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제를 부탁해!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오는 12월 초 일본에서 열리는 제3회 도쿄필름엑스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야기는 지난 2월 베를린에서 시작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만난 하야시 가나코 도쿄필름엑스 집행위원장은 “한국의 대표적 배우인 안성기씨를 심사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싶다”며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동호 위원장이 안성기씨에게 의사를 물었고, 안성기씨는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도쿄필름엑스영화제는 2000년에 ‘신작가주의 국제영화제’를 표방하며 시작된 영화제로, 주로 아시아지역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심사위원장 됐습니다
-
다이아몬드를 갖고 튀어라! <생활의 발견>에서 엉뚱하고 솔직한 춘천의 여인 명숙으로 등장했던 예지원이 이번엔 조폭의 여인이 되어 다이아몬드를 갖고 튄다. 이삿짐 속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이삿짐센터 직원과 검찰, 조폭 등이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에 섹시하고 터프한 호스티스 광자 역에 캐스팅된 것. 광자는 부두목의 애인이었다가 부두목이 출세를 위해 두목에게 넘긴 여인. 출세를 위해 자기 여자를 두목에게 넘기는 박태호 역은 전광렬이 캐스팅된 상태. <2424>는 소유진, 정웅인 등 주요배역 캐스팅을 마치고 오는 4월 초 크랭크인한다. 신인 이연우 감독의 데뷔작이다.
예지원, 이번엔 조폭의 여인
-
시애틀로, 카를로비 바리로,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바쁘다. 오는 7월에 열리는 카를로비 바리국제영화제와 그 전인 5월에 열리는 시애틀국제영화제 ‘트레이드 윈즈’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것. 카를로비 바리영화제는 지난 2000년에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에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여하고, 올해는 유럽지역에서 최초로 김기덕 감독 회고전을 마련하는 등 한국영화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올해 행사는 7월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시애틀영화제는 뉴욕, 시카고, 토론토영화제 등과 함께 북미의 권위있는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올해는 5월23일부터 6월16일까지 열린다.
전세계가 나의 무대
-
“18살, 고교 주먹계의 전설인 내게도 사랑이 왔다!” SBS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천방지축이지만 순수한 고등학생 장철진으로 분해 ‘화려한 시절’을 구가하고 있는 류승범이 영화 <품행제로>에 캐스팅됐다.
<품행제로>는 교복자율화 시대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18살 고등학생의 좌충우돌 성장기와 어설픈 사랑을 그리는 복고풍 코미디. 류승범이 맡은 역은 문덕고 쌈장인 중필이다. 중필은 어리숙해보이고 엉뚱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 싸움의 대가들과 싸워 그들을 때려눕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또래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며 아무도 도전해오지 않아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초코우유나 마시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그의 눈앞에 치아교정기를 낀 정란여고 최고의 범생 민희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닭살 돋는 사랑을 알콩달콩 엮어나간다. 민희 역은 ‘TTL 소녀’ 임은경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다.
<품행제로> 제작진은 4월5일부
나, 품행 제로 소년! 류승범
-
-
막강한 할리우드 제작자이고 MGM 총수였던 루이스 B. 메이어는 1950년 어느 날 한 남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는 지금의 널 만들어주고 먹여살려준 산업을 욕되게 했어!” 메이어를 분노케 건 <선셋 대로>라는 영화와 그 감독이었다.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는 인간의 추악한 면을 폭로할 뿐 아니라 할리우드 내부 문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건드렸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르고 각본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도 그리 위로가 되지 않았다. 오랜 파트너였던 프로듀서 찰스 브랙켓마저 신랄하고 오만한 와일더에게 넌더리를 내며 떠나버렸지만, 그는 마지막 영화를 만드는 순간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라면 관객도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집 세던 남자가, 이미 오래 전 세상에서 사라졌을 거라는 사람들의 편견을 배반하며, 바로 며칠 전인 27일 95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몇달 동안이나 폐렴에 시달린 끝이었다.빌리
<선셋 대로> <이중 배상> 감독 빌리 와일더 사망
-
섹시하다는 말을 이 사람에게 쓸 수 있을까. 물론, 브래드 피트나 이완 맥그리거 같은 느낌으로는 아니다. 솜사탕 같은 미소, 댄디한 발걸음에만 이끌리는 이에게 그의 날선 눈빛은 불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밝고 쿨하고 편안한 것의 반대, 어두움, 복잡함, 다가가기 힘듦에서 그의 매력은 기인한다. 많은 이야기들을 살아낸 사람이 아니고는 지닐 수 없는, 포용과 냉소, 강함과 외로움이 뒤섞인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온하고 그래서 섹시하다. 영매인 어머니로부터 배우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던 소년 시절, 노래를 부르고 드럼을 치던 청년 시절, 무명 시나리오 작가로 무명 단역배우로 여러 해를 살며 걸린 영양실조, 다섯번의 결혼, ‘칼 차일더스’에의 집착, 뜻밖의 오스카 수상까지. 삶의 흔적은 그 사람을 떠나지 않는다.
