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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기성 사장은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60년대 신필림 시절 영화에 투신해 40년 가까이 활동해온 한국영화의 산증인이지만, ‘회고’보다 ‘구상’에 가치를 두는, 현재진행형 영화인이다. 황기성이라는 제작자가 흥미로운 또다른 이유를 <영자의 전성시대> <어둠의 자식들> <고래사냥> <성공시대> <안개기둥>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닥터 봉> <고스트 맘마> <찜> 등으로 채워진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때마다 적절한 이슈를 골라내고, 당대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를 기획·제작하는, 흥행사로서의 녹슬지 않는 감각이다. 젊은 관객과 호흡하려는 노력은 또한 젊은 영화인(장선우, 박철수, 강우석, 김성홍, 이광훈, 한지승)의 발굴과 재발견의 결실로도 이어져왔다. 황기성 사장이 최근 새로이 관심을 기울인 장르는 스릴러. <신장개업>에서 함께 작업한 김성
“나는 영화장이, 정신건강이 허락하는 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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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다보면 신인연기자들도 만나고 후배연기자들도 만나게 된다. 아직 연기력이 본격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니까 우선 그 연기자의 이미지를 보고 느낌을 본다. 이미지와 느낌이 좋으면, 거의 확정하는 편인데 모든 캐스팅 작업이 이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미지와 느낌이 다 맞는데 개런티가 맞지 않을 때도 있다.“당신의 이미지와 느낌이 이 배역에 맞는 것 같으니 같이 작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캐스팅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당신의 이미지와 느낌이 이 배역에 맞는 것 같은데 개런티가 안 맞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떻게 안 될까요?” 하거나 “그렇게 개런티가 중요합니까? 그렇다면 이번 한번만 봐주실래요?”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냥 쿨하게 연기자를 만난 뒤 집에 들어가 무릎꿇고 기도나 드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이미지와 느낌, 게다가 개런티까지 맞아서 축복받은 기분으로 첫 리딩을 한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대사를 읽으면서 갑자기 연기를 하기 시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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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강원도의 힘> <오! 수정> 등 묘한 이름짓기의 일인자인 홍상수 감독의 네 번째 영화 <생활의 발견>이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 김학선 등의 캐스팅을 모두 마치고 8월30일 크랭크인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말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떠올랐는데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어서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다”는 <생활의 발견>은 무명배우인 경수(김상경)가 춘천에서 경주를 따라 떠나는 7일간의 가을여행을 로드무비형식으로 따르는 영화. 경수가 여행중에 만나 사랑을 나누는 두명의 여인 중, ‘춘천의 여인’ 영숙 역엔 예지원이, ‘경주의 여인’ 선영은 추상미가 캐스팅되었다. 이들 외에도 김상경의 선배인 성우 역으로 연우무대 출신 연극배우 김학선이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는 캐스팅된 배우들과의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며 특히 주인공 경수 역의 김상경과는 빈번히 술자리를 가지며 팀워크(?)
