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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일컫는 여러 종류의 말이 있다. X나 Y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기도 하고, ‘88만원 세대’처럼 구체적인 액수를 쓰기도 하고, ‘인터넷 세대’처럼 새로운 문물의 이름을 빌려오기도 한다.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너는 무슨 세대니?’라고 나에게 (아무도 안 물어봐서 내가 직접) 물어본다면 ‘스니커 제너레이션’(Sneaker Generation)이라 대답할 것이다(이러면서 괜히 새로운 단어 하나 만들어낸다). 나에게 스니커는, 정확히 말해 운동화는, 계급을 나누는 지표였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었으며 앞으로도 버리기 힘들 것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다.
지금은 나이키며 아디다스며 뉴발란스 같은 신발들을 누구나 신고 다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에서는 신발이 계급이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신지 못하는 아이들은 하얀색 실내화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로고를 그려넣으며, 뜻하지 않게 미술 실력만 늘어갔다. 내가 그랬다. 나이키 로
[김중혁의 바디무비] 발에게 건네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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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징후 중 하나는 여위어가는 표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은 감정의 진폭을 게을리 반영한다. 배우도 사람이니 늙어감에 따라 안면근육이 둔해진다. 다만 그들은 캐릭터에 따라 표정의 스펙트럼을 좁혔다 넓힐 수 있다. 강제로 입양된 아들을 수십년 뒤 찾아나서는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인공 필로미나는, 낙천적 천성과 신앙으로 끔찍한 슬픔을 쓸어 담으며 살아온 할머니다. 그녀를 연기하는 주디 덴치의 클로즈업은, 특정 표정과 감정이 관련돼 있다는 상식을 깨끗이 뒤엎는다. 배우가 생각을 품는 것만으로도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된다는 연기의 설화를 그녀의 필로미나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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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만화가, 감독을 가족 친지로 두는 일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진배없다는 평소 믿음이 사라 폴리 감독의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를 보면서 확고해졌다. 우선 픽션일 경우, 극중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서 내 모습의 일부를 발견한다고 치자. 작가/감독이 아무리 “넌 영감을 줬을 뿐이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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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백프로’로 불리는 천재 프로 골퍼 백세진(윤시윤). 승승장구하던 그는 방탕한 생활로 위기를 자초한다. 음주 사고로 친구도 잃고 목소리마저 안 나오는 상태로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옛 은사가 교장 선생님으로 있는 섬마을로 향한다. 그곳에는 전교생이 6명뿐인 폐교 직전의 초등학교가 있다. 아이들을 스포츠 특기생으로 키워 폐교만은 막아보려는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든 세진을 잡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섬에 머물게 된 세진은 골프를 배우려는 아이들과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중에는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병주(여진구)도 있다. 술주정뱅이에 걸핏하면 매를 드는 아버지 밑에서 힘겹게 운동을 해나가는 아이다.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세진과 아이들은 과연 학교를 지킬 수 있을까.
<백프로>는 학교를 사수하려는 섬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공동 프로젝트다. 세진을 섬에 주저앉히려는 섬사람들의 단결된 행동이 과장되고 엉뚱하나 재미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세진이
섬마을 학교를 사수하라 <백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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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전, 크로켓, 카레라이스 등 푸짐한 길거리음식이 널린 B급 음식 대축제장. 그중 제일은 장인이 전설의 소스를 이용해 만드는 볶음국수다. A급 음식 신봉자인 로열 황태자(이광수)는 축제장에 쳐들어가 B급 음식을 모두 없애려 한다. 한편 짱구(박영남)와 친구들은 부모 몰래 축제에 가서 볶음국수를 먹을 계획을 세우고 축제장으로 출발한다. 소스를 운반하던 미녀는 로열 황태자가 보낸 요원들에게 쫓기던 중 짱구 일행을 만나 소스를 짱구와 친구들에게 맡긴다. 짱구와 친구들은 먼 길을 떠나며 소스 항아리까지 떠안게 된다.
