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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지방 소도시에 한 노총각이 추어탕집을 개업하고는 열심히 홍보하러 다니지만 장사가 안 된다. 같은 도시에 사는 뚱뚱한 노처녀는 선보는 남자에게마다 딱지를 맞는다. TV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이 이 도시를 찾는다. 노총각은 식당 홍보도 하고 상을 타서 명예도 높일 목적으로, 노처녀는 공개구혼할 무대로 노래자랑에 참가를 신청한다. 둘은 신청서 내는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고, 노처녀가 추어탕 먹으로 왔다가 또 만난다.■ Review보잘것없는, 어쩌면 남들에게 따돌림당할지도 모르는 남녀가 만나 사랑을 시작하는 소박한 이야기다. 연출도 소박하다. 뚱뚱한 노처녀는 전혀 예쁜 척하지 않고, 노총각도 마찬가지로 촌스럽다. 만날 남자에게 딱지맞는 노처녀에게 노총각의 ‘필’이 꽃히는 건, 노처녀가 자신의 추어탕을 맛있게 먹을 때부터다. 노처녀와 함께 온 친구가 추어탕을 시켜놓고 먼저 가는 바람에 한 그릇이 남았다. “제가 먹으면 되죠.” 노총각이 옆에 앉아 먹는다. 나란히 앉은 둘
[단편] 특집!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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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20대 청년 장웅기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매일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출근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허겁지겁 뛰어간다. 무료하고 갑갑한 출퇴근의 되풀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골프공 하나를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마도로스였던 아버지가 그 공을 건네주고는, 배를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밤이 되면 그는 까만 가발을 벗고, 염색한 노란머리로 전에 함께했던 인디밴드의 클럽을 찾아간다. 그 밴드는 첫 앨범을 내느라 분주하다.■ Review변화가 없다. 출근버스의 교통방송 라디오는 같은 아나운서의, 같은 톤의 목소리로 서울 시내의 정체 소식을 알린다. 오목교에서 강남대로로 장소만 바뀔 뿐이다. 버스에 일찍 와 앉은 사람, 출발 직전에 뛰어오는 사람도 항상 같다. 골프공이 장웅기의 손에서 떨어져 버스 바닥으로 소리를 내고 구르면, 그것만으로도 변화다. 승객이 놀라 골프공을 보는 장면에서 오프닝 타이틀을 거는 이 단편은 권태와 무료함, 매너리즘에 대한 스케치다. 술 취해 노래방엘 가
[단편] 엔죠이 유어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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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사진찍기를 즐기는 지환(차태현). 손님으로 온 수인(손예진)에게 첫눈에 반한 지환은 용기를 내어 고백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하지만 수인의 단짝 친구 경희(이은주)와 수인, 지환은 그날 이후 친구로 지내기로 약속한다. 셋이 함께 어울려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지환의 관심은 점점 수인보다 경희에게로 기운다. 세 사람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키스를 나누게 된 지환과 경희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서먹해지고, 어느 날 불쑥 찾아온 경희는 “우린 니가 불편해졌어”라며 셋의 우정 또한 끝났음을 선언한다. 그로부터 5년 뒤. 지환은 발신인 불명의 편지를 받기 시작한다. 이 편지는 어디에서 날아온 걸까? 혹시 그 아이들이 보내는 건 아닐까?
■ Review
마른 손의 한 여자가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편지를 쓴다. 사진 위에 흰 글씨로 짧은 메모를 얹고 정성스럽게 봉한 뒤 상자에 담는다. 여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카메라는
`신선한 신간`은 아니지만,`베스트 셀러`처럼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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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감독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10월 2∼6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제11회 페미날레 여성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고양이를 부탁해>는 `페미날레 데뷔상'을 놓고 중국 리유 감독의 <물고기와 코끼리>, 미국 마릴린 프리먼의 <그룹>, 프랑스 엘리앙 데 라투르의 <브롱크스 바비>, 아르헨티나 산드라 구글리오타의 <수에르테의 하루> 등과 경합을 벌인다.서울=연합뉴스
<고양이를 부탁해> 페미날레 여성영화제에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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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어린 퀸은 탄광 안에서 선사시대에 멸종된 익룡을 발견한다. 무서운 파괴력을 가진 용은 빠른 속도로 번식하며 인류를 위협하고, 핵무기까지 써가며 용을 멸종시키려 한 시도는 오히려 지구의 황폐화와 인간 종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낡은 성곽에서 익룡의 습격을 피하는 공동체의 대표로 살아가는 퀸(크리스천 베일)에게 어느 날 익룡 사냥꾼 밴젠(매튜 매커너헤이)이 무리를 이끌고 찾아온다. 여러 가지로 의견의 충돌을 빚는 퀸과 밴젠은 결국 익룡의 중심인 수컷 용을 처치하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Review줄거리만 보자면 이 영화는 “괴물이 나타났다!”류의 어린이용 SF물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다. 아닌게아니라 여기서 제시되는 묵시록적 미래의 매개는 외계인의 침략이라든가 인류의 욕심이 빚어낸 대가가 아니라 동굴 속에 수십억년 동안 잠자고 있던 익룡인 것이다. 따라서 악의 대명사는 익룡이며 그 갑작스런 출현에 아무런 빌미도 제공해주지 않은 인간은 절대적인 희생자이자 선한 존재이다.
