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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할머니와 둘이서 사는 초등학생 마사오(유스케 세키구치). 아빠는 돌아가셨고 돈 벌러 멀리 가셨다는 사진 속 엄마는 소포만 부쳐온다. 마사오의 이웃에는 빈둥대는 전직 야쿠자 기쿠지로(기타노 다케시)와 말투는 무서워도 마음은 착한 그의 아내 미키(기시모토 고요코)가 산다.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과 시골로 놀러간 친구들 뒤에 홀로 남은 마사오는 소포의 주소에 사는 엄마를 찾으러 길을 나서자마자 동네 불량배들한테 괴롭힘을 당한다. 이를 목격한 미키는 기쿠지로에게 마사오를 동행하도록 한다. 경륜과 술로 여비를 날리고 출발한 둘의 여행은 어이없는 히치하이크로 이어지고 길에서 만난 낯선 괴짜 어른들은 모두 마사오의 그림일기에 추억을 남긴다.
■ Review
“내 영화 속 폭력의 의미를 묻는 외국 기자와 평론가들의 질문이 지겨워서 다음에는 폭력이 전혀 없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1998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기타노 다케시가 선언했을 때,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코미디언 비
[Review] 기타노스타일 로드무비 <기쿠지로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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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인도계 영국 소녀 제스(파민더 나그라)의 꿈은 베컴처럼 멋진 킥을 날리는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는 제스의 부모는 제스의 꿈을 이해하지 못한다. 신부 수업 잘 받고 조신히 있다가 시집가길 바라는 것.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 축구단 소속 줄스(키이라 나이틀리)는 공원에서 공을 차던 제스의 화려한 플레이를 눈여겨보고, 코치 조(조너선 라이 메이어스)에게 소개해 훈련을 받도록 도와준다. 제스는 정식 축구 선수가 되는 동시에 줄스라는 든든한 동지를 얻게 되나, 그런 행복도 잠깐이다. 제스는 조에 대한 연정으로 줄스와 신경전을 벌이게 되고, 언니 혼사문제로 집안의 압력을 받는 등의 위기에 처한다.
■ Review
베컴의 커브 킥은 예술이다. 발끝을 떠난 공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꽂힐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베컴뿐일 것이다. 거대한 바리케이드에 다름 아닌 수비수 진영을 긴 포물선으로 휘감아 뚫는 그의 킥 솜씨. 누군가
[Review] 격돌대신 이해를 구하는 유연함, <슈팅 라이크 베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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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노상균 부장검사)는 27일 제37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 선정과 관련, 대룡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용대(38.구속)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이 확보된 심사위원들의 신원을 파악, 이르면 이날 중 소환통보키로 했다.검찰은 재작년 영화제 당시 심사위원 9명 중 2-3명에게 실제 금품이 제공된 정황을 포착, 이들을 금명 소환키로 했으며 필요할 경우 나머지 위원들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심사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검찰은 이들 심사위원이 재작년 3월 영화감독 김모씨를 통해 여배우 H씨의 수상청탁과 함께 장씨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800만원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한 뒤 금품수수 혐의가 확인되는 관련자들은 배임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키로 했다.(서울=연합뉴스)
대종상 영화제 금품수수 심사위원 신원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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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과학공원에 지정된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가 2006년까지 첨단정보(IT)와 문화(CT)산업을 접목한 산업단지로 조성될 전망이다.충남대학교 컨소시엄은 26일 시청에서 열린 산업단지 중간용역 발표회에서 2006년까지 3단계. 4개 구역으로 나눠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1천440억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은 액소포때 건설된 기존의 전시관을 산업단지 시설로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들 전시관이 대부분 누수가 심하고 환기가 안돼 골조를 제외한 천장과 벽면을 전면 교체하는 등 리모델링하고 일부 전시관은 철거한 뒤 신축해야한다고 지적했다.구역별로 특성을 보면 ▲디지털미디어구역: 영상 및 음향 제작시설, 사운드 파크 ▲가상현지구역: 가상현실, 게임, 시뮬레이션, 영화박물관 ▲시네마구역: 영화촬영, 특수효과 및 벤처영상 특화센터 ▲관리지원구역: 산업단지 지원시설 등이다.디지털미디어구역은 정보통신관과 초고속정보통신체험관에 IT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대덕밸리 소프트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 2006년까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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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민병록(53)교수가 선정됐다.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6일 '오늘 이사회를 열고 한국 영화학회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영화계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민교수를 집행위원장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민 신임 집행위원장은 전주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청룡상,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아.태 영화제, 일민예술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최 민 전 집행위원장은 개인사정으로 지난달 위원장직을 사임했다.