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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신작 <식일>(式日)이 지난 12월7일 개봉돼 일본의 젊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자신의 일과 일상생활에 지친 영화감독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기차 선로에 드러누워 있는 소녀와 만난다. 그녀의 별난 모습과 스스로 ‘의식’이라고 부르며 벌이는 불가사의한 행동에 흥미를 가진 그는 매일 그녀와 만나고 결국 함께 살게 된다. 매일매일 “내일은 나의 생일”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과거엔 무엇이 있었나?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그는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다.안노 감독의 두 번째 실사 영화인 <식일>은 할리우드 액션배우 스티븐 시 의 딸인 후지타니 아야코의 소설 <토피몽>을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에서 소녀 역으로 출연, 첫 주연에 도전한 21살의 그녀는 CF, 영화, TV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잡지에 수필도 기고하고 있다.원작은 후지타니가 17살 때부터 쓰기 시작해 1
그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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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런>이 훨훨 날았다. 개봉 주말인 12월16일, 17일 양일간 서울지역 33개 극장에서 관객 6만9천명을 모으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한 클레이메이션 <치킨 런>은, 상영 5일째인 12월20일까지 서울관객 11만7천명을 기록해 기대를 웃도는 흥행 호조를 보였다. 아드만의 전작 <월레스와 그로밋>은 97년 개봉 당시 서울관객 14만8천명을 기록하고 종영한 바 있다. 상영 2주째에 들어선 M. 나이트 샤말란의 <언브레이커블>은 16일부터 닷새 동안 9만9500명을 모으며 <치킨 런>을 뒤쫓았으나, 입소문이 그다지 뜨겁지 않아 개봉 첫주에 비해 기세가 많이 수그러든 분위기다. <치킨 런>과 같은 날 개봉한 짐 캐리의 크리스마스영화 <그린치>는 올해 할리우드 흥행 챔피언의 이름이 무색하게 서울관객 4만을 동원하는 데에 그쳤다.겨울방학 흥행 경쟁은 <포켓몬스터>와 이 간판을 올리는 23일부터 본
닭들, 높이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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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니메이션 전문가 자격제도’의 신설을 둘러싸고 애니메이션계가 시끄러워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과 노동부가 2001년 시행을 검토중인 이 자격제도는 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일정한 능력을 가진 업계 인력에게 공인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5년 이상의 현장 근무자나 2년제 대학 관련학과 졸업자가 필기, 실기시험을 치러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애니메이션 전문가 자격을 딸 수 있다.수개월 전 실시 계획이 발표됐지만 현재는 검토단계에만 머물고 있는 이 제도에 관한 논란이 불거지게 된 것은 12월 초 한 애니메이션 관련 사이트에 자격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이후 현재까지 현직 애니메이터들의 반대의견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애니메이션도 예술의 한 분야이므로 자격증을 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 “영화감독이나 순수 미술가도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라는 반박의견도 눈에 띈다. 전국애니메이션노동조합은
예술도 자격증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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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실/ 애니멀팜발문 : <애니멀팜>은 원작의 스토리라인에 충실한 편인데, 이게 좀 과한 욕심이 돼버렸다. 게다가 이야기에 쫓겨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지 못해 각색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결과 꾸밈새에선 <꼬마 돼지 베이브>에 한참 못 미치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개봉/ 12월30일 상영관/ 서울 - 중앙시네마Animal Farm 제작 비콘 픽처스 감독 존 스티븐슨 원작 조지 오웰 각색 앨런 제인스, 마틴 버크 프로듀서 폴 로윈, 모건 오설리번, 그레그 스미스 촬영 마이크 브루스티 편집 콜린 그린 미술 브라이언 애클랜드 스노 음악 리처드 하비 특수효과 콜린 올웨이, 앵거스 비커톤 목소리 출연 줄리아 오몬드, 피트 포슬스웨이트, 패트릭 스튜어트, 이안 홀름 수입·배급 베어엔터테인먼트 제작연도 1999년 상영시간 91분 등급 전체 관람가*동물농장 주인 존스는 빚덩어리에다 술주정뱅이. 그의 학대와 굶주림을 못 견딘 동물들이, 그들의 정신적 지도자 돼지 메이저의 가르침에 따
시사실/애니멀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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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드만 스튜디오와는 참 인연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월레스와 그로밋>이 KBS를 통해 처음 방영되었을 때 우연히 보고는 광분한 것을 시작으로, 몇년 뒤 우연히 <월레스와 그로밋>을 만든 아드만 스튜디오의 홈페이지를 찾아내고는 기쁜 마음에 <씨네21>에 소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막 나오기 시작할 무렵인 97년 초엔 인터넷을 통해 미국의 AV전문점으로부터 <월레스와 그로밋>의 LD를 구매했고, 아드만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된 캐릭터 상품들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럴 정도니 <월레스와 그로밋>이 국내에 개봉되었을 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서너번 본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그 질긴 인연의 백미는 97년 세계 2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하나인 프랑스 앙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갔다가, 우연치 않게 <월레스와 그로밋>의 닉 파크 감독을 만났던 사건이
