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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감독 정재은 출연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 장르 드라마 (엔터원)
스무살 여자아이들의 하루와 그들의 생각은 어떨까. 막 사회에 첫발을 디디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 시작하는 순간. <고양이를 부탁해>는 흔히 쾌락과 방황의 시간으로만 그려내던 스무살을, 여상을 졸업한 아이들의 일상과 꿈이라는 현미경으로 꼼꼼하게 뜯어본다. 단짝친구인 태희, 혜주, 지영,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저마다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다. 증권회사에 입사한 혜주는 커리어우먼을 지향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지영은 유학을 꿈꾼다.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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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ximity 2001년, 감독 스콧 질 출연 로브 로, 제임스 코번, 조너선 뱅크스 장르 스릴러 (크림)<도망자3>란 제목은 잊어버리자. 아내 살해의 누명을 쓴 전직 의사 리처드 캠블의 기나긴 도피생활을 그린 인기 TV시리즈를 스크린에 옮겼던 <해리슨 포드의 도망자>, 캠블을 쫓던 FBI 수사관으로 주인공을 바꿔 토미 리 존스가 주연을 맡은 <도망자2>. 이 두 작품과 <도망자3>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냥 비디오 제목일 뿐이다. 그럼에도 <도망자3>를 고른다면,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제작자가 <매트릭스>의 조엘 실버라는 것, 두 번째는 로브 로와 제임스 코번이 나온다는 것.전직 교수였던 윌리엄 콘로이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서, 불륜관계인 여제자가 죽는다. 감옥으로 간 콘로이는 맞은편 감방의 콜과 친해진다. 어느날 밤 목이 조이는 듯한 콜의 기침소리를 들은 콘로이가 간수를 부르고, 잠시 뒤 자살했다는 말을 듣
도망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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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아노>에 출연한 조재현의 하늘을 찌르는 인기는 우리 대여점에도 여파가 있다. TV드라마의 영향인지 특히 아줌마 세대들이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찾는 것이다. 물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대개와 <처녀들의 저녁식사> <얼굴>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배우가 이런 현상을 갖는 것은 전도연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뒤늦게 영광을 안은 조재현씨께 건투를!며칠 전 나를 감동시킨 한 가지 아름다운 일이 있었다. 한 여인이 강릉에서부터 비디오를 빌리기 위해 우리 대여점에 들른 것이다. 단지 비디오만을 빌리기 위해 상경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녀는 강릉에서는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결코 구할 수 없었노라며 여기서 꼭 빌리고자 간곡히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감동받았다고 그 먼 곳에 사는 사람에게 무작정 빌려줄 수는 없는 일. 반납은 어떻게 보장받느냐 물었더니, 다 본 뒤 우편이나 택배로 꼭 부치겠노라고 하는 것이었다.조금 갈등하다가, “그럼, 믿고 빌려드리니
강릉 아가씨와 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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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문화연대를 비롯한 8개 영화단체는 23일 성명을 내고 “스크린쿼터 축소 내지 폐지 방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이들은 성명에서 “최근 재정경제부가 한미투자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제 막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일임과 아울러 스크린쿼터를 문화 다양성 유지정책의 성공사례로 평가하는 국제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밖에 △한일, 한미 투자협정 추진과정의 전면 공개 △문화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정부가 동참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참가했다.