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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시리즈 제작 편수가 많아지면서 캐스팅 소식만큼이나 편성 정보가 뜨거운 뉴스가 되고 있는 시대다. 이미 성공한 IP를 확장하는 시즌제 드라마부터 웹툰 원작 영상화 프로젝트까지 각자의 경쟁력을 갖춘 작품들이 각사의 신작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TV부터 OTT 플랫폼까지 주요 채널을 중심으로 공개가 확정된 시리즈를 정리해보았다.
[특집] 끝내주는 시리즈, 조만간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신작 시리즈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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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전고운 감독과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 만나면 어떤 화학작용이 날까. 섬세한 감정과 다정한 분위기, 사회상을 반영한 동시대적 메시지까지 두 작품의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차분하고 따뜻한 작품을 상상하겠지만 두 감독은 그 기대를 유쾌한 박자로 어긋낸다. ‘Long time no see’의 약자인 ‘LTNS’를 ‘Long time no sex’로 전환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는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의 부부 활극을 그려낸다. 우연히 친구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우진은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큰돈을 내미는 친구를 보며 자신의 일터인 호텔에서 알게 된 비밀들을 떠올린다. 그렇게 불륜 커플의 뒤를 밟기 시작한 우진과 사무엘은 알게 모르게 누적해온 갈등의 골을 직면하고 케케묵은 감정을 풀어간다. 극적 소재로서 불륜을 다루는 <LTNS>는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관점을 취한다. 이전까지 불륜을 하거나
[인터뷰] 본격 불륜 블랙코미디, 임대형, 전고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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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청률 70%, 1971년부터 18년간 이어진 880회분 방송. 기록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역사가 프리퀄 <수사반장 1958>에서 새롭게 재해석된다. 1958년, 종남서의 박영한 형사(이제훈)를 중심으로 동료 형사 김상순(이동휘), 조경환(최우성), 서호정(윤현수)이 팀을 꾸려 부패 권력에 맞서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사건별 수사 과정이 차례로 묘사될 예정이다. <수사반장 1958>의 메가폰은 영화 <공조> <창궐>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쥐었다. 올해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촬영 중인 <수사반장 1958>에 관해 김성훈 감독은 기획 의도부터 섬세하게 구현된 수사실의 내부까지 설명을 이어나갔다.
- 드라마 작업을 해보니 영화와는 어떤 차이가 느껴지던가.
기본적인 제작 루틴이 달라 계속해서 적응해가는 중이다. <수사반장 1958>의 방영 시간은 대략 회당 1시간씩 10화, 총 1
[인터뷰] 히어로의 탄생, <수사반장 1958> 김성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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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한진원 감독이 저택과 반지하 집이 아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자신의 첫 연출작으로 선보인다. <러닝메이트>는 ‘발기남’이라는 별명을 얻는 바람에 이미지 쇄신이 필요했던 영진고 모범생 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친구 원대(최우성)의 러닝메이트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머지않아 자신이 원대의 유일한 러닝메이트가 아니란 걸 알게 된 세훈은 ‘지역구 핵인싸’ 상현(이정식)과 손잡고 새판을 짠다. 한진원 감독은 연출은 처음이라 모든 게 부족했다며 겸손을 표하면서도 <러닝메이트>가 유망한 젊은 신인배우들의 보고와도 같은 작품이 될 거라 확신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 2014년에 한 친구에게 이메일로 연재한 소설 <소라게>가 <러닝메이트>의 원안인 걸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포인트가 맞물려 시작된 이야기다. 연출부를 그만두고 다시 뭘 써볼까 작정하고 고민하던
[인터뷰] 말맛 나게, 속도감 있게,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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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나쁜 엄마>로 의외의 히트작을 배출한 심나연 감독이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JTBC 텐트폴 드라마 <굿보이>에 합류했다. 올림픽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한팀으로 활동하는 과정을 그리는 활달한 수사극이자 청춘물이다. 스릴러, 휴먼 드라마를 거쳐온 심나연 감독이 첫 액션, 코미디 장르로 뛰어든 데에는 <라이프 온 마스> <보좌관>을 쓴 이대일 작가가 긴 시간 준비해온 대본을 향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내가 가진 약간은 마이너한 기운을 상쇄해주는 대본들에 오히려 자극을 받는다. 이대일 작가가 <라이프 온 마스>에서 보여준 특유의 감수성, 시원한 전개와 엔터테이닝한 요소가 돋보여 더욱 끌렸다.”