생활을 발견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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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위더스푼, 라이언 필립, 아이스 큐브, 드루 배리모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들의 공통점은?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 젊은 스타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요소는 모두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를 통해 제작자로서의 능력까지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가장 활동이 왕성한 드루 배리모어는 자신의 플라워필름을 통해 <미녀 삼총사> 등과 곧 개봉할 <라이딩 위드 카즈 위드 보이즈> 제작에 참여했고, 그녀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이스 큐브는 자신의 회사 큐브비전과 함께 <넥스트 프라이데이> <벤자민에 관한 모든 것> 등을 만들었다. 또 리즈 위더스푼은 자신의 제작사 타이프A필름스를 통해 60년대 인기 TV시리즈 <허니 웨스트>를 영화화할 계획이며, 남편 라이언 필립 역시 루시드필름이라는 제작사를 차리고 작품을 준비중이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또한 제작자로 변신할 계획을 꾸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라
‘별’을 띄우는 즐거움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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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의 사극 버전, ‘낭자는 뉘시오?’. <춘향뎐>의 ‘이몽룡’ 조승우와 <천사몽>의 전사 ‘쇼쇼’ 이나영이 N세대의 사랑을 담은 영화 <후아유>에 나란히 캐스팅되었다. 현재 <와니와 준하>에서 와니(김희선)와 아스라한 첫사랑을 나누는 이복동생 영민으로 출연하고 있는 조승우는 이 영화에서 게임에 인생을 건 게임벤처기업 사원 형태로 출연한다. 형태는 ‘후아유’라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게임을 기획하고 만들게 되고, 이 게임의 베타테스터 중 한명인 인주(이나영)를 만난다. 형태는 인주를 자기 게임의 중독자로 빠뜨리기 위해 그녀의 일상과 과거, 내면의 세계를 온오프라인을 총동원해 해킹하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역으로 인주의 매력과 그녀의 사연에 점령당하게 된다. <후아유>는 데뷔작 <바이준>을 통해 20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려냈던 최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자 명필름 출신의 심보경씨가 TTL 광고기획사
이몽룡, 쇼쇼를 해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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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와 김민정이 명필름에서 제작하는 <버스, 정류장>에 캐스팅되었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버스, 정류장>까지 명필름과의 돈독한 인연을 자랑하는 김태우는 새로울 것 없는 삶을 이어가는 서른두살의 학원 국어강사 재섭으로 등장하고, SBS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에서 이홍렬의 딸로 등장해 이재황과 귀여운 사랑의 줄다리기를 보여주고 있는 아역 탤런트 출신의 김민정은 “진실은 바로 거짓”이라 믿는,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염세주의적 17살 여고생 소희 역을 맡았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등의 프로듀서를 지낸 이미연 감독의 데뷔작 <버스, 정류장>은 재섭과 소희가 가진 상처와 일상을 결코 감상적이지 않은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낼 예정. 영화에서 ‘버스정류장’은 두 사람이 만나는 현실적 공간의 의미와 함께, 한쪽은 남고 다른 쪽은 떠나야 하는 숙명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여자는 버스, 남자는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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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이자 지난해 여름 ‘울라춤’을 선보이며 댄스가수로 활동하던 채정안이 <런투유>에 캐스팅되었다. 야쿠자의 돈을 훔치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재일동포 3세 두명(다카하시 가쓰야, 야마시타 데쓰오)이, 신주쿠 지하철에서 불법체류로 강제추방당하는 경아(채정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런투유>는 예당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음악을 전담하여 음악과 MTV적 영상이 주를 이루는 영화가 될 예정이다.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런투유>는 9월 초 크랭크인을 준비중이라고.
너에게 달려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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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복수는 나의 것>에서 배두나와 함께 ‘착한 유괴’를 저지르는 농아로 출연하고 있는 신하균과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박예진이 10월17일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개최되는 제2회 장애인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두 사람은 25일 포스터 사진 촬영을 시작으로 홈페이지 동영상을 위한 수화 인사말 촬영, 후원회의 밤 및 기자회견 참석, 개·폐막식 참여, 관객과 함께 영화보기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신하균, 박예진 제2회 장애인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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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에서 팀 로빈스가 읊조렸던 “바쁘게 살거나, 바쁘게 죽거나”라는 대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노재원(30)은 분명 ‘바쁘게 사는’ 쪽일 게다. 국내 독립영화배급소의 양대산맥인 인디스토리와 미로비전에서 여러 가지 기술적인 지원을 도맡고 있고, 올해로 다섯돌을 맞은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에선 자신이 개발한 자막기를 틀었으며, 지난 봄부터는 디지털 편집을 가르치러 한겨레 문화센터에도 매주 출강하고 있다. 요즘은 자신의 주위를 빈틈없이 에워싼 ‘독립’이라는 단어를 실천이라도 하려는 양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출범키 위한 준비를 차근히 해나가고 있다. 이름은 ‘스튜디오 꿈틀’로 정했다. 작게 꿈지럭거리는 모양새를 이르는 말이든, 꿈을 찍어내는 팩토리의 의미든 다 맞다. ‘꿈틀’이라는 이름은 원래 경북대 재학 시절 몸담았던 영상창작집단의 것이었다. 선배들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가져다쓰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지만, 겸손의 뜻일 게다. 지금 그들이 그
영화야, 걸음마를 가르쳐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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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니 안됐군요. 하지만 다음에 봅시다.” 위노나 라이더가 원래 지난 8월 초에 크랭크인 예정이었던 영국영화 <릴리와 마법의 식수>의 캐스팅에서 제외되었다. 이유인즉 촬영을 위해 런던에 머물던 위노나가 알 수 없는 곤충에 물린 뒤 앓아누운 것. 현재 런던의 한 개인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위노나는 앞으로 2주 정도는 더 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제작자 마크 헙바드는 “그녀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빨리 회복할 가능성이 없어보인다”며 “그녀 역에 다른 배우를 물색중이다”라는 냉정한 입장을 밝혔다.
