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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 :: 그러니까. 단 몇년 안에. 그런데 자료는 하나도 안 남아 있어. <처녀들의…> 비디오랑 케이블TV 방영본이 잘린 채 나와서 소송했잖아. 그때 조 변호사가 맡았고. 재판에서 자르라고 한 사람이 누구냐를 찾는데 안 나와.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지. 비디오회사, 케이블회사가 자진해서 잘랐겠어? 그런데 안 나오니까 케이블회사는 배상을 하고 비디오는 다시 출시됐지. 지금 <처녀들의…>가 무슨 윤리적 논란이 되냐고. 그런데 왜 돈 들여서 재판했고, 국가기관도 판사도 시간낭비하고, 비디오회사는 재출시하고, 케이블회사는 돈 물고 그러냐고. 이득 본 사람은 딱 두 사람이야. 하나는 조광희 변호사고(웃음), 하나는 그때 거마비 받았던 심의했던 사람들이지. 등급위도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인데 돈을 과외로 지불하게 하는 일만 하고. 영화라는 게 길게 보면 역사책일 수가 있어요. 수십 수백년 뒤에 되게 중요한 사료가 될 걸 계속 누군가가 훼손하고 있는 거라고.
<죽어도 좋아> Free Talking, 조광희 vs 임상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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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 :: 제한상영관이라는 게 외국의 포르노영화 틀어주는 곳이잖아. <거짓말> <죽어도 좋아> 다 어떤 예술적 성취를 한 영화인데, 그걸 포르노 극장에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지. 그게 한국의 문화적 자산인 건데…. 복잡한 것 같지만, 이 싸움에서 쟁점은 ♂지, ♀지, 털이 안 된다는 것 외에 하나도 없어. 그런데 왜 ♂지, ♀지 보기를 두려워하지? 나는 내 ♂지는 매일 보고, 내 마누라 ♀지는 가끔 보지만. (웃음) 여자 입장에서는 반대일 거고. 내것 아닌 그걸 못 볼 때 또 너무너무 그리워하는 건데. 그걸 보기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도대체 뭐지. 섹스하는 건 되는데 ♂지, ♀지는 안 된다, 그게 뭔가. 혼자서는 보면서 극장에 모여서 보는 것에 대해 대단히 두려워하는 것 같은데. 그건 정신병리학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조 :: :: 법률적으로도 전체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거거든요. 뭐가 보이면 안 되고, 안 보이면
<죽어도 좋아> Free Talking, 조광희 vs 임상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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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와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가 지난 5일 개막한 토론토 영화제에서 노년의 사랑을 다룬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두 편의 영화는 <챔피언>, <오아시스> 등과 함께 토론토 영화제의 내셔널 시네마 프로그램에 초청돼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라는 주제하에 상영 중이다.12일 AFP통신은 ‘토론토 영화제에서 노인들을 조명하는 두 편의 한국 영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영화들을 소개하며 ‘노년의 인물들의 다른 형태의 사랑을 각각 다룬 두 영화가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죽어도 좋아> 는 70대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이의 성과 사랑을 다룬 영화로 성기노출 등의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두 차례 심의에서 제한 상영등급을 받았다. AFP는 ‘<죽어도 좋아>가 7분 간의 성애 장면으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한 뒤 ‘논란이 되고 있는 정사 장면은 결코 포르노 같아 보이
<죽어도 좋아> <집으로..> 토론토영화제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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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SIDOF 2002)가 오는 10월2-7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한국독립영화협회 주최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개막작「전쟁과 평화」를 비롯 국내외 다큐멘터리 21편이 상영된다.인도 아난드 팟와르드한 감독의 <전쟁과 평화> 는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가 주도하는 핵 민족주의의 광기와 평화주의 운동의 흐름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작품. 힘의 논리라는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전세계적 군사주의에 맞서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실험, 진보, 대화’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영화제는 ‘올해의 초점’과 ‘회고전’ ‘국내 신작전’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국내외 다큐멘터리의 문제작들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상영하는 ‘올해의 초점’에는 ‘일상의 정치학’이라는 주제아래 개막작 <전쟁과 평화>외에 <푸른색 비닐> <국경 저 편에서>등 모두 6편의 출품작이 관객들과 만난다.‘회고전’에서는 유럽 에세이 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 10월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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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과 시네마테크 부산은 한ㆍ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대표적인 중국 3세대 감독 시에 진(Xie Jin) 영화제를 10월 11-14일 서울과 10월15-18일 부산에서 개최한다.
