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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ury Rising, 1998년감독 해롤드 베커 출연 브루스 윌리스KBS2 12월7일(토) 밤 10시50분아이는 정상이 아니다. 타인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로 언어능력이 부족하고 대인관계에 서툴다. 학교도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다닐 수 없다. 흔한 용어로 자폐아다. 그런데 아이에겐 비범한 능력이 있다. 헝클어진 숫자와 도형, 그리고 기호의 배치 속에 숨겨진 어떤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자폐 성향의 캐릭터라면 우리는 더스틴 호프먼이 출연한 <레인맨>(1988)을 떠올릴 수 있다. <레인맨>이 가족의 복구라는 단순한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면, <머큐리>는 좀더 복잡하다. 음모론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어느 남자, 그리고 살인극이 뒤죽박죽 뒤섞인다. 자폐아는 태풍의 눈, 한가운데 서 있다.아이의 이름은 사이먼이다. 자폐아 사이먼은 퍼즐잡지에 실린 암호를 해독하고 무심결에 전화를 건다. 아이가 풀어낸 암호는 일명 ‘머큐리’라고 불리는 것
해롤드 베커 감독의 <머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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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나의 새 앨범 <Shaman>은 익숙함이라는 안전한 노선을 택함으로써,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기보다는, 아성의 잔영 속에 머물기를 선택한 작품이다. 물론 그 배경은 그래미 어워드 최다 부문 수상 기록과 1천만장을 훌쩍 뛰어넘은 판매고로 ‘노장 신화’를 이룩했던 전작 <Supernatural>(1999)의 거대한 그늘이다.<Supernatural>과 <Shaman>은 외형과 실재가 모두 흡사하다. 솔직히,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인상이다. ‘초자연적 존재’에서 ‘샤머니즘의 무당’으로 이어지는 앨범 타이틀부터가 전작의 연장선상에 매달려 있고 남미의 토속적이고 강렬한 원색 대비 페인팅으로 장식된 앨범 커버는 물론, 당대의 ‘잘 나가는’ 젊은 뮤지션들과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수록곡들의 성격조차도 그렇다. 3년 전, 극적으로 재기한 노장의 저력에 갈채를 보냈던 이들을 당황스럽게 하기 충분한 노골적 자기복제인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보태 피니시 블로를
거대한 그늘,산타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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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매주 일요일 오후 6시10분국내 쇼·오락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유독 ‘미션’을 좋아한다. 특히 ‘미션프로그램’의 원조이자 백미라 할 수 있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경우, 꼭지별로 한 가지씩 미션을 부여한 뒤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전부다. “퀴즈를 풀어 1등을 차지하라! 출신학교에 거액의 장학금이 주어지리라.” “밤 9시에 아파트 한동 전체를 암흑천지로 만들라! 아파트 곳곳에 CCTV가 설치되리니…. ” 대개 이런 식이다.관록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일밤>에서 그동안 선보인 기상천외한 미션들만 나열해도 한 페이지로는 모자란다. 우선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칼같이 지켜 다 함께 교통문화 선진국을 이루자”거나 “놀이공원에서 공짜로 빌려주는 우산은 반드시 되돌려주자”는 대국민 계몽형 미션이 있었다. 가수의 깜짝 콘서트에 관객 5천명을 불러모아야 하는 대중동원형 미션도 있었고, 어
<일요일 일요일 밤에-꿈은 이루어진다>의 이상한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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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1일<친구> 부산경제 파급효과 178억원영화 <친구>가 2001년 한해 동안 부산에서 만들어낸 경제적 파급효과는 178억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2월6일[영화제] 2월6∼17일 베를린국제영화제(독일 베를린)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가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한·일합작영화 <KT>가 2월6일 개막하는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초청됐다.3월5일<엽기적인 그녀> 홍콩서 2주 연속 1위<엽기적인 그녀>가 홍콩에서 날아다니고 있다. <俄的野蠻女友>(나의 야만스런 여자친구)라는 제목으로 지난 2월21일 개봉해 유력한 할리우드 경쟁작들을 제치고 2주째 1위를 차지한 것.4월23일서울영상위원회 출범기념식 열려서울영상위원회는 영화촬영을 위한 효율적 지원시스템 구축으로 합리적인 영화 제작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영상위원회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해
[심재명] 살아온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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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사람들 중 70%가 서울을 고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는 신문기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 그렇구나. 서울이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다. 언젠가 어느 후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기는 시골이 무섭단다. 특히나 시골에서 칠흑 같은 밤을 만나면 마치 이 세상의 끝에 온 것같이 두렵단다. 어쩌다 시골에 갔다가 서울 톨게이트에 들어서면 그때야 안심이 된다고 했다. 멀리 도시의 불빛이 휘황하게 반짝거리는 걸 보면 아, 집에 다 왔구나, 싶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서울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내겐 처음이어서 꽤나 인상깊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후배처럼 서울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나는 서울에 발을 붙이고 살게 된 지가 이제 25년째다. 내 태생지보다 이 서울에서 십년을 더 산 셈이다. 이제는 태생지쪽의 지리보다 이 서울지리가 더 밝다. 서점이고 영화관이고 밥집이고 상점이고 간에 자주 찾아가게 되는 정든 장소도 이 서울에
그래도,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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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어딘가로 들어서는 순간은 항상 모든 것이 어색하고 산란스러운 것인지, 1995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당시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새 교복의 다림질 자국만큼이나 빳빳하게 굳은 얼굴로 눈알만 매롱매롱 굴리고 있다.
