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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베를린 영화제가 오는 6~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리처드 기어,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시카고」와 니콜 키드만,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이 출연하는 「디 아워스(세월)」 등 할리우드 영화를 각각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택한 이번 베를린 영화제는 경쟁부문 22편의 영화 중 다섯 편이 미국 영화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할리우드로부터의 탈피'라는 영화제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짙은 우려를 낳고 있다.한국영화가 한 편도 오르지 못한 국제경쟁부문은 미국영화 5편, 독일과 프랑스 영화 각 3편 등 서구권의 강세가 두드러진 채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영화(1편)와 중국영화(2편)만이 리스트에 올랐다.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국제경쟁부문에는 솔라리스」(스티븐 소더버그), 「25번째 시간」(스파이크 리), 「데이비드 게일의 삶」(알란 파커), 「위험한 마음의 고백」(조지 클루니), 「영웅」(장이모) 등이 주목할 만한 영화.「
개막작 <시카고>,베를린 영화제 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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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6부작 TV시리즈 <요요 몬스터>. 제목을 듣는 순간 ‘요요’에 ‘몬스터’라니, 너무 진부한 소재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겠다. 솔직히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10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라는 이 작품을 꼭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먼저, 회사 설립 뒤 몇년 동안 고군분투해온 제작사 홍익애니맥스가 쏘아올린 첫 번째 공이기 때문이다. 고생해서 만든 기획작을 큰 회사에 헐값으로 넘기고 쓴눈물을 삼키던 김복훈 사장의 모습이 크게 각인되어서인지도 모른다.직원이 하나둘 줄어가던 암울한 시기를 ‘그래도 이 길’이라며 인내해온 이곳 사람들을 그저 옆에서 지켜만 보다가,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 지금 이때다! 하고 소개할 수 있어서 솔직히 기쁘다. 이 모습이 다소 편향되게 느껴진다면 달게 손가락질 받겠다(그래도 박수는 쳐야겠다).그렇다고 <요요 몬스터>가 정말 진부하기만 한 작품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홍익애니맥스는 요요와 몬스터라는
26부작 TV시리즈 <요요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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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한국만화의 역동성’이라는 제목의 한국만화특별전이 개최된다. 2003년 1월23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앙굴렘의 독립전시관에서 개최되는 이 전시는 한국 만화를 유럽에 본격 소개하는 첫 번째 전시로 만화와 역사, 만화와 사회의 관계를 보여주는 역사전과 우리나라 만화의 현재적 단면을 보여주는 19인의 작가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19인의 작가전은 상업만화잡지, 인터넷, 대안적 만화잡지, 신문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각 독특한 작품 세계를 지닌 19명의 작가를 만화와 욕망(양영순, 윤태호, 이유정, 권가야, 박흥용), 일상의 발견(박희정, 이강주, 이우일, 고경일, 최호철, 홍승우), 새로운 감수성(이향우, 이애림, 최인선, 곽상원, 변병준, 정연식, 아이완, 권윤주)의 카테고리로 소개한다. 특히 새로운 감수성을 보여주는 8명의 작가는 작가가 전시연출과 설치에 직접 참여해 좀더 생동감 넘치는 전시가 구성될 예정이다
앙굴렘페스티벌 한국만화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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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아원에서 헤어진 쌍둥이 진과 린이 있다. 진은 미국으로 떠났고, 세월이 흐른 뒤 멋진 청년이 되어 한국에 등장했다. 이를 반갑게 맞이한 것은 린. 십수년 만에 처음 만나는 쌍둥이 형제는 만나자마자 툭탁거린다. 린이 기거하는 곳은 거대한 빌딩. ‘man to man’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데, 개인적인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을 해결하는 곳이라고 한다. 린은 엄청 돈이 많고, 검은 양복의 보디가드가 있으며, 머리카락 하나면 10분 동안 변신이 가능하다. 여기까지가 <지구에서 영업중>의 구체적인 설정이다. 황당하다고 그렇다. 황당하다. 그러나 이 만화는 엄격하지도, 치밀하지도, 전복적이지도, 파괴적이지도 않다. 딱 편안한 상상의 틀 안에서 즐길 수 있을 정도만 황당하다.스포츠신문 연재만화의 대척점이시영의 <지구에서 영업중>은 2003년 한국 만화의 스펙트럼에서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와 대척점에 존재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김성모의 <대털