임범 기자isman@hani.co.kr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영화단체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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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영화의 폭발’이 있기 전, 우리에겐 ‘이미’ 한국영화의 황금기가 있었다. 1960년 87편으로 시작, 1969년 229편으로 마감했던 60년대. 양만이 아니라, ‘질’로도 빛나던 시기였다. 신상옥, 김수용, 김기영, 유현목, 이만희 등 한국영화사의 주요 작가들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는 사실은 이에 대한 한 방증이다. 빈한하던 시대, 대중은 ‘영화’를 도락거리, 혹은 화둣거리로 삼아 구멍난 마음을 달랬다. 그리고 대중이 영화를 삶의 일부로 ‘습관’들이는 동안 그들의 마음속에는 연인이 생겨났다. 스크린의 스타들이었다. 그때 스타는 스케줄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몸이 100개 있었으면 좋을 정도로” 살았고, 관객은 대략 일주일에 한편씩의 극장 간판에 얼굴이 오르는 배우들에게 질리는 줄을 몰랐다.그 성단(星團)의 중심에, ‘트로이카’라고 불리던 세 배우가 있었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 믿기 어렵겠지만 이들은 1967년부터 1971년까지 1년에 200편 넘어 제작되는 영화의 70
윤정희 회고록 - “데뷔 첫해, 22편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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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할 스타에 여자배우는 말할 것 없고, 그 흔한 러브스토리 하나 없는 영화. 1962년 발표된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200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온통 관객의 시선을 잡아놓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 드문 예이다. 70mm 대형스크린 위에 펼쳐진 광활한 사막은 때로는 이글거리는 낮의 열기를 담아내는가 하면, 이내 차디찬 밤공기를 펼쳐놓기도 하고, 모래와 바람과 태양은 각자의 몫을 부여받은 채 백인영웅 로렌스의 삶과 어우러져 화면을 다채롭게 채워놓는다.가히 작품을 이끌어나갈 주인공이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이 사막의 촬영은 바로 영화의 성공과 직결되는 관건이었으며, 이를 화면에 담아내려는 이들과 특유의 고집으로 일관하는 사막의 악천후는 끝없는 투쟁을 벌였다. 수레에 장비를 실어나르는 육체적 노동이 행해져야 했다면, 열에 민감한 카메라를 위해 뜨거운 태양열을 식혀줄 냉각장치를 급조해야 했다. 1910년 즈음 촬영과 인연을 맺은 뒤 이미 그 당시 60여편의
<아라비아의 로렌스> <라이언의 딸>의 프레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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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의 적 강철중은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받아 경사로 특채된 권투선수 출신 형사. 마약범한테 마약 빼앗아 팔아먹고, 길거리 노점상에서 용돈을 받아 쓰는 악덕 경찰인 그의 삶은 억수같이 비가 내리던 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부모를 살해하는 범죄도 마다하지 않는 펀드매니저 조규환을 만나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강우석 감독, 설경구, 이성재 출연, 시네마서비스 제작·배급, 상영시간 138분김봉석 장르영화, 이렇게 만들면 된다 ★★★★박평식 반갑다 강 감독, 진정한 파워는 창의성에서 온다 ★★★심영섭 연출가 강우석보다 제작자 강우석의 힘 ★★★유지나 다소 덜컹대지만 군더더기 없는 내러티브가 탁월하다 ★★★☆홍성남 한국판 뽀빠이 형사는 구질구질함에서 카리스마를 만들어낸다 ★★★관객 평점 7.00(10점 만점, 10명 투표)■ 휴먼 네이쳐호르몬 이상으로 온몸이 털투성이가 된 라일라는 자연으로 돌아가 자아를 되찾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짝을 찾아 문명사회로 돌아온 라일라 앞에 문명신봉