심나연 감독은 주인공 윤동주를 “어떤 악도 물들이지 못하는 이상적 존재”라고 묘사했다. “일말의 계산 없이 정의를 위해 자기 몸을 던지는 뜨거움과 해맑음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다.” 경찰 특수팀이 해결해나가는 사
[인터뷰] 사랑스러운 도시형 히어로를 그린다, <굿보이> 심나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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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패스와 김진석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이 새로운 시즌 <약한영웅 Class 2>(가제, 이하 <약한영웅2>)로 돌아온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변하고 연시은(박지훈)의 학교도 벽산고등학교에서 은장고등학교로 바뀌지만, 여전히 유수민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쓰고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함께한다.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속편을 원하는 애청자들의 요청을 듣고 “시리즈의 팬들의 사랑에 우리가 얼마나 잘 응답할지” 고민하며 유수민 감독에게 속편 창작의 의사와 의지를 물었다. 고심 끝에 유수민 감독이 <약한영웅2>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약한영웅>과 시은을 향한 ‘책임감’이다. 유수민 감독은 “시은이 <약한영웅>의 결말에 마주한 상처를 제대로 맺어주어야 한”다는 책임과 “시은의 이후 행보를 궁금해하고 응원하는 애청자들을 향”한 책임을 통감하며 박현우 작
[인터뷰] 새롭게, 다르게 Class 2, <약한영웅 Class 2>(가제) 유수민 감독, 한준희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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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여성 국극. 춘향이부터 향단이까지, 다시 방자부터 이몽룡까지 모두 여자가 연기하던 무대. 노래, 춤, 연기가 모두 탁월한 여성만이 국극 무대에 오를 수 있고 그중 가장 뛰어난 여성은 ‘왕자’가 된다. 동명의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정년이>는 정년이(김태리)를 중심으로 왕자가 없는 시대에 왕자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시청자에게 소구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믿음을 안고 <정년이> 촬영에 한창인 정지인 감독을 만났다.
- <정년이>는 스튜디오N에서 준비 중이던 네이버웹툰 <정년이>의 영상화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연출을 제안받게 됐나.
지지난해 가을 즈음이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했던 제작사에서 이미 대본이 4회까지 나와 있고 김태리씨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제안해왔다. 김태리씨가 원작 웹툰을 보고 관심을 보이면서 개발에 들어간 아이템이었다.
[인터뷰] 꿈의 캐스팅, <정년이> 정지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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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를 이루는 재료는 어디에서 왔을까.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삼식이 삼촌>은 그 원형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전쟁 중에도 주변 사람은 ‘하루 세끼’를 먹게 한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열정적인 청년 김산(변요한)이 만나면서 믿음과 의심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거미집>의 원안과 제작, <1승>의 각본·연출에 이어 <삼식이 삼촌>까지 신연식 감독은 최근 송강호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관통하고 있다. <삼식이 삼촌>의 디즈니+ 편성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린 날 신연식 감독을 만났다.
- <삼식이 삼촌>은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다. 어떻게 성사된 프로젝트인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직후였다. 그때 송강호 선배님을 처음 만났다. 내가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봉준호 감독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당장 만나자고
[인터뷰]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들의 원형을 담아낸다, <삼식이 삼촌> 신연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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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을 맞이해 2024년 시리즈를 미리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디즈니+ <삼식이 삼촌>은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이며,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tvN <정년이>는 여성 국극을 배경으로 한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1970~80년대 전설적인 히트작의 프리퀄인 MBC <수사반장 1958>은 타임 루프와 인연이 깊은 배우 이제훈과 함께 1958년으로 돌아가고,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됐던 <약한영웅> 시리즈는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 새로운 학교에서 펼쳐질 후속작을 예고한다. 박보검, 김소현의 투숏이 기대되는 JTBC <굿보이>는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의 독특한 청춘물이며 <기생충>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한진원 감독의 첫 드라마 <러닝메이트>는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신인배우들과 함께하는 명랑한 정치 드라마다. 마지막으로 티빙 <LTNS>는 한국 드라마에 없던 높은 표현 수위로 권
[특집] 2024 시리즈 메이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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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이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는 이미 원톱 영화 <돈>을 성공시키고 주연작 <봉오동 전투>를 여름 성수기에 개봉시킬 수 있는 배우였다. 류준열이 <외계+인>에 합류한 것은 한창 기세가 좋던 배우의 입지에 ‘쐐기’를 박는 것과 같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익숙함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던 최동훈 감독의 프로젝트에 동참할 차세대 배우로서 그가 호명됐다는 점일 것이다. <외계+인> 2부는 탈옥한 외계인 죄수 설계자가 촉발한 지구의 위기를 막기 위해 고려와 현대를 오갔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영화다. 외계인과 로봇과 신선, 인간을 초월한 존재들 사이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무륵은 보통의 인간이 가장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다.
- 2020년 3월 <외계+인>이 크랭크인했다. 4년 만에 완전판 <외계+인>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어떤가.