이시영의 <지구에서 영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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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여느 뉴스와 별다를 바 없는 뉴스가 방송된다. 40대의 탈옥자가 벌이는 인질극, 편의점을 습격한 10대 청소년들, 동물원에서 탈출한 흑곰. 그런데 마지막 날씨 부분에 들어갈 영상이 없어 지난해에 찍어뒀던 소스를 쓰게 되고 그 영상은 예기치 못한 것들을 보여준다.뉴스는 ‘정말로 일어난 일’을 보도하지만 그 앞뒤 정황이나 맥락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해주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뉴스와, 그 뉴스의 이면에 있는 상황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그 전체적인 사실, 즉 하나의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한다.영화는 뉴스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성하였지만 종반부에서 뉴스의 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려준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날씨 부분의 영상을 지난해 것으로 대체하여 방영하는 과정에서, 제각각 보도되던 뉴스의 사건들은 문맥을 가지게 된다.우리는 뉴스를 통해 매일매일 일어나는 사건과 소식들을 접하지만 실제로 그것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알지
[단편 Review] 뉴스데스크/돌고돌고/거울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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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우즈베키스탄.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스파이의 모습이 왠지 어설프다. 착륙 후 어리버리 미끄러진 스파이 때문에 눈사태가 일어나고 그를 기다리던 접선자는 눈 속에 파묻힌 채 허우적거린다.2월7일 개봉하는 는 실수투성이의 스파이와 우연히 작전에 참여하게된 권투 챔피언이 좌충우돌하다 세계를 구한다는 줄거리의 코미디 영화.<상하이 눈>에서 청룽(成龍)과 같이 출연했던 오웬 월슨이 ‘재난을 몰고 다니는’ 스파이역을 맡아 <베버리힐즈 캅>시리즈와 <너티 프로페서>의 코미디 배우 에디 머피와 콤비를 이룬다.미국이 비밀리에 개발한 투명 스텔스기 ‘스위치 블레이드’가 무기 밀매상 건다즈(말콤 맥도웰)에게 넘어가자 미 정부는 모든 스파이망을 다 동원해 소재 파악에 나선다.결국 건다즈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스위치 블레이드를 구입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정보기관은 실수투성이 첩보원 알렉스(오웬 월슨)를 파견하기로 한다.변변한 실적도 올리지 못하고
반영웅적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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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상점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좁고 그늘진 홍콩의 재래시장 필 스트리트가 있다. 길바닥으로 밀고 나온 수조 속에서 산 생선이 펄떡이고 말린 약재의 향기가 골목을 채우는 시장 한복판. 길을 잃은 라라 크로프트와 그녀의 옛 연인 테리는 네 갈래 길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미로 속에 던져진 희생물처럼 방향을 찾지 못한다. 1월10일 홍콩에서 촬영현장을 공개한 <툼레이더2>는 지붕 덮인 정크선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애버딘 항구와 고층빌딩 사이에 몸을 숨긴 필 스트리트에서 모험의 막바지 촬영을 진행했다. <스피드> <트위스터>의 얀 드봉이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된 <툼레이더2>는 그리스와 케냐, 탄자니아, 중국 등을 거쳐 홍콩 촬영을 마치고 고향과도 같은 런던 파인우드스튜디오로 돌아갈 계획. 2편은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를 몰살시킨 재앙의 근원 ‘판도라의 상자’와 그 상자를 뒤쫓는 라라 크로프트의, 바다와 대륙을 가로지르는 스펙터클한 추격전을