한편 2003년 제4회 영화제부터는 영화제 운영기구를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로 개편해 추진키로 하고 지난 7월초 김완주 전주시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전주=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민병록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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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언제라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릴 것 같고 도무지 감춰진 모습이 없어 보이는 배우. 좀 고약하게 말하자면 너무 친근해 별로 궁금할 게 없는 배우. 적어도 지금까지 김혜수는 그랬다. 1986년 17살에 데뷔해 지금까지 방송드라마 출연은 셀 수도 없고 영화 출연작만도 종이 한 장 가득 채울 정도인 데도 그는 한결같이 밝은, 당당한, 섹시한 이미지다. “연예인으로선 그래요. 정말 많이 노출되어 살아왔죠. 하지만 ‘연기자’로선 그 누구보다 보여지지 못한 면이 많지 않나요” 지난 24일 시내의 한 극장 앞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마치 새로운 연기인생을 출발하는 사람처럼 말했다. 그만큼 1~2년 동안 많이 배우고, 깊어진 느낌이었다. “사실 연기경력에 비해 영화라는 매체에 적응하는 시간은 내게 없었던 것 같아요. 텔레비전 보다 영화의 연기가 더 규격화된 것 같다는 비판도 그래서 맞는 말이고요.” 그는 지난주말 개봉한 한국·타이·홍콩의 옴니버스 영화 <쓰리>의 한편인 <
<쓰리>의 김혜수, 새 연기인생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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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더 차다의 세 번째 연출작 <슈팅 라이크 베컴>이 30일 개봉한다. 온 집안의 맹렬한 태클을 무릅쓰고 여자 축구선수가 되려는 당돌하고 야무진 인도계 영국 명랑소녀의 꿈같은 성공기다. 지난 4월 영국에서 개봉했을 때 월드컵 열기 덕분에 모처럼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동네 공원에서 웃통을 벗어제친 사내아이들과 축구공을 다투는 제스(파민더 나그라)는 데이빗 베컴처럼 멋진 프리킥을 날리는 프로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어느 날 그는 정식 여자축구단 선수인 줄스(키라 나이틀리)의 눈에 띈다. 그의 소개로 여자축구단에 입단한 데 이어 자상한 코치 조(조너선 리스 메이어스)까지 만난 건 행운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제스 주변의 모든 인물은 아무도 여자가 축구를 하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믿지 않는다. 힌두교식 전통을 고집하는 부모는 물론, 좋은 조건을 찾아 결
편견의 벽을 피해 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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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곤충의 습격’은 여름영화의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다. <프릭스>(원제 The eight legged freaks)에선 산업폐기물에 오염된 강가의 먹이를 먹고 수천, 수만배로 몸을 불린 거미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나타난 곳은 미국의 작고 외진 폐광촌. 거미농장의 주인은 괴물거미에게 습격당한다. 그러나 이들의 정체를 아는 건 보안관 샘(캐리 뷰러)의 어린 아들 마이크 뿐이다. 마이크의 말을 믿지 않으려던 사람들 앞에 차례차례 거대한 거미들의 습격이 이어진다. 10년만에 마을에 돌아온 광산 엔지니어 크리스(데이빗 아퀘트)는 그의 옛사랑인 샘, ‘외계인의 지구습격’을 믿는 괴짜 1인방송국 DJ 할란(더그 E 더그)과 함께 거미와 대결한다. 사실 <프릭스>의 스토리는 뻔하다. 게다가 <인디펜던스 데이><스타게이트>의 제작진들의 영화라니, 진부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프릭스>는 ‘의외로’ 흥미로운 구석
엄청난 거미떼가 마을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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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파치노가 뚜벅뚜벅 걸어다닌다. 상체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하체는 끌려가듯이, 그러나 빠르게 걷는다. 그가 그렇게 걷는 것은 초조함과 인섬니아, 즉 불면증 때문이었다. 표면적으로야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범을 잡기 위해 쫓아다니지만, 마음은 자신을 향한 경찰국 내사과의 수사에 쏠려 있다. 그러나 백야의 알래스카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뛰어난 형사 윌 도머(알 파치노)의 초조함과 불면증은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로빈 윌리암스는 잰 걸음으로 걸어다닌다. 약간 뚱뚱한 몸매를 날렵하게, 얇은 입술은 영악하게 움직이며 도머 형사를 농락한다. 그는 미쳐있지만 자신이 미쳐 있다는 걸 모른다. 그는 탐정 소설 작가지만 궁핍하며 개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월터 피치(로빈 윌리암스)가 개를 키우는 이유는 도머 등을 방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썸니아>는, 기억상실증 때문에 기억해야 할 일은 사진과 문신으로 해결해야 하는 주인공이
감독의 관심은 관객과의 게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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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교정의 독자는 열성적이다. 플래시를 이용한 책 광고 동영상을 만들기도 하며, 구하지 못한 작품을 구하기 위해 웃돈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가 권교정도 열성적이긴 마찬가지다. 스스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풍부하고, 인터넷 특유의 가벼움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 가만 보니 홈페이지와 그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커뮤니티, 그리고 그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마치 권교정의 만화 같다. 만화와 작가, 그리고 그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 닮아가나보다. 작가와 독자의 열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느끼고 싶다면, ‘http://www.gyoworld.com’을 방문해보자. 꽤나 방대한 메뉴에 놀라고, 그 모든 것을 꼼꼼하게 만든 작가의 정성에 놀랄 것이다.
