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12월 개봉해 공포영화로는 거의 불가능했던 1억 달러 고지를 순식간에 뛰어넘어 신세대 호러물의 전성기를 불러온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이 드디어 국내 개봉한다. 살인마의 나이가 10대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크림]은 그저 "잔혹한 슬래셔 무비"만은 아니다. 이 영화는 완벽에 가까운 각본과 탄탄한 화면 구성으로 관객을 휘어잡고 기존 슬래셔영화의 고답적인 공식을 시시콜콜히 뒤집어엎는다. [스크림2]까지 이어지면 웨스 크레이븐은 "공포영화"의 모든 논쟁과 해설을 뛰어넘어 "가장 두려운 공포는 현실 속에 존재한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한다.

스크림 사운드트랙 공포영화 [스크림]의 영화음악. [스크림]은 1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멸한 10대 호러영화를 부활시켰다. [스크림]의 음악은 당연하게도 10대들이 즐겨 들을 만한 강렬한 모던록 중심이다. 인간의 어둡고 비뚤어진 면에 대한 애증을 노래해온 그룹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의 '레드 라이트 핸드'가 주인공들이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순간에 유유히 흘러나온다. 스매싱 펌킨스의 지미 체임벌린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 그룹 라스트 하드 맨이 리메이크한 앨리스 쿠퍼의 고전 '스쿨스 아웃', 리퍼블리카의 '드롭 데드 고러스' 등 12곡.

웨스 크레이븐은 가장 창조적인 호러 감독 중 하나일 것이다. 이제껏 존재한 공포영화의 규칙들을 섭렵하고, 그것을 다시 새롭게 재배열한다. 물론 여기에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각본을 쓴 케빈 윌리엄스의 재능이 가세했다. 과거의 어머니 죽음에 시달리는 시드니와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이 숨통을 조인다. 그러나 곳곳에 숨어 있는 십대들의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야유와 잔인한 살인 장면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유발한다. 머지않아 [스크림2]도 개봉될 예정. 미리 봐두지 않으면 전작들을 교묘하게 패러디하는 웨스 크레이븐의 연출력을 맛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