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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아지 그 고양이>는 민병우 감독의 연애사를 그대로 녹여넣은 영화다. 두 남녀가 우연히 키우게 된 강아지와 고양이를 통해 사랑을 쌓는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민병우 감독은 비를 쫄딱 맞은 배고픈 길고양이를 반려묘 ‘나비’로 맞아들였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감독의 전 여자친구는 유기견을 키웠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강아지 그 고양이>가 전세계 최초로 극장 개봉한 스마트폰 장편영화라는 사실이다. 민병우 감독을 만나 반려동물 데리고 영화찍기의 고충에 관해, 또 ‘스마트폰영화의 거장’이 되길 꿈꾸는 그의 야심에 대해 들어봤다.
-스마트폰 장편영화로 입봉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기르던 고양이를 데리고 찍은 단편 <도둑고양이들>이 1회 olleh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탔다. 수상작을 상영하는데 생각보다 화질이 좋더라. 그때 생각했다. 앞으로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장편영화를 찍겠지? 스타트는 내가 끊어야겠다! 노
[flash on] 기다려, 유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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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예능, 영화, 뮤지컬. 올해 주원의 행보는 경쾌한 스타카토 같다. 브라운관(드라마 <7급 공무원> <굿 닥터>, 리얼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무대(뮤지컬 <고스트>)로, 그리고 다시 스크린(<캐치미>)으로. 데뷔 3년차의 배우 주원에게 지금 필요한 건 휴식이 아니라 부딪혀봐야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인듯하다. 하지만 변곡선처럼 느껴지는 그의 궤적이 품고 있는 공통의 단어가 있다. 그건 바로 ‘로맨스’다. “<7급 공무원>을 촬영하며 정말 재밌었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이 많이 반영되는 게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하는 장르이다 보니, 내 모습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끌어안아야 하는 로맨스 장르에서 자유를 느꼈다.”
‘자유’를 느꼈다는 말에 눈길이 간다면, 잠시 시간을 돌려보자. 2012년은 배우 주원에게 진중한 한해였다. 무
[주원] 경쾌한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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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3 <어바웃 타임>
2012 <저지 드레드> <안나 카레니나> <섀도우 댄서>
2011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010 <네버 렛미고> <더 브레이브> <센세이션>
주황색의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돔놀 글리슨을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길 주저했다. <저지 드레드>의 너저분한 프로그래머 역할이나, 역시나 덥수룩한 수염이 얼굴을 가득 채웠던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 캐릭터도 그와 한참 멀었다. 물론 <안나 카레니나>에서 키티(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바치던 레빈의 모습이 <어바웃 타임>의 순정파 시간여행자와 닮아 있긴 했다. 이후 머리를 자르고 나타난(그야말로 최고의 선택!) 그와 대화를 나눈 리처드 커티스는 그의 비범함을 대번에 알아봤다. 그렇게 <어바웃 타임>에서 오직
[who are you] 돔놀 글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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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영화 세일즈 관계자와 바이어의 달력은 2월의 베를린에서 시작해 12월의 LA에서 끝난다. 2월에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마켓인 유러피언필름마켓(EFM)을 시작으로 3월의 홍콩필름마켓, 5월의 칸필름마켓, 9월의 토론토국제영화제 필름마켓, 10월의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과 도쿄필름마켓, 11월의 아메리칸필름마켓(AFM)까지 세계 주요 필름마켓을 돌면서 그들은 자신의 영화를 알리고, 따끈따끈한 신작을 구매한다. 돈이 오가는 거래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팅을 통해 거래처의 동향을 파악해 관계를 지속한다. 또 영화제에 초청된 감독과 배우가 영화제 일정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해외 세일즈 관계자가 하는 일 중 하나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은 해외 마케팅, 해외 세일즈, 영화제 및 직접 배급 등 총 3개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올해로 입사 3년차인 김현우(31) 대리는 해외 세일즈 파트에서 미주/유럽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관리해야 할 국가가 무려 200여개국
[STAFF 37.5] 가장 중요한 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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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7일 유튜브에 공개된 <출출한 여자>는 호응에 힘입어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확대 상영 중이다. <출출한 여자>는 ‘먹방’을 표방한 트렌디한 소재와 ‘온라인 개봉’이라는 상영방식의 접점을 꾀한 신개념 영화.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1화와 6화를 윤성호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이랑, 달재, 박현진 감독이 나머지 에피소드를 각각 연출했다. 10분 남짓의 개별 에피소드에선 직장생활, 친구와의 관계, 연애 문제로 골치 아픈 33살 제갈재영의 일상과 그녀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오늘의 요리와 실용적인 레시피가 소개된다. <고독한 미식가><하나씨의 간단요리> 등과 같은 일본 드라마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했던 윤성호 감독과 주연배우 박희본에게 <출출한 여자>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물었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은하해방전선> <도약선생> 등을
[윤성호, 박희본] 며느리 하나, 시어머니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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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랑스런 사람들/ 외로워서 사랑스런 사람들/ 아 사랑스런 사람들/ 외로워서 사랑스런 사람들.”(<그게 다 외로워서래> 중에서) 김목인의 2집 ≪한 다발의 시선≫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저 구절이 머릿속에 맴맴 돈다.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복잡한 세상을 관찰하고 포용하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고 다정하다. 그의 경험이 묻어 있는 <지망생>부터, 비판적인 시선이 담긴 뾰족한 노래 <새로운 언어>, 한편의 드라마 같은 <결심>, 여러 시제를 한 노래의 구조에 담아보려 한 <흑백사진>까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 세상을 내려다보는 노래들을 ‘한 다발’로 가지런히 묶어낸 그의 목소리에 또 한번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집 ≪음악가 자신의 노래≫ 이후 2년 만에 김목인 자신의 노래로 돌아온 그를 만났다.
