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러버> Spread
데이비드 매킨지 감독의 로맨틱코미디다. 의외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사실 <할람포>와 <영 아담>도 로망스에서 시작한 드라마였다. 곧게 뻗지 못한 욕망이 음침한 그늘을 만들었고 인물들은 그 안에서 소동했다. 패트릭 맥그래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어사일럼>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릴러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영화는 일상의 구멍으로 사람들을 밀어넣고 그들의 솔직한 욕망을 지켜봤다. 가장 온건하게 변하긴 했겠지만 <S러버> 역시 데이비드 매킨지의 특색이 묻어나는 영화다. 주인공 니키(애시튼 커처)는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하며, 관능적이고 은밀한 남자. 솔직한 욕망과 대범한 생활의 주인공이다. 변호사인 사만다(앤 헤이시)와 동거 생활을 하면서도 자유로운 연애를 포기하지 않는다. 양지에 나온 데이비드 매킨지의 인물 같다. 하지만 사건은 새로운 여자의 등장이다. 바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자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는 니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연애의 난관 앞에서 니키는 고민하고 깨닫는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된다. 주로 달콤한 장난꾸러기였던 애시튼 커처가 당돌한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어글리 트루스> The Ugly Truth
연애의 8할은 싸움이다. 이 추한 진실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하지 못하는 연애의 속성이다. 말이 너무 많아서 싸우고, 말이 너무 적어도 싸우고, 마음이 찰떡같이 맞으면 싫증이 나 싸우고, 너무 어긋나면 한계를 느껴 싸우는. 끝이 없는 전쟁이다. <어글리 트루스>의 두 남녀 애비(캐서린 헤이글)와 마이크(제라드 버틀러) 역시 마찬가지다. 모닝뉴스쇼의 PD로 일하는 애비와 심야 TV쇼의 섹스 카운슬러로 일하는 마이크는 일단 서로 너무 다르다. 순애보의 판타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남자 앞에만 서면 긴장하는 애비와 달리 마이크는 여자의 마음속을 10리 너머까지 들여다본다. 그러니 둘이 부딪치면 싸움이 날 수밖에. 영화는 시끄럽기만 했던 애비와 마이크의 싸움을 연애 코치와 제자의 관계를 만들어 접점을 찾아낸다. 내숭 9단 애비는 스스로 부정했던 여자의 속성을 마초 9단 마이크의 지적으로 깨닫는다. <300>의 짐승 같은 주인공 제라드 버틀러가 마이크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똑 부러지는 여자 캐서린 헤이글이 애비로 출연한다.
<러브 매니지먼트> Management
로맨틱코미디의 소장르처럼 되어버린 게 싱글녀들의 솔로 탈출기다. 탄탄한 직업에 그럴싸한 외모, 원만한 성격에 나쁘지 않은 패션 센스까지 가졌지만 남자친구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 이들. 어쩌다 만난 남자일 테니 실수도 많고 좌충우돌도 많은 게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로맨틱코미디가 될 수밖에. 제니퍼 애니스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러브 매니지먼트> 역시 같은 유의 영화다. 일의 스케줄 관리는 물론 인생의 모든 걸 철두철미한 계획과 확고한 철학으로 관리하는 수(제니퍼 애니스톤)는 사랑이 기다리면 절로 찾아오는 건 줄 알고 살았다. 주변의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남녀처럼 일정 나이가 지나면 애인이 생긴다고 믿었다. 이게 철없는 어린아이의 망상이란 건 누구나 안다.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남자에 지쳐가던 수. 우연히 마이크(스티브 잔)란 남자를 만나긴 하는데 연애 관리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도통 모르겠다. 최근 <선샤인 클리닝> <퍼펙트 겟어웨이> 등에 출연한 스티브 잔이 제니퍼 애니스톤의 상대역이다.