<부용진>으로 국내에 이름이 알려진 시에진은 40년대 말 영화 활동을 시작한 이후 총 20여 편의 작품을 통해 격동하는 중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중국 민족영화 전통의 맥을 이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여자 농구선수 5번>과 <여성혁명가 추근>, <요람>, <붉은 여군>, <세 명의 이씨>, <티안윤 산의 전설>, <목동> 등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감독의 대표작 7편이 소개된다. 관람료는 무료며 서울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부산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상영된다. 문의 ☎(02)521-3147, (051)742-5377
(서울=연합뉴스)
시에 진 감독 영화제 서울과 부산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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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편집국장 가운데 문화부 출신은 드물다. 한국사회의 권력 서열을 따라서인지 대부분 정치부나 경제부, 사회부 뭐 이런 부서를 거친 기자들이 국장자리까지 차지한다. 이유는 비슷한 것 같은데 문화부는 어느 신문사냐를 물을 것도 없이 인력난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요즘도 문화면을 펴보면 한면을 가득 채운 기사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기자 이름을 달고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아니, 흔하다.그래도 요즘은 사정이 나아진 편이다. 한 사람이 두 분야, 심하게는 세 분야까지 ‘담당’하던 시절도 있었다. 전문화시대라 부르는 지금도 그렇게 거룩한 르네상스맨 역할을 해야 하는 이들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니지만. 비판적으로 보자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기사 생산시스템이지만, 문화부 기자 일을 오래한 나는 개인적으로 그 시스템 덕을 많이 봤다. 정말이다. 유달리 부족한 문화예술적 기초교양을 일하면서 습득할 수 있었다. 예컨대, 음악을 담당하게 됐을 때는 태어나서 처음 피아노 교습소에 등록까지 해봤다. 최단기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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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던 충무로영화가 있었지만, 사실 그 영화를 보노라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린다. 결혼에 얽힌 공인된 이야기 예컨대, 가부장제와 남녀차별에 관한 문제조차 제대로 다루기 싫어서 사랑과 섹스의 속박 등에 관해서만 얘기하니, 이 어찌 배부른 소리가 아니랴. <소음>(신상순 연출/ 16mm/ 컬러/ 16분/ 2002)은 공인된 이야기라기보다는 결혼이라는 행위의 뒤안길에 나뒹구는, 비록 자잘하지만 구구절절한 얘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결혼이 미친 짓인지 아닌지 따위는 결코 묻지 않는다. 단지 남편의 후배와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약간 죄스러운 기분일 따름이다. 아이를 가운데 둔 놀이공원 안의 썰렁한 만남이지만 그래도 그녀의 콧구멍은 시원하다. 꼭 바깥바람을 쐬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데리고 나갔던 아이를 잃어버렸고, 파출소에서 만난 남편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억울하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번주 독립영화관(KBS2
독립·단편영화 <소음> <권투 선수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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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10주년 기념공연연세대 대강당9월14일 5시, 15일 4시꽃다지 1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89년부터 매년 노래판굿 꽃다지와 ‘자, 우리 손을 잡자’,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등 굵직한 문화행사에서 건강한 민중가요를 들려주었던 노래집단 ‘꽃다지’의 창립 10주년 기념 콘서트. 꽃다지는 <바위처럼> <민들레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명곡과 류금신, 윤미진 등 민중가수를 배출한 노동가요의 명가다. 콘서트 이외에도 기념음반 발매 등 다양한 사업도 벌인다.<오페라의 유령 앵콜 공연>세종문화회관9월13일 7시30분14일 4시·7시30분SJ엔터테인먼트, 제미로02-399-5888, 1588-1555, 1588-7890한국 공연사에 금자탑을 쌓은 뮤지컬로 기록될 <오페라의 유령> 앙코르 갈라 콘서트. 60인조의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50여명의 서울 필하모닉 합창단이 펼치는 거대한 음악과 함께, <오페라의
꽃다지 10주년 기념공연/오페라의 유령 앵콜 공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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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게리 디셔 지음북하우스 펴냄6500원
애프터 다크 시리즈는 1966년 첫선을 보인 이래 40편의 시리즈가 출간된 오스트레일리아의 인기 공포 시리즈. 게리 디셔, 조너선 할렌 등 오스트레일리아의 인기 아동작가들의 글에 숀 탠, 데이비드 케네트 등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일러스트를 곁들인, 10대 소년들을 위한 공포소설집이다. <살아 있는 시체>는 이 애프터 다크 시리즈 가운데 21편을 골라 7권으로 편집한 책 가운데 첫 번째 권이다. 콘크리트 속에 잠긴 사람들의 튀어나온 손발을 자르는 전기톱 등 섬뜩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살아 있는 시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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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den’s Lament>앙상블 플라네타포니캐넌 발매다테이시 레이, 도마루 하나에, 이케시로 요시코, 다카하시 미치코 등 4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클래식 아카펠라 그룹 앙상블 플라네타의 두 번째 앨범. ‘처녀의 슬픔’이라는 뜻의 앨범 제목에 나타나듯이, 바흐, 헨델 등 바로크곡에서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아일랜드 민요 <The Last Rose of Summer> 등 성스러운 비탄의 느낌이 실린 노래 11곡을 담았다. 차분하고 정갈한 음색이 인상적이다.<Love Song>MC한새BCR Ent. 발매래퍼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 MC한새가 1년6개월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앨범. 마지막 트랙의 <다시 사랑해> 등 힙합과 R&B를 접목한 시도가 성공적이다. 타이틀곡 <정말 미쳤어> 이외에 <미안해> <내 사랑 마이걸> <불행> 등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1
