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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블록버스터의 철학하기
“어떤 인간이 사악한 과학자에게 수술을 받았다. 그 사람의 두뇌가 육체에서 분리되어 두뇌를 계속 살아 움직이게 해줄 영양분이 가득 담긴 통 속에 옮겨졌다. 신경조직은 그대로 초과학적 컴퓨터에 연결되어 (…) 모든 것이 완벽히 정상적인 듯이 보이는 환각을 일으키도록 한다고 하자. 사람들, 사물들, 하늘 등등이 모두 있어 보이지만 그 사람이 경험하는 모든 것은 컴퓨터로부터 신경세포에 이어지는 전자자극의 결과다. (…) 그 사악한 과학자는 여러 가지로 프로그램을 변형시킴으로써 그 사람으로 하여금 과학자가 원하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일지라도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힐러리 파트남, <이성, 진리, 역사>)
실재론과 관념론
<매트릭스> 1편에서 거대한 수조 속에서 배양되는 인간 클론들의 충격적인 영상을 보고, 곧바로 미국 철학자 파트남의 사유실험이 머리에 떠올랐다. 이 “과학적 공상”은 “외부세계의 존재에 관한 회의론이라
<매트릭스> 3부작 메가토크 [5] - 진중권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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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르네상스, 여기서 싹텄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20년을 맞았다. 1984년 남산 영화진흥공사 건물(현 영화감독협회)의 구석진 방에서 출발한 영화아카데미는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 올해까지 배출한 296명의 영화인 중 대다수가 충무로 현장을 바쁘게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햇수로 20년 영화아카데미의 역사는 곧 한국영화의 최근사와 동의어나 다름없다. 2000년 만하임-하이델베르그영화제, 2001년 발라돌리드국제영화제 등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 특별전’이 열리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영화아카데미의 20년을 돌아본다.
얼마 전 토론토영화제에 들른 임상수 감독은 이곳 프로그래머로부터 다소 엉뚱한 질문을 받았다. “도대체 영화아카데미가 뭐하는 곳이냐”는. 이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감독들은 임 감독을 비롯해 장준환, 봉준호, 박경희, 김기덕 감독이었는데, 이중 김기덕 감독을 제외하곤 모두 아카데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아카데미 20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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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깨우친 영화의 '어른' 들
“촬영을 나가서 무심코 카메라를 땅바닥에 놓았는데, 유영길 촬영감독님이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영화 하는 놈이 이것밖에 못하냐고. 영화를 한다는 것에 대한, 아카데미를 다닌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시려 했던 것 같아요.”(박기용 감독·3기)
교수진이 취약하다는 점은 현재까지도 영화아카데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지만, 그 와중에 학생들에게 큰 가르침을 준 ‘어른’들이 있다. 우선, 고 유영길 촬영감독. 그는 영화아카데미의 초창기 때부터 실습수업을 진행했다. 유 감독에 대한 기억은 대체로 ‘영화에 대한 자세를 심어줬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허진호 감독은 “황영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날 유 감독님과 술을 함께 마셨다. 새벽인데, 유 감독님이 쓰레기통을 앞에 가져다놓더니 이리저리 바라보면서 ‘빛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그때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있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한다.
