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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8] - 화보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8] -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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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칸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사소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프랑스 경찰이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촛불시위를 단속하면서 홍보대사인 최민식과 시위대를 밀친 것이 발단이었다. 양기환 대책위원장은 며칠 뒤에 영화제 개막작 <다빈치 코드> 제작진이 100명 넘게 칸에 초대되었다는 사실과 그 시위를 비교하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티에리 프리모가 예술감독으로 영입되면서 할리우드와 거리를 좁히고 있던 칸영화제는 올해 <엑스맨3: 최후의 전쟁> <헷지> 등 유독 많은 할리우드영화를 불러왔고, 그만큼 시위대의 마음은 쓸쓸했을 것이다. 그러나 21일 연례이사회를 소집한 칸영화제는 20명 만장일치로 대책위와 스크린쿼터 사수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때마침 심포지엄을 준비하기 위해 모여 있던 시위대에 커다란 선물을 안겨주었다. 최민식 또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면서도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스크린쿼터는 문화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7] - 스크린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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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0일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데일리는 “황금종려는 뜨겁게 젖어 있다”는 선정적인 제목의 에디토리얼을 실었다. <다빈치 코드>를 신성모독이라고 공격하는 세력은 표적을 잘못 찾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 기사는 자세한 논평을 삼갔지만 올해 칸영화제에서 벌어진 육체의 향연이 정당한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이 근심하는 대로 평이한 올해 칸영화제에서 이슈를 찾아보고자 노력한다면 단 하나 섹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스크린>에서 발행한 데일리도 지적했듯 칸영화제는 빈센트 갈로의 <빈센트 버니>와 클레어 드니의 <트러블 에브리 데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크래쉬> 등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켜왔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양상이 다르다. 올해의 영화들을 보고 섹스신의 강도와 의미와 존재이유를 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006년 칸의 섹스는 공허하다.
섹스의 강도와 빈도, 화제를 모은 정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헤드윅>의 존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6] - 섹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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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는 지리적인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재능을 발굴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도니 다코>의 리처드 켈리가 연출한 <사우스랜드 이야기>는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경이로운 실망을 퍼뜨렸고, 맥도널드를 긴장하게 했다는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패스트 푸드 네이션>도 <스크린 칸 데일리> 데일리 평점 1.7점으로 <사우스랜드 이야기>와 꼴찌를 다투고 있다. 보석은 스포트라이트 아래가 아니라 먼지 속에 있었다. 경쟁부문의 레드 카펫은 밟지 못했지만 충격과 재미와 감정의 파장을 전해주었던 자그마한 영화들이 그것이다.
<하마카 파라과이> _ 가치있는 침묵의 세계
<하마카 파라과이>는 1978년 독재정권의 지원을 받은 영화 <세로 코라>가 개봉한 이후 파라과이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35mm 장편영화다. 아르헨티나에서 영화를 공부한 감독 파즈 엔시나는 외국에서 장비를 빌리고 스탭 25명을 모아 한없는 침묵을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5] - 비경쟁 부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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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하게 파고드는 한 남자의 마음
누리 빌게 세일란의 <기후>
대학교수 이사(누리 빌게 세일란)는 방송국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연인 바하(에브루 세일란)와 여행을 하다가 갑자기 이별을 통고한다. 그가 내세우는 이유란 바하가 자신에 비해 너무 젊다는 것뿐이다. 이스탄불로 돌아와서 홀로 한 계절을 보낸 이사는 지금은 자신의 친구와 사귀고 있는 옛날 여자친구 세랍을 찾아가 정사를 가진다. 겨울을 맞은 이사는 바하가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는 터키 동부로 휴가를 떠나고, 자신이 변했다며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겠으니, 다시 만나달라고 애원한다.
<우작>으로 2003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던 누리 빌게 세일란은 <기후>에서 아내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오랫동안 일해온 <우작>의 배우 에민 토프락이 사고로 죽은데다가 터키 전역을 돌아야 하는 촬영에 참여하겠다는 배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사진작가였던 세일란처럼 카메라로 유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4] - 작가 4인의 신작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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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여전히 살아있다
켄 로치의 <보리를 흔드는 바람>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참전했던 영국 대령 버나드 몽고메리는 “반군이 스스로 붕괴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 자치를 허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1920년대 게릴라 전술로 영국군을 공격했던 아일랜드 반군은 그의 말처럼 분열하여 동지를 향해 총을 들었고, 아일랜드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켄 로치의 신작 <보리를 흔드는 바람>는 그 시절 자신을 버리고 전쟁터에 뛰어들었던 젊은이들의 투쟁과 상처와 선택을 조용하게 응시하는 영화다.