전편에서 우주의 운명을 책임질 기로에 놓였던 짱구가 다시 떡잎마을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원래 성격대로 소소한 소재를 잔뜩 부풀린 이야기다. 지나치게 황당무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유머가 절로 웃음을 유발하는데 스테이크, 캐비어, 푸아그라, 송로버섯 등 고급 음식재료의 의인화가 귀엽고 참신하다. 짱구 일행이 카트를 타고 A급 요리사들의 주방을 누비게 되는 추격 장면도 박
짱구 시리즈 21번째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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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서바이버>는 2005년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서 펼쳐진 ‘레드윙 작전’을 다룬다. 레드윙은 탈레반 부사령관 ‘아마드 샤’를 제거하기 위해 네이비실 정예요원 4명이 투입된 작전명이다. 제목 그대로 외롭게 혼자 살아남은 마커스 러트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매력은 실감나는 전투 신을 보는 것이다. 아니, 본다기보다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무기와 장비들은 미 육/해/공군의 전폭적인 협조로 사실대로 재현된다. 육군은 치누크, 아파치 헬리콥터 등을, 해병대는 차량과 실제 해병 등을 지원했다. 바그람 공군기지 등 작전본부의 모습 역시 리얼리티를 십분 살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레드윙 작전은 실패했다. 치누크 헬리콥터 한대가 산산조각났고 거기 타고 있던 작전 총괄 지휘자 에릭 크리스텐슨(에릭 바나) 소령과 16명의 특수부대원이 전원 사망했다. 이 일로 인해 고가치표적(high value target)을 제거하는 미군의 전략 자체가 수정되었다고 한다. 하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펼쳐진 ‘레드윙 작전’ <론 서바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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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빅 무니즈의 관심사는 어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나 사물이 “단 2분만이라도 원래의 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과 사람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바뀐다”라고 믿는다. 브라질 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신이 찰나의 우연으로 뉴욕에 와 사진가가 된 것부터가 그러하다. 무니즈는 초콜릿 시럽, 설탕 등으로 그려낸 빈민의 초상으로 현대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다음 타깃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에 자리한 자르딤 그라마초의 사람들이다. <웨이스트랜드>는 무니즈의 작업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자르딤 그라마초엔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가 있다. 이곳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들이 무니즈의 새로운 소재이자 동료다. 무니즈는 그들의 모습을 촬영한 뒤 그 사진을 다시 재활용 쓰레기로 모자이크한다. 모자이크 작업은 카타도르들과 함께 진행하고, 완성된 모자이크를 다시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 최종 결과물이 된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탄생한 예술 <웨이스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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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비밀요원 에단 러너(케빈 코스트너)는 5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에단은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향한다. 10년이란 긴 시간을 부재한 덕분에 딸과 전 부인은 에단을 반기지 않는다. 그런데 막 파리에 도착한 에단에게 비비 딜레이(엠버 허드)가 접근해 와서,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긴다. 딱 3일의 기한을 주면서, 그녀는 만일 일을 완수하게 되면 시판되지 않은 치료제를 구해주겠다고 이른다. 거래는 성사되고, 에단은 가족 몰래 테러조직을 뒤쫓는다. 하지만 그 약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약 때문에 발생하는 환각효과와 기면증 때문에 에단은 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고비를 맞는다.
<쓰리데이즈 투 킬>은 <미녀삼총사>(2000)를 연출했던 맥지 감독의 신작으로, 뤽 베송이 제작과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파리를 중심으로 실외 촬영이 이뤄졌고, 생드니에 위치한 ‘시테 뒤 시네마’ 스튜디오에서 프로덕션 전반
시한부 비밀요원의 마지막 임무 <쓰리데이즈 투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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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제작자인 월트 디즈니(톰 행크스)는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에마 톰슨)의 아동용 소설 <메리 포핀스>를 영화화하기 위해서, 무려 20년간 판권을 구입하려고 매달린다. 포핀스의 동화를 좋아하던 자신의 어린 딸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다. 마침내 작가가 각색을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디즈니 영화사로 찾아온다. 회사의 직원들은 열렬히 환영하지만, 고집 있고 집요한 작가의 요구 탓에 그들은 점점 지쳐간다. 함께 일하던 작곡가 셔먼 형제(B. J. 노박, 존 슈워츠먼)와 공동각색자인 돈 다그라디(브래들리 휘트포드)는 트래버스의 무리한 요구에 질색하고, 이에 월트 디즈니가 직접 나서서 그녀를 설득한다. 사실 <메리 포핀스>는 트래버스의 자전적 기억이 녹아든 소설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 그녀와 아버지(콜린 파렐) 사이에 있었던 숨겨진 추억들과, 현재의 각색과정을 교차해 보여준다. 그리하여 마침내 1964년에 영화가 개봉되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뒤쫓는다.
<메리 포핀스>가 개봉하기까지 <세이빙 MR. 뱅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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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BBC> 드라마 <셜록>의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이라는 점부터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요즘 가장 핫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레커스>에서 일종의 소시오패스라 할 수 있는 데이빗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영화의 제목은 ‘가정을 파괴하는 사람들’이라 해석할 수 있다. 1990년대 할리우드는 가정을 위협하는 침입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다수 제작했다. 이 영화들의 주인공은 파괴적인 잠재력을 지닌 인물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하다 막판에 가까스로 가정을 지킨다. <레커스>는 이런 영화들을 연상시키지만 기존의 서사들을 조금씩 비틀어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재미있는 지점이다. 기존 할리우드 서사가 견고해 보이는 가정에 내재된 허술한 틈을 파고들었다면, <레커스>는 견디기 어려워 보이는 시련 속에서 위태롭게 가정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혼부부인 돈(클레어 포이)과 데이빗은 런던 생
‘가정을 파괴하는 사람들’ <레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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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원제는 ‘Reality’이지만 이 작품의 내용과 지향은 한국어 부제와 딱 맞아떨어진다. 일반인이 참여해서 그들의 진솔한 삶과 태도를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담아내는, 이른바 ‘리얼리티 쇼’들이 전세계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한 지 꽤 됐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청자의 욕망을 자극한다. 우선은 누군가의 실제 삶을 훔쳐볼 수 있다는 착시현상을 느끼게 하며 더불어 시청자 자기도 언제든지 TV 속의 대상이 되어 누군가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양산한다. 이 쇼는 관음증과 노출증이라는 상반된 욕망을 교묘하게 충족시키는 듯 보인다. 게다가 특별한 재능 없이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그것을 기반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는 신분상승의 판타지까지 더해지면 누군가에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현실이 아닌 꿈을 향한 관문이 되기도 한다.