또 한명의 스승은 유재형
영화아카데미 20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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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카데미의 졸업생들은 아카데미를 다니던 1년 또는 2년을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시간’으로 기억한다. 영화아카데미 출신 5명의 영화인이 회고하는 ‘나는 왜 영화아카데미에 갔는가’, 또는 ‘아카데미에서 나는 무엇을 배웠나’, 혹은 ‘아카데미는 현장 생활에 어떤 도움을 줬나’.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
조근식 | 13기·<품행제로> 연출
내가 속한 영화아카데미 13기는 변화의 시대를 살았다. 우선 우리 기수들은 남산에서 홍릉으로 이전한 뒤 뽑힌 첫 번째 기수인데, 덕분에 나는 페인트 냄새 채 가시지 않은 새 건물과 새 책상, 그리고 새로 구입한 실습장비들을 마음껏 흠집내며 다닐 수 있었다. 또 우리 기수 때부터 1년에서 2년으로 교육기간이 늘어났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원래는 1년 반 정도의 3학기였던 것 같은데 우리가 졸업작품을 6개월 넘게 찍는 바람에 그냥 2년으로 정리됐던 것 같다. 세 번째는 12기까지 12명 정도를 뽑다가 우리 기수부터 정원이 18
영화아카데미 20년 [3] - 졸업생들이 회고하는 영화아카데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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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5수생의 합격비법
박경목 | 16기·단편 <그녀>, 중편 <후회해도 소용없어> 연출
나는 영화아카데미를 다섯번 만에 들어왔다. 그것은 아카데미 20년 역사에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대부분 세번 정도의 시도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그 정도에서 그만둬버리기 때문일 거다. 이런 면에서 나는 바보이면서 일면 쓸데없이 집요한 놈이다.
처음 영화아카데미에 대해 들은 것은 1994년도 독립영화협의회에서 하는 정기상영회에서였다. 그때 상영작이 아카데미 11기 작품이었다. 봉준호 감독과 장준환 감독, 그리고 지금 데뷔를 준비하는 허재영 감독의 작품이었다. 영화를 하겠다고 대학 졸업 뒤 고향 대구를 등지고 독협 워크숍을 들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 그들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아카데미에 들어가면 나도 저들처럼 영화를 잘 만들 수 있겠지, 라고 꿈을 꿨다.
아카데미를 향한 첫 도전은 12기를 선발하던 94년 겨울이었다. 당시 아카데미 시험의 방식은 매번 바뀌었
영화아카데미 20년 [4] - 졸업생들이 회고하는 영화아카데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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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비통한 이야기지만) 나는 영화아카데미를 다니지 못했다. 영화아카데미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개교했지만, 나는 그때 소년 가장이었다. 나는 취직을 했고, 정말 한없이 부러운 심정으로 내 친구들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난 그때 진정한 영화광이란 결국 영화를 만드는 마지막 계단에 올라야 한다는 트뤼포의 말을 신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영화 스터디를 하던 김소영은 용용 죽겠지, 하는 표정으로 입학을 했고, 황규덕은 속마음도 모르고 너 내년에 시험 볼 거냐고 물었다. 나는 정말로 영화현장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걸 보면서 떠들어대는 것은 다 헛수작들이거나, 잡담이거나, 그도 아니면 질투이다. 영화평론가란 아무리 잘해봐야 이류 영화감독이다(그래도 삼류감독들보다는 낫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하여튼 영화아카데미 1기들과 모두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그렇다고 이 말이 그들 모두와 친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
영화아카데미 20년 [5] - 영화광 정성일이 `질투심으로` 날리는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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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포착! 영어완전정복에 이런 일이?
‘조선의 9급공무원’ 나영주가 난생처음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겪게 되는 일을 로맨틱코미디라는 포장지로 감싼 영화 <영어완전정복>. 이 영화의 촬영장에는 촬영감독인 김형구 감독 외에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건 이강산 조명감독의 폴라로이드 카메라였다. 그는 촬영 틈틈이 조리개를 열어 현장의 분위기를 간직했다. 촬영장의 낮은 숨결까지 포착한 이 흑백사진들(촬영 초반 그는 컬러필름을 사용했으나, 비용문제로 곧 흑백필름으로 바꿨다) 아래 김성수 감독과 주연배우 이나영, 장혁이 ‘토’를 달았다. 즐겁고 난감하며 신나고 답답했던 6개월간의 기록.
1) 첫 촬영
이나영
어? 첫 촬영을 마쳤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어떻게 찍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렴풋하게 편안하고 따뜻했던 분위기는 가슴에 남는데…. 첫 촬영이라 그렇겠지만 모두들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 빨리 스탭들과 친해지고 싶다. “놀아줘!”
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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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포착! <영어완전정복> 포토코멘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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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쉬 이즈 프로!