[인터뷰] 새로운 시도의 비밀, <외계+인> 2부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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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김태리)은 <외계+인> 2부의 서사적 중심이다. 과거와 현재, 외계인과 인간들 사이의 인연을 매개하고 여러 인물과 관계하면서 감정의 고락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김태리 배우는 어릴 적 이별한 로봇 썬더와 만날 땐 <미스터 션샤인>의 애틋한 눈빛을, 전투에 임할 땐 <악귀>의 이중적인 섬뜩함을 보여준다. 더하여 고려 시대에 홀로 남아 겪어야 했던 쓸쓸함과 생활의 능숙함, 절제미 있는 액션에까지 천변만화의 이안을 매 순간 적확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배우의 균형 감각과 능숙한 변화는 다수 인물의 롤플레잉과 플롯의 교차편집이 잦은 <외계+인> 2부에서도 여실히 빛났다.
- 크랭크인 이후 4년이 흘렀다.
= 극장에서 처음 보게 된 장면들에 대해 동료들과 소감을 많이 나눴다. 특히 민개인(이하늬)의 첫 등장 장면은 재촬영한 부분이어서 우리도 처음 봤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인물의 성격이나 특징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최동훈 감독님의 특기가
[인터뷰] 태리뭉클, <외계+인> 2부 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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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와 2부를 동시에 찍으면서 총 387일(재촬영 1회차 포함)간 촬영한 영화를 드디어 갈무리하게 됐다. 지금까지 경험한 물리적으로 가장 긴 프로덕션은 무언가 다르던가.
=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속도로 약화되는 것을 느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니까. 한창때는 한달 반 만에 집에 들어갔다. 역시 영화 찍는 사람들에게 그리 유별난 일은 아니다. 관건은 집중도였다. 배우, 스탭들이 13개월간 한 작품에 집중하게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배우들은 출연 장면에 따라 한동안 현장에 나올 일이 없는 경우가 있지 않나. 이를테면 한달 만에 현장에 온 배우가 마치 어제도 계속 찍었던 것처럼 만든다는 것, 그런 게 과제였다.
- 김우빈 배우의 비인두암 투병과 완치까지의 과정을 동행한 프로덕션이었다.
= 1부 개봉을 마무리하고 2부 작업에 들어갈 때 김우빈 배우가 “감독님 고생했어요, 힘내세요”라고 건네준 한마디에서 절절한 진심을 느꼈다. 나는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인터뷰] 몰입의 리듬, 어깃장의 순간 - <외계+인> 2부 최동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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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와 ‘인’ 사이의 + 기호. 속편의 개념이 아닌 1부와 2부. 고려의 도사와 외계인이 만나는 공상과학영화. 익숙함을 뒤엎는 정도로 볼 때 <외계+인>은 최동훈이 한국영화의 관습에 일으킨 모종의 반란이다. 2022년 7월에 기록된 첫 번째 시도는 154만 관객만을 포섭함으로써 잠정적인 실패로 점쳐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의 힘겨운 재기 속에서 온통 산만한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꿈은 아니었던지, <외계+인>은 어느새 낯설고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 익숙한 소문이 됐다. 2부가 개봉하는 2024년 1월 현재, <외계+인>은 넷플릭스와 IPTV에서 재생된 횟수에까지 힘입어 “이제 더이상 제목의 뜻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는” 영화로 자리 잡았다. 절치부심해 2부를 완성하기까지, 재촬영과 무수히 폐기된 편집본의 존재를 태연히 말하는 감독에게 세간이 던지는 질문은 비슷하다. 이번엔 재미있을까. 1부의 스코어를 만회할까. 감독의 질문은 따로 있다
[기획] 한국영화의 관습을 뒤집는 모종의 반란, <외계+인>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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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1997)이 국내 최초로 정식 개봉한다. 덩달아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포함한 신극장판 4부작도 함께 재개봉한다. 신극장판이야 21세기의 연작이니 그닥 놀랄 일 없지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총체적 내습 중심에 있단 사실이 흥미롭다. 1995년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시작으로 전세계 서브컬처를 지배했던 세기말의 상징이 왜 2024년 한국 극장가를 찾았을지에 의문이 이는 것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의 훌륭함을 새로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세기말의 거대한 문화적 현상으로 기록된 이 작품에 대해서라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세계 오타쿠들이 각자의 경전을 집필해놨다. 주인공 이카리 신지의 손가락이 한컷에 몇번 떨렸는지가 프로이트적으로 어떤 의미냐는 것까지 의미화돼 있을 정도니 덧붙일 말이 없다.
지금 궁금한 건 <
[기획] 안녕? 에반게리온, 21세기 오타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시대를 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