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해탄을 건너간 사랑? 지난 8월28일 배창호 감독의 신작 <흑수선> 촬영을 위해 일본 미야자키현을 찾은 이미연이 기대치 않았던 팬을 만나서 싱글벙글. 이미연은 29일 현지언론과의 기자회견 전 날 촬영에 도움을 준 미야자키현 간부들과 식사자리를 가졌었는데, 이때 중년의 미야자키현 고위공무원이 이미연의 기사와 사진을 정성스럽게 스크랩한 두꺼운 책을 보여주며 팬임을 자청했다고. 이미연은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팬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연상, 팬이므니다
-
오! 초절정저예산판타스틱오르가즘뮤직비디, 오! 단편 <외계의 제19호계획>의 민동현 감독이 복고풍록밴드 ‘오브라더스’(구 ‘오르가즘 브라더스’, 카바레싸운드 소속)의 노래 <땡큐, 걸>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의정부의 노원마을 평지에서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간 이 뮤직비디오는 전 출연진과 스탭들이 무료로 봉사한 덕에 단돈 50만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제작되었다. 내용은 영화 <말레나>의 한 장면과 비슷하다. 지루하고 나른한 분위기의 마을. 시계가 12시를 가리키면 동네남자들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그녀(신정선, 2000년 미스코리아)가 나타나는 골목으로 세탁소 아저씨, 백수, 고시생, 비디오가게 아저씨 등 동네남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여기에 그녀를 질투하는 못생긴 소녀의 질투가 교차편집된다. 백미는 아름다운 그녀와 오브라더스가 함께 벌이는 파티의 판타지. 그러나 그녀가 골목으로 사라지면 남자들은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간다.<와
우하하, 오브라더스를 만나다
-
이젠 그를 보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유지태가 9월29일 개봉예정인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의 삽입곡 <그해 봄>을 부른다. 이미 허 감독과 에서도 작업을 함께한 영화음악가 조성우가 에서 한석규가 불러 사랑받았던 부드러운 테마송 에 이어 <봄날은 간다>에서는 녹음기사 상우 역의 유지태에게 <그해 봄>을 선물한 것.‘언제였나 그대와 이 길을 걸었던 날/ 꽃처럼 웃었다가 사랑한 아스라한 기억들… 나 참 먼 길을 아득하게 헤맸는데/ 얼마나 멀리 간 걸까 그해 봄에.’ 애초부터 유지태를 염두에 두고 만든, 담담하지만 아련한 아픔이 느껴지는 가사는 <봄날은 간다>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작가 이숙연씨가 맡았다. “피곤한 날 녹음한 것이 더 좋았을 정도로 직업가수의 느낌보다 영화 속 상우라는 캐릭터가 잘 녹아들어가 있다”는 <그해 봄>은 연상의 여인 은수(이영애)와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담은 아름다운 발라드
아무리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친구들의 앞으로의 모습은 상상 속에 묻어야 하나? 국내에도 방영중인 미국의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후속 시리즈가 더이상 제작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 와의 인터뷰에서 ‘레이첼’ 제니퍼 애니스턴이 비보를 전했다. “가슴이 무너지려 해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면. 8년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죠.” <프렌즈>의 최근 시즌 8부는 모니카와 챈들러의 결혼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발견된 양성반응이 나온 임신테스트 막대가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겨놓았다.
내 곁에 있어줘요, 남셋 여셋
-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을 결정한 스필버그의 신작 <잡을 테면 잡아봐>에 톰 행크스가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잡을 테면 잡아봐>는 조종사, 의사, 교수 등으로 변장하고 여러 나라를 옮겨다니며 거액의 불법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 범인을 한 FBI 요원이 추적하는 이야기. 실존 인물 프랭크 애버그내일에 바탕한 이야기다. 디카프리오가 애버그내일 역으로 결정돼 있으며 행크스가 출연을 협상중인 배역은 그를 추적해 끝내 검거하는 FBI 요원 조 쉐이이다.
