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가 속속들이 극장을 찾아온다. 2020년 개봉을 앞두고 기대작에 이름을 올린 <탑건: 매버릭>과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대표적인 증거다. 내년 초,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친 <나쁜 녀석들: 포에버>를 비롯해 <나 홀로 집에>와 <캐리비안의 해적> 리부트 소식까지 준비했다. 과연 이들은 과거의 명성을 잇는 새 시리즈로 안착할 수 있을까?
리부트 캐스팅 확정, 케빈은? <나 홀로 집에>
성탄절 만인의 고정 픽 <나 홀로 집에>가 리부트 된다. 디즈니 플러스는 <나 홀로 집에>의 새 버전 제작을 알린 이후, 최근 주연 배우 3인방의 캐스팅을 알려왔다. 무엇보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부분은 맥컬리 컬킨의 귀여운 아역 시절을 대표한 캐릭터 '케빈'의 자리일 것. 주인공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에 출연해 주목받은 아역 배우 아치 예이츠로 발탁됐다. 다만 아치는 케빈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거듭난다. 비슷한 상황 설정 하에 있는 배역이긴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태어날 예정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드라마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의 주역 엘리 켐퍼와, <데드풀 2>의 신 스틸러 롭 딜레이니가 합류한다. 이들은 아치 예이츠가 연기할 남자아이와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고군분투하는 옆집 커플을 연기한다. 2020년 캐나다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나 홀로 집에>의 리부트는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각본과 기획을 담당하고 <저스트 어 이어>와 <오 마이 그랜파>를 연출한 댄 마저 감독이 맡는다. 자세한 시놉시스에 관해선 알려진 바 없으나, 디즈니 측은 이 영화가 "새로운 세대를 위해 재해석될 작품"이라고 공표했다.원작에서 이어지는 진정한 속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리부트가 아닌 원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로 관객을 찾는다.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의 1, 2편을 만든 이반 라이트만 감독 이후, 폴 페이그 감독이 연출했던 여성 버전의 속편 <고스트버스터즈>(2016)가 있었다. 그러나 폴 페이그의 작품이 기획 당시 원년 멤버들의 이야기로 꾸려질 뻔했다가, 주인공 해롤드 래미스의 투병과 죽음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빚어지며 완전히 다른 방향의 작품이 탄생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고, 흥행과 비평 면에서 혹평을 면치 못했다. 이 고꾸라진 시리즈를 복원하고자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아들이 직접 나섰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의 메가폰을 잡은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은 이반 라이트만의 친아들이자, <주노>, <인 디 에어>, <툴리> 등 안정적인 작품으로 연출력을 입증해온 감독이다. 30년 만에 찾아온 '진정한 후속편'이라는 수식이 따르는 만큼 이번 작품에서 오리지널 멤버들의 합류가 성사됐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시고니 위버 등의 배우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기존 시리즈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예정이다. 다만 훌쩍 나이를 먹은 이들 배우는 <고스트버스터즈>의 세대교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묘한 이야기>의 '마이크', <그것>의 '리처드'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핀 울프하드의 출연과 함께 <애나벨 집으로>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맥케나 그레이스가 손자 손녀 격으로 배턴을 이어받는다. <앤트맨> 출신의 폴 러드도 아이들을 이끄는 역할로 합류해 화려한 캐스트가 완성됐다. 2020년 7월 개봉을 앞뒀다.윌 스미스의 전성기를 다시 한번 <나쁜 녀석들: 포에버>
배우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 아니다. 1995년 처음 극장 개봉해 경찰들이 벌이는 액션 버디무비로 인기를 끌었던 <나쁜 녀석들>이 17년 만에 시리즈의 최종장인 3편으로 돌아온다. 본격 액션 버디무비를 자처한 영화인만큼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나쁜 녀석들>의 핵심이었다. 폼에 죽고 폼에 사는 경찰 마이크 라우리(윌 스미스)는 소탈한 애처가인 파트너 마커스 버넷(마틴 로렌스)과 너무도 다른 인물이다. 그런 그들이 임무를 수행해가며 둘도 없는 콤비로 거듭나고, 이 과정에서 터져 나온 티격태격하는 유머들이 즐거움을 준다.
