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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누가 죽어주면 딱 좋은데 말이지.” 동료기자와 이런 말을 예사로 주고받은 적이 있다. 사람들에 대한 작은 기사가 모여 있는 페이지를 담당했던 나와 그는 마땅한 뉴스거리가 없는 날이면 특별히 취재를 할 수도 없고 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 영화계 인사의 부고 소식을 기다리곤 했다. 누군가의 죽음이 먼 이국땅의 기자들에게 그렇게 작은 안도감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예전엔 몰랐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기자들은 참 싸가지가 없다.
국내 영화계 인사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정식 취재가 필요하다. 그 취재는 항상 뻘쭘하고 대부분 어색하며, 때에 따라서는 집요할 필요까지 있다. 취재원은 대부분 고인의 지인들. 그 사람과 얼마나 친분이 있었는지,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의 소감 등 뻔한 질문 목록 대부분은, 입장 바꿔 생각하면, 어처구니없이 대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한 페이지 이상을 할애해야 하는 부고기사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취재할 만한 지인을 물색
[오픈칼럼] 부고기사를 쓰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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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영화계를 취재하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 가운데 하나는 영화계에 불어닥친 상장 바람이었다. 감독이나 배우를 만나 예술을 논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한 영화기자 일이었기에 어느 영화사가 합병을 했고 상장을 했는데 주가가 얼마라더라, 하는 뉴스를 취재하는 건 어딘지 낯설고 어색했다. 제작자들은 한국영화의 호황에 힘입은 상장 열풍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런다고 촬영현장에 금테를 두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한동안은 변화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저 영화계가 전보다 돈 걱정을 덜하게 됐다고 느낄 따름이었다. 영화하면 배고픔을 연상하던 시대에서 영화하면 대박을 연상하는 시대가 된 것은 이런 상황이 몇년간 지속되면서 서서히 바뀐 인식일 것이다.
영화계의 이런 변화는 크고 작은 진통을 동반하며 이뤄졌다. 특히 투기성 자본이 영화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음험한 것이었다. 유명세가 있는 제작자나 배우를 동원해 주가를 올리고 차익을 챙기는 일도 벌어졌다. 그들이 실제로 제작한 영화가 한편도 없거나
[편집장이 독자에게] 불로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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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내전에서 패배한 남부의 백인 장교 6명은 비밀조직을 결성했다. 이 조직은 남부지역에서 많은 회원을 얻어 세력을 확장했다. 그리고 남북전쟁 이후에 시민권을 부여받은 흑인들을 해치는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투표권 등을 가지게 된 흑인들을 위협, 납치, 폭행, 살인하는 등 온갖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의 테러 대상에는 흑인뿐만 아니라 북부군에 협력한 ‘친북파’ 여기서 더 나아가 시민권운동자, 유대인, 공산주의자까지 다양했다. 독자들이 이미 짐작했겠지만 이 비밀결사는 바로 미국의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이다. ‘쿠 클럭스’는 그리스어의 ‘퀴클러스’ 즉 ‘원’(圓)이라는 뜻에서 유래하며, 원(circle)은 비밀결사를 의미한다. KKK 구성원들은 신분을 감춘 채 암호를 사용하고 비밀회의를 진행했으며,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지지와 당국 관계자들의 방관 아래 흰 제복과 뾰족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어두운 밤거리에서 공격의 대상을 찾아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공공연한 비밀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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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당신이 누구인지를 결정한다. 당신의 몸이 당신이 먹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면, 당신의 정신은 당신이 보는 채널로 구성된다. “국민의 방송~ 케베스~”에는 미안한 소리지만, 최소한 방송에서는 국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선방송과 위성방송 시청가구가 1600만, 시청가구의 90%를 넘는단다. 바야흐로 같은 채널을 본다는 것은 같은 취향의 증거가 되었다. 같은 채널의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언어의 장벽만 없다면), 다른 채널을 보는 한국인과 대화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시대다. 어떤 ‘언니’와 “런 어웨이가 어쩌고, 오프라가 저쩌고” 한참을 떠들다가 옆의 ‘오빠’가 “무슨 얘기야”라고 짜증 섞인 말을 뱉는 당혹스럽고 송구스러운 순간,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당신이 어느 당에 투표하느냐는 침묵의 강에 묻어둘 수 있지만, 당신이 어느 채널을 보느냐는 도저히 묻어두기 힘들다. 이렇게 국민은 채널에 따라 분할됐고, 같은 채널을 보는 사람은 정신의 동지가 되
[이창] 당신의 채널은 몇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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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몰이’는 대개 “한 방향으로 몰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뜻한다. 서로가 자신의 이득을 재는 탓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꼴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50년 부산에도 이른바 돼지몰이라는 게 있었다. 6월25일 전쟁이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들은 부산으로 집결했다. 일본으로의 밀항을 꾀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돈으로 많게는 1인당 150만원씩 내고 1천만원짜리 선박을 대절하기 위해 아우성들이었다. 이러한 혼란의 상황을 돼지몰이라고 불렀다. 지금 쓰이는 의미와는 다소 다르지만 잘못 쓰인 말 같진 않다. 돼지몰이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이를 던져두는 것이다. 정해진 먹이 앞에서 박 터지게 싸우는 돼지들, 그런 한심한 작태를 그때는 돼지몰이라 했다.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라는 농담을 안주로 주고받으며 “평양을 3일 안에 점령하겠다”고 호언하던 이들이 돼지몰이 행렬의 거개였다.