젊은 의사 데미안(실리언 머피)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영국 군대의 횡포를 목격하고 고향에 남기로 결정한다. 반군이 된 데미안은 그의 형 테디와 친구이자 연인인 시니드 등과 함께 아일랜드의 독립을 얻기 위한 싸움을 계속한다. 그러나 영국이 아일랜드 일부 지역을 제외한 자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하자 피가 섞인 형제와도 같았던 군대는 내부 분열로 무너지기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3] - 작가 4인의 신작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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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성황리에 상영된 <괴물>, 열광적인 호응 얻어
상상한 것과 다른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칸영화제에서 두번에 걸친 상영을 성황리에 마친 <괴물>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의 괴물영화다.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의 규모에만 집착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다른 길을 선택한 <괴물>은 감독주간 상영관인 800석 규모의 노가 크로와제를 두번 다 가득 채웠고, 매번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상영이 끝난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극장 앞에 모여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영화에 대한 반응 역시 호의적이었다. 5월23일에는 <버라이어티> 칸 데일리와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이 <괴물>에 대한 리뷰 기사를 크게 실었으며, 같은 날 발행된 <할리우드 리포터>에서는 사람이 몰린 마켓 시사에 참석하지 못한 마켓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괴물>의 마켓 시사가 24일에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2] - 봉준호 감독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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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에 개막한 제59회 칸영화제는 같은 영화제의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 개막식에서도 비웃음을 받은 개막작 <다빈치 코드>를 시작으로 불길한 징조를 보여왔다. 기대작이었던 <사우스랜드 이야기> <패스트 푸드 네이션>이 혹평을 받았고 주목할 만한 시선도 이렇다 할 수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시작된 지 반세기가 넘은 세계 최대 영화제가 실망만 안겨주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켄 로치를 비롯한 유럽의 작가들은 건재한 신작을 선보였고 때로 젊은 감독과 낯선 국적의 보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감독주간에서 상영된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경쟁부문 영화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영화제가 폐막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기대에 걸맞은 재능을 보여준 기성 감독들의 신작과 발견이라 할 만한 낯선 영화들을 소개한다. 베일에 싸여 있다가 마침내 공개된 <괴물>의 정체와 언론의 평가, 봉준호 감
제59회 칸영화제 중간보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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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를 씻고 새로운 경지에 서다
그리고 <카포티>는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어디에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조연배우의 한계를 벗어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은 당도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정점에 도달했다. 패배자이건 드랙퀸이건 자유로운 영혼이건 악당이건, 과거의 호프먼은 언제나 호프먼이었다. 심지어 관객의 속을 고통스레 뒤집어놓는 토드 솔론즈의 <해피니스>에서도 호프먼의 비루하고 처참한 캐릭터는 등을 토닥거려주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놈이었다. <카포티>는 그런 욕망과는 조금 다른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호프먼은 주책없을 정도로 명성과 재능에 눈이 먼 천재 작가의 초상에 인간적인 약점을 덧붙이고,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카포티를 존경하는 동시에 경멸하고,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도록 만든다. 이를테면 호프먼은 <카포티>로 카포티 같은 괴물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것은 동시에, 호프먼이 이제 할리우드식 휘황찬란한 카리스마를 갖게 되었다는 의미
호프먼과 카포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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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오랜 팬이라면 <카포티>와 <미션 임파서블3>를 동시에 보며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두 작품에서 호프먼은 지난 14년간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이미지와 페르소나를 격렬하게 휘두른다. 도대체 어떻게 그는 여기까지 온 것일까. 과거의 그는 토드 솔론즈, 폴 토머스 앤더슨과 같은 명징한 재능의 신인들의 숨은 조력자였고, 앤서니 밍겔라와 스파이크 리와 데이비드 마멧의 사랑을 받는 재간둥이였다. 하지만 호프먼은 ‘누구나 얼굴은 알지만 누구나 이름을 아는 것은 아닌’ 배우였다. 스스로를 역할 속에 철저하게 숨기는 캐릭터 배우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포티>로 호프먼은 또 다른 경지에 접어들었고, 오스카의 후광은 그를 할리우드의 반짝이는 스타의 신전에 올려놓았다. 호프먼은 어떻게 37편의 영화를 거쳐 여기에 도달했는가. 그는 어떻게 근심하는 것을 그만두고 트루먼 카포티와 사랑에 빠졌는가. 우리 시대 위대한 젊은 배우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카포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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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데뷔/ <모텔 선인장>
나의 대표작/ <8월의 크리스마스> <아름다운 시절>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나의 데뷔 경로/ 고향 부산에서는 16mm 필름 작업하는 곳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당시 영화하기가 힘들었다. 계간 <영화언어> 사무실이 부산에 있을 때였는데 프라모델 가게를 꾸려 사무실 운영을 충당했다. 서울에서 동시녹음 조수를 구한다고 선배가 내려왔는데 내가 하겠다고 덜컥 말했다. 집에다가는 내일 서울 올라가겠다고 인사 드렸더니 황당해하셨다. 서울에 올라갔다가 작품이 엎어져 뭐라도 할 게 없을까 했는데 편집 자리가 있었다. 박순덕 기사 밑에서 배웠다.