역시 오랜 공백 뒤에 나온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두 멤버가 그대로 등장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 조직의 위협을 받게 된 마약 수사반. 이들이 신식 무기들을 보유한 루키팀 AMMO와 함께 일생일대의 마지막 미션 수행을 위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영혼의 단짝 마이크와 마커스는 물론이고, 수사반장 캡틴 하워드 역의 조 판토리아노까지 그대로 출연해 시리즈 팬들의 발길을 잡는다. 1, 2편의 감독을 맡았던 마이클 베이가 3편까지 연출을 맡지는 않았다. 메가폰을 잡은 아딜 엘 아르비와 빌랄 팔라는 전작 <블랙>을 통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남다른 떡잎임을 입증한 감독 듀오다. 17년 만의 복귀에도 <나쁜 녀석들 : 포에버>는 여전한 분위기로 완벽히 귀환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월 15일에 개봉일을 확정 지었다.<체르노빌> 작가 크레이그 마진 합류 <캐리비안의 해적>
지난해, 배우 조니 뎁이 오래도록 몸담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각본가 스튜어트 베티는 "잭 스패로우라는 캐릭터는 조니 뎁의 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면서 존경과 함께 그의 하차를 기정사실화했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를 시작으로 2017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총 15년간 5편의 시리즈를 역임해 온 조니 뎁의 하차로 <캐리비안의 해적>에도 마침표가 찍히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시리즈의 부활을 예감케하는 리부트 소식이 들려왔고, 이 소식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조니 뎁이 아닌 잭 스패로우와 조니 뎁이 없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기대할 수 없다는 반응 때문이다.
리부트 작의 각본을 맡은 작가는 <데드풀>, <좀비랜드> 시리즈의 공동 각본가 렛 리즈와 폴 워닉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캐리비안의 해적> 리부트 각본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혀진지 불과 4개월 만에 하차하는 일이 빚어졌다. 전작에서 보여준 특유의 개그코드를 기대하던 관객들에게 아쉬운 소식이었다. 디즈니 측은 <캐리비안의 해적> 리부트 프로젝트를 무산시킬지, 새로운 각본가를 찾아야 할지 고심했다. 그러던 중 새 작가가 정해졌다. 올해 가장 뜨거운 미드로 손꼽혔던 HBO 방송사의 <체르노빌>을 쓴 작가 크레이그 마진의 합류다. 여기에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1편부터 4편까지 각본을 담당했던 테드 엘리엇이 함께 공동 집필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까지 합류한 리부트 작의 탄생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34년 만의 속편, 여전한 톰 크루즈 <탑건: 매버릭>
무려 34년 만의 후속작이다. 1986년 개봉한 <탑건>의 명성을 기억하는 관객층의 연령대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만큼 너무도 오랜 세월과 많은 루머를 견뎌온 속편이 드디어 나오게 된 것. 당시 청춘스타의 대표주자였던 톰 크루즈는 이제 중년의 액션배우가 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의 액션 연기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순항 중이다. 여전히 액션이 대두된 작품들, 이를테면 <잭 리처>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꾸준히 팬들을 만나고 있으니 말이다.
언급했다시피 <탑건>의 후속편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감독 토니 스콧의 죽음 이후 무리가 따랐고, 제리 브룩하이머가 다시 제작을 맡기로 하면서 <탑건 2>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공개된 예고편 속에는 여전한 톰 크루즈의 모습과 더불어 오리지널 <탑건>을 기억하는 팬들을 자극하는 항공 점퍼와 선글라스, 모터바이크의 질주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버릭의 라이벌 아이스맨(발 킬머)과 구스의 아들(마일즈 텔러)이 등장하며, 주인공 매버릭 역의 톰 크루즈는 에이스 조종사에서 물러나 후배 생도들을 양성하는 교관이 된다. 그래픽 기술의 엄청난 발전 역시 <탑건: 매버릭>의 비행 장면을 기대하는 포인트. 과거의 영광을 되살려 차원이 다른 영상미로 돌아올 <탑건: 매버릭>은 2020년 6월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