김성수
조민환 대표의 눈은 정확했다. 안젤라 켈리는 정말 프로페셔널한 배우다. 낯선 곳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음식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만만치 않을 텐데, 늘 밝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다. 한국어 대사 연습도 어찌나 열심인지, 연출부와 제작부들에게 한국어 대사를 발음해달래서 각각의 특징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찾아 거기에 자기만의 연기를 섞는 식으로 준비를 해온다. 촬영 마치고 돌아갈 때 서운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9) A는 B가 아니고, B는 C가 아니지
이나영
감독님과 장혁이 담배를 피우러 또 밖으로 나간다. 감독님은 내가 연기나 캐릭터의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꼭 “이나영씨, 모니터 좀 보러오세요”하고 존댓말을 하신다. 그런데 장혁에게는 “담배나 피우러 가자”라고 한다. 음…. 둘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자배우인 내가 모르는 둘만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음… 대
순간 포착! <영어완전정복> 포토코멘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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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나가고 터져나가고…, 독종들!
지난 3월 촬영에 들어간 강우석 감독의 신작 <실미도>. 그러나 이 영화는 크랭크인 이후 반년이 넘도록 대중에게 그 형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5분짜리 메이킹필름을 공개하면서 약간의 갈증을 달래주긴 했지만, 순제작비 82억원에 서울, 제주도, 뉴질랜드, 말타에 이르는 방대한 로케이션을 자랑하는 <실미도>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진 거대한 섬이었다.
12월 개봉을 앞두고 찐득한 펄밭 위로 서서히 눈동자를 드러낸 <실미도>의 정체는 육중한 블록버스터이기 전에 30년 전 한 사건에 대한 신랄한 고발장인 동시에 권력자의 손아귀에 사지가 찢겨나가고 터져버린 가련한 인간군상에 대한 비극적 드라마다. 여기 <씨네21>에 처음으로 공개한 스틸사진 위에 프로듀서, 연출부, 제작부가 써내려간 제작일지와 “과묵한“ 배우 설경구가 기억의 골짜기를 더듬어 올라간 증언을 더해 <실미도>, 그 생생
<실미도> 210일간의 혹독한 촬영의 기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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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은 파카, 낮에는 강렬한 햇살
“꿈을 꿨다. 우린 실미도에서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는데 전쟁이 났다! 한국전쟁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우리는 우연히 부상당해 피해온 국군 한명에게 소식을 듣는다. 서울이 함락되었고, 부산 정도만 남아 있다고…. 어찌할 바 모르던 감독님은 최후의 최정예 부대원들이 바로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우리 훈련병들이다! 북에서도 전혀 실체를 모르고 있던 <실미도> 배우 훈련병들!!! 감독님은 그들에게 실제 무기를 주고 북으로 북파를 시킨다. 김정일 목을 따오라고! 잠을 깼다. 헉… 개꿈이다. ….” - 연출부 제작일지 중
징그러운 지네와 ‘돈벌레’들이 우글거리는 무의도 숙소에서 빠져나와 물이 빠진 길을 걷거나, 보트를 타고 실미도에 도착하면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일단 실미도에 도착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해변을 뛰었다. 8km가량 되는 실미도 앞 하나개 해변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다양하
<실미도> 210일간의 혹독한 촬영의 기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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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촬영현장에 나타난 귀신들
Q : 실미도의 귀신의 특징은?
A : 모두 군복을 입고 있다
이름없이 쓰러져간 기구한 영혼들이 떠도는 섬 실미도. 스탭들은 촬영 중간중간 당시의 물건들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피묻은 칼이 발견됐을 때는 거의 패닉상태였다. 하여 귀신의 출현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곳저곳에서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의 증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5월18일, 밤촬영 3일째. 조감독 3인방 중 한명인 심혁 조감독은 어젯밤에 다리없는 군인 귀신을 봤다고 하고 훈련병 중 두어명도 실미도에서 귀신을 보았고 제작부 재승이와 승원이도 실미도에서 잘 때 귀신을 보아서 밤새 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갔다고 한다(제작부는 2명씩 교대로 촬영종료 뒤 스탭과 배우가 숙소로 돌아가도 실미도 현장의 장비와 세트장을 지키기 위해 불침번을 선다). 현장 분위기 흉흉해 여자 스탭들은 촬영장에선 화장실도 안 가고 숙소로 돌아갈
<실미도> 210일간의 혹독한 촬영의 기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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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니, 네 멋대로 해라!
