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패러디영화의 왕도를 가고 있는 <무서운 영화>. 그 네 번째 이야기가 왔다. 귀여운 팔불출 안나 패리스와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레지나 홀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슬리 닐슨의 모습도 볼 수 있다(그는 <총알탄 사나이> 때의 인연 덕분인지 데이비드 주커가 연출하기 시작한 <무서운 영화3> 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무서운 영화가 패러디하는 영화는 <쏘우> <우주전쟁> <브로크백 마운틴>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루지> 등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주접을 떨던 톰 크루즈도 <무서운 영화>의 레이더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서운 영화>는 공포영화인가요?
물론 아니다. 2000년 처음 시작된 이 시리즈물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패러디하며 ‘B급 웃음 지랄탄’을 날렸다. 코미디언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가 연출을 맡았고 그의 형제인 마론 웨이언스와 숀 웨이언스가 배우로 출연했다. 진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이를테면 <무서운 영화>의 오프닝은 이렇다. <스크림>의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금발 미녀가 가면 쓴 살인마에게 쫓기고 있다. 속옷 차림으로 쫓기던 그녀, 정원 스프링쿨러가 켜지자 다급함을 잊고 에로영화 여주인공 같은 포즈를 취한다. 그 틈에 쫓아온 살인마가 그녀의 가슴에 칼을 꽂으니 실리콘이 딸려 나온다. 멀리서 달려오는 아버지의 차를 보고 도로에 달려나간 그녀는 그대로 차에 치인다. 카섹스 중이던 부모가 미처 그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크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얼개로 삼은 <무서운 영화>. <더 헌팅>, <헌티드 힐>을 패러디한 <무서운 영화2>. 이 두편은 토사물과 화장실 유머로 가득해 보는 이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는 B급 코미디다. 그러나 <무서운 영화3>부터 <총알탄 사나이>로 유명한 ZAZ 사단의 데이비드 주커가 연출을 맡으면서 한결 보기 편한 코미디가 되었다. 1편 때부터 출연한 안나 패리스는 이제 명실상부한 <무서운 영화> 시리즈의 얼굴이 되었고, 레지나 홀도 특유의 과격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팬들은 이 산만한 악동들의 푼수짓을 기다리는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어머, 당신도 팬이시라구요? 그럼 준비하시고오~,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