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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극장가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찾아온 영화가 있다. <웡카>는 2024년 1월 현재 글로벌 누적 수익 5억달러를 돌파하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전세계 극장가에 달큼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전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독점 중인 <웡카>가 마침내 1월31일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웡카>는 제목에서 유추 가능하듯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윌리 웡카’라는 메가 IP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리퀄이지만, 모두가 <웡카>를 사랑하는 이유엔 원천 소스의 파워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영화이자 뮤지컬영화인 <웡카>는, 감독 겸 작가 폴 킹과 배우 티모테 샬라메를 만나며 특별해질 수밖에 없었다. 감독과 배우를 중심으로 풀어본 <웡카>의 리뷰와 <웡카>에 영향을 준 뮤지컬영화의 목록을 전한다. 또한 <웡카> 속 초콜릿 폭포의 원류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흥미로운 트리비아도 돌아보
[기획] 그 흥행 돌풍에는 이유가 있다, 감독 겸 작가 폴 킹과 배우 티모테 샬라메의 <웡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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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영화들이 속속 면모를 드러내면서 일찌감치 그해의 복병으로 평가받았던 <추락의 해부>가 마침내 2023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을 때, 즉각 <피아노>(제인 캠피언), <티탄>(쥘리아 뒤쿠르노), 그리고 <추락의 해부>를 연대순으로 짚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2013년 <에이지 오브 패닉>으로 칸 ACID에 입성한 지 10년 만에 쥐스틴 트리에는 자국의 가장 칭송받는 레드카펫에서 역대 세 번째 여성감독의 황금종려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학생 시위와 대통령선거 중에 찍은 단편영화들로 커리어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은근한 반골 기질임을 추측하게 한 쥐스틴 트리에는 <빅토리아>(2016)와 <시빌>(2019)에서 여성 인물의 이면을 도발적으로 제시하는 데 겁 없는 만큼 세련된 감각을 구사하는 연출자라는 인상을 풍겼다. <추락의 해부>는 그런 기량이 정점에 달해 능숙한 테크니션의 기질도
[기획] 화제작 <추락의 해부>의 감정적 복잡성과 완성도에 대하여, 결백한 이야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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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수(이희준)는 남산(마동석)과 함께 <황야>를 지탱하는 커다란 축이다. 영화의 초반부를 책임지는 인물이며 웅크려 있던 남산을 서사의 중심으로 끌고 나오기도 한다. 커다란 비밀을 지닌 채 모종의 실험을 진행 중인 그에겐 “인류를 지키겠다”라는 확고한 목적의식이 있다. 남산 무리와의 상호작용을 제외하고서라도 <황야>의 일부를 뚜렷하게 구성하는 독립적인 캐릭터로 생동하는 것이다. 그 생동의 원천은 늘 그랬듯 캐릭터가 “설 땅”을 다지는 이희준 배우의 연기 메커니즘이었다. 허명행 감독과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캐릭터의 깊이와 넓이를 모두 챙겼다. 그 끝에 양기수는 단순히 미친 의사, 나쁜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아이러니를 듬뿍 지닌 복합적 인물이 됐다.
- 양기수 캐릭터는 비밀스러운 전사를 지닌 복합적인 인물이면서 딸을 살리려는 마음 하나로 돌진하는 직선적 캐릭터 같기도 하다. <남산의 부장들> 인터뷰 때 “지금까지의 캐릭터는 대사의 행간이나 서브 텍
[인터뷰] 좋은 타이밍, <황야> 이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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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남산에겐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를 연기하는 배우가 마동석이고, 언제나 그랬듯 마동석은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악당을 응징할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남산과 지완(이준영)이 아끼는 마을의 소녀 수나(노정의)를 구하기 위해 미치광이 과학자 양기수(이희준)가 군림하는 아파트로 떠나는 초반의 전개는 효율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그렇게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액션 시퀀스로 곧장 진입하는 <황야>는 제작과 주연을 겸한 마동석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를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가 먼저 제안하면서 시나리오 개발부터 함께했다고.