인간미 있는 영웅,식상하지 않는 인물 <레인 오브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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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어느 날 잠에서 깬 대서(정준호)는 옆에 낯선 여자 진경(김정은)이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한다. 광란의 밤을 보낸 흔적은 가득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 채로 두 사람은 헤어진다. 그런데 대서의 직장으로 험악한 인상의 세 남자(유동근, 성지루, 박상욱)가 찾아와, 진경의 오빠들이라면서 ‘데리고 잤으면 책임을 지라’고 협박한다. 진경은 호남 최고의 주먹 쓰리제이 가문의 금지옥엽 고명딸이었던 것.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음이 입증되지만, 학벌이 빠지는 것말고는 아쉬울 게 없는 쓰리제이 가문에서 서울대 법대 출신의 벤처사업가 대서를 순순히 놓아줄 리가 없다. 대서를 ‘패밀리’로 끌어들이기 위한 쓰리제이 가문의 결혼추진작전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 Review
잠결에 다리가 가려워 긁는데, 아무리 긁어도 시원하지가 않다. 다시 보니, 이불 속에 다리가 넷이다. 둘은 내 것이고, 나머지 둘은? 그렇다. 낯선 여자의 두 다리가 내 것과 엉켜 있는 것이다.
`웃기기`에 대한 강박? 배우들의 열연?<가문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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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무렵엔 세상이 더없이 만만해 보인다. 존재하지도 않는 해변을 향해 떠날 수 있고, 불륜과 동성애적 긴장이 뒤얽힌 관계 속에 하룻밤쯤 던져볼 수도 있다. 멕시코의 햇살처럼 빛나는 시간. 그처럼 두려움 없이 엉뚱한 모험을 벌이는 <이투마마>의 소년 훌리오가 바로 일년 전 혼돈으로 부서진 <아모레스 페로스>의 거리 한복판에 던져졌던 옥타비오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빛과 어둠처럼 서로를 등진 두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지금 멕시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스물넷의 예쁘장한 젊은이다. 미(美)의 절정을 누리고 있어 소녀들에게 사랑받는 가르시아 베르날이지만, 온기어린 갈색 눈동자를 덮은 그늘 때문에, 그는 쉽게 스러진 다른 배우들과는 조금 떨어진 영토의 대기를 안고 있다.
가르시아 베르날은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이상한 풍습을 가진 고장이라고 농담처럼 인용되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태생이다. 이국적인 발음을 가진 고향과 거칠
<이투마마>의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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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만나는 날, 불청객의 습격을 당했다. 김정은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여중생이었는데, 김정은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당하는 이의 진을 빼는 일임을 아는 까닭에, 본게임 앞으로 끼어든 오픈게임만큼은 막아내고 싶었다. 그런데… 기자보다 먼저, 매니저보다 먼저, 김정은이 입을 열었다. “그래, 얼마든지. 이리로 들어올래?” 그리고는 머리와 화장을 매만지는 분장실로, 문전박대 내지는 정중한 거절을 각오했을, 그래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어린 팬의 손을 잡아끌었다. 곧 반쯤 문이 열린 분장실 밖으로 김정은의 빠른 말들과 잔웃음들이 새어나왔다. 무슨 얘기를 그리도 재미나게 하는지, 궁금증이 발동해 분장실 앞을 서성댈 참이었는데, 누군가 “기자 체면이 있지, 엿듣긴 좀 그렇죠” 하는 바람에 자리에 눌러앉고 말았다.