돼지들이 꿀꿀대는 피난지 부산은 전쟁에
[한국영화 후면비사] 영화 없는 영화도시, 돼지들만 꿀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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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독립전쟁(1919∼21)과 아일랜드 내전(1922∼23)를 배경으로 하는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아일랜드 역사의 세 단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단계는 영국의 압제다. 12세기 후반(1169)부터 20세기 중반(1948)까지 이어지는 잉글랜드·영국의 아일랜드 식민화의 역사는 아직까지도 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영어가 아닌 게일어로 말하는 청년 미하일이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영국군에 맞아 죽는 장면은 영국의 압제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미하일의 장례식에서 동네 아낙네의 입을 통해 구슬프게 불리는 로버트 조이스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역시 1798년에 실패로 끝난 아일랜드 봉기에 나섰다 연인을 잃는 한 청년의 슬픈 얘기를 그린 시다.
두 번째 단계는 민족주의적 투쟁이다. 미하일의 죽음까지만 해도 런던행을 포기하지 않았던 데미안이
[영화읽기] 제국의 ‘분할-통치 전략’을 보여주는 텍스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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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보통 엔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라 하면, 우중충한 관객 표정으로 인한 매출의 저하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어떻게든 엔딩을 해피하게 잡아보려고 하는 제작자쪽과 비극 또는 모호한 결말을 불사하며 그런 억지에 항거하는 작가와의 충돌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 어떻게든 최대한 주연급들을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해피 안 한 엔딩으로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감동’의 구호를 마빡에 붙이고 나선 작금의 한국영화들에서 거의 예외없이 목격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넉달 사이에 개봉됐던 영화들만 대충 살펴보더라도 이렇다. ① <각설탕>-지병으로 인한 주연마(馬) 사망 ② <마음이…>-익사 사고로 인한 주인공 여아 사망, 지병으로 인한 주연견(犬) 사망 ③ <거룩한 계보>-자상으로 인한 주인공과 주연급 조연 사망(각 1명) ④ <사랑따윈 필요없어>
[투덜군 투덜양] 투덜군, 줄초상난 한국영화 엔딩에 시비를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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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시선>은 옴니버스드라마이며 12세 관람가이고 기획·제작은 국가인권위원회다. 사실 내가 가장 기피하는 조건들을 두루 갖춘 영화다. 옴니버스는 뭐 취향이라고 하더라도 연령대도 그렇고. 제작사도 뭐 딱히…. 그러나 이 영화를 이 시점에서 보고 쓰고 싶었다. 온 나라가 부동산으로 뒤집혀, 택시를 타도 기사가 길가의 아파트 가격을 줄줄이 꿰고 있고, 인터넷 창은 명품 아파트 광고로 창대하고, “원고 쓸 시간에 차라리 재테크했으면 그렇게 먼 데서 출퇴근할 필요없지!”(난 서울에서 떨어진 아파트 아닌 곳에서 산다)라며 날 가엾게 여겨 충고하는 친구도 있었다(물론, 이제 더이상 친구가 아니다).
이렇게 부동산을 가장 요동치는 동산으로 만들어버리는 지겨운 재테크 세력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나누는 것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부동산 미래시세 예측과는 다른 미래를 생각하고 완료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특정한 종류의 영화들은 여기에 적합한 매체로 보인다. 90년대 후반 여
삶의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세번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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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15:00 <아주 특별한 손님> 예고편 제작 회의
와인시장은 한국영화에서도 가능할까?
26일 오후 3시께 용이 감독이 도착하자 <아주 특별한 손님> 예고편 제작 회의가 소집된다. 다른 한쪽에선 막 촬영을 마친 황규덕 감독의 <별빛 속으로> 후반작업이 나직히 진행 중이다. 이튿날에는 또 다른 저예산 프로젝트 <열아홉 수아>의 캐스팅 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 스폰지가 투자하고 개봉을 책임진 한국영화들이다. ‘고개 숙인 업자’ 대열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육지책? 은근슬쩍 계산이 빠른 조 오빠가 이미지 때문에 한국영화 제작을, 그것도 아직 답이 나오지 않는 저예산영화에 덜컥 손을 댈 리 없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그 한 가지는 작고 예쁜 외화의 수익모델을 안착시킨 전례다.