한번 잡아볼까
-
<아메리칸 파이2>가 미국에서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아메리칸 파이>와 상영중인 그 속편, 우디 앨런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그리고 <무서운 영화2> 등에 출연한 신세대 배우 나타샤 리온이 음주운전 중 사고와 뺑소니로 체포되는 물의를 일으켜 논란이다. 올 22살인 리온은 지난 8월28일 마이애미 비치에서 음주상태로 운전중 충돌사고를 일으켰고 현장을 남겨둔 채 도주를 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뺑소니 가중처벌이 예상되는 가운데, 리온은 현재 2천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재판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뺑소니, 무섭지도 않니?
-
활주로를 달려 막 이륙하려는 순간…. <로미오 머스트 다이>에 출연한 배우이자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한 R&B 가수 알리아가 지난 8월25일 바하마에서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알리아는 새 뮤직비디오 촬영차 바하마를 찾았다가 촬영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함께 타고 있던 뮤직비디오 제작진 8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명. 그나마 중상을 입었다.사고를 일으킨 비행기는 케세나 402.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항공기제작사 스카이스트림의 경비행기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적재물 과다, 엔진 결함이 차례로 논의됐고, 이어 비행기 조종사가 사고 며칠 전 코카인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한 가지 의심스러운 일들이 밝혀질 때마다 외신들은 이를 일제히 보도하며 알리아의 죽음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뜨거운 가운데 알리아의 시신은 미국으로 이송됐고 8월31일 장례식이 있었다.22살로 갑작스레 세상을 뜬 알리아는 뉴욕
부르지 못한 노래가 남았는데...
-
올 여름 뉴욕 극장가의 승자를 묻는다면 단연 <오디션>과 <큐어>를 앞세운 일본 호러영화라 답할 만하다. 이른바 영화를 챙겨본다는 뉴요커들 사이에서 “<오디션> 봤니”가 인사말이 될 정도였다면 대충 상황이 짐작되리라.이미 한국뿐 아니라 각종 세계영화제에서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은 신작 <죽거나 살거나>의 개봉에 이어 8월 초 예술영화전용관 필름 포럼에서 등급없이 개봉했다. 일단 뉴욕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봉 직후 주말 매진사례를 빚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멍든 영화팬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편, 전주영화제를 통해 한국에도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작 <큐어> 역시 7월 말의 특별 회고전에 이어 <오디션>과 나란히 개봉함으로써, 일본 호러영화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이들 작품이 외국영화의 마지막 관문이라 할 뉴욕에 가뿐히 안착한 여정에는 주목할 만
[뉴욕통신] <오디션>을 모르면 뉴요커가 아니다?
-
베테랑급 실력파 배우 니시다 도시유키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낚시광의 일기12>가 8월18일 개봉되었다. 이 작품은 장수시리즈 <남자는 괴로워> 제40부작과 함께 88년 처음로 공개되었고, <남자는...> 시리즈가 95년 끝난 뒤 영화제작회사 쇼치쿠의 중심 시리즈로 성장했다.특별판을 포함해서 14번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의 감독은 전작과 같은 모토키 가쓰히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영원한 평사원 하마자키(니시다 도시유키)와 그의 회사 사장이며 친근한 낚시 친구인 스즈키를 중심으로 회사와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는 코미디다. 스즈키 역은 1951년 데뷔한 이래 170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감독 경험도 갖고 있는 미쿠니 렌타로. 그는 이 작품에서 사장의 관록과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가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이 시리즈는 극장은 물론이고 가정(TV, 비디오)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시리즈로서 인기를 모아왔다. 99년 이후 자사 제작 작품을 거
[도쿄통신] <낚시광의 일기12>, 여름시즌에도 관객몰이 성공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1945년 8월24일 17시20분. 강제징용됐던 조선인 수천명을 태운 우키시마호는 목적지인 부산항이 아닌 마이즈루항 앞바다에서 돌연 침몰했다. 해방의 기쁨을 열흘도 채 누리지 못하고, 이국의 바다에 수장된 수천명의 조선인들. <아시안 블루>는 50년 전 미궁으로 빠져버린 우키시마호 사건을 일본인의 양심으로 끌어올려 진지하게 되묻는 영화다. 30대의 한 재일동포 2세 남자가 20대 후반의 한 일본인 여자와 함께 그녀의 아버지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행방이 묘연한 하쿠운을 찾아나서게 되고, 그로부터 우키시마호 침몰이 일본의 폭침에 의한 것이었음을 듣게 된다는 줄거리. 당시 생존자와 유족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이 있던 지난 8월23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선 <아시안 블루>의 시사회가 있었다. 광주시민연대의 도움으로 광주를 거쳐 서울까지 프린트를 들고온 <아시안 블루>의 제작자 이토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라