-앨범 커버 속 책상이 본인의 책상이라고. 붙여놓은 사진 속 인물들의 공통분모가 궁금하다.
=내가 영향을 많
[trans x cross] 그게 다… 외로워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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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을 보는 동안 희한한 동시상영을 관람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 변호사가 단무지를 가져오지 않은 중국집 배달 소년에게 “까묵었으면 까묵었다고 이야기해라” 하며 나무젓가락을 가를 때, 돈 주고 사람 써놓고도 누구보다 많은 이삿짐을 나를 때, 그리고 법정에서 “인정해라, 인정하란 말이다!” 하고 고문경관을 향해 품위고 나발이고 고성을 내지를 때 관객의 뇌리에는 ‘노무현’이라는 또 한편의 필름이 돌아간다. 분리하기 불가능한 두 ‘영화’의 중첩은 관객을 울리는 한편 <변호인>에 대한 영화적 판단을 망설이게 한다. 역사가 세워놓은 이중의 스크린. 그것은 1996년 데뷔 이래 한국영화의 등줄기를 고스란히 등반해온 송강호라는 배우에게도 전에 없던 여행이었을 것이다. 아프고 어두운 사건을 다루지만 <변호인>은 역설적으로 인간 노무현이 가장 반짝였던 시절의 재연이다. 뒷날 “내 이름은 더럽혀졌다. 이제 노무현은 정의나 진보와 같은 아름다
[송강호] “기념할 만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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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 했던가. 이 문장대로라면 세계 최초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성공회 서품을 받은 진 로빈슨 주교에게 누가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하느님과 파트너를 향한 그의 사랑을 죄라 말하고, 살해 위협은 그의 일상이 된다. 그런 주교를 4년간 카메라에 담아온 이가 있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매키 알스톤 감독이다. 성적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의 시선을 두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지와 비난이 엇갈린다. 사랑과 사람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많아 보이는 그에게 영화의 국내 개봉에 맞춰 질문을 건네봤다, 세상의 편견과 편견의 저편에 대해서.
-<The Truth Shall Set You Free>부터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이하 <로빈슨>)까지 오랫동안 로빈슨 주교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사회 평등을 위해 일한
[flash on]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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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로맨틱 성장영화’라고 할까.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워킹타이틀과 오랜만에 작업한 신작 <어바웃 타임>이 12월5일 개봉했다. 지난 8월8일, 런던의 만다린 호텔에서는 영국 내 영화 개봉에 맞춰 <어바웃 타임>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을 비롯해 레이첼 맥애덤스와 빌 나이가 참석했다. 유럽 전역에서 모인 기자들의 상당수는 행사 하루 전 관람한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커티스 감독이 인터뷰 장소에 입장했을 때에는 참석했던 기자들이 모두 입을 모아 “영화를 잘 봤다”는 인사를 전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커티스 감독은 간담회에 참여한 모든 기자들과 차례차례 악수를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독 은퇴 소식을 들은 뒤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어서인지 영화가 어쩐지 더 당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럴
[flash on] 패밀리와 로맨스의 변증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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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4 <그래스 스테인즈> <다크 플레이시즈> <더 포저>
2013 <조>
2012 <머드>
2011 <트리 오브 라이프>
“누구도 그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머드>를 같이 찍으며 타이 셰리던을 지켜본 매튜 매커너헤이의 말이다. “자연스럽다”는 평가는 아역 배우들이 흔히 듣는 상찬이다. 하지만 흔한 아역 배우들은 스펀지처럼 ‘연기’를 체득해 상업영화로 이주한다. 셰리던은 달랐다.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소년 1만명 가운데 테렌스 맬릭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아 <트리 오브 라이프>로 데뷔한 10살짜리는 자연스러운 배우라기보다 자연 그대로의 배우였다. 주변 환경에 유기적으로 조응하는 재능을 가졌고, 진짜에 가까운 가짜가 아니라 진짜 그대로의 감정으로 보는 사람을 움직였다. “마지막에 타이가 흘리는 눈물은 매번 나를 감동시킨다. 그건 진짜였다.” 그
