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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를 식힐 판타스틱한 영화군단의 상륙작전.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12일 그 시작을 알렸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깔린 전야제 행사는 조용히 축제전야를 달구었고 다음날 개막식은 여름축제다운 뜨거운 햇살을 선사했다.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4대의 대형버스에서 쏟아져 차례차례 붉은 카펫을 통과한 게스트 중 가장 주목을 끈 인물은 `깜짝 스트리킹쇼`를 벌인 <네이키드 어게인>의 두 형제 감독 마르텐, 토르켈 너트슨.
올해 칸 영화제에서 `누드 홍보`로 황제를 모았던 그들의 기행에 대비하기 위해 부천경찰은 이불을 준비하는 친절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시민 톡시:톡식 어벤져IV>의 주인공인 고무마스크맨 `톡시`와 엽기영화의 대부 로이드 카우프만은 식장 안팎에서 괴이한 행동과 언행을 보이며 부천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상영은 호러와 엽기에 알맞은 `13일의 금요일`부터 시작됐다.
호금전 회고전, 씨네락 나
영화군단, 판타지시티에 상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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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땅,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도 판타스틱영화제가 있다. 각각 1968년과 1981년 생겨 부천영화제의 형님 뻘이 되는 시체스 영화제와 판타스포르토 영화제가 그것. 16일 두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 자리를 같이했다. 시체스영화제의 앙헬 살라는 변호사로 일하다 “법이 지루해서”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판타스포르토의 마리오 도민스키는 평론가로 활동하다 영화제를 시작한 전형적인 영화광. 영화제 책임자가 되기까지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두 영화제가 나눈 우정은 특별하다. 과거 스페인에서 영화제는 독재정권의 폭압 아래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70년대 시체스 영화제에서 판타스포르토의 가능성을 본 마리오 도민스키는 영화제 탄생비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페인에서 프랑코의 독재정권이 지배하던 시절, 언론, 출판, 예술 등 모든 자유가 박탈당했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검열은 영화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했다. 영화제는 검열을
판타지라는 이름의 해방구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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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강원도 묵호의 조용한 국도에서 허진호 감독의 새영화 <봄날은 간다>가 막바지 촬영을 맞이하고 있었다.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인 탓인지 차량 통행이 잦지 않은 이곳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아스팔트 열기 사이로 주연 이여애와 유지태는 서로에게 상심한 내면을 표현했다.남녀의 사랑에 어떤 거창한 논리나 치밀한 인과관계가 통하지 않듯, 어느새 여자와 남자 마음 한 구석에 살포시 올라앉았던 사랑의 감정은 스스로도 알아차리자 못하는 가운데 두려움 또는 답답함으로 바뀌었다.강원도 지역방송사의 아나운서인 은수(이영애)는 연하으 남성과의 사랑이 자칫 이혼의 상철르 덧나게 할까봐 겁을 내고, 순수하지만 '사랑의 기술'에선 미숙하기 그지 없는 상우(유지태>는 자신의 속내 깊숙한 곳을 보여줄수록 먼 곳으로 옮아가는 여자에게 상처받는다.이날 국도 한가운데서 상행선과 하행선으로 각각 향하는 두 사람의 마음은 허진호 감독의 나직하고도 섬세한 연출에 의해 절제된 표현력을 얻었
상행선의 남자, 하행선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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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신라의 달밤`은 그 제목을 일제시대때의 가요 `신라의 달밤`에서 빌려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런데 가요 `신라의 달밤`의 본래 제목은 '인도의 달밤'이라는 게 북한측 주장이다.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80년대 중반 재일조선인총련합회(총련)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최초로 나왔고 99년 7월5일 발표된 조선음악가동맹 성명에서도 다시 제기됐다.북한이 두번에 걸쳐 내놓은 주장을 종합해 보면 이 노래가 지금의 이름으로 바뀐 것은 작사자인 조영출씨가 월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말하자면 남한 가요계에서 `월북 작사자`의 작품이어서 멋대로 제목을 지금처럼바꾸었다는 것이다.특히 이 `신라의 달밤`은 제목뿐만 아니라 가사까지 바뀌었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는데 북한이 주장하는 이 노래의 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아 인도의 달이여/ 마드라스 교회의 종소리 울린다/ 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 달빛어린 수평선/ 흘러가는 파도에 실어보자/ 방랑의 이 설