권교정 홈페이지 교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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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에로비디오영화의 전략적 제목짓기를 흉내낸 것처럼 보이는 ‘강한’ 남성지향 만화들의 덜떨어진 제목에 비해 여성작가들의 만화제목은 매력적이다. <호텔 아프리카> <바람의 나라> <불의 검> <스타가 되고 싶어?>처럼 제목을 떠올리면 작품이 오버랩되는 잔잔하면서도 강한 힘을 느끼게 해준다. 권교정 역시 제목을 꽤나 잘 만들어내는 작가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잡지의 폐간으로 중도하차한 비운의 SF만화 <제 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우스개 만화처럼 보이는 제목이지만 꽤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제 멋대로’는 기존 통념과 관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규칙이 지배하지 않는 랜덤한 우주 혹은 그 우주공간을 사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수식어다. ‘함선’이라는 정의도 멋스럽다. 작품을 보면 이해하겠지만 공간배경은 ‘함선’이라기보다는 ‘우주정거장’이다. 그런데 주인공 나머 준은 부임한 첫날 연설에서 디오티마가 우주정거장
권교정 <어색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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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녀>는 일본 ‘안진 소프트’에서 만든 ‘미소녀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이다. 지금 이 회사가 남아 있는지, 아직도 게임을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국내에는 97년 출시되었다. 주인공 마유미는 메타여고 천문부 학생이다. 학교를 장악하려는 생물부가 수예부와 힘을 합쳐 천문부로 쳐들어온다. 그 와중에 내분도 일어 몇몇 부원이 네오 천문부를 수립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모든 음모 뒤에는 학생회가 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설정이지만 일본 게임에서 이런 설정은 그렇게 드물지만도 않다.‘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슬픈 생명이 아닌가 생각해버립니다.’ 오프닝의 진지한 내레이션은 황당무계한 설정, 짧은 교복 치마 아래 루즈삭스를 신은 귀여운 캐릭터들과는 이질적이다. 적당한 액션에 예쁘장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가벼운 폭소가 터지는 게임인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슬픈 생명이니 뭐니 하니 도대체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묘한 기분은 하면 할수록 더해간다. 특활부들 사이의 치열한 전투에서 많은 소녀
마니아 시대의 종언,<메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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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주연의 영화 <연애소설> 공식 홈페이지는 보는 순간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싶다. 바로 PC 운영체제 윈도의 화면 디자인을 차용한 것이다. 아래쪽에 작업표시줄이 있어서 배경음악, 배경화면을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다거나 메뉴들이 프로그램 아이콘처럼 배열된 모양 등이 익숙하다. 물론 윈도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이다. 신선한 발상이 네비게이션에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낸 셈이다.그리고 여기에는 또 다른 발견의 즐거움이 있다. 바로 메인페이지 ‘로맨스가이’와 짝을 이루는 ‘로맨스걸’ 페이지 때문이다. ‘로맨스걸’ 페이지는 마치 한 소녀가 예쁘게 꾸며놓은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느낌이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단상을 작은 글씨로 끼적이고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을 붙여놓기도 한 다이어리 말이다. 메인화면 로딩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동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고 메이킹필름이나 배우인터뷰 하나도 평범하게 보여주지 않을 정도로 메뉴
<연애소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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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세계의 7대 불가사의>는 아주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였다. 1633년 루이 13세가 임명한 뵈시우스 대사가 교황 우르반 8세의 허락하에 교황청에 있는 도서관의 책을 열람하다가, 우연히 필론이라는 이가 쓴 ‘세계의 7대 불가사의’라는 6장짜리 글을 발견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는 이야기부터가 어린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게다가 아직도 남아있는 쿠푸왕의 대피라미드를 비롯해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에페수스의 아르테미 신전, 할리카르낫소스의 마우솔루스왕 능묘, 로도스의 거상, 알렉산드리아의 피로스의 등대 등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독특한 해석은 상상력이 극대화되는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하지만 대부분 사라져버린, 그리고 공포스러운 느낌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그 불가사의들보다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은, 바로 외계인과 관련되어 있는 미스터리들이었다. UFO나 버뮤다 삼각지 같은 것들이 그 대표적인 예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
크롭 서클을 취미로 만드는 영국의 크롭 메이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