[who are you] 타이 셰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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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너무 예뻐도 문제야. 얼굴 믿고 유머나 인격을 안 가꾸거든.” <어바웃 타임>에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팀(돔놀 글리슨)의 고향집을 찾아간 메리(레이첼 맥애덤스)는 미래의 시어머니(린제이 던컨)로부터 지나치게 솔직한 합격점을 받는다(참고로 시어머니는 남자인 앤디 워홀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비주얼의 소유자다). 당연히 메리는 그런 얘기가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얼핏 냉소적으로 보이는 어머니로부터 끌어낸 최고의 칭찬임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지금껏 화려한 외모보다는 밝고 명랑한 매력을 뽐내온, 이제는 어느덧 30대 중반(1978년생)을 넘어서고 있는 레이첼 맥애덤스의 건전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꿰뚫고 있는 평가인지도 모르겠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레이첼은 출연한 영화마다 항상 충만한 사랑과 편안한 감정으로 관객을 ‘녹아내리게’ 만드는 배우”라고 했고, 워킹타이틀의 공동대표이자 제작자인 팀 베번은 “언제나 옆집 소녀 같은 멋진 느낌을 준다. 아름다
[레이첼 맥애덤스] 언제나 충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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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미술감독
<열한시>(2013)
<스카우트>(2007)
아트디렉터
<소년은 울지 않는다>(2007)
미술팀
<웰컴 투 동막골>(2005)
<태극기 휘날리며>(2004)
<라이터를 켜라>(2002)
<서프라이즈>(2002)
영화는 태생적으로 시각의 예술이다. 보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는 매체다. 활자로 되어 있는 시나리오를 영상화하는 것은 감독의 일이지만 그보다 앞서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들에 상상력과 기술력을 더해 시각화하는 작업이 바로 미술감독이 맡은 일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영화를 찍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이민아 미술감독은 자신이 맡은 역할과 함께 쉽게 혼동할 수 있는 호칭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크레딧에 올라가는 미술감독의 정식 명칭은 프로덕션 디자이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도와 디자인을 물리적인 피사체로 구현하는 사람을 아트디렉터라고 부르는데 미술
[STAFF 37.5]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 창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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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제가 머리도 못 감았다고 했죠? 오늘은 목욕탕 갔다 왔어요!” 지난 11월14일, <위 캔 두 댓!> 더빙 현장에서 만났던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이은경 대표는 녹음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느라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말이 하소연이지 오히려 그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더빙 작업이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11월26일 인터뷰를 위해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이은경 대표는 시원스러운 입매에 특유의 미소를 걸고 기자를 맞이했다. 비좁지만 이곳저곳이 훤하게 뚫려 고개만 돌려도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사무실에선 서글서글한 인상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하지만 환하게 웃으며 일하고 있었다. 영화제를 앞두고 모두 조금씩 들뜬 듯했다. 개막을 앞두고 동분서주하는 이은경 대표의 시간을 잠시 빌렸다.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영화제는 이미 끝났겠다.
=장애가 있어 평소에 영화를 잘 못 보시는 분들만 오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비장애인들과의 벽을
[이은경] 부탁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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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체이싱, 총격 신, 수중 낙하 신, 익스트림 암벽 액션, 북한군의 주체격술까지. 이전까지 없었던 터프한 남성의 세계가 공유의 카테고리에 진입했다. <용의자>는 한때 북한의 특수정예요원이었다가 지금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귀순자이자, 우연히 국가기밀을 손에 넣고 쫓기는 신세가 된 지동철의 진퇴양난을 그린 액션 대작이다. 맷 데이먼과 대니얼 크레이그, 그리고 톰 크루즈가 연상되지만, 공유가 찾아낸 캐릭터에는 또 다른 사연이 존재한다. <도가니>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공유를 만났다.
원신연 감독이 공유를 설득한 비결이 사뭇 궁금하다. <용의자>를 정통 액션영화로 분류한다면, 사실 공유는 그러한 범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배우다. 그가 액션 장르에도 능할 거라는 믿음 혹은 기대가 없어서는 아니다. 그보다 멜로 장르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애초 공유의 행적이 남달랐다. 공유는 제대한 남자 배우들이 흔히 택할 법한 ‘강
[공유] 허기에 찬 재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