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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한(기타), 추명교(드럼), 장학(보컬), 최창록(기타), 강준형(베이스). 다섯명의 멤버로 구성된 헤비메탈 밴드 디아블로의 2013년은 다이내믹한 한해였다. 우선 디아블로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고(원년 멤버는 김수한, 추명교 두명뿐이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밴드 경연대회에 난생처음 출전해 우승을 했고, 디아블로의 음악을 모티브로 게임을 개발했고, 신인 밴드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음악을 하면서 행복하려면 팬, 좋은 음악,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회사가 필요한데 그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된 때가 바로 2013년이었다”고 멤버 최창록은 말했다. 변방의 장르를 꼭 끌어안고서, ‘어떻게 하면 헤비메탈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던 디아블로를 만났다.
-밴드 결성 20주년을 맞은 올해, 디아블로의 다양한 활동을 볼 수 있었다.
=김수한_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나간 것 같다. EP앨범 ≪The Keeper
[trans x cross] 음악을 놓아버리는 게 더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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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고민은 깊게 실행은 빠르게 회식은 배부르게’. 프로그램스 사무실 곳곳에 걸린 족자 문구의 일부다. 청년사업가들이 모인 회사답게 위트 넘치는 사훈이다. 박태훈 대표는 “영화 뭐 보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없애고 싶어” 왓챠를 개발했다고 한다. 왓챠(WATCHA)는 유저가 직접 매긴 영화의 별점을 모아 유저의 취향을 파악하고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27명의 직원이 이끌어가는 작은 규모의 사업체지만 나름대로 개발팀, 연구팀, 디자인팀 등 작업을 전문적으로 세분화해 보다 편하고 영리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외의 재미, 의외의 정보량에 유저도 점점 느는 추세다.
-별점 매기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평가 과정 자체를 단순하고 재밌게 만들었다. 특히 ‘어? 내가 본 영화인데?’ 하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유저가 봤음직한 영화들이 추천되게 했다. 영화를 모으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끔 하니 자연히 평가의 정확도도 높아지더라.
-유
[flash on] 네가 보고 싶은 영화를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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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윤진서에게서 늘 ‘충격’을 받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올드보이>의 소녀로 강한 신고식을 치른 이후 지난 10년간 윤진서는 다양한 작품에서 부단히 노력해왔지만, 그녀에게 더 강한 걸 요구해왔다. <그녀가 부른다>의 ‘진경’은 윤진서가 우리에게 내놓은 아주 좋은 화답이라고 생각한다. 99%를 그녀가 오롯이 끌어가는 이 작품에서 윤진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속 시원한 변화나 강한 충격을 선사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라서 잘할 수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를 영화를 통해서 분명히 보여준다. 영월 극장의 매표소 직원인 진경은 출생의 비밀과 엄마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여자다. 그 자신 역시 의미 없는 연애로 상처를 받지만, 그걸 삭이면서 살아갈 뿐이다. 냉랭한 껍질로 둘러싸인 진경의 아픈 내면은 배우 윤진서를 통해 비로소 생생하게 살아난다. <올드보이> 이후 10년, 배우 윤진서에게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된 이 의미 있는 영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윤진서] 그녀의 그럴듯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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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3 <암스테르담>
2012 <로렌스 애니웨이>
2010 <어리석은 침묵>
2009 <나는 엄마를 죽였다>
2008 <맹세코 난 아니야!>
2005 <오디션>
1999 <탱고작전>
1995 <고백>
드라마
2012 <유나이트9>
2010 <섭리>
2006 <소피 파킨의 업 앤드 다운>
2005 <커버 걸>
1991 <와타타토>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정열적인 여인. 여자로 살고 싶다는 연인의 고백까지도 사랑으로 감내해내는 여인. 쉬잔 클레먼트가 연기한 ‘프레드’는 화려한 겉모습을 표현하는 동시에 내면의 깊은 어둠까지 마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의 원안만 가지고 출연을 부탁하며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로렌스 애니웨이>는 배우들이 만든 캐릭
[who are you] 쉬잔 클레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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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나 모노레일 앞에 줄섰던 분들이 얼떨결에 롤러코스터를 탔다가 놀라실 수도 있다.” 말문을 연 원신연 감독의 목소리에 자신감과 염려가 반반씩 묻어났다. <세븐 데이즈> 이후 6년 만에 만난 그는 “진격의 카 액션”을 메인 요리로 올린 “액션의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관객을 기다리는 중이다. 짐작건대, 왕년에 무술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던 이 남자가 힘닿는 데까지 쭉 뻗어 찬 하이킥에는 두들겨 맞으며 신나할 관객도, 그냥 꽥 쓰러지고 말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도 유익하다. 영화의 무림을 헤매며 즐거워하는 이 사내, 원신연 감독에게는 그 매번의 대련이 곧 매번의 전진이기 때문이다.