= 디스토피아물을 만든 변승민 대표가 또 다른 이야기를 구성하고 싶다며 제안해왔다. 내가 써둔 8페이지짜리 디스토피아물 트리트먼트가 있었다. 이를 토대로 작가와 함께 각색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낸 것이다. 허명행 감독과는 배우와 무술감독으로 20여년 동안 수십 작품을 함께했다. 그는 보기에만
[인터뷰] 세계관을 만드는 사람, <황야>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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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액션 장르란 수식어가 붙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마동석 장르’란 수사도 함께 따라붙는단 사실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대표로 하여 통용되기 시작한 단어다. 이는 예비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마케팅적 편의일 수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배우의 명성을 이용하는 상투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황야>는 넷플릭스에 공개되고 <범죄도시> 시리즈와 무관한 제작사와 배급사가 내놓은 작품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허명행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곤 하나 그것만으로 마동석이란 장르가 연속된다고 증명하기엔 부족하다. 마동석 배우가 마블 영화에 나올 만큼 커다란 존재감을 지녔단 것도 장르의 충족 조건은 아니다. <기생충>의 송강호가 <거미집>에 나왔다고 해서 <거미집>을 송강호 장르라고 부르진 않는다. <서울의 봄>이 대흥행했다고 해서 황정민의 차기
[기획] 우람한 육체성, 귀여움, 정의 구현, <황야>에 깃든 장르로서의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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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사태로 세상에 폐허와 황야만 남은 지 3년, 남산(마동석)은 동료 지완(이준영)과 함께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남산이 마체테를 들고 싸움에 나선다. 남산, 지완과 친하게 지내던 수나(노정의)네 가족이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봉사단’이라 칭하는 집단이 은근슬쩍 수나를 노리고, 봉사단의 우두머리인 의사 양기수(이희준)는 무척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이에 남산 일당은 양기수의 동료였던 군인 은호(안지혜)와 합류해 양기수에게 맞선다. <황야>의 도입부엔 악어가 등장한다. 남산과 지완은 악어를 사냥한다. 한국 배경에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에피소드지만 <황야>의 특질은 이를 자연스럽게 만든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황무지의 전경, ‘사냥꾼’이란 직업에서 풍겨나오는 만화적 상상력이 <황야>의 세계를 지탱한다. 미치광의 의사 양기수를 연기한 이희준 배우, 양기수의 아지트를 용감
[기획] 황야의 사나이들, <황야> 리뷰와 배우 마동석, 이희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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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한 노재원 배우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차기작 때문에 머리를 길렀다는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캐스팅되는 등 현재 주목받는 배우 중 하나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환자 서완으로, <D. P.> 시즌2의 수사관 최현도로 존재감을 드러낸 뒤 <세기말의 사랑>과 함께 2024년의 문을 열었다. 노재원이 연기한 도영은 회삿돈을 횡령하는 정직 테크의 사원이다. 그를 짝사랑하던 영미(이유영)가 몰래 횡령금을 메워주는데, 횡령 사유가 아내 유진(임선우)을 위해서였다는 게 뒤늦게 밝혀진다.
연출을 맡은 임선애 감독과의 인연은 서울독립영화제2021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에서 1위를 수상했을 무렵 시작됐다. “윤단비 감독님의 소개로 연락이 닿았다. 내가 출연한 단편들을 좋게 보셨고 작업 중인 시나리오를 나중에 보내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에 정말 시나리오를 보내주셨
[인터뷰] 색다른 설렘, <세기말의 사랑>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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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뜨거운 여자.” 임선우 배우는 유진을 이렇게 정의했다. 영화의 배경이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바뀌고 도영(노재원)의 공금횡령금을 대신 채운 영미(이유영)가 형을 살고 나왔을 때, 유진은 자신을 도영의 아내라 소개하며 영미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유진은 본래부터 얌전히 살던 사람은 아니다. (웃음) 20살 넘어 근육병으로 장애를 갖게 됐지만, 필요할 땐 자기주장을 확실히 한다. 남편의 내연녀라 여긴 영미를 숨어서 살피는 대신 자신을 당당히 내보이며 대면하는, 용감하고 멋진 여자다.” <세기말의 사랑> 촬영에 들어가기 전 임선우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달 남짓이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유진은 모든 것을 말로 처리해야 했고 그만큼 대사량도 많았다. “연기해본 적 없는 유형의 인물이지만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딱딱한 겉껍질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감정 변
[인터뷰] 벽을 허물다, <세기말의 사랑> 임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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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에 눈이 멀어 횡령에 가담한 경리 김 과장. 세기말처럼 우울하고 칙칙한 여자. 영미를 가리키는 영화 속 말들은 채도 낮은 그림자처럼 쓸쓸하게 비친다. 하지만 영미의 진짜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착해빠진 영미가 교도소에 다녀온 뒤부터다. 흑백에서 풀컬러로 화면이 전환되는 순간, 선명한 분홍색 운동화와 난색 계열의 스웨터는 관객이 이제부터 영미를 종잡을 수 없을 거라는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한다. 사실 배우 이유영이 시나리오에서 영미를 처음 만났을 때 삶에 애면글면하는 그의 모습을 단번에 공감했던 건 아니다. “짝사랑한 남자의 와이프를 만나는데 자존심 없어 보이는 바보 같은 모습이 한편으로 답답했다. 그런데 영미는 자신이 무엇을 돌파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인물이다.”