`신라의 달밤`은 본래 `인도의 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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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향기> The Colour of Paradise1999년·이란·감독 마지드 마지디·88분출연 모흐센 라메자니, 살리메 페이지“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방학을 맞은 시각장애아 기숙학교의 8살난 생도 모하마드는 친구들이 모두 부모의 품에 감싸여 돌아간 한참 뒤에야 도착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운다. 돌볼 사람이 없다며 아들을 학교에 떠맡기려다 마지못해 모하마드를 데리고 귀향길에 오르는 아버지. 1년 만에 돌아온 소년을 맞는 이란 북부 고원지대 마을은 아름답고 누이와 할머니는 다정하지만 눈먼 아들이 재혼의 걸림돌이라고 여기는 아버지는 모하마드를 눈먼 목수의 도제로 보낼 궁리를 한다. <천국의 아이들>에서 나약하고 가난한 아버지를 보여주었던 마지드 마지디는 <천국의 향기>에서 나약하고 가난한 데다 이기적이기까지 한 초라한 아버지상을 보여준다. “신은 보이지 않는 사람을 더 사랑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세상 모든 곳에서 팔을 뻗어 신을 만지려 하고
천국의 향기 The Colour of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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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스 오브 더 블랙 타이거 Tears of the Black Tiger 2001년 태국 114분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엥 출연 스텔라 말루치, 수파콤 키추원상류층 룸포이네 가족은 태평양전쟁이 터지자 시골로 피한다. 둠의 아버지는 그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도시소녀 룸포이와 시골 소년 둠은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9년 뒤 룸포이와 재회한 둠은 그녀의 명예를 지키려다 대학에서 쫓겨난다. 귀향한 둠은 아버지가 도적떼에 살해당한 사실을 알고 ‘블랙 타이거’라는 이름의 갱스터가 된다. 이 영화의 복고풍은 필름을 베타테이프로 옮긴 뒤 색을 덧칠하는 작업 등을 통해 얻어낸 결과. 감독은 여기에 60년대식 타이 영화의 전통과 연극 양식을 차용해 태국식 스파게티 웨스턴을 요리해냈다.Rumpoey and her high class family flee to the countryside as the Pacific War breaks out. Dum's father arranges a pla
티어스 오브 더 블랙 타이거 Tears of the Black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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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2시 부천 시청 대강당에서 상영된 는 <카이에 뒤 시네마>와 SRF(프랑스 감독협회의 약자)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선보인 일련의 단편들. 세계화란 슬로건 아래 나타나는 미국영화의 독점적 지배 현상을 되묻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대략 5분 내외의 짧은 단편들이었지만 만든 이들의 개성이 잘 살아나 있는 이들 작품은 세계화가 영화제작의 다양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감독들의 입장을 개략적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첫 번째 상영작인 독일감독 헬마 잔더스 브람스의 <물고기들의 영화>는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세계화의 위험을 상어에 빗대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물고기의 냉소적인 내레이션과 ‘영화 제작에 협조해 준 모든 인간 스탭들에게 감사한다’는 등의 재미난 코멘트로 상영 초반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지아 장커(중국)가 만든 <개들의 처지>, 유스리 나스랄라(이집트)의 <불가능한 세계화> 등도 재
미국영화의 세계화를 경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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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유쾌했다. 스웨덴에서 날아와 부천 관객들 앞에서 과감히 바지 지퍼를 내린 이들은 <네이키드 어게인>이라는 재기발랄한 영화를 가장 저렴하게 그러나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했다. TV프로듀서인 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영상을 접하고 광고제작 등의 일을 거친 5살 터울의 형제는 형인 토르켈이 만든 동명의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해 데뷔작 <네이키드 어게인>을 세상에 벗겨보였다. 사진촬영을 위해 중요부분만을 칸영화제 기념 우산만으로 가린 이들의 아슬아슬한 모습은 차마 혼자보기 아까운 장면이었다.