핫 스프링스라는 이름의 아칸소주 작은 마을에서, 빌리 밥 손튼은 교사 아버지와 영매인 어머니 사이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수입은 보잘것 없었고 조부모와 함께 살던 그의 집은 수
굶어죽을 뻔한 로커시절, 그리고 오스카, <밴디츠>의 빌리 밥 손튼
-
차인표를 만나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에겐 침묵할 때는 손톱을 물어뜯고, 말할 때는 눈을 찡긋거리는 버릇이 있다. 같은 인터뷰라도 카메라 앞에서는 예의 빈틈없는 모습이지만, 카메라 아닌 사람과 눈맞추고 얘기할 때는 슬그머니 해묵은 습관을 드러내버린다. 차인표에 대한 이런 발견은 지극히 사소한 것이다. 성공한 청년 사업가와 속물적인 양아치 사이에서 외줄 타듯 변주해온 근육질의 ‘나이스 가이’ 이미지가 차인표를 담아내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었다는 깨달음에 비하면.
지난해 12월, LA 근교에서 <아이언 팜>의 밤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감독과 배우 등 소수의 한국인이 할리우드 현지 스탭 속에 섞여 바쁘게 오가고 있었고, 그 가운데 차인표가 있었다. 노랗게 염색한 머리와 검고 긴 패딩코트 차림의 그는 여느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주연배우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스탭들에게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함께 어울려 간식을 먹었다. 처음엔 차인표를 경계했다
백마 탄 왕자의 변신, <아이언 팜>의 차인표
-
“야! 이런 배 한번 타봤으면 정말 좋겠다.” 이요원(하영 역)은 인천공항에 막 내린 신하균(정우 역)을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 옆 선착장으로 끌고 왔다. 친구의 애인인 신하균을, 친구가 부모로부터 결혼승낙을 받아내기까지 12시간 동안 붙잡고 다니며 시간을 끌어야 한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신하균은 자꾸만 서울로 가자고 하고, 이요원은 꾀를 내 신하균이 배를 타도록 유도한다. 친구를 위한 일인데, 이걸 어째. 처음 본 친구의 애인이 마음을 끈다.이요원의 대사를 듣고 관객이 ‘야! 나도 저런 경우에 한번 빠져봤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날 촬영은 성공인 셈이다. 선남선녀가 서로 어떻게 해보려는 ‘불순한’ 의도가 없는데도 어쩔 수 없이 단둘이 붙어 다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상대방에게 털어놓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 오해를 낳고 오해가 예기치 않았던 설렘을 유발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서프라이즈>는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끌어와 안전하게 출발한다. 남녀주인공이
<서프라이즈> 촬영현장
-
1932년 11월, 거대한 장원을 지닌 윌리엄 맥코들 경(마이클 갬본)은 친척과 친구들을 자신의 저택 고스포드 파크로 불러들여 호화판 사냥 파티를 연다. 파티엔 그의 처제인 트랜섬 백작 부인(매기 스미스), 사업가인 동생 조지 부부, 1차대전에 참전한 전직 대령인 헨리(라이언 필립), 미국의 영화 제작자인 와이즈먼(보브 밸러번) 등 이른바 ‘상류사회’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상류사회 인사’란 일거수일투족을 하인에 의지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자기 손으로 음식을 준비하거나 옷을 빨거나 자동차 문을 연다는 건 상류사회의 성원이 될 자격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들의 행차엔 반드시 하인이 동행한다.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최근작 <고스포드 파크>(2001)는 윌리엄의 저택에 모인 상류층 인사와 그들의 하인 등 30여명의 인간군상을 통해 세상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상류층 인사들이 저택의 위층에서 호화스런 만찬을 벌일 때, 하인들은 아래층에서 주인의 옷을 다리거나 식사를 준비하느
아래층서 일하는 사람들 <고스포드 파크>
-
국악인 집안의 아들인 시나리오 작가 윤호(이경영)는 가야금을 배우러 충주에 온 일본인 하나코와 결혼해 짧지만 깊은 사랑을 나눈다. 하나코가 세상을 떠난 뒤 연인보다 더 깊은 사랑으로 맺어져 살아가는 딸 유메(정인선)와 윤호 곁에는, 10년 넘게 윤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윤호 가족을 돌봐주는 하나코의 친구 소라(하희라)가 있다. <몽중인>은 배우 이경영씨가 두번째 감독한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려 11살에 세상을 떠나야 하는 딸과 아버지의 애틋한 관계나, 평생을 지켜만 보는 외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진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바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들, 무명 록그룹의 멤버들 등 따뜻한 주변인물 중에는 펄펄 살아 있는 캐릭터들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유메의 `애어른' 같은 대사에만 의존해 풀어가다 보니, 오래 전 한국의 멜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5일 개봉. 김영희 기자