“(스폰지가 수입·배급한 외화) 시장 자체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게 와인시장을 닮았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완전히 선진국이 된 것도 아
[이성욱의 현장기행] 스폰지 조성규 대표가 걷는 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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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_수입·배급·제작사 스폰지
타깃_대표 조성규
취재기간_2006년 10월24일~11월8일
취재 중에 만난 사람_배창호·봉준호·이윤기·김대승·김현석·김태용·강이관·용이 감독, 정유미, 한효주, 민진수 수필름 대표, 스폰지 식구들 등
프롤로그
<사랑니>와 <가족의 탄생>에서 청초한 개성을 반짝였던 배우 정유미의 눈을 실제로 보면 더 반짝거린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나 오다기리 조는 나만의 보물이었을 때가 좋았어요. 너무 많은 이들이 좋아하게 됐으니 저는 이제 그만 놔줄래요.” 정유미는 <여고괴담> 시리즈의 오디션에서 배우 한효주와 나란히 미끄러진 뒤 절친한 사이가 됐다. 스폰지하우스에서 스폰지가 수입·배급한 영화들을 보는 건 이들의 주요한 친교 아이템이다. 오다기리 조를 국내에서 스타덤에 올린 <메종 드 히미코>나 <조제…>를 국내 개봉한 것도 스폰지다.
10월26일 메가박스
[이성욱의 현장기행] 스폰지 조성규 대표가 걷는 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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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를 리메이크 한 마틴 스콜시즈 감독의 <디파티드>가 근소한 차이로 예매 선두를 차지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선두를 예감하고 있다. 10월6일 개봉해 미 박스오피스에서 현재까지 1억1천만불을 챙긴 <디파티드>는 잭 니콜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스타 배우들의 흡입력 넘치는 연기 앙상블에 대한 입소문으로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맥스무비와 YES24 등 주요 예매사이트 4곳 중 2곳에서 1위를 차지한 <디파티드>는 11월23일 서울 55개, 전국 23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다. <디파티드>를 뒤 잇고 있는 영화는 <플러쉬>와 <해바라기>. 드림웍스와 아드만 스튜디오가 손잡은 3D 애니메이션 <플러쉬>는 우리말 녹음 시 <두사부일체> 배우들을 출연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티켓링크에선 <디파티드>를 제치고 예매순위 1위를 차지한 김래원 주연의 <해바라기>
<디파티드>, 주말 극장가 기선 제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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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보 일정 때문인지 피로해 보인다.
=홍보와는 상관없다. 어젯밤에 너무 무리를 한 탓이지… 뭘 했는지는 묻지 말라. (웃음)
-<디파티드>는 홍콩영화 <무간도>의 리메이크인데, 혹시 원작과 비교해볼 수 있을까.
=리메이크라고 듣기는 했다. 하지만 원작을 본 적도 없고,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우리 모두 리메이크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 작업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리메이크할까 등을 논의한 적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원작을 보기도 했다는데, 내 생각에 이건 그냥 또 하나의 다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잘 모르겠군. 오히려 우리가 고심한 것은 이 영화가 마틴 스코시즈가 지금껏 꽤 많이 작업해온 갱스터 장르 영화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좀더 독특하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리메이크보다는 이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장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갱스터 캐릭터 중에는 익숙한 것들이 많다. 특히 마피아 두목의 경우 &l
<디파티드> 배우 잭 니콜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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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 팬인가? 어떤 점에 흥미를 느껴 <무간도>의 리메이크를 하게 된 것인가.
=알다시피 <디파티드>는 전혀 리메이크라고 할 수 없다. 처음 각본을 받았을 때 나는 이것이 홍콩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각본가 윌리엄 모나한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거기에 끌렸을 뿐이다. 윌리엄 모나한이 쓴 <디파티드> 각본에서 내가 좋아했던 것은 완전히 폐쇄된 세상에서의 삶의 방식, 태도, 그리고 문화적 시선이었다. 나는 각본을 받고 꽤 오랫동안 읽어야 했는데, 이미 그 인물과 이야기의 특질을 즐기면서 비주얼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본이 묘사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 세상에 대한 흥미가 나를 시작하게 만든 것 같다.
-<무간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그건 성공적인 나머지 두편의 시리즈를 더 낳은 영화이고, 비평적으로도 환호를 받았다. <무간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유위강의 <무간도>는 플롯, 아이디어, 두
마틴 스코시즈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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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프로젝트에 대해 아직까지 파라마운트가 관심을 갖고 있을 시절, 제작자 제프리 카첸버그와 마이클 아이즈너가 마틴 스코시즈를 찾아와 나눴다는 대화의 한 토막. 지지부진한 상황에 낙담해 있는 스코시즈에게 두 사람은 몇개의 대본 중 하나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베벌리힐스 캅>, 이걸 해볼 생각은 없어요?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맡기로 한 영화인데….” 그러자 스코시즈가 어떤 내용이냐고 물었고, 그들은 ‘물 떠난 물고기의 이야기’라며 “왜 있잖아요. 촌 동네 경찰이 뉴욕에 와서 맹활약한다는 이야기 말이에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지는 스코시즈의 (퉁명스러웠을) 대답. “그건 돈 시겔의 <쿠간의 협박>이잖아요.” 그러자 그들의 (당황스러워했을) 답변. “아니라니까요, <베벌리힐스 캅>이라니까요.” 그 대화의 깊은 속뜻이야 어찌 됐건, 물 떠난 물고기의 이야기라는 그 말에 스코시즈는 적어도 68년까지 올라가 돈 시겔의
마틴 스코시즈 작품에서 발견되는 차용·참조·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