그런 그때, 어리둥절함을 떨쳐버리고자 주변의 어색한 사람들과 나슨하게 ‘영화감상서클’을 만들었다. 사실 그때는 영화를 무지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그저 좀더 빨리 친해지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래도 딴에는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란 의미의 ‘Kino Kids’라는 서클명을 짓기도 했다. 당시 교칙상, 서클을 만들려면 지도선생님이 꼭 한명 있어야 했는데, 우리는 첫 수업시간부터 수업진행 보다는 영화에 관해 열변을 토했던 세계사 선생님을 지목했다.
선생님은 영화에 관심있어하는 우리를 아주 대견해하며 서클 모임 때마다 영화에 관한 자료들과 테이프들을 챙겨와 보여줬는데, 대부분이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영화사에서 대단히 손꼽히는 고전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를 앉혀
유치하니까 좋네, 그치? <가유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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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지금 이 이름을 접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고약스러운 가십거리들로 회자되고 있고 끔찍해져버린 몰골은 세인들에게 경악의 대상이 되었다. 한때 팝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마이클 잭슨의 환상적인 뮤직비디오로 그 시절 재미를 톡톡히 보았던 MTV는 올해의 ‘MTV 뮤직어워드’를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꾸미기 위해서 이 가련하고 초라한 무관의 제왕을 무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생방송으로 전미 100만명의 시청자들이 그를 한꺼번에 마음껏 짓밟으며 조롱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MTV 뮤직어워드 행사일이 마침 마이클의 44번째 생일이었다. MTV는 마이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케이크를 준비했고 요즘 잘 나가는 후배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케이크를 전달하기 위해서 무대에 올라와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는… 잭슨이 ‘Artist of the Millennium’입니다.” 그녀의 소개를 받고 등장한 마이클은 어처구니없게도 마이크 앞에서
김형태의 오!컬트,<문워커> <데인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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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을 보고 싶지만 안 보기로 작정했다. 장동건 때문이다. 텔레비전 광고에 나와 장동건이 씩 웃을 때마다 허약체질이라 군대 안 갔다는 소문이 생각나서 남들은 군대가서 썩는 동안 돈 벌고 인기끌고 좋겠다며 채널을 돌려버린다. 아들을 전방으로 보내고나서 병역면제자에 대한 분노가 이성을 잃고 있는 수준인 것 같아 자제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남자배우나 가수를 평가할 때 군대에 다녀왔냐 안 다녀왔나가 기준이 되고,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을 군대 갔다온 사람과 안 갔다온 사람으로 구분하는가 하면, 친지나 동창생 동료들에게 아들을 군대에 보냈는지 은근히 물어본 연후에 군대를 안 보냈으면 등을 돌리게 되니 중증도 심한 중증인 것 같다.까라면 무조건 까고, 기라면 군소리 없이 기고, 영장 나오면 툭툭 털고 군대에 가는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전날까지 철책근무는 너무 싫어 카투사로 갈까 의경으로 갈까 버팅기는 아들을 등 떠밀어 군대에 보냈다.
군대는 필수 아닌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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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이 군대에 들어간다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을 연기하며 일약 안방극장의 스타로 떠오른 안재모가 군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스크린 도전을 한다. 쥬쥬엔터테인먼트가 창립작으로 제작하는 코믹멜로 <명랑유곽>이 그 영화. 제작사가 ‘밀리터리멜로’라고 소개하는 영화 <명랑유곽>은 군대에 간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펼치는 연애 해프닝을 담는 영화로, ‘국방의 의무’ 때문에 생겨나는 한국 특유의 특정한 연애풍경을 코믹하게 그릴 예정이다. 영화에서 안재모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는 새내기 군인 ‘동희’를 연기한다. 동희는 좌충우돌 어설픈 군인으로, 상대역인 ‘귀여운 여인’과 조화를 이룬다는 설명. <명랑유곽>은 나머지 배역의 캐스팅이 이루어지는 대로 오는 12월20일경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안재모 <명랑유곽>에 어설픈 군인으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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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4일 결혼식을 올렸던 니콜라스 케이지-리사 마리 프레슬리 부부가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이혼을 준비 중이다. 케이지는 지난 11월26일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타협 불가능한 차이”를 사유로 기재한 이혼소송 서류를 제출했다고 법원쪽이 밝혔다. “슬프지만 이 결혼은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결혼이었어요. 니콜라스 케이지와의 결혼은 큰 실수였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이기도 한 리사 마리 프레슬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교적 거친 표현으로 심경을 알렸다. 이에 비해 케이지는 대변인을 통해 ‘노코멘트’의 의사만을 전했다. 두 사람에게 이 이혼은 모두 처음이 아니다. 케이지는 패트리샤 아퀘트와, 프레슬리는 대니 키오, 마이클 잭슨 등 2명의 뮤지션들과 결혼하고 이혼한 경험이 있다.
