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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양허요청안을 WT) 사무국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오히려 스크린쿼터 제도를 확대할 필요는 없는지를 따져야 해요. 교역 대상으로만 문화를 보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양허요청안을 제출한 것은 한심한 일이죠. 양허요청안을 철회하고 몇몇 소수 국가에만 유리한 문화 분야의 자유화 논리에 맞서야 합니다. 전 문화에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서 국제적인 연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습니다. 또 국내 방송쿼터도 강화해야 합니다. 할리우드영화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 한 국가에서 만든 영화의 방영 비율을 50%이하로 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영화의 경우는 자정 이전인 주시청시간에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정을 손질해야 해요.문화예산을 좀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그 방안은 무엇입니까.→ 각 당의 공약을 보면 교육, 문화, 여성, 환경 등등 뭐든 다 올리겠다고 말합니다. 재원을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죠. 저희는 세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권영길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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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반년 만에 만난 우리는 함께 미장원에 가기로 했다(만나도 별 할 이야기가 없는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알차게 시간을 보낸다). 도착해보니 어제로 이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친구 왈 “내가 2년 동안 여기를 다녔는데, 지난달에도 아무 이야기 없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그러나 나에게는 놀랍지 않다. 내 친구, 한마디 덧붙인다. “너 때문이야.” 맞다. 나 때문이다. 내가 원래 재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오게 됐는데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다.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와 동일시하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프록터의 행운>만큼 주인공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았던 영화는 없었다. 프록터로 말하자면 자신의 법칙으로 만방에 이름을 드날린 머피가 가슴에 손을 얹고 머리를 조아릴 인물이다. 멀쩡해 보이는 열두개의 의자 가운데 신중하게 골라앉은 의자의 다리가 부러져 있어 엉덩방아를 찧거나 비행기 수화물에서 자신의 가방만 분실되는 일 정도는 그의
김은형의 오!컬트,<프록터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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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내게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었다. 뭐, ‘전혀’라는 단어가 갖는 임팩트 때문에 다소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건 책과 영화를 끊고 가능한 한 음악을 듣지 않기로 작정을 한 뒤 얻은 쾌거였다. 그 당시 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쉽게 놀라거나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경지에 오르면 주변 상황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빨리 변화하고, 내 곁엔 소수의 사람들과 다수의 소주병만이 남는다. 그때 내 주변에 남아 있던 소수의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나와 흡사하거나 비슷한 상태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난 그들과 함께 술과 술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한 친구가 도발적인 제안을 해왔다.
“네가 한달에 소주 100병을 먹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나의 주량은 소주 두병 반 정도였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제안이었다. 딱히 뭘 정해놓고 한다는 것이 귀찮았지만, 약간의 객기
한잔은, 돌아오지 않을 낭만을 위하여, <타이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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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어느 날 밤, 자정이 지난 시간에 전화를 받았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담은 TV 시사프로그램의 방영이 끝난 직후였다. 전화의 주인공은 류승완 감독. “저, 승완인데요, 지금 TV 보셨죠 그냥 이러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혜정이(그의 처)도 펑펑 울고…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무슨 일인가 해야겠어요. 삭발 시위라도 할 테니 주선 좀 해주세요….”나는 순간 당황해서 “혼자 하는 것보다 가능하면 힘을 모으는 게 좋겠고, 어떤 방식이 좋을지 한번 고민해보자…”고 대답하고는, “같이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다들 취지에는 공감하겠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쉽지 않을 텐데…”라며 자조 섞인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그리고는 여유부린답시고 “이런 일말고 좋은 시나리오를 하나 썼다든가 ‘쌈빡한’ 영화 아이템이 있다는 전화 좀 받고 싶다…. 삭발하는 건 영화인회의 실무자들과 일정과 형식을 의논해보겠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말았다.전화를 끊고는 낯이 화끈거렸다. 나는
[조종국] 영화인도 ˝SOFA 전면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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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는 7회째를 맞으며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로 성장했지만 개최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게릴라영화제’니 ‘국제영화제 사회의 질서교란자’니 등으로 취급받았다. 개최시기를 고정할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인 전용상영관 건립문제는 영화제 초기부터 꾸준하게 제기돼 왔으나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았다.그러나 올들어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공약을 제시하고 안상영 부산시장도 전용관 건립의지를 밝히자 부산 중구와 해운대구 등 두 자치단체가 서로 전용관을 유치하겠다며 적극 나서고 있다.중구측 주장은 대청동 한국은행 부지 4천㎡에 1천800석 규모의 대형 상영관을 건립하고 900석 규모의 보조상영관 2개,프레스센터,통역시설,면세점 등을 갖춘 전용관을 짓겠다는 것이다.중구는 남포동 극장가를 중심으로 영화제가 발전돼 왔고 1924년 설립된 ‘조선키네마’를 비롯해 한국영화의 시발점인 만큼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보더라도 당연히 전용상영관은 이 곳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반해 해운대구는 메가박스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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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내(8층) 멀티플렉스영화관(복합상영관)인 ‘스타식스 타임월드’가 13일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착공, 이날 개관한 스타식스 타임월드는 5개 소형 영화관에 873개의 좌석과 돌비시스템 및 35㎜ 영사기 등 첨단기기를 갖추고 있다. 스타식스 타임월드 관계자는 “관객들이 좋은 영화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객서비스에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복합상영관 ‘스타식스 타임월드’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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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서 한.일 합작 장편 애니메이션이 제작된다.13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전주로 본사를 옮긴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A&B드림디지털(대표 안계정)이 최근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일본의 소니픽쳐스와 560만달러 규모의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시리즈(13편) 제작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A&B드림디지털은 내