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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의 두 편의 영화, <엘리펀트>(2003)와 <라스트 데이즈>(2005)에선 한 가지 기묘한 효과가 반복된다. 그 효과가 나타나는 장면들의 시각적 구성을 요약하면 이런 식이다. ‘한 남자가 홀로 걸어가고 카메라는 그의 뒤를 따라간다.’ 두 장면이 제시되는 상황이나, 카메라가 따라가는 인물들에게 별다른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엘리펀트>에서 해당 장면은 두 소년이 총기 난사를 저지른 이후에 등장하고, 카메라가 따라가는 인물은 그중 한 명인 알렉스이다. 반면 <라스트 데이즈>에서 카메라 앞을 걸어가는 남자는 주인공 블레이크이며, 그는 지금 마약에 취한 채로 새벽이 돼서야 집에 돌아오는 중이다.
여기까지는 달리 특별한 것 없는 장면들이며, 단순히 ‘대상의 뒤통수를 따라가며 찍었다’는 특징은 공통되는 장면을 교집합으로 묶어내기 민망할 정도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촬영 방식이다. 두 장면을 눈에 띄게 이상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걸
[영화평론①] 우수상 김병규 이론비평 요약 - 액체적 영화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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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영화평론상이 어느덧 23회를 맞았다. 비평의 쓸모를 고민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듯 새로운 물결은 한번의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우수상으로 당선된 김병규·홍은미 수상자의 활동이 좁아져 가는 비평의 자리를 한층 넓혀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쁜 마음으로 이들의 글을 소개하는 한편 축하하는 마음으로 올해 여름 한국영화 세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소희·송형국·안시환 평론가가 올해 초 가진 <강철비> <신과 함께-죄와 벌> <1987> 대담에 이어 <인랑>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을 평한다. 개별 영화에 대한 분석을 넘어 한국영화에 대한 흐름과 맥을 짚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심사평|
<씨네21> 영화평론상이 어느덧 23회를 맞이했다. 심사에 참여한 <씨네21> 주성철 편집장, 김혜리 편집위원, 송경원 기자는 최종적으로 최우수상 없이 김
영화의 옆, 평론의 자리를 만들다 ① ~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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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이 끝났다. 전년 대비 약 14.2% 흥행 수입이 상승한 8월을 뒤로하고, 지금 할리우드는 내년 오스카 레이스의 주자가 누가 될지 일찌감치 점치느라 바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그리고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공개된 신작들 때문인데, 보통 9월부터 연말 사이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오스카 시상식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 후보로 선정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라라랜드>로 최연소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퍼스트 맨>과 역시 오스카가 사랑한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 <로마>다. 특히 이 두편은 8월 31일 막을 올린 제45회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상영됐는데, 지난 2년 동안 오스카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한 <문라이트>(제89회 오스카 작품상)와 <레이디 버드>(제90회 오스카 5개 부문 노미네이션)가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어
[LA] 텔룰라이드영화제서 공개된 데이미언 셔젤, 알폰소 쿠아론 감독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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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레이그 질레스피 / 출연 마고 로비, 세바스천 스탠, 앨리슨 제니 / 제작연도 2017년
봄에 <아이, 토냐>를 보았는데, 볼 때는 매끄러운 영화라 생각했지만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르기까지 마음속에 잔여물이 남았다. 어쩐지 아주 오래 이 영화를 생각할 것 같다.
1994년 당시 초등학생이었기에 한창 신문 스크랩이 숙제였고, 스포츠 섹션에서 토냐 하딩에 관련된 기사를 오려냈던 기억이 분명히 남아 있다.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잊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후 미국의 온갖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 사건에 대해 비틀린 농담을 하고 흉내를 냈기 때문에 되새김질된 게 아닌가 한다. 20년이 넘도록 아주 잔인한 방식으로 회자된 셈이니, <아이, 토냐>가 지난 세기말로 돌아가는 방식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영리해야만 했다. 수많은 적대자들을 비껴 가해자의 편을 들지 않으면서도 토냐 하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묘한 방식을 취해야 했던 것이다.