니콜라 스케이지-리사 마리 프레슬리 이혼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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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가수지망생, 파란만장한 오디션, 그리고 절권사내 김수로와 김선아가 <내사랑 브루스 리>에 캐스팅되었다. <예스터데이>의 여전사로 스크린 신고식을 마치고 최근 <몽정기>에서의 뇌쇄적이고 코믹한 연기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김선아와 <주유소 습격사건> <재밌는 영화> 등을 통해 개성강한 코믹연기를 보여주었던 김수로. 이렇게 두 사람이 만났으니 당연히 코믹이 아니겠냐고 하지만 이소룡을 자신의 우상으로, ‘절권도’ 권법서를 자신의 바이블로 여기는 젊은 무도인 백기태(김수로)와 주유소에서 일하며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착한 여자 윤하영(김선아)을 주인공으로 하는 <내사랑 브루스 리>는 오히려 다양한 캐릭터와 강한 드라마가 돋보이는 영화다.
하영은 신인가수 오디션 전단지를 들고 매니지먼트 사무실을 찾지만 그 오디션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가짜 오디션. 그때 마침 그 사무실에 백기태가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내사랑 브루스 리>에 김선아·김수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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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르(발레리 르메르시에)는 다음날이면 애인의 집으로 이사해 그와 함께 새 생활을 꾸려갈 예정이다. 그처럼 자신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바로 전인 금요일 밤에 로르는 친구와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을 해두었다. 차를 몰고 시내로 나선 로르. 하필이면 그날 밤은 엄청난 교통정체가 일어난 날이어서 그녀는 도로 위에서 꼼짝도 못할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때, 로르는 장(뱅상 랭동)이라는 낯선 남자를 자기 차에 태워주게 된다.
클레르 드니의 신작 <금요일 밤>(2002)은 새로운 삶을 눈앞에 둔 한 여자가 그 전날 밤 동안 겪게 되는 짧은 외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렇게 간단히 이야기하면 사실 이런 유의 영화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만든 사람이 클레르 드니라는 동시대 프랑스영화의 출중한 시인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말이지 그녀는 이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를 특유의 관능적인 형식미 안에 담아냄으로써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으로 내한한 프랑스 감독 클레르 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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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생→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3) 제작 스탭→ 1993년 6월, 변영주 감독과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소 `보임` 결성→ 이후 <낮은 목소리>(1995), <숨결>(2000) 제작→ 김소영 감독의 <거류>(2001) 프로듀서신혜은(36) 프로듀서는 <밀애>의 숨은 산파다. 알려져 있듯, 3년 전 원작을 읽고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맘먹은 것도 그다. 독자로서 “미흔이 묘사하고 고백하는 어떤 모멘트의 정서들에 공감했다”는 그는 “거창한 메시지 대신 통속적인 줄거리를 제시하는 것이나 미흔이 창문을 넘는 장면의 시각적인 쾌감”이 자신을 현장으로 내몰았다고 말한다. 처음엔 원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싫다고 했던 변영주 감독이 결국 연출을 맡기로 하면서 추진에 힘이 붙었지만, 그러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도중 제작사가 바뀌고, 심지어 남자배우 캐스팅도 끝을 보지 못한 채 서둘러 촬영에 들어가야 했다. <거류&
<밀애> 프로듀서 신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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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수지랑 달라욧!”누구 닮았네요, 라고만 했는데, 한방 먹일 분위기다. “남들한테 여릿여릿한 이미지로 보이는 거 정말 싫거든요.” 호불호를 또박또박 표하는 김양희(24). 오줌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한의사에게 ‘긴’ 펀치를 날리는 문어소녀처럼 씩씩한 성격을 가졌다. 뉴욕, 베이징, 부산의 화장실을 순례하며 인간의 생로병사를 탐사하는 프루트 챈의 <화장실, 어디에요>는 그녀의 데뷔작. 폐수에 오염되어 죽을 병을 앓는 문어소녀로 나온다. 횟집에서 일하는 김선박(장혁)의 도움으로 간이화장실을 휴식처(?)로 얻게 되고 그와 함께 병을 치유하기 위해 돌아다니게 되는 인물(). “처음엔 설정이 인어였어요. 그런데 촬영 도중 감독이 오징어로 바꾸더니, 낙지를 거쳐 결국엔 문어까지 가더라구요. 한껏 예쁜 모습 상상하다 갑자기 안줏거리로 전락했죠.“
벌써 2년 전, 불과 사흘 동안의 기억이었지만, 그에게 당시 부산 백운포에서의 촬영은 엇그제 끝난 것마냥 생생하다. 특히 프루트
씩씩한 문어소녀처럼,<화장실,어디에요?> 김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