고백못한 10년 외사랑 <몽중인>
-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그는 주요 민영 방송사 3개, 출판사, 인터넷 회사, 영화사, 부동산 회사 등을 연합한 거대 그룹 피닌베스트의 창설자다)가 이끄는 우파 및 극우파 연합당이 압도적인 승리로 정권을 잡은 뒤, 이탈리아 영화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정권은 지난해 10월부터 영화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혁한다는 취지 아래 국회의 특별 동의를 얻어 여러 중요한 영화 기관의 수장들을 임기도 끝나기 전에 갈아치우고 그 자리를 영화와 무관한 베를루스코니의 측근들로 채워왔다. 먼저 이탈리아 최대 규모인, 국가가 관리하는 스튜디오 `시네치타 홀딩'의 대표 라우다디오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해임 결정됐다.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의 회장인 파올로 바라타가 쫓겨나면서 그 밑에서 베니스 영화제 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알베르토 바르베라도 덩달아 그만두게 되었다. 알베르
이탈리아 영화 어디로 갈까
-
수색 국방대학원 앞에 있는 철거 직전의 한 폐공장. 골격과 지붕만 유지한 채 간신히 서 있는 이 공장 건물은 보기만 해도 영화를 찍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 곳으로 영화판에서는 이미 유명한 장소다. 그동안 영화 <싸이렌> <엽기적인 그녀>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덕분에 충무로 스탭들로부터 제2의 양수리 종합촬영소로 불리기도.3월 중순, 이곳에서 <뚫어야 산다> 프롤로그 촬영이 있었다. 극중 경찰인 박예진, 권용운, 김진만이 연극배우 장두이가 분한 전설적인 도적왕 일당과 한바탕 격투를 벌이는 신으로 폐공장 분위기에 딱 맞는 액션 신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발차기 솜씨를 선보인 박예진은 새내기 강력계 형사로 극중 아버지인 고참경찰 장용(양택조)의 딸 윤아로 나온다. 이날 촬영은 윤아와 그의 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장면, 도둑 패거리와의 격렬한 격투장면이다. “몸이 마음대로 안 따라줄 때와 소리지르는 장면이 제일 힘들어요.” 이마에 맺힌 땀도 마르기 전에
<뚫어야 산다> 촬영현장
-
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에서 한국영화제가 잇따라 개최된다. 주스위스 한국대사관(대사 문동석.文東錫)은 취리히시(市)와 공동으로 오는 3일부터 30일까지 `필름포디움' 시립극장에서 한국영화제를 개최한다. 이번 한국영화제에서는 <공동경비구역> <꽃섬> <섬> <반칙왕> <오! 수정> <소름> <박하사탕> <시월애> <해피엔드> 등 모두 10편이 상영된다. 특히 취리히 시장과 스위스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3일 개막 행사에 이어 첫 상영될 <공동경비구역>은 스위스와도 관련이 있는 작품이어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는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과 함께 지난 53년부터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 대표단을 파견, 휴전협정 감시활동을 맡고 있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공동경비구역>은 한국인 입양아
스위스서 한국영화제 잇따라 개최
-
아트선재센터는 오는 4월4~9일 <생활의 발견-재견 홍상수>란 주제로 홍상수 감독 특별전을 연다. 이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홍 감독의 전 작품에는 주한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자막이 삽입된다.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이 주연한 최신작 <생활의 발견>(On the occasion of remembering the turning Gate)을 포함해 <오! 수정>(Virgin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강원도의 힘>(The Power of Kangwon Province),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A Day a Pig Fell into a Well) 등 홍 감독의 전 작품을 영어로 감상할 수 있다. <오! 수정> 에는 일어 자막도 곁들여진다. 문의☎(02)733-8945. (서울/연합뉴스)
`영어자막` 홍상수 감독 특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