학대와 배제를 조금이라도 경험
정세랑 소설가의 <아이, 토냐> 미워하기 좋은 여자를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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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는 아내를 두고 새 인연을 꿈꾸던 남편이 뒤늦게 후회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일정 양식이 반복되고 교훈과 결말, 극을 통해 얻는 쾌락도 정해진 보수적인 이 드라마들은 주로 여성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시간여행이나 신비한 힘의 개입으로 운명을 되돌리는 설정이 드라마 시청자에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최근 몇년 동안은 여러 쌍의 부부들이 과거로 돌아가 잠시나마 다른 삶을 살기도 했다.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도 그 흐름에 있다. 드라마 속 시간여행의 주체는 대개 남자다. 후회할 만한 일을 저질러왔고, 과거로 돌아가 이를 바로잡으려는 동기를 가진 남자주인공의 시점과 감정선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의 시선에 의해 순수하고 아름답던 모습으로 대상화된 아내가 재발견되는 것이 앞선 드라마들이었다면, 이에 저항하듯 ‘뜬금없는 농담을 즐기는 털털하고 쾌활한 괴짜’라는 개성을 일관되게 놓지 않는 이가 <아는 와이프> 속 아내 서우진(한지민)이다.
하지만 우진의
[TVIEW] <아는 와이프> 개성마저 덮어버리는 개념녀에 대한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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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제작 브래들리 쿠퍼 출/ 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샘 엘리어트, 그렉 그룬버그 /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개봉 10월 9일 예정
“탁월한 할리우드영화.”(<버라이어티>) 8월 말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작품이 있다.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 <스타 이즈 본>이다. 무명의 싱어송라이터(레이디 가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유명 뮤지션(브래들리 쿠퍼)을 만나 최고의 스타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다룬 이 뮤직 드라마는 윌리엄 웰먼이 1937년에 선보인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스타 이즈 본>은 1954년, 1976년 두 차례 리메이크된 적이 있는데 무명에서 스타로 성장하는 여성 뮤지션 역으로 주디 갈런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당대의 디바들이 캐스팅된 전력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 스포
[Coming Soon] <스타 이즈 본>, “탁월한 할리우드영화.”(<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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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름랩(옛 명필름영화학교)이 9월 28일(금)부터 10월 5일(금)까지 5기 모집 서류접수를 받는다. 모집분야는 극영화 연출, 시나리오, 제작, 촬영이다. 명필름랩은 매년 장편 극영화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2년 동안 작품을 개발, 제작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지원자는 명필름랩 홈페이지(www.mfi.kr)에서 지원서류를 다운로드해 작성한 후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 031-930-6530~1, mfl@myungfilm.org.
*제5회 가톨릭영화제(CaFF)에서 영화제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종교 무관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성인이며 영화제 전 기간(10월 25~28일) 참여 가능한 사람, 사전 준비 모임(10월 11, 18일) 참여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한다. 모집인원은 20명으로 홈페이지(caff.kr/caffsien)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작성 후, 이메일(caffsien@caff.kr)로 접수.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공식 유
제5회 가톨릭영화제(CaFF), 영화제 자원활동가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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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대형 차기작 <듄>에서 레베카 퍼거슨을 만나볼 수 있을까. 9월 5일(현지 시각)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다수의 해외 매체는 “레베카 퍼거슨이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의 출연 협상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듄>은 1965년 출판된 프랑크 허버트의 동명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서사를 자랑하는 소설 <듄>은 네뷸러 상, 휴고 상 등을 수상하며 비평계와 독자들의 동시 찬사를 받았다. 근미래 사막 행성인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은하계에서 가장 귀중한 물질인 멜란지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배신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애쓰는 귀족 소년 폴 아트리데스가 주인공으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에선 티모시 샬라메가 그를 연기할 예정이다. 레베카 퍼거슨은 폴의 어머니
레베카 퍼거슨,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드니 빌뇌브 신작 <듄> 출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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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개막한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칸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에 속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나이를 자랑하는 영화제다.