라라,판도라의 상자를 찾아라! <툼레이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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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주요 복합상영관들이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설치하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 의견 교환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게시판을 설치하지 않는 것은 굳이 게시판을 설치해 네티즌들의 집단행동이 일어나는 등의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최근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 영화를 보러간 한 네티즌(aefibez)은 영화 시작 5분 전 갑자기 상영작이 바뀌자 극장측에 항의를 했다. 극장 관계자로부터 관람료에 교통비 3천 원까지 보상받은 그는 예고 없이 상영작이 변경되는 관행을 없애고자 이 사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려 했지만 게시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다른 영화관련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회사원 박모(26. 여)씨의 경우도 지난 연말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기위해 인터넷 예매를 하려고 했으나 시스템 오류 창이 계속 뜨자 결국 시간만 낭비하고 예매를 하지 못했다.인터넷 예매시 잔여좌석 업데이트가 늦어 불만이 많다는
멀티플렉스 홈페이지 네티즌 의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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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영화관들이 대형화에 이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치며 고객유치전을 벌이고 있다.지난해 2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영화 7편을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으로 문을 연 창원 롯데시네마는 백화점 쇼핑공간과 다양한 먹거리.볼거리 등을 갖춘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같은 추세에 맞춰 총 4개관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는 마산 연흥극장도 전화예매뿐만아니라 최근 인터넷 예매제를 도입하고 음향시설도 돌비시스템 등 디지털 이미지를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마산지역에 건립될 대형 쇼핑몰에도 5개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는 복합상영관이 들어설 계획이다.반면 단일관이던 창원 J극장과 마산 N극장 등 4곳은 지난해 문을 닫았으며 진주 D극장 등 상당수 단일 극장들도 최근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영화인구가 늘고 있지만 단일 극장은 시설개선을 꾀할 수 없을만큼 자금난이 심해 오히려 고객을 잃고 있어 단일 규모의 영세한 극장은 통폐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창
경남지역 영화관 대형화 추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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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 제작 청년필름)이 제32회 로테르담 영화제의 최고 영화상인 타이거 상(VPRO Tiger Award)을수상했다.박찬옥 감독의 장편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은 같은 남자에게 두번이나 자신의 여자를 빼앗기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로 문성근과 박해일, 배종옥이 출연했고 지난해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 부문에서 최우수 아시아 작가상을 수상한 바있다.<질투는…> 은 97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후 한국 영화로는 두번째로 로테르담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 상인 타이거 상을 받게 됐다.총 14편의 경쟁작품 중 3편에 수여되는 이 상은<질투는 나의 힘>과 함께 러시아 라리사 사디로바 감독의 <위드 러브, 릴리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로자 감독의 <스트레인지>가 공동 수상했다.심사위원단은 <질투는 나의 힘>에 대해 “인간관계를 고찰하는 야심찬 영화로
<질투는 나의 힘> 로테르담 영화제 최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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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몇시인데 아직 안 오냐? 너 술 마셨냐? 돈 받기 싫지. 과외선생이 잘~ 한다.”
<일단 뛰어>의 권상우와 TV 드라마 <로망스>의 헤로인 김하늘이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에서 호흡을 맞춘다.
영화 속에서 얼핏 불경스러워 보이는 과외선생과 제자는 알고보면 같은 나이의 동갑내기. <동갑내기…>는 돈, 주먹, 외모 뭐하나 빠질 것 없지만 21살의 나이에 아직 고등학생인 문제아 지훈(권상우)과 지훈의 과외선생으로 나선 동갑내기 왈가닥 여대생 수완(김하늘)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멜로와 액션을 버무려 그려내는 영화다.