조지 클루니는 블록버스터와 조지 부시를 혐오한다. 기이한 일이다. 그는 할리우드 최고의 실력자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드라마로 스타덤에 올랐고, 몇편의 블록버스터에서 지구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뛰었더랬다. 1천만달러의 개런티를 받아챙긴 적도 있고, 파파라치들의 입맛을 당기는 먹잇감이 된 지도 오래다. 누가 뭐래도 그는 지금 할리우드의 중심에 선 스타다. 그런데 그는 좀 별나다.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것은 스튜디오고, 스튜디오를 움직이는 것이 블록버스터일진대, 그는 블록버스터와 절연선언을 해버렸다. 대중스타에겐 정치와 사회에 대한 발언이 금기시돼 있지만 그는 조지 부시의 하야운동에 버금가는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현지언론은 반할리우드적인 조지 클루니의 최근 행보를 “자기를 먹여주고 키워준 주인의 손가락을 깨물어버리는” 배신행위로 간주한다. 이상한 것은 앙탈도 심하고 오지랖도 넓은 이 배우를, 보수적인 할리우드가 먼저 껴안았다는
자유주의자 조지 클루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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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허접한 드라마에서 그 따위로 연기했다니!
그때 나는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의 결혼 생활을 끝장내느라고 너무 바빴다. (줄리아 로버츠와 벤자민 브랫의 결별에 원인을 제공했냐는 질문에)
더이상 위대한 연설가도 없고, 좋은 TV도 없고, 좋은 영화도 없다. 모든 게 그저 정치에 밀린다. TV에서 ‘이라크와의 결전’ 어쩌고저쩌고 하는 뉴스를 보면, 이건 망할 놈의 게임쇼 꼬락서니다. 그런데 누구도 ‘헛수작말라’고 외치지 않는다. 우리는 베트남 전쟁 이래로 우리 자신을 기만하고 있다. 누군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고 하면, 그건 곧 비애국적 망언이 된다. 내가, 그리고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나는 모든 사안을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바라보곤 했다. 그래서 영화를 꼭 제작해보고 싶었다. 나는 언젠가 사람들이 내게 싫증낼 거라는 걸 안다. 그럼 커리어도 끝나야 하나? 내 목표는 예순다섯살이 됐을 때 “이건 꼭 했어야
자유주의자 조지 클루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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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해선 씨네월드 트리오를 막을 수 없다!
개봉 첫 주말에만 전국에서 90만명 넘는 관객을 끌어들인 <황산벌>은 ‘사극을 통해 현대의 정치구도를 통렬하게 비판한다’는 호평부터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코미디로서 하나도 안 웃긴다’는 비판까지 상반된 반응을 얻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이 영화에 관해 한 가지 일치되는 평가는 ‘다르다’는 것이다. 기존의 코미디와는 상이한 출발점과 결말을 보여준다는 얘기. 이 차별성의 근저에는 <간첩 리철진> <달마야 놀자> 등 색깔 뚜렷한 코미디를 만들어온 씨네월드라는 제작사가 존재한다. 씨네월드의 이 독특한 빛깔은 이준익 사장, 조철현 전 상무, 정승혜 이사 트리오의 10여년 동안의 오묘한 팀워크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11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꿋꿋하게 충무로를 지켜온 씨네월드 3인방을 소개한다.
“그래도 씨네월드 영화는 뭔가 다르다.” 이준익, 조철현, 정승혜의 3인방을 개인적으로 알건 모르건, 충무로 인사들은
씨네월드 3인방- 이준익 · 조철현 · 정승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