<이지 버츄> Easy Virtue
영국과 미국이 부딪힌다. <이지 버츄>는 미국 여자와 영국 귀족남의 연애담이다. 동시에 미국 며느리와 영국 시어머니의 대결담이기도 하다. 노엘 코워드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이지 버츄>는 20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가문을 중시하는 집안의 존 휘태거(벤 반스)가 우연히 만난 미국인 라리타(제시카 비엘)와 사랑에 빠지고 몰래 남프랑스에서 결혼식까지 올린 다음. 시댁에 간 존과 라리타는 사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난관에 부딪힌다. 시어머니인 베로니카(크리스틴 스콧 토머스)는 평범한 미국인 며느리가 탐탁지 않아 그녀의 과거를 캐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라리타가 과거 이미 한번의 결혼을 했고 전남편과 사별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시어머니와의 갈등뿐 아니라 이젠 남편과 틀어진 사이도 고민해야 하는 라리타. <프리실라> <아이 오브 비홀더> 등을 연출했던 스티븐 엘리엇이 메가폰을 들었고,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의 왕자님 벤 반스가 영국 귀족남으로 출연한다.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 Wedding Daze
연애가 매번 어려운 것도 아니다. 보통은 긴장한 상태에서 뜸들이고 사랑 고백을 하겠지만 별 고민없이 프러포즈를 할 때가 있다.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가 딱 그런 경우다. 약혼녀의 죽음으로 1년을 폐인처럼 산 앤더슨(제이슨 빅스)은 친구의 충고에 객기로 청혼을 한다. 상대는 처음 본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 케이티(아일라 피셔). 그런데 대답이 예스다. 전날 남자친구에게 받은 프러포즈가 좋지도 싫지도 않았던 케이티는 처음 보는 남자의 엉뚱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시작된 연애가 쉬울 리 있나. 상대 마음을 뒤집었다 내 마음을 의심했다를 수십번. 영화는 코미디와 로맨스를 뒤죽박죽 오간다. 코미디언 출신의 마이클 이안 블랙,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의 제이슨 빅스가 뭉쳤으니 화장실 유머도 물론 듬뿍 들어 있다. <쇼퍼홀릭>의 아일라 피셔 역시 망가지며 그 유머에 대응한다. 2008년 영국에서 개봉해 첫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으며,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대화가 필요해> Couples Retreat
어른들의 디즈니랜드. 보라보라 섬에 네 커플이 여행을 간다. 한 커플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휴양지에서 주고받고 나머지 세 커플은 제트스키와 스파를 즐기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태닝과 물놀이, 시원한 바람과 푸짐한 먹을거리가 즐겁지만 갑작스레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네 커플 참여 조건부를 단 이 패키지의 여행은 커플 치료 상담을 필수 항목으로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문제를 하나둘씩 품고 있었던 네 커플은 속내를 꺼내놓아야 하는 상담 치료 앞에서 심각한 상황과 마주한다. 빈스 본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배우 존 파브로, <라스베가스에서 생긴 일>의 각본가 다나 폭스가 시나리오를 썼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커플의 작지만 다채로운 소동이 볼거리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샬롯, 크리스틴 데이비스가 빈스 본과 커플을 이뤘다.
<까칠한 그녀의 달콤한 연애비법> Cake
결혼은 커리어우먼에게 끝이다. 피파(헤더 그레이엄)의 신조다. 연애는 하나 결혼엔 반대인 피파는 일과 사랑을 모두 손에 넣은 완벽한 여자다. 8년 동안 세계를 돌며 여행작가로 일하는 중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로맨틱한 웨딩 잡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묘안이니 거절할 수도 없다. 결혼을 끔찍이 싫어하는 피파가 결혼을 클래식한 아름다움의 결실처럼 꾸며야 한다. 게다가 포토그래퍼 헤밍웨이(타예 딕스)와 아버지의 부하 이안(데이비드 서클리프)은 피파의 독신 철학을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여의사 샌드라 오가 감초 같은 피파의 친구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