영미에게 삶은 가혹하다. 직계가족이 아닌 큰어머니를 그의 자식을 대신해 돌봄노동하기도 하고, 짝사랑하는 구도영 기사(노재원)의 미수금을 대리 수납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늘리기도 한다. 누구도 자신을 지켜주지
[인터뷰] 서로의 마음에 기대기, <세기말의 사랑> 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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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 평범해 보이는 삼각관계가 예상치 못한 궤도로 나아가게 된 건 남자가 회사 자금을 빼돌리면서다. <69세>에서 노인 성폭력 사건을 다뤘던 임선애 감독이 신작 <세기말의 사랑>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장편 연출작에서 그는 1999년, 세기말을 배경으로 다양한 형태의 애정을 표하는 이들에게 주목한다. 도영(노재원)이 공금횡령을 한 건 아내 유진(임선우)를 위함이었고 그 사실을 모른 채 도영을 짝사랑하던 영미(이유영)는 대신 횡령금을 채워둔다. 사랑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본격적인 서사는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르고 나온 영미가 유진과 동거를 하면서 펼쳐진다. 세 사람이 서로의 결핍을 보듬는 과정을 그려낸 배우 이유영, 임선우, 노재원에게 대화를 청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세기말의 사랑> 배우 이유영, 임선우, 노재원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세기말의 사랑> 배우 이유영, 임선우, 노재원을 만나다, 사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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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모방한 우슈 동작도 배워봤지만 질문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어떻게 고양이가 될 것인가. 좀더 가볍게? 귀엽게?” 신정근의 우왕 옆에서 활달한 젊은 고양이-인간을 연기하게 된 이시훈은 “독에 마비된 무륵(류준열)을 주무를 땐 ‘꾹꾹이’하는 듯한 움직임을, 밥을 먹을 땐 앞니가 아닌 어금니로 음식을 베어무는 모습을 표현”했고, 부채에서 튀어나와 달리던 고양이들이 인간으로 변모하는 장면에선 “가뿐한 사족보행의 달리기를 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생생하게 회고했다. 2부에 이르면 좌왕은 한층 더 동료애를 부르는 존재로 도약한다. 우연을 가장한 인연의 의미를 짚어내는 불교적 대사, “뜰 앞의 잣나무”가 이시훈의 몫이다. “내가 누군가를 깊이 아끼며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 계속해서 감정적인 접점을 키워가며 연기했다.”
영문학과의 희곡 발표 수업 중 자기 안의 ‘배우 기질’을 확신한 이시훈은 군 제대 후 진로를 바꿔 연극영화학과에 들어갔다. 누군가가 왜 배우가
[WHO ARE YOU] ‘외계+인’ 2부 이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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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로>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감독 임상수 / 출연 최민식, 박해일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간만에 영화를 내는 감독들의 영화가 궁금하다”는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의 말처럼 점점 완숙해지는 작품 세계를 기다리는 묘미가 올해 한국영화계에 거는 기대 중 하나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였던 임상수 감독의 신작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이 우연히 거액을 손에 넣으면서 벌이지는 버디 무비이자 로드 무비다. “<그때 그사람들>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라면 기대하게 되는 작품이다. 베테랑 감독들의 작품 세계가 또 어떻게 변화해갈지, 어떤 성숙을 보여줄지 궁금하다는 점에서 박훈정 감독의 <폭군>, 김대우 감독의 <히든 페이스>도 궁금하다.”(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 김소미
<베테랑2>
제작 외유내강 감독 류승완
[특집] 타사 작품이지만 나도 궁금하다, 투자책임자들이 꼽은 2024 영화·드라마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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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티빙은 “최대한 많이 바뀌고자 한 한해”를 보냈다. <방과 후 전쟁활동> <이재, 곧 죽습니다>로 전례 없던 대규모 콘텐츠의 제작 및 흥행에 성공했고, 다양한 장르의 확장도 꾀했다. 파라마운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의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콘텐츠의 공개 전략을 유동적으로 변화시켰으며 <환승연애3> 등의 대표 IP도 살뜰히 챙겼다. 국내외 OTT 콘텐츠의 과포화 상태에서 차후 티빙의 활로는 무엇일까. 양시권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에게 물었다.
- 2023년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10월엔 <몸값>이 파라마운트+ 공개 1주일 만에 26개국 TV쇼 부문 1위를 석권하며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크리틱스 초이스의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해외 영화제를 돌면서 마켓이나 평단에서 인지도를 쌓은 후 해외
[인터뷰] “이 작품을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성이 분명해야, 양시권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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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씨네21> 시리즈 연말 결산의 승자는 디즈니+의 <무빙>이다. 올해의 시리즈 1위,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올해의 제작사, 올해의 스탭, 올해의 시리즈 감독까지 총 여섯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외에도 지난해 디즈니+는 <레이스>, <사랑이라 말해요>, <형사록> 시즌2, <카지노>, <비질란테>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대중의 호응을 받아왔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콘텐츠가 플랫폼 운영 전략이라는 디즈니+는 2024년에도 <삼식이 삼촌>과 <조명가게>와 같은 대형 작품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는 세계시장에 어떤 위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전략을 모색 중인 디즈니+의 실질적인 현장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악의 악> <킬러들의 쇼핑몰> 등 국내 콘텐츠를 기획·발굴 개발하는 신아름 로컬콘텐츠 프로
[인터뷰] 경쟁이 치열할수록 이야기의 본질에 주목한다, 신아름 디즈니+ 로컬콘텐츠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