<리얼리티: 꿈의 미로>는 ‘리얼리티 쇼’의 환상에 빠져 현실을 잊어버린 한 사내를 다룬다. 나폴
꿈을 향한 관문 <리얼리티: 꿈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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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의 과학실. 선생이 학생을 체벌한다. 학생은 맞으면서도 꿋꿋이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제 말이 맞긴 맞는 거죠?” 학생의 이름은 박정구(변요한). 장면이 바뀌면, 정구와 그의 친구가 초조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체벌 교사가 자신의 차에 오르면 잠시 뒤 차 안에서 폭탄이 터진다. 소년들이 저지른 범행이다. 11년 뒤. 정구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조교로 일하며 번듯한 일자리를 알아보는 취업준비생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남몰래 사제폭탄을 만든다. 누군가가 폭탄을 터뜨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느 날 정구는 학교에서 이효민(박정민)이란 학생을 알게 된다. 효민이 제출한 리포트엔 “작성자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움”이란 교수의 평이 달려 있다. 정구는 그런 효민의 뒤를 밟으며 그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효민에게 자신이 만든 폭탄을 배달한다. 효민이 그 폭탄을 터뜨려줄 적임자라는 판단에서. 그러나 효민이 실제로 폭탄을 터뜨리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정구는 폭탄을 터
이 시대 청춘들의 답답한 현실 <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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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인 파리> Le Week-end
감독 로저 미첼 / 출연 짐 브로드벤트, 린제이 덩컨 / 수입, 배급 판씨네마 / 개봉 5월1일
어느덧 세월은 30년이나 흘러 뜨거웠던 열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생활만 남았다. 결혼 30년차 부부 닉(짐 브로드벤트)과 멕(린제이 덩컨)의 이야기다.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티격태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남편 닉은 로맨틱한 편이지만 괴팍한 데도 있어서 아내 멕의 기분을 종종 상하게 한다. 무언가 위태로움을 느끼자 노부부는 결심한다. 우리의 사랑을 위해, 신혼여행지였던 파리로 제2의 허니문을 떠납시다. 그렇게 하여 닉과 멕의 파리 여행이 시작된다. <위크엔드 인 파리>에 기대할 만한 포인트는 감독과 배우다. <노팅 힐> <굿모닝 에브리원>을 연출했던 로저 미첼이 연출을 맡았고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노장 배우가 연기한다. 찰기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해볼 만하다.
[Coming Soon] 제 2의 허니문 <위크엔드 인 파리> Le Week-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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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9시 뉴스>가 정말 싫었다. 저런 재미없는 걸 매일 보는 어른들의 세계가 불쌍했다. 뉴스 따위 몰라도 부채감 없이 마냥 행복했던 내 인생의 파라다이스는 유년기에 끝났다. 별별 사건사고로 시작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조작, 찬양, 고무되는 용비어천가 뉴스로 마감하는 일상. 때로 뉴스를 꺼버리고 귀를 씻어야 삶의 수분이 간신히 조절되는 불행한 시절을 참 오래도 견디는 중이다. 아예 뉴스를 끄고 살면 좋겠지만, 동시대 삶에 대한 ‘그놈의 부채감’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벌써 여러 해째 지상파 뉴스의 ‘의도적 무뇌충’ 수위가 심해지는 상황에 설상가상 요즘은 식당이나 터미널 등 공공장소에서 <TV조선> 같은 종편을 틀어놓는 곳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도대체 ‘언론’이라 칭할 수 없는 것들이 ‘언론’의 이름으로 대중 속에 파고드는 속도, 무섭다.
봄이 오는데! 맘껏 아름다워진 꽃나무들을 찾아다니며 사랑고백을 만끽하기에만도 봄 한철은 너무나 짧고 아쉬운데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새’ 뉴스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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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란 묘한 장르다. 보는 사람들은 이야기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고, 조금만 자료를 뒤져보면굵직굵직한 사건마다의 승자와 패자 또한 쉽게 알 수 있다. 등장인물 자체가 스포일러라는 농담은 그래서 나온다. 과거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들이 한복을 입고 나오는 퓨전사극,혹은 역사적 사실을 조합해 흥미로운 가설을 만들어내는 팩션사극은 좀 다르지만 사료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정통사극’의 길은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험난하다. 까다로운 고증을 거치며 역사왜곡을 피해가면서도 지루해선 안 된다. 세상과 드라마 시장과 시청자의 기호는 빠르게 변해가지만 사극이 활용할 수 있는 재료는 과거의 그 시대에 멈춰 있다. 결국 과제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어떻게 동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
KBS <정도전>은 모처럼 묵직한 무게감과 이야기의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나온 대하사극이다. 국사 시간에는 “태정태세 문단세”를, 국어시간에는 <하여가>와 <단
[최지은의 TVIEW] 이것이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