공공의 적/휴먼 네이쳐/이소룡을 찾아랏!/꿈속의 여인/라스트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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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역사적이라고 할 만한 <청춘낙서>는 거의 조건반사적이라고 할 만한 공식으로 신화를 만들어냈다. 흘러간 팝송들과 하루살이같이 사라진 시대의 신화를 영화로 만드는데 필요한 제조공식 말이다. 카메론 크로의 상당부분 자전적인 영화 <올모스트 페이모스>는 1973년 봄(때마침 <청춘낙서>가 대봉되기 몇달 전이다)을 배경으로, 좀더 화려한 요소들을 재료로 삼긴 하지만 이와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낸다.60년대의 요란한 파티를 놓쳐버린 세대에게 바치는 영화 <올모스트 페이모스>는 독선적인 반문화, 반상업주의(anti commercialism)를 그들의 어머니 세대에 겹쳐놓으면서 시작한다. 크로의 또다른 자아인 윌리엄은 거칠고 강압적인 과부(매력이라곤 안 느껴지는 호전성을 지녔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아들로 등장한다. 어머니는 일종의 좌파적인 대학교수이며 직업적인 데모꾼으로서, 사이먼과 가펑클을 마약과 섹스의 위험한 전도사로 여길 만
떳떳하지 못한 엔딩 <올모스트 페이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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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다라>라는 영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대뜸 잔다르크를 떠올렸다. 그런데 이 잔다라는 여자도 아니었고, 프랑스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실망한 것은 아니다. 지난 90년대에 프랑스에서 몇해를 보내는 동안 잔다르크에 대한 내 인상은 크게 일그러졌으니까. 그게 잔다르크 때문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잔다르크가 성녀냐 마녀냐, 순결의 화신이냐 강박신경증 환자냐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녀의 실상이 무엇이었든 문제는 국민전선을 비롯한 프랑스 극우파들이 늘 입에 거품을 물고 잔다르크를 되뇐다는 것이다.이 처녀 전사의 생몰일(生沒日)은 프랑스 극우파가 제일 설치는 날이다. 이런 날 누런 피부를 하고 프랑스 남부의 도시를 배회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위대한 프랑스의 주먹질, 발길질을 당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콩피에뉴에서 잔다르크를 체포한 건 프랑스 국왕을 싫어했던 부르고뉴 사람들이고 루앙에서 잔다르크를 처형한 건 프랑스 국왕이 싫어했던 영국인들인데, 잔다르크를 숭배하는
아저씨 더운 극장에서, 더운 영화 <잔다라>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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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문민정부라는 화려한 외피를 쓰고 김영삼이 정권을 잡은 직후였고, 대학은 조용했고, 학계에서는 ‘포스트’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였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90%에 육박했고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노동절 행진을 했다. 스무살이었지만 그 무엇에도 강렬하게 매료되지 않았고 무언지 모르게 나는 잔뜩 억울해하고 있었다.
그 무렵, 내 손에 들어온 게 윤대녕의 <은어낚시통신>이었다. 그는 당시 서사성의 후퇴와 리얼리즘의 위기가 운위되던 가운데 신경숙과 함께 평자들의 주목을 받던 신세대 작가였다. 그 작품집의 전언을 압축하자면 사람은 누구나 ‘먼 것’이 있어야 산다는 것이다. ‘먼 것’. 한밤중 자식들이 줄줄이 딸린 가장을 홀연히 가출하게 만들고, 명민한 여인을 어느 순간 머리 깎게 만들고, 익숙했던 그 모든 일상적인 질서와 문득 불화하게 만드는 그 ‘먼 것’. 그것들은 작품집 속에서 말발굽 소리로, ‘소’로, 풀피리 소리로, 은어로 다양하게 변주
그 멀고, 아찔한 푸르름의 세계, <그랑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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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때 왠지 지적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배우는 <브로드캐스트 뉴스>의 윌리엄 허트였다. 초딩 고학년 때 왠지 지적이라고 생각했던 배우는 <모리스>와 <비터문> 이후의 휴 그랜트였다. 그러다 95년 꽥, 기억하는가? LA 길바닥 한가운데에서 휴 그랜트의 카섹스 스캔들 대폭발. 비슷한 시기 델타공항에 총을 갖고 들어갔다가 구류 살았던 크리스천 슬레이터는 왠지 멋있어 보였던 주제에 누구랑 자든 자기 알아 할 일인데도 마치 내 일처럼 못마땅했던 이유는 그의 이미지도 이미지지만 에스티 로더 모델 엘리자베스 헐리가 당시 나의 여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감히 나의 마돈나를 배반하고 별로 안 예쁜 콜걸(지금은 디바인 브라운이 오히려 별로 안 예뻐서 그랬던 게 아닐까… 라고도 생각. 그땐 남자를 몰랐어, 지금도 모르지만)과 길바닥에서 남세스럽게… 하는 착잡한 심경으로 짧은 영어나마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을 시청하며 “여전히 휴를 사랑하고 그없이 살 수 없지만