-
미지의 영화세계를 향해 출항준비를 갖추고 닻을 끌어올리고 있는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영화를 탐험하고 발견한다는 의미에서 테마를 ‘시네마 오디세이’라고 결정한 올해 부산영화제가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과 특별전, 회고전 계획을 발표했다우선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은 <비정성시> <희몽인생> 등을 만든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으로 선정됐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의 감독들을 지지, 격려한다는 의미에서 현재 아시아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 인물인 허우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허우 감독이 아직 한국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으로는 유고슬라비아의 두상 마카베예프 감독, 타이영화 르네상스를 일군 선구자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윤정희,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에바 자오랄로바 등이 뽑혔다. 이중 마카베예프 감독은 최근
PIFF 심사위원장에 허우샤오이센
-
<아메리칸 파이2>가 미국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해, 올 여름 미국 개봉영화 중 정상체류 최장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10일, 개봉 첫 주말 45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아메리칸 파이2>는 3주차 주말, 1280만달러 수익을 올리며 흥행수위를 고수했다. 유난히 수위 변동이 심한 올 여름 박스오피스에서 이처럼 2주 이상 1위를 유지한 것은 <진주만>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그나마 <진주만>도 2주를 넘기지 못했다. 올해 개봉작을 통틀어도 <한니발>과 <스파이키드>가 3주 연속 1위의 타이 기록를 갖고 있는 정도다.<아메리칸 파이2>는 톰과 폴 웨이츠 형제 감독의 99년작 <아메리칸 파이>의 속편. 10대들의 성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을 둘러싼 코믹한 에피소드로 성장기를 펼쳐보인 전편은, 불과 1천만달러의 예산으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바 있다. 기대 이상의
<아메리칸 파이2>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고수
-
미국영화산업 종사자들의 필독지 <버라이어티>의 편집장 피터 바트(69)가 저널리스트의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정직(停職)상태에 들어갔다. 사태의 빌미가 된 것은 전 기자 에이미 월리스가 <로스앤젤레스> 잡지에 쓴 기사.바트는 이 기사에 보도된 정치적으로 그릇된 발언과 스크립트 거래로 궁지에 몰렸다. 이 기사는 피터 바트가 흑인들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며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직업도 없고 스스로를 ‘흑인적인 태도’ 안에 매장한 게토 흑인”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과, 바트가 “나는 더이상 ‘호모들’(fags)을 고용하지 않겠다. 그들은 자꾸 병들어 죽는다”고 말한 적이 있음을 한 <버라이어티> 전직 기자의 증언을 인용해 폭로했다.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1996년 바트가 <버라이어티>에 재직하고 있는 상태에서 쓴 <크로스로더스>라는 시나리오에 아내의 처녀 시절 이름을 붙여 친구인 프로듀서 로버트 에반스에게 판권을
언론이여, 관행을 벗으시오
-
<무사>의 엔딩을 장식한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라는 타이틀은 ‘완벽주의자’ 김성수 감독다운 선택이었다. 4억원이 넘는 제작비와 1년 반에 걸친 음반작업은 시로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초대형 프로젝트. 게다가 김성수 감독은 음악작업 내내 “<무사>에 연연하지 말라”는 혼란스러운 주문까지 해댔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시작한 ‘역사공부’도 중단시킨 감독은 대신 여솔의 캐릭터보드를 여러 장 보여주었다. 고려시대 노비의 것이라고 하기엔 오히려 무국적에 가까운 의상과 액세서리들. 치렁치렁 늘어뜨린 머리나 피어싱을 한 귀, 모피 숄과 특이한 마소재의 옷감 등을 보고 있노라니 그제야 감독의 의도가 팍하고 꽂힌다. ‘감독이 원하는 건 딱히 동양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은 보편적인 음악이구나’ 하고.<무사>의 첫 장면은 고려 무사들의 사막 횡단신이다. 원래대로라면 영화 중반에 나올 장면. 감독이 편집과정에서 맘을 바꿔 맨 앞으로 뺀 것이다. 애초에 오프닝 음악을 생각지 않았
사막에 서니 무사들의 영혼이 들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