올해 베니스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틸다 스윈튼,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더불어, 코엔 형제, 알폰소 쿠아론, 루카 구아다니노 등 대형 감독들의 신작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라 불렸던 <버드맨>, <스포트라이트>, <라라랜드>, 작년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겼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은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풍경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더 집중된 바. 이탈리아 리도 섬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베니
유명 감독·배우 여기 다 모였다, 제75회 베니스영화제 기대작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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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크레이그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라이언 존슨 감독 신작에 출연한다.
라이언 존슨이 각본, 제작까지 맡는 <칼을 꺼내다>(Knives Out)에서 대니얼 크레이그는 형사 캐릭터를 연기한다. 25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촬영에 앞서 출연하는 작품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캐스팅이 완료됐다.
마이클 가자, 오스틴 에이브럼스, 가브리엘 러시 등 신인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는다. 10대들이 주인공인 스릴러영화 <어둠 속에서 전해지는 무서운 이야기>(Scary Stories to Tell in the Dark)는 앨빈 슈워츠의 인기 소설이 원작이다.
-<다이하드> 여섯 번째 시리즈의 제목이 <매클레인>으로 정해졌다.
<매클레인>에선 60대의 매클레인과 20대 시절의 매클레인 이야기가 교차 진행된다. <다이하드 4.0>의 렌 와이즈먼 감독이 연출한다.
대니얼 크레이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라이언 존슨 감독 신작에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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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장 강한 캐릭터, 캡틴 마블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9월 5일(현지시각) 해외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캡틴 마블>의 새로운 스틸컷 10장과 함께 캡틴 마블(브리 라슨)과 그녀 주변 캐릭터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들을 공개했다.
<캡틴 마블>은 마블 최초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다. 우리는 이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쿠키 영상에서 그녀의 상징적 마크를 만나본 바 있다. <캡틴 마블>은 캐롤 댄버스, 캡틴 마블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1990년대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캐롤은 초능력을 지닌 채로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미 공군이자 NASA의 보안 책임자인 캐롤이 업무를 수행하던 중 크리 종족과 만나 방사능에 노출되며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원작의 틀을 벗어나는 스토리다. 이어 <엔터테인먼트
<캡틴 마블> 어떤 내용일까? 새로운 스틸 10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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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서치> 내 딸이 사라졌소.
[정훈이 만화] <서치> 내 딸이 사라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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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다쿠야가 돌아왔다. 신작 <검찰측 죄인>이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흥행 수입이 5억엔을 돌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룹 스마프의 해체와 함께 흥행에서도 부진을 겪던 기무라 다쿠야는 시즈쿠 슈스케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검찰측 죄인>에서 같은 소속사였던 아라시 멤버 니노미야 가즈나리와 함께 캐스팅되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한편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불렸던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20대 여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제라르 드파르디외 변호인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파리 검찰은 사전조사 과정에서 근거가 나올 경우 공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을 밝혔다.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2013년 프랑스 정부의 증세 정책에 반발하며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UP&DOWN] <검찰측 죄인>으로 돌아온 기무라 타쿠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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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이하 베니스영화제)의 레이스가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8월 29일, 개막작 <퍼스트 맨>의 첫 공개를 시작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화제작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가 보이콧을 선언한 넷플릭스 영화를 6편이나 초청하는 행보를 보였다. 덕분에 오슨 웰스 감독의 유작 <바람의 저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등이 초청되어 이목을 끌었다. 영화제 초반에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더 시스터스 브러더스>가 여러 매체로부터 고른 호평을 받았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서스페리아>가 공개되자마자 평단과 언론에서 극과 극의 반응을 쏟아냈다. “오싹하고 장엄한 광기로 사로잡힌 영화”(<인디와이어>)라는 평이 있는 반면, “이상하리만큼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 영화”(<가디언>) 등의 혹평도 많았다. 한편, 개막 전부터 경쟁부문 21편 중 여성감독의 영화는 제니퍼 켄트 감독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성평등 의식 향상을 위한 서약서’ 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