성난 진흙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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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ome.hanmir.com/∼seamtlehttp://myhome.naver.com/seamtlehttp://home.hanmir.com/∼shinkunsu홍상수 감독과 변혁 감독에 이어 김기덕 감독의 홈페이지도 문을 열었다. 세명의 감독 홈페이지의 문을 연 주인공은 1983년생 신근수.각 홈페이지는 감독의 프로필, 필모그래피를 비록하여 인터뷰를 포함한 관련 기사들과 좀처럼 찾기 힘든 감독들의 사진도 망라되어 있다. 거기에 각각의 영화에 대해서는 캐스트와 스탭 정보, 시놉시스, 작품해설, 스틸사진을 기본으로 관련 영화평과 동영상자료도 모아놓고 있어 그 정보의 내용만으로 본다면 각각의 영화 홈페이지 못지않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최신뉴스 코너로 감독의 현재근황이 계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어 영화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게시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하다. 영화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허약한 우리나라에서 알찬 콘텐츠로 꽉찬 한국감독 홈페이지를 보는 것은 정
세 감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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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의 첫해에 해당하는 2000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97년 이후 깊은 침체의 늪에 허덕여온 만화계는 새 천년을 맞아 불황 탈출을 기대했지만 올해 역시 기쁜 소식보다는 우울한 소식이 더 많았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만화시장을 결산해본다.1. 단행본 만화시장, 극심한 불황올해 만화시장은 단행본 만화의 판매 부진으로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초판 발행부수가 1만부를 넘어선 만화의 종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대신,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초판 6천부를 발행하지 못한 만화가 크게 늘어났다. 심지어 초판 3천부만 찍은 만화도 있다. 단행본 만화시장이 이처럼 ‘고사위기’로 몰리고 있는 단행본 만화의 주된 유통 경로인 대여점 수가 한창 때의 절반에 불과한 1만1천∼1만2천여개로 감소했기 때문. 여기에 눈에 띄는 신작이나 신인만화가의 부재 또한 단행본 만화시장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2. 만화잡지 줄줄이 폐간지난해에는 만화잡지의 창간이 줄을 이었다면 올해에는 만화잡지의 폐간이 줄을 이었다
오프라인 불황, 온라인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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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많은 게임이 시장에 나왔다. 어떤 게임은 나왔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어떤 게임은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나왔다가 그만큼의 비난을 받으며 묻혀버린다. 대중적인 관심은 받지 못하지만 몇몇 열혈 플레이어들이 떠받드는 게임이 있고,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는 게임이 있다.세계적으로 볼 때,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은 <드래곤 퀘스트7>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일본 롤플레잉 게임인데, 일본에서만 거의 400만장이 팔렸다. 가격도 다른 게임보다 비싸서 한장에 9만원 정도나 한다. 매출은 3600억원쯤이다. 제작비를 아무리 많이 잡아봐도 순익만 2500억원 이상인 셈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돈을 번 게임은 따로 있다. <포켓 몬스터>는 게임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나오는 족족 히트한 ‘녹, 적, 청, 피카추’ 버전에 이어 올해 금, 은 버전이 새로 나왔고, 이제 ‘크리스털’ 버전이 나
인기 따로, 판매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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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국내의 대중음악계를 결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말이 있다면 바로 ‘하드코어’일 것이다. 그 중심에는 4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와 지난 6월에 있었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내한공연이 있다. 특히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밴드의 절정기에 공연을 가져 국내 하드코어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 10월에 이들은 또 하나의 뉴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밴드의 주축이었던 보컬리스트 잭 데 라 로샤(Zack de la Rocha)의 밴드 탈퇴 소식이 그것이다. 이어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12월에 우리 앞에 한장의 음반을 던져주었다.릭 루빈이 프로듀스를 맡은 라는 이름의 이 음반은 12곡의 수록곡을 커버곡으로 채우고 있다. 마르크스를 다시 불러오고 체 게바라 유행을 이끌어낸, 그래서 항상 ‘정치의 문제’가 따라다니는 밴드지만 사운드는 정통 록의 어법을 충실히 지키는 그들이라 커버 앨범 기획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그