Maiden’s Lament/Love Song/DONG-HYEK LIM(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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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공중파 방송 3사는 각기 다채로운 특선영화를 추석 연휴기간에 집중 편성한다.SBS는 특선영화 대기획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2편과 흥행대작 한국영화를 편성했다. 먼저 15일 밤 11시 40분에는 200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아메리칸 뷰티>를 방송한다.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 주연, 샘 멘대스 감독의 작품으로 한 중년 남성과 그의 가정을 통해 미국 중산층 전체의 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20일 밤 9시 45분에는 2001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글래디에이터>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리들리 스콧 감독, 러셀 크로 주연으로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고대 로마 시대의 검투사를 소재로 한 대작 시대극이다. 추석인 21일 밤 10시 50분에는 흥행대작 <신라의 달밤>이 방송된다. 김상진 감독의 2001년작으로 이성재, 차승원, 김혜수가 주연을 맡았다. 경주를 배경으로 고교 시
공중파 3사의 추석특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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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 스타 김혜수가 영화 <바람난 가족>(제작 명필름)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눈물>에 이어 임상수 감독의 세번째 영화인 <바람난 가족>은 적당한 부와 교양을 갖춘 변호사 집안의 온 가족이 바람이 나면서 해체 위기로 치닫는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데 어머니는 초등학교 동창과 연애에 빠지고 아들은 젊은 모델과, 며느리는 고등학생과 불륜을 저지른다. 김혜수는 시어머니의 연애를 응원하고 남편의 외도까지 인정하는 개방적 사고의 며느리 은호정으로 등장한다. 김혜수는 영화제 시상식이나 방송 토크쇼 등에서 파격적인 노출 의상을 즐겨입어왔지만 정작 스크린에서는 한번도 노골적인 베드신을 보여준 적이 없어 이번 영화의 노출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호정의 남편 주영작 역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의 황정민이 맡는다. 명필름은 나머지 캐스팅을 마치는 대로 1
<바람난 가족> 여주인공에 김혜수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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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형태의 반독재민주화운동이 60년 4·19 이래 유장한 절정에 달했던 70∼80년대, 그리고 1950년 6·25 이래 지하로 스며들었던 좌파민중운동이 백주대낮으로 등장하자마자 소비에트 몰락을 배경으로 고스란히 빛바래며 모멸을 감수하던 80∼90년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수난의 격변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면, 수난의 영웅들은 많지만, (정치적) 전망의 영웅들은 없거나,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수난의 영웅은, 예수가 그렇듯, (고급) 종교에 달하지만 종교는 정치적 전망과 상극이다. 자본주의와 기독교의 결합은 전망의 결합이라기보다는 생존의 야합이다. 종교의 성(聖)은, 종교지도자들의 신년 덕담에서 누누이 보듯, 정치적으로 너무 지당해서 하나마나 할 뿐 아니라 ‘지당함’에 아우라를 씌우므로 백해무익하다. 김대중 정권의 무능은 크게 보아 수난 영웅의 무능에 다름 아니다.문부식은 하느님을 믿는 신학대 학생으로 80년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대학살을 암묵리에 승인한 미국에 분노,
문부식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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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과장이 심하다. 무협영화를 봐도 그렇다. <촉산전>의 영웅호걸들은 수백년씩 수련을 쌓으며 신선이 되고, 하늘을 나는 것은 기본에 손짓 하나로 태산을 움직인다. 워낙 넓고 다양한 민족이 사는 대륙이다보니, 상상력까지 함께 광활해진 것일까? 중국인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흔히 8대기서를 꼽는다. 명대의 4대기서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에 청대의 <유림외사>(儒林外史), <홍루몽> <금고기관>(今古奇觀) 그리고 <요재지이>(민음사, 전 6권)가 그것이다. 어느 것이나 당대의 생활상은 물론 천의무봉한 상상력까지 맛볼 수 있는 책들인데, 그중에서도 <요재지이>는 ‘요정이나 신선, 여우, 귀신 등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색적인 내용을 기록한 지괴서(志怪書)로 유명’하고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 영감을 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장국영 주연의 &
포송령의 <요재지이>(聊齋志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