오프닝 타이틀을 보면 ‘이 영화는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가 아닙니다, 레나 앙드레가 출연하지도 않습니다…’같은 말이 뜬다. 우리는 잉마르 베리만을 존경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다른 영화라는 것을 시작부터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않은 코미디라는 걸. 물론 우리 영화에 레나 앙드레(잉마르 베리만 영화에 출연한 스웨덴 여배우)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누드, 니콜 키드먼과 싸우는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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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교외 중산층 주택가가 악몽과 판타지의 세계로 변화는 <공포의 집>은 랜스 드리센과 클린트 허치슨이라는 두 이야기꾼의 감독 데뷔작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출신의 단짝 친구인 두 감독은 단편영화와 <찰리스 고스트 스토리> <아서의 탐험> 등 아동영화를 비롯한 수 편의 시나리오를 거쳐온 시나리오 작가 출신. 190cm는 족히 넘는 거구에, 막힘없이 영화라는 꿈의 노정을 들려주는 드리센은 과연 이야기꾼이었다.교외 중산층의 주택가를 공포의 무대로 삼았는데, 안정돼 보이는 삶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우리도 교외에서 자랐지만, 늘 ‘모든 게 좋아 보이는데, 정말 저 문 뒤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하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 원래 각본은 <납골당의 미스테리>에 나오는 묘지지기처럼 섬뜩한 캐릭터가, 미국의 각각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었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가 다 집에 얽힌 거고, 그 집들을 다 이웃에 모으면
판타지 영화는 거의 종교적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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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송일곤 감독. 그를 부천에서 만난 건 뜻밖이었다. 하지만 조금 유심히 상영작들의 면면을 살펴본 이라면, 그가 왜 부천에 한 명의 ‘관객’으로 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송일곤 감독을 부천으로 부른 영화는 문승욱 감독의 <나비>. 문승욱 감독은 송일곤 감독이 다닌 폴란드 영화학교 선배다. 송 감독과는 “조언자이자 친구이고 함께 영화에 대해 고민하던 사이”라고. 어제 파리에서 귀국한 송 감독은 첫 장편 <꽃섬>의 후반작업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진행 중이다.“저는 부천영화제가 벌써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엊그저께 승욱이 형하고 통화를 하고서, 이번에 보지 않으면 <나비>를 극장에서 볼 수 있기까지 아주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았죠.” 부천이라는 도시도, 부천영화제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송일곤 감독. 처음 온 부천영화제에 대해 그는 “메이저보다 독립영화가 많이 상영돼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게 좋은 것같다”라고 소감을
나비의 눈물에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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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만원에 4시간 동안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본다.’ 인터넷 예매 매진, 현장 판매 매진! 17일 6시 반, 인기 최고의 인디밴드 크라잉 넛 주연의 <이소룡을 찾아랏!> 상영과 크라잉 넛 공연이 열리는 부천 시민회관은 ‘쇼도 보고 영화도 보려는’ 1천여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더위는 개나 줘버리고 신나게 놀아보자”라는 강론 감독의 인사에 관객들의 환호로 응답했고, 영화가 시작되자 주인공 크라잉 넛 멤버들의 얼굴만 나와도 웃음을 터트리는 흥분된 분위기가 계속됐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무대 앞으로 뛰쳐나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몸을 들썩이며 슬램을 펼치기도 했다. <이소룡을 찾아랏!>에 출연했던 마임이스트 이태건과 무용가 김선아도 참여, 크라잉 넛과 함께 공연해 종합 예술의 장을 선보이기도. 관객들의 열광적인 성원 속에 <말 달리자>를 끝으로 열띤 공연은 막을 내렸다.
A Swell Time at Puchon
"You can watch
크라잉 넛의 <이소룡을 찾아랏!> 완전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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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영화 붐이 일고 있다. <멕시칸>과 <트래픽>의 성공 이후 멕시코로 향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많아졌고, 관객도 늘어나고 있다.멕시코영화위원회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멕시코에서 촬영될 해외 작품은 모두 40여편, 5년 전 불과 6편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로, 멕시코 영화의 황금기라 불렸던 1940~6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미라맥스의 <프리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멕시코 출신 스타 샐마 헤이엑이 주연하는 <프리다>는 20세기 멕시코 미술의 세 거장 중 하나인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아내 페미니스트 화가 프리다 칼로의 전기적인 영화다.<원스...>는 <엘 마리아치> 3부작의 마지막편격으로, 역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았다.반데라스는 <마스크 오브 조로>의 속편 역시 올 연말 멕시코에서 촬영할 계획.이러한 현상에는
멕시코 영화 산업 제2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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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이 한여름 극장가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첫주 주말 서울에서만 18만명을 불러모은 <슈렉>은 7월 12일 현재 서울관객 37만명(전국71만명)을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이 정도 추세면 서울관객 100만명 돌파는 충분한 것 같다”는 것이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대작들의 잇따른 융단폭격에도 한국영화 <신라의 달밤>은 여전히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키며, 전국관객 200만명(서울 82만명, 전국 212만명 동원에 성공했다.첫주 흥행순위 1위를 기록했던 <툼 레이더>는 2주 동안 서울에서 42만명의 관객을 모았지만 스크린 수가 20개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개봉 4주째에 접어든 <미이라2>도 서울 관객 100만명을 넘기긴 했지만, 열기가 서서히 사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존 트래볼타를 앞세운 <스워드 피쉬>가 한주 동안 서울관객 10만명을 동원했고, 서울 주말 관객수가 1만명 이하로 떨어
여름극장가의 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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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가 중간 제작발표회에서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소년 남우와 환상의 소녀 마리의 아름다운 만남을 컴퓨터 화폭에 펼칠 이 작품은 씨즈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
올 크리스마스에 개봉될 예정이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