기자시사회가 끝난 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가슴이 울컥거린다”(권), “관객 앞에 나설 것이 걱정된다”(김)며 영화개봉을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화산고>, <일단뛰어>에 이어 세번째 영화에 출연하는 권상우는 출연작이 모두 고등학생역이라
<동갑내기…>의 권상우,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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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주세요. 슛 들어갑니다.” “이 얼 싼.” 한국 스탭들과 중국 스탭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촬영장의 분주함이 더해진다. 나무들을 가르는 조명이 없었다면 정말 귀신이라도 나올 법한 밤. 중국 항저우(杭州)시 린안(臨安) 근교의 수상공원에서 영화 <천년호>의 촬영이 한창이다. 이제 곧 시작될 자운비(김효진)와 비하랑(정준호)의 추격신을 촬영하기 위해 거대한 와이어 트랙이 촬영장 한켠에 대기 중이다. 이광훈 감독과 무술감독 원덕은 번갈아가면서 연기와 동작들을 지시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사당을 뛰쳐나와 비하랑에게 쫓기는 자운비의 와이어 액션신이 펼쳐진다.“이 영화는 멜로드라마가 중심”이라고 말하는 이광훈 감독은 신상옥 감독의 1969년작 <천년호>를 원안으로 새로운 형식의 멜로드라마 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원작이 갖고 있는 공포영화의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작 <천년호>의 여우 ‘호’(狐)를 호수 ‘호’(湖)로 바꾸기도 했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이
1천년 전 사랑과 영혼,<천년호>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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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개봉하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는 2년이나 ‘꿇은’ 늙은 남자 고등학생과 같은 나이의 여자 과외선생이라는 설정이 신선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등장인물들의 엽기성이나 통통 튀는 대사, 주연배우의 매력 등으로 영화는 그런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스크린에 붙잡아두는 데 성공한다.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영화는 끊임없이 현실에는 없을 법한 이야기와 단편적인 웃음으로만 일관한다. 상황의 현실성이나 이야기의 개연성을 제외해 놓고 머리를 텅 비운 채 심심풀이감을 찾는 영화팬이라면 영화에 만족할 수도 있을 듯.학비를 직접 벌어야 하는 통닭집 딸 수완(김하늘)은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성질머리로 과외를 하는 족족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때려치운다.하지만, “이번에도 때려치우면 나도 너 때려치운다”며 “과외 없으면 등록금도 없다”고 선언하는 어머니(김자옥)의 등쌀에 그녀는 또다시 과외전선으로 뛰어든다.학부모가 제시한 조건은 “책상 앞에 두 시간씩만 앉아
어디 한번 웃어보자, <동갑내기 과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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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를 되풀이 읽었다.아픈 친구와 밥을 먹었다. 그의 몸은 삶의 바닥에 닿아 더없이 어두웠다. 어둠의 소용돌이치는 말은 귀를 곤두세우고 몸을 구부려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입 안에서 씹히는 음식물 소리가 내 귀를 멀게 한 것인가. 허기를 채우는 동안 그의 어둠은 내 몸 밖에 있었고, 그는 배고픔도 못 느끼는 어둠 속에 있었다.행려병자들이 웅크리고 잠든 분수대 광장을 걸어 그를 배웅하고 돌아설 때는 비가 내렸다. 그는 지하 세계로 내려가 당장은 그 비를 피했고, 나는 비를 맞으며 그의 고통 속으로 젖어 들어갔다. 아무도 대신 질 수 없는 짐. 속수무책의 짐. 혼자만의 짐. 그것들을 부려놓을 곳은 제 속밖에 없다. 그는 자의식 때문에 날이 밝으면 눈이 더 퀭해질 것이다. 고통의 돌기 같은 그의 육신은 제게도 낯설 것이다.-조은, 고통의 돌기-대가도 없이 시인이 막 발표한 시의 전문을 이렇게 통째로 옮겨 적어도 되는지 의문이지만 무력하기 짝이 없게 느껴지는 날들 속의 어느 새벽에 이 시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