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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코멘트>, 선정 최고·최악의 영화
2002-02-08

망각, 그 유혹의 리듬

평론가 및 편집부 투표

1.<멀홀랜드 드라이브> 748점

2.<화양연화> 423점

3.<로얄 테넨바움> 365점

4.<고스트 월드> 346점

5.<A.I.> 299점

6.<팻 걸> 카트린 브레야 298점

7.<웨이킹 라이프> 287점

8.<인 더 베드룸> 274점

9.<글리너즈 앤 아이> 269점

10.<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즈> 258점

<필름 코멘트>가 내부 기고자들과 <뉴스위크> <버라이어티>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의 평론가를 망라하는 53명에게 의뢰한 연말 투표를 통해 뽑은 2001년의 으뜸과 버금은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화양연화>다. 방송사에 거절당한 천덕꾸러기 미니시리즈로 탄생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 차로 2001년 최고영화로 선정됐다. 비평가들 사이에서 두 영화가 누리는 스타덤은 특정한 경향의 득세를 반영하는 것일까? 필립 로페이트는 <필름 코멘트>에 기고한 글에서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화양연화>가 공히 유혹적인 리듬과 강압적이지 않은 열린 순환의 내러티브, 섹시한 배우를 기용한 영화라고 지적하고, 현재 진화중인 영화와 팝음악의 퓨전을 보여주는 두 영화는 극장에서 반복 감상되거나 개인적 공간에서 하나의 분위기로 수용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평론가들의 성적표를 게재한 것 외에도 <필름 코멘트>는 연말 결산을 통해 2001년의 화제작과 ‘죄스러운 쾌락’을 안겨준 대중영화들의 기억을 회고했다. 사회 모든 부문을 통틀어 2001년 최대의 타격을 안긴 9·11 테러 사태가 운명을 바꾼 두 영화는 <칸다하르>와 <콜래트럴 데미지>. 아프가니스탄과 테러리즘이 미국인들의 의식에 요란하게 침투하면서, 칸영화제에서 예의상의 주목만 받았던 마흐말바프의 <칸다하르>는 관심권에 들어섰고 테러 전까지 그저 그런 슈워제네거 액션영화로 회자되던 <콜래트럴 데미지>는 개봉도 되기 전에 미국 신문의 각종 면에 바삐 오르내렸다. <A.I.>는 비평가가 관객보다 좋아한 특이한 스필버그 영화로 <필름 코멘트> ‘연감’에 기록될 듯. 관객이 몸을 비트는 동안 비평가 동업자 집단은 영화 속에서 죽은 큐브릭 유령의 터치를 찾아내고 작품의 심오함이 우연이냐 의도냐를 놓고 다투고 결말 15분이 사족인지 궁극적 표현인지를 논쟁하느라 잔업에 시달려야 했다고. <메멘토>는 인디영화계 챔피언급의 흥행으로 소심한 예술영화 배급자들에게 한방 먹인 사건으로, <물랑루즈>는 사랑하거나 증오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영화로 회고됐다. 한편 <물랑루즈>는 그것이 디지털인지 셀룰로이드인지, 영화의 역사에 경의를 표한 것인지 도륙한 것인지 혼동을 일으킴으로써 현대영화에 정체성 위기를 야기했다는 자못 엄숙한 평을 얻기도 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여성이 경쟁적이고 남자와 결혼에 사로잡힌 우울한 존재라는 노라 에프런 스타일의 공식을 따르고 있긴 하지만, 심리적인 자구노력에 대한 시나리오 작가들의 유쾌한 묘사가 ‘스카치 위스키 더블’만큼 에너지에 넘친 영화였다는 평을 받았다.

<필름 코멘트> 최악의 영화

팀 버튼, 진짜 에드 우드가 되다

1. <해리 같은 친구라면…>(With a Friend like Harry)

2. <혹성탈출>

3. <진주만>

4. <메이드>(Made)

5. <한니발>

6.<지퍼스 크리퍼스>

7.<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Life as a House)

8.<L.I.E>

9.<블로>(Blow)

10.<아메리칸 스윗하트>

<필름 코멘트>는 ‘프레임에 담은 2001년’이라는 연말 결산 특집 기사 가운데 인턴 편집자 마이클 코레스키와 에릭 싱글이 뽑은 최악의 영화 10편과 선정의 변을 ‘인턴들의 복수’라는 제목 아래 실었다. 이들의 독설에 의하면 <혹성탈출>은 “드디어 팀 버튼이 에드 우드가 된” 영화이며 <진주만>은 “거드름과 역사적 건망증, 전쟁 애호증, 맹목적 애국주의를 9·11 사태 몇달 전에 이미 갖춘 올해의 가장 예언적인 영화”다. 뇌요리 장면이 등장하는 <한니발>은 “레이 리오타와 앤서니 홉킨스가 리들리 스콧과 작가 데이비드 마멧의 밤샘 ‘브레인스토밍’을 재현한 영화”로 일컬어졌다. 1위의 프랑스영화 <해리 같은 친구라면…>에 이 짓궂은 악동들이 헌정한 20자평은 “브라이언 드 팔마를 모방한, 조엘 슈마허를 흉내낸, 히치콕을 본뜬, 클루조를 베낀, 중기 샤브롤을 따라한 드 팔마의 모작”이다. ▶ 세계의 영화지와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 · 최악의 영화

▶ <뉴욕타임즈> 평론가들 <카네마 순보> 선정 최고의 영화

▶ <필름 코멘트>, 선정 최고·최악의 영화

▶ <타임> 선정 최고·최악의 영화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최고의 영화

▶ <빌리지 보이스>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최고의 영화 · 최고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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