나의 이 장면/ 홍상수 감독과 편집할 때는 홍 감독이 자신이 찍어온 장면의 의도가 와 닿는지 안 와 닿는지를 물어본다. 가령 아저씨(김명수, 전상원(이기우)이 아빠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와 엄마(이경진)
편집의 마술 [11] - <극장전> 함성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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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데뷔/ <플란다스의 개>
나의 데뷔경로/ 불문학을 공부하다가 문학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건너갔는데 시네마테크에서 여러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프랑스 영화실기학교에서 편집을 전공했다.
나의 대표작/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 <로드무비>
나의 이 장면/ 도입부 주 과장, 대통령 소개 장면.
*영화 첫 대목은 세 주인공을 차례로 소개하는 시퀀스 세개가 연결되어 있다. 첫 시퀀스는 대통령에게 여자를 조달하는 한석규, 두 번째 시퀀스는 국사보다는 여자문제를 걱정하는 대통령을 소개한다. 첫 장면은 여자 가슴으로 먼저 시선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는 어디고 저들은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한석규가 하는 일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카메라는 조금 밑에서 위층에서 이 장면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한석규의 얼굴을 미디엄 클로즈업으로 잡았다. 이때 안에서 윤여정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석규가 요정 안으로 들어갈 거라
편집의 마술 [10] - <그때 그 사람들> 이은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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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데뷔/ <싱글즈>
나의 데뷔 경로/ 예고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대학에서 편집을 전공했다. 2학년 때 연출부 일을 하다가 이경자 편집실에 대학 3학년 때 조수로 들어갔다.
나의 대표작/ <달콤, 살벌한 연인> <범죄의 재구성> <댄서의 순정> <태풍태양> <슈퍼스타 감사용>
나의 이 장면/ 얼매(이문식)의 회상장면.
*<범죄의 재구성>을 빠른 편집이라 하는데 컷 수가 많은 건 오히려 <슈퍼스타 감사용>이나 <태풍태양>이다. 2천컷이 넘으니까. 이야기 호흡이 빠르고 컷 분배가 리드미컬한 거지 컷이 많은 영화는 아니다. 몽타주 스타일로 사기단의 한국은행 사기 준비를 위한 독립된 각 신은 전체 20분 정도였는데 모두 줄이니 2분이었다. 키가 되는 대사를 잡고, 동선을 잡고, 비슷한 대사로 신을 전환하면서 줄였다. 최대한 움직임이 많은 앵글 살리는 게 또 하나의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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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마술 [9] - <범죄의 재구성> 신민경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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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똘이장군-간첩잡는 똘이장군>(1979)
나의 데뷔 경로/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한양녹음실로 들어가 녹음과 편집 일을 배웠다.
나의 대표작/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장군의 아들> <서편제> <춘향뎐>
나의 이 장면/ 장승업(최민식)과 매향(유호정)의 마지막 조우.
*임권택 감독 영화의 편집은 기교를 잘 부리지 않는다. 템포를 중시하는데 다 설명하지 않고 점프하면서 설명을 단순화한다. 군더더기 장면은 미리 배제한다. 첫 장면의 축은 매향과 오원의 만남이다. 시대 상황 속에서 카메라가 들어가면 매향의 시점으로 오원이 보인다.
*오원이 확인하는 리버스 숏.
*매향이 프레임 아웃된 뒤 들어오지 않고 화면 오른쪽에서 나온다. 바로 클로즈업으로 오원을 잡거나, 또는 오원과 매향을 크게 잡으면 재미가 없다. 매향이 프레임 아웃된 뒤 바로 오른쪽에서 잘라서 들어오면 느낌이 덜 온다. 만남 과정을 넓게
편집의 마술 [8] - <취화선> 박순덕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