마르크스 퇴장, 롤링스톤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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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허준>의 해였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겠다. 궁중의 암투를 그린 대하 서사물에서 벗어나 한 인물의 개인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허준>은 상반기 방송가의 가장 큰 화제였다. 하지만 <허준>의 독주를 제외한다면 올해 드라마 시장은 ‘출생의 비밀’이 뒤흔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생의 비밀’이야 늘 드라마의 단골메뉴지만 올해만큼 집중적으로 제작돼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해도 없었던 것 같다. SBS <줄리엣의 남자>와 맞붙었던 MBC 미니시리즈 <비밀>이나,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KBS 미니시리즈 <가을동화> 등이 30%에서 5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었고 현재 방영중인 MBC 주말드라마 <엄마야 누나야>의 경우 회가 거듭될수록 탄력을 받아 지난주에는 2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제작편수를 떠나 자칫 식상하게 마련인 이런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계속 소구될 수 있는 이
나, 엄마 딸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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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많은 게임이 시장에 나왔다. 어떤 게임은 나왔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어떤 게임은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나왔다가 그만큼의 비난을 받으며 묻혀버린다. 대중적인 관심은 받지 못하지만 몇몇 열혈 플레이어들이 떠받드는 게임이 있고,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는 게임이 있다.세계적으로 볼 때,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은 <드래곤 퀘스트7>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일본 롤플레잉 게임인데, 일본에서만 거의 400만장이 팔렸다. 가격도 다른 게임보다 비싸서 한장에 9만원 정도나 한다. 매출은 3600억원쯤이다. 제작비를 아무리 많이 잡아봐도 순익만 2500억원 이상인 셈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돈을 번 게임은 따로 있다. <포켓 몬스터>는 게임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나오는 족족 히트한 ‘녹, 적, 청, 피카추’ 버전에 이어 올해 금, 은 버전이 새로 나왔고, 이제 ‘크리스털’ 버전이 나
포켓 몬스터, 게임시장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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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대해 글을 쓰다보면 가끔 범하는 오류가 있다. 만화나 동화가 원작인 작품을 소개할 때 원작자를 감독으로 착각하는 경우이다. 쉽게 말하면 <아마겟돈>이나 <아기공룡 둘리>의 감독을 원작자인 이현세와 김수정이라고 소개하는 것이다. 원작자가 애니메이션 작업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으면 별로 문제가 없는데, 대개 캐릭터 설정이나 각색, 제작, 또는 총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종종 이런 혼동을 일으킨다.애니메이션 담당 초창기 때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로 극장판과 TV 시리즈의 시나리오, 캐릭터 디자인, 제작, 감수 등 각종 분야에 마쓰모토 레이지를 극장판 감독이라고 잘못 소개했다가 한 독자로부터 단단히 훈수를 듣기도 했다. 사실 <은하철도 999>의 극장판 감독은 린 타로이다.해마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이면 텔레비전에서 자주 소개되는 <스노우 맨>이나 <파더 크리스마스> 같은 애니메이션도 혼동을 일
동화, 구호보다 힘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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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L - 제작연도 2000년 광고주 SK텔레콤 제품명 TTL 대행사 TBWA, 화이트 제작사 픽스필름(박준원 감독)
드라마 -제작연도 2000년 광고주 한통프리텔 제품명 드라마 대행사 웰콤 제작사 유레카(김규환 감독)
2000년의 끝자락, 소비자의 시선을 강렬하게 붙잡고 있는 두 광고가 있다. 이동통신브랜드인 TTL CF와 드라마 CF. 최근 두 광고가 나란히 전파를 타는 걸 보았는데 제법 흥미로웠다. 솔직히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예뻐서 참 좋겠다’였다. 정말이지 광고는 사람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마술사 같은 매체임에 분명하다.
TTL 광고의 임은경은 마치 ‘작은 이영애’ 같고 또 드라마 광고의 이영애는 ‘큰 임은경’ 같다. 두 사람은 웬만한 얼굴형과 얼굴 크기로는 소화하지 못할, 그러나 정말 흉내내고 싶은 커트형 머리 모양을 비슷하게 취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사항은 나이 차가 족히 열살은 나는 이들 두 사람이 각기 세대별 욕망을 대변하
1823-2030, 세대별 욕망 대변하는 닮은꼴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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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오브 비홀더>Eye of the Beholder 1999년,감독 스티븐 엘리엇 출연 이원 맥그리거, 애슐리 저드12월31일(일) 오전 1시30분한 여자가 거의 병적으로 남성을 혐오하게 된 것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딸이었기 때문이고, 한 남자가 강박적으로 한 여자를 쫓아다니게 된 것은 아내가 딸을 데리고 자신을 떠난 쓰라린 경험을 보상받기 위해서였다. 아버지를 잃은 딸과 딸을 잃은 아버지, 이 두 사람은 공통의 ‘상실의 체험’을 겪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다. <아이 오브 비홀더>는 이런 속류 정신분석학을 토대로 강박증에 빠진 남자를 믿을 수 없는 여자의 ‘수호천사’로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워싱턴 주재 영국대사관 소속 비밀요원인 ‘아이’(Eye)는 상부로부터 수사국장 아들의 불법예금 인출사건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그가 조사하던 국장의 아들은 조아나라는 미모의 여인으로부터 그만 무참히 살해당하고 만다. 그런데 딸인 루시(의 환영)는 아이에
그 남자, 집요하게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