김현진의 오! 컬트 <일곱가지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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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할 때의 심정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디지털 문화에 대한 희망찬 기대를 품고 발걸음도 가볍게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노와 울분을 애써 삭이면서 가는 것이다. 중간은 없다. 전자는 “나는 구매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포스트데카르트 소비주의의 정언명령에 적합한 경우라면, “나는 리콜한다. 고로 분노한다”는 포스트소비자주의 막가파주의의 산물이다. 불행히도 이번에는 후자였다.사건의 시작은 컴퓨터를 켰을 때 “하드 디스크에 불량 섹터가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 일이다. 이런 메시지는 ‘20010911 뉴욕 테러’나 ‘미군,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관한 뉴스만큼이나 공포스럽다. 물론 당사자에게만 그런 것이겠지만. 성격 탓인지 직업 탓인지는 모르지만 컴퓨터에 이상이 있으면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미루게 된다. 운영체제가 삐걱거리면 그 안에 있는 데이터들도 함께 돌아가실 것 같아 초조하기 이를 데 없다.생난리를 쳐서 데이터를 백업받고, A/S를 받으려고 전화를 걸었
욕망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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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경(31) 사무국장은 요즘 정신을 놓고 산다. 한가하고 지루하고 따분해서가 아니다. 반대로 눈코뜰 새 없이 바빠서다. 일주일에 잡히는 회의만 해도 십여개. 업무를 메모해놓고서도 잊고 있다 뒤늦게 알아차릴 때가 많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울려대는 휴대폰을 아예 집에다 놓고 사무실에 나오다 다시 발길을 되돌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의 ‘증상’은 최근 한국시네마테크연합 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더 심해졌다. 서로 다른 전국 17개 시네마테크들을 하나의 연합체로 묶어내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아서였을까. ‘전용관 마련, 아카이브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현재 한국시네마테크연합은 1월25일 발족식을 앞두고 있는 상태. 문화학교 서울을 후원하는 혜민국 한의원의 최정원 원장을 비롯한 이사회까지 꾸린 상태라 한숨 돌릴 법도 하지만, 그는 뒤이어 후원인들을 바삐 모아야 하는 터라 여전히 ‘뺑뺑이’ 신세다.하긴, 이 모든 게 다 자초한 일이었다. 1995년 대학 졸업 뒤, 그는 잠깐의 백수 시절을
한국시네마테크연합 준비위원장 김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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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소녀, 현실세계로 하강하다? TTL 소녀의 두 번째 스크린 나들이작이 정해졌다. 이번에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며, 실제 나이와도 비슷한 여고생 캐릭터다. 다른 영화 출연설이 떠돌던 임은경을 결국 품에 안은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범생이 여고생과 쌈장 고교생의 닭살돋는 사랑을 그린 복고풍 코미디 <품행제로>. 임은경은 <장학퀴즈>에서 장원을 차지할 정도의 모범생이자 정란여고 최고의 퀸카인 18살 여고생 민희로 출연하여 이웃한 문덕고의 쌈장인 중필과 가슴 설레는 사랑을 나눈다. 중필 역을 맡은 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품행제로>는 원래 <명랑만화와 권법소년>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영화. <거짓말>에서 조감독을 했던 조근식 감독의 데뷔작이며, <달마야 놀자> <반칙왕>의 투자사 KM컬처가 직접 제작하는 첫 작품이다. 캐스팅이 확정되는 대로 3월 초쯤 크랭크인하여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다. 아이엠픽쳐스
“닭살돋는 사랑도 자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