-무술감독을 오래 했던 사람으로서 <용의자>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올 게 왔구나란 생각이 들었겠다.
=당연하다. <로보트 태권 브이>에 4년 가까이 매달려 있다 보니 너무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받아든 시나리오였는데, 읽어보니 액션의 향연(!)이더라. 근데 액
[원신연] 안전벨트 없는 바이킹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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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송년호 커버스타로 임시완을 초대했다. <변호인>이 첫 영화 데뷔작인, 아직은 신인배우인 그를 얼굴로 내세운 건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변호인>에서 송강호의 폭발하는 듯한 연기와 조화를 이룬 임시완 특유의 고요한 존재감은 분명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리라고 믿는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가수로 출발,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허염앓이’를 일으킨 스타성과 <적도의 남자>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제 막 영화배우의 시작점에 선 임시완을 만났다. 말을 아끼는 조용한 대화법이 그가 보여준 작품 속 캐릭터의 이미지와 데칼코마니처럼 겹쳤다.
<변호인>을 장악하는 캐릭터는 분명 송우석, 송변(송강호)이다. 돈밖에 모르는 세무변호사가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고 약한 자의 편에 서는 인권변호사가 되기까지, 송변의 커다란 인생 굴곡이 <변호인>의 드라마를 이룬다. 진우(임시완)는 그런 송변에
[임시완] 조용하지만,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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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쁜 한해를 보낸 아이돌이 아닐까. 예능, 드라마, 뮤지컬을 차례로 정복한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이 이번엔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했다. 박형식은 <저스틴>에서 진정한 기사가 되고 싶은 소년 저스틴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변호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저스틴을 연기하는 동안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걱정스런 마음에 반대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고 한다. 생글생글 웃으며 “이제는 제법 유명해져 아버지와의 갈등은 잘 정리되었다”고 해맑게 말하는 모양이 씩씩한 저스틴에 적역이다.
-<일밤-진짜 사나이>의 아기병사 이미지와 맞물려 저스틴 역할이 잘 어울렸다.
=나는 몇번이고 ‘하이킥’했다. 처음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과 기술적으로 손보아주셔서 완성된 버전은 좀더 괜찮겠지 하는 기대가 동시에 들었다. (웃음)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즐겨봐 더빙에 로망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릴 땐 더빙 목소리가 캐릭터가 내는
[flash on] 전쟁영화에 출연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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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연기한 료타를 “져본 적이 없는 남자”로 묘사한다. 그는 정말 실패를 모르고 살아온 남자의 초상을 거의 완벽하게 그려낸다. 바른 자세에 단정한 머리, 서두르지 않는 낮고 침착한 말투, 그리고 약간 쏘아보는 듯한 흔들림 없는 눈빛까지. 그런 후쿠야마 마사하루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인다. “그는 지금까지 매일 만날 것 같은 일상적인 사람들, 이를테면 아버지 같은 인물을 연기한 적이 별로 없어요.” 실제로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비일상적인 인물을 더 많이 연기했고, 그런 역할들에서 더 빛을 발했다. 갓 데뷔했을 때는 <한지붕 아래>(1993)같은 가족 드라마에서 경력을 쌓았지만(그런데 여기서도 똑 부러진 이미지의 의사를 연기했었다) 그의 대표작은 결국 추리물 <갈릴레오> 시리즈(2007, 2013)와 료마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던 대하사극 <료마전>(
[후쿠야마 마사하루] 망가져본 적 없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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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4 <호빗: 또 다른 시작>
2013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2011 <리얼스틸>
2008 <애프터워즈> <허트 로커>
2005 <긴 주말>
드라마
2004~2010 <로스트> 시즌1~6
피터 잭슨이 원하는 엘프의 이미지가 따로 있는 걸까. <호빗: 또 다른 시작>에서 에반젤린 릴리가 연기한 ‘타우리엘’은 얼핏 보아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아르웬(리브 타일러)을 닮은 듯하다. 방대한 서사 속에서 멜로 라인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이미지가 겹친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모방하고 싶지 않아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감독의 전작을 복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이기에 “참고할 대상이 없었을뿐더러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창적인 엘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그렇게 새로운 이미지의 엘프 여전사가 탄생
[who are you] 에반젤린 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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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좋은 친구들>(촬영 준비 중)
<변호인>(2013)
<설국열차>(2013)
<도둑들>(2012)
<쌍화점>(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타짜>(2006)
<말죽거리 잔혹사>(2004)
<킬리만자로>(2000)
눈썰미 좋은 관객은 금세 알아볼 것이다. 2:8로 쩍 갈라진 가르마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그 순간을, 그 의미를 말이다. 혹시라도 놓쳤다면, <변호인>의 송우석이 속물근성의 세무변호사에서 양심을 지닌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대목에서의 송강호 얼굴을 되새겨보라.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그건 배우 송강호가 가진 연기력과 파워가 이뤄낸 거다. 내가 한 건 별로 없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송우석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한 김서영씨는 자신의 역할을 애써 축소하려고 든다. 하지만 그녀의 손사래와 달리 <변호인&g
[STAFF 37.5] 내가 먼저 배우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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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바로 감옥 아닐까.” 그렇게 방은진 감독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을 본다.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이 대서양 감옥에서 악몽 같은 2년을 보내고, 한국의 남편 종배(고수) 또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하나뿐인 딸과 함께 빚을 갚고 생계를 해결하며 역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 <오로라공주>(2005)로 데뷔해 <용의자X>(2012)를 거쳐 세 번째 장편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 이르기까지, 그는 ‘배우 출신’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만큼 굵직한 감독의 행보를 보여왔다. 방은진 감독이 이미 존재하는 실화로부터 더 캐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어느덧 감독으로서 10년의 시간을 지나온 그녀를 만났다.
