noir Desir)의 보컬 베르트랑 캉타. 상해치사 혐의로 구금됐던 그는 현재 구타 사실을 부인 중이라고 한다. 국내 관객에겐 낯선 배우지만 마리 트랭티냥은 프랑스의 영화상 세자르상에 다섯번이나 노미네이트됐을 만큼 프랑스 내에선 연기파 배우로 알려져 있다.
너무 빠른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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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암수술을 받는다. 이번 수술은 지난해 2월 갑상선과 침분비선 암수술에 이어 세 번째로, 침분비선의 악성 종양 제거수술이다. 지난 75년 비평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61살의 나이에도 <시카고 선타임스>의 지면과 TV쇼 <에버트 & 로에퍼>를 통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인 평론가다. 이번 수술하고서 그가 친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도 이러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래도 난 영화를 계속 보고, 리뷰를 쓰고, TV쇼를 계속 할걸세.” 편지 마지막에 지난번 갑상선 암은 이미 완치됐으며 이 병도 완전히 회복될 거라는 말도 덧붙인 에버트. 아직도 속에 가득한 열정을 다 쏟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인다.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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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슈호의 <헬로우 블랙잭>의사라는 직업은 만화 주인공의 숙명인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극적인 능력의 소유자인 의사는 검객과 총잡이와 같은 살인청부업자의 정반대편에서 숱한 명작의 주인공들이 되어왔다. 전설의 명의(名醫) ‘블랙잭’의 이름을 단 사토 슈호의 <헬로우 블랙잭>(서울문화사 펴냄) 역시 그 반열에 끼기 위해 지금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근래 보기 드문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국내에서도 점차 독자를 넓혀가고 있는 이 작품은 과연 새로운 의사만화의 전형이 될 수 있을까?의사만화에는 보통 두 가지 경향이 존재한다. 하나는 <블랙잭> <닥터K>와 같은 천재 외과의가 초인적인 능력으로 무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프로페셔널 만화이고, 다른 하나는 <닥터 고토 진료소>와 같은 변두리의 따뜻한 의사생활을 그린 휴머니즘 만화다. <헬로우 블랙잭>은 그 두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대 의학계의 문제를
선생님,그럼 고래심줄로 꿰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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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이었다. 웅장한 스펙터클, 박진감 넘치는 속도, 흡입력까지. 편집도 군더더기 없고, 감초 같은 꼬마로봇 오즈의 말재간으로 관객은 시종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제작사 빅필름이 내세우던 기술력, 3D 영상은 어떤가. 위화감이 조금도 없었다면 과장이겠지만,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표정과 액션 연기는 특히 볼 만하다.<엘리시움>은 한마디로 무엇 하나 꼬집어낼 수 없을 정도로 ‘보통 이상’인 작품이었다(이게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어딘지 부족한 2%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모든 것이 평균 이상인데도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다른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엘리시움>만의 고유한 느낌이 느껴지지 않아서, 단점을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특별한 장점도 느껴지지 않는다.”일본에서도 웬만한 한국영화는 모두 찾아보는 한국 영화광, <교토통신>
2%의 어떤 것 <엘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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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샘플까지 보여드립니다”좋은영화의 김미희 대표는 최근 다른 영화사에서 기획 중이던 프로젝트를 넘겨받으려다 답답함을 느꼈다. 캐스팅과 펀딩에 어려움을 겪어 난항을 거듭하던 프로젝트를 가져오려 하는데, 상대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마침 <영화인을 위한 법률가이드>(시각과 언어 펴냄)라는 책이 얼마 전 출간됐음을 알게 됐고, ‘기획·개발의 양도’라는 챕터를 뒤적이면서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아이디어 수준의 기획을 양도할 때와 분명한 결과물을 넘길 때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었고, 전 제작자가 여타 스탭들과 어떠한 계약을 맺었는가에 따라 양도 계약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계약서 샘플까지 제시해놓아서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비단 김 대표뿐일까. 400쪽 분량의 책을 펼쳐본 영화인이라면 누구라도 무릎을 칠 것이다. “법률을
<영화인을 위한 법률가이드> 펴낸 조광희·안지혜·조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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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직접 만들었어요”‘공명’은 창작타악그룹이다. 98년 결성된 이 그룹의 멤버는 조민수, 박승원, 송경근, 강성일(사진 왼쪽부터)씨로 모두 국악과 출신이다. 매년 한회씩 꾸준히 국내 공연을 가져온 이들의 명성은 오히려 해외에서 더 높은 편이고, 8월에도 베이징 공연이 잡혀 있다. 늘 새로운 소리와 악기를 고민하는 이들의 음악은 ‘여우계단’에 서서 완전(完全)함을 소망하는 여고생들의 심장에 불온한 혈기를 불어넣는다. “하나, 둘…스물일곱…스물아홉! 여우아, 여우아∼ 내 소원을 들어줘.” 오프닝신은 소희가 여우계단에서 소원을 비는 장면이다. 포커스가 흐려지면 뭉크의 그림이 될 것 같은 계단장면은 귀에 낯선 음악으로 더욱 몽환적이다. 나뭇조각들이 바람에 한데 쓸리며 두런거리는 소리, 쇠막대가 활털에 긁혀 내지르는 비명소리, 유리로 된 모빌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맑은 울음소리들이 소희의 발걸음을, 창백한 계단을 감싸고 돌면, 이제 비릿한 기도가 시작된다.<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음악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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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천녀유혼>등으로 국내관객들에게 친숙한 서극 감독이 지난 12일 오후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극 감독의 이번 내한은 제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산하프로그램인 SPP(SICAFPROMOTION PLAN)에 참여한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 <칠검하천산> 2차 상품 제작발표회'를 위해 이루어졌다.