왜 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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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소비노가 <현명한 여자들>에 함께 출연중인 머라이어 캐리와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는 기사가 일부 타블로이드신문에 보도되었다. 이에 미라 소비노는 “물론 크게 말싸움을 한 적은 있지만, 몸싸움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좋은 사이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소비노의 어머니는 신문을 보자마자 전화를 해 “정말 니가 땅바닥에 구르며 싸웠단 말이냐?”고 물었고 그녀는 “엄마, 어쩌면 그걸 믿을 수 있나요”며 울분을 토했다고. 물론 사실은 확인할 수 없지만 두번만 ‘현명’했으면 큰일날 뻔했다.
미라 소비노, 머라이어 캐리와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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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재밌는 남자라구! 움하하하하하하’,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등 ‘모든 한국영화를 패러디하겠다’는 기치 아래 제작되는 <재밌는 영화>에 재밌는 남자, 임원희가 캐스팅되었다. 임원희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탈 무렵 발생하는 영문모를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특수요원 황보로 출연해 특유의 엉뚱하면서도 시원한 코믹연기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신라의 달밤>의 김상진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재밌는 영화>는 다른 캐스팅이 마무리되는 9월 초쯤 크랭크인한다.
다찌마와 황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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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촬영 때 뒤집힐 수도 있었다. 조연출의 추천으로 <세이예스>팀에 합류한 김주혁이 내심 불안했던 김성홍 감독은 “첫 촬영까지 지켜보고, 아니다 싶으면 자르자”고 했단다. 뚜껑이 열리자마자 거의 만장일치로 김주혁이 남아야 한다,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김주혁은 뒤늦게 이 얘기를 전해듣고 “아찔했다”고 한다. 하마터면 이 영화를 놓칠 뻔한 것이다. 남들은 왜 그렇게 힘든 영화를 데뷔작으로 골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지만, 그는 “영화가 이런 거구나”라고 실감하게 할 만큼 난이도가 있는 작품을 만난 것을 더없는 행운으로 생각한다.
김주혁이 연기한 정현은 살인마 M의 표적이 되는 인물. 작가의 꿈이 실현된 것을 자축하며 아내와 겨울바다로 여행을 떠났다가 이유없는 추격과 고문과 살해위협을 가하는 M에게 분노로 맞선다. 뜀박질에 물고문에 구타로 그의 몸은 촬영 내내 고달팠지만, 정작 가장 어려웠던 건 “인간의 이중적인 본능”을 표출해야 했던 내면연기라고. 아내를 사랑
‘표현’의 욕망이 나를 밀어간다, <세이예스>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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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라…. 내가 왜 이 영화에 출연한 거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찾아야 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내게 출연해달라고 전화를 해왔나? 아니군,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를 촬영하던 중에 처음 만났다고 사진 밑에 써 있네.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군. 이런, ‘레너드 역으로 출연시켜 달라고 간절히 요청할 것’이란 메모는 평소의 나답지 않은 것 같은데? 난 언제나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절제하는 사람인데, 아닌가? 기억할 수 없군.
이 녀석은 분명히 내 얼굴인데, 에드 엑슬리 경사라? (1997)이군. 이 성공하니까 러셀 크로와 함께 단숨에 할리우드에 얼굴이 알려진 모양이군. 온갖 신문에 내 얼굴이 실렸네. 하지만 난 사방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속삭임들을 경계했나봐. 같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었던 러셀 크로와는 다른 길을 걸어갔고. 러셀은 <글래디에이터> 등 블록버스터로 날아갔지만, 난 할리우드 시스템에 들어가기 싫었나봐. 밑에
금발의 카멜레온, 칼날 같은 변신,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