사진촬영과 병행하느라, 분장실 담소는 끊어졌다 이어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념촬영도 하고 살갑게 작별인사를 건넨 뒤, 김정은이 다가와 마주
<가문의 영광> 개봉 앞둔 배우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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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분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폐허 속을 헤매는 남자가 있다. 1939년, 나치의 깃발이 내걸린 폴란드 바르샤바.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겨져, 다친 짐승처럼 고통과 공포에 휩싸인 그 남자는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다. 독일군의 눈을 피해 근근이 목숨을 유지하고 있지만, 삶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일 뿐이다. 결국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에게 발각된다.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 스필만에게, 장교는 연주를 명한다. 이건 스필만 최후의 연주가 될 터였다. 팽팽하게 내려앉은 공기를 가르는 피아노 선율. 연주가 끝나고, 장교는 코트를 벗어 스필만의 어깨를 덮어준다. 몇년 뒤, 나치가 패하고 상황은 전도된다. 포로수용소에 갇힌 그때 그 장교가 자신을 찾는다는 얘길 들은 스필만은 그를 찾아나서지만, 다시 만나지 못한다.소재로 보면, <피아니스트>는 또 한편의 홀로코스트영화일 뿐이지만, ‘예술’과 ‘인간’의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가 있는 영화다. 나치와 유대인은 악과 선
해외신작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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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50’(설경구)과 ‘1 1052’(차승원)가 사라졌다.교도소 감옥에 고이 갇혀 있어야 할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그것도 내일모레면 광복절 특사로 사랑하는 애인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오직 숟가락 하나로 6년간 땅굴을 파온 ‘1 1052’(무석)는 어찌어찌해서 ‘1 1250’(재필)이라는 혹 하나 달고 교도소를 탈출한다. 물론 몰랐다. 교도소를 그냥 걸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는 무석을 가로막는 이 있으니. 바로 재필이다. 무석보다 더 똘아이인 재필은 바람난 애인 경순(송윤아)의 결혼을 막으려는 일념밖에 없다. 결국 경순을 들쳐업고 교도소로 돌아가기를 시도하는데…. 잘 들어갈 수 있을까?김상진 감독이 직접 만든 영화사 ‘감독의 집’ 창립작품인 <광복절특사>는 70% 촬영, 10월 말 개봉예정.사진·글 이혜정♣ “좀더 굴러야 해. 더 과하게 해도 되는 장면이니까 한번 더 가자고….” 비와 흙탕물로 힘들어하는 배우들
<광복절특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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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길종-하명중 형제의 뒤를 이어 영화감독과 배우 콤비로 활동하고 있는 류승완-류승범 형제가 <피도 눈물도 없이>에 이어 <마루치 아라치>에서도 동기간의 천부적인 호흡를 과시한다. <마루치 아라치>는 평범한 경찰이 도인의 최고 경지인 `마루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도심무협극으로 류승완은 메가폰을 잡고 류승범은 주인공 상환으로 등장한다. 제작사인 좋은영화는 여주인공 `아라치'의 캐스팅을 마친 뒤 내년 1월 크랭크인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승완 형제 <마루치 아라치> 감독·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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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영화전문채널 시네마TV(Cinema TVㆍ대표 김현대)가 오는 10월 1일 개국한다.23일 시험방송을 시작하는 시네마TV는 공식 개국과 함께 18시간 방송에 들어간다. 이어 11월 1일부터는 24시간 방송 체제를 갖춘다.미국의 파라마운트, MGM, 유니버설을 비롯, 홍콩의 골든하베스트, 프랑스의 고몽 등 외 23개 배급제작사들이 영화를 공급한다.시네마TV 김현대 사장은 '영화 채널의 후발주자인만큼 명작위주의 영화를 집중 편성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시네마TV는 한편 삼화 프로덕션, 김종학 프로덕션 등과 업무협약도 체결해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도 방송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영화채널 시네마TV 10월 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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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오브 드래곤>의 웬콰이(元奎) 감독이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여배우 수치(舒淇), 모원웨이(莫文尉), 자오웨이(趙薇)와 함께 10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영화 <버추얼 웨폰>을 홍보하기 위해 8일 내한한 웬콰이 감독과 홍콩 여배우 트리오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했다.웬콰이 감독은 <버추얼 웨폰>을 한마디로 `드라마 색이 짙은 액션영화`라고 정의한 뒤 `홍콩영화는 본고장에서 활기를 잃어가는 대신 「와호장룡」처럼 국제적으로 더욱 인기를 얻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한국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TV 드라마를 보다가 「가을동화」의 송승헌을 보고 너무 인상깊어 출연을 제안했으며 그의 연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송승헌에 대한 느낌을 묻자 세 여배우는 '말이 통하지 않아 깊은 대화를 못 나눴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수치는 '프로정신이 뛰어난 배우', 자오웨이는 '너무 멋지다'라고 추어올렸
[인터뷰] <버추얼 웨폰> 감독ㆍ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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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과 문소리가 10일 낮 1시 30분께 대한한공 KE906편으로 귀국,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입국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렸으며 영화감독협회, 영화진흥위원회,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 등이 내 건 플래카드가 이들의 귀국을 맞았다. 한편, 이들이 출발하기 전인 9일 김대중 대통령은 명계남 이스트 필름 대표, 이창동 감독, 문소리씨 등에게 ‘좋은 영화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내 수상을 축하했다. 이감독은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회견장에 나타났지만 답변하면서 자주 웃음을 지었다.
수상 소감은
▲영화 찍으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영화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름답지 않은 사람들을 영화적으로 아름답지 않게 보여주는 것이 통할까 하는 회의를 영화를 만드는 내내 했다. 이런 면들이 외국 영화제에서 예상보다 너무나 강하게 받아들여져서 기뻤다. 감사함을 같이
베니스 수상 이창동, 문소리 귀국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