<칠검하천산>은 서극 감독이 연출하는 최초의 드라마로 한국의 전문 기업들과 게임, 만화,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2차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키로한 전형적인 원소스 멀티유즈 프로젝트. 서극 감독은 드라마, 게임, 출판만화 등으로 이루어진 토탈 프로젝트 중 드라마 연출을 비롯 나머지 분야의 예술고문을 맡는다고 밝혔다.
서극 감독이 연출하게 될 드라마 <칠검하천산>은 총 60회 분량으로 중국 TV 시리즈 사상 최고의 순수 제작 예산인 60억원이 투입되며 대부분이 중국 신강 지역에서 올
[SICAF 2003] 서극 감독 내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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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일곱번째를 맞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지난 12일 오후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막식을 갖고 6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어느 영화제보다도 미취학 아동 참가율이 높은 행사장엔 엄마손을 붙잡고 온 아이들이 코엑스 전체를 뒤흔들만큼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이들과 아이가 되고싶은 어른들이 탐내는 그 신나는 현장, SICAF 2003 첫날의 표정을 담아보았다.# 1코엑스 행사장 입구. 늘 북적거리는 코엑스지만 이날은 아이들과 유치원생들이 '장악'했다.# 2 안에 있는 사람은 얼마나 더울까. 그러나 아이고 어른이고 이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즐겁고 신난다. ^0^# 3 줄은 표를 살때만 서는게 아니다. 안에서도 애니메이션 포스터등을 받기위해 긴 줄을 서야 한다. 줄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어라~ -0-# 4 앗! '아즈라엘'의 스펠링을 정확하게 알게 된 순간이다. 어릴적 그림책을 세워 만들던 미로처럼 꾸며진 스머프 마을에선 '딸기매니아' 스머프들을 만날 수 있다.
SICAF 2003 포토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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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이 그렇게 잘 될지 정말 몰랐다. 흥행이 잘된 영화든 못 된 영화든 왜 그렇게 됐는지 얘기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흥행을 장담할 순 없다. 예전에 강우석 감독이 영화판에 들어와서 똔똔만 하면 성공하는 거라고 말했는데 이해가 간다. 손해보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손해를 안 보는 것만 해도 굉장한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픽처스 대표 최재원(37)씨는 지난해와 올해 지옥과 천국을 오간 인물이다. 지난해 아이픽처스의 메인 투자작 <마리이야기> <정글쥬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로드무비> 등 4편 가운데 손해를 보지 않은 영화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한편뿐이었다. <마리이야기> 20억원, <정글쥬스> 3억원, <로드무비> 9억원 등 3편이 32억원의 손해를 끼친 반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10억원의 수익을 냈다. 불운은 올해 초로 이어져서 <마들렌>
아이픽처스 대표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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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빌>을 본 아가씨, 집단의 폭력에 치를 떨다‘거장인가 사기꾼인가.’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정말이지 나는 라스 폰 트리에를 모르겠다. 사실 내가 본 트리에의 영화라고는 <킹덤> 1, 2편과 <백치들> <어둠 속의 댄서>가 전부이므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좀 우습기는 하지만 어쨌든 두 영화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 천국과 지옥의 차이와 같다.<킹덤>은 나에게 모뉴먼트와 같은 영화였다. 마의 100분을 지나 두 시간이 넘고, 세 시간이 지나도 극장을 뛰쳐나가지 않는 인내심과 집중력이 나에게도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넣어준 위대한 작품이었던 것이다(보통 두 시간이 넘는 영화를 볼 때면 나는 중간에 자체적으로 휴식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타이타닉>에서 두 남녀가 선두에서 개폼 잡는 장면을 포함해 영화의 결정적 장면을 자주 놓쳐왔다). 지금이야 그 길고 길었던 내용 중에 기억나는 거라고는 음모가적인 병원장이 어두운 방 안에서
너도 역시 거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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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시고 읽는 게 좋겠습니다.)
표독하고도 능글맞게 생긴 라스 폰 트리에의 ‘착한 여자 괴롭히기’는 이러나저러나 문제적이다. 실컷 당하던 그녀가 맘껏 갈겨대는 <도그빌>은 트리에 수난극의 터닝포인트를 찍는데, 그 ‘깨는’ 유턴이 마냥 카타르시스로 질주하는 건 아니다. 너무 극단적인 해답은 정답이 아닌 것 같기에. 게다가 노골적인 반미 알레고리는 정의의 심판을 자처하던 미국적 파시즘을 복사한 혐의도 받는다. 그래서 오히려 그레이스가 미국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 대해 트리에는 내레이터의 입을 빌려 입을 다문다. “그녀가 도그빌을 떠난 건지 도그빌이 그녀를 떠난 건지는 대답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 침묵에서 양자택일의 전제를 벗어날 여지를 읽을 순 없을까? 뻔한 교훈극의 빈약한 사상으로 폄하될 표면적 의미망 아래에는 이분법 너머를 엿보게 하는 매우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종교철학과 정치미학의 가능성이 맥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소 오버해서라도 청진기를
<도그빌>의 선물의 경제와 심판의 윤리를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