-<집으로 가는 길>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혹시 한국을 떠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나.
=아니다. 어떤 순간에도 ‘이야기’가 먼저였다
[방은진] 진짜 바다를 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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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치는 당신>은 희한한 책이다. 흑백 동물도감 같기도 하고, 동물에 관한 시집이나 에세이집 같기도 하며, 내 멋대로 동물사전 같기도 하다. 심지어는 때때로 자못 의미심장하게 인간 세상을 기록한 도록으로 분신술을 부리기도 한다. 그런 책이 참을 수 없이 신박하여 책을 쓴 권혁웅 시인을 만나보기로 했다. 그는 얼마 전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는 시집도 낸 참이다. 순댓국집과 부대찌개집과 감자탕집과 김밥천국집을 어슬렁거리며 시 한 사발에 웃음과 눈물을 같이 말아내는 그의 솜씨는 또 얼마나 정겨운지. “첫 시집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쓴 서정시들로 채우고 나니 뭔 시가 다 울기만 하나, 웃는 시도 있어야지,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고 말하는 그는 그렇게 동물과 인간 세계를 모두 한 풍경으로 끌어안는다. 그와 함께 두 세계 사이에 놓인 돌다리를 두들겨보았다.
-책이 참 예쁩니다. 동물 책에 애착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원래 교회돌이 캐릭터
[trans x cross] 태초에 입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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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내니 맥피2: 유모와 마법소동>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의 그 귀여운 꼬마가 이만큼 자랐다. 오슨 스콧 카드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엔더스 게임>에서 아사 버터필드는 “인류의 운명을 위해 선택된 영웅이자 천부적인 지능과 전술 능력을 갖춘 천재” 엔더가 되어 우주함대를 지휘한다. 우주함대가 아닌 한편의 블록버스터를 책임지게 된 아사 버터필드. 우리가 그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이유를 전한다.
8살. 부모님에게서 고운 아쿠아마린 색 눈동자를 물려받은 아사 버터필드가 처음으로 연기라는 것을 접한 나이다. 11살의 버터필드는 홀로코스트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에서 브루노를 연기하며 연기 신동 소리를 들었고, 영국에 기가 막히게 연기 잘하는 꼬마가 있다는 소식은 금세 대서양을 건너 할리우드에까지 퍼졌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귀에도 아사 버터필드라는 이름이 흘러들어갔던지 14살의 버터필드는 스코시즈의 첫 3D
[아사 버터필드] 블록버스터의 운명을 짊어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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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결같은 얼굴도 없다. 벌써 스물다섯 청년으로 커버린 이주승은 지금도 <청계천의 개>로 데뷔했던 열아홉살 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부루퉁해 보이는 긴 눈과 꾹 다문 입도 여전하다. 여러 감독들이 꾸준히 이주승에게서 비뚤어진 소년의 모습을 찾는 이유인 것 같다.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에서 이주승은 부모를 잃고 도망간 누나를 찾으러 나선 소년 민재를 연기한다. 어린 동생 은호(김태용)를 짐처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부딪치고 쓰러지는 동안 조금씩 자라는 민재는 이주승의 지금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셔틀콕>으로 얼마 전 폐막한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이주승과의 만남.
-수상을 축하한다.
=기쁜 나머지 뒤풀이 파티에서 정신없이 취해버렸다. (웃음)
-이유빈 감독이 꼭 캐스팅하고 싶어 했다는데.
=싸이월드 쪽지로 캐스팅 제의를 하셨다. 대본을 먼저 주고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 틈틈이 대본을 분석하면서 준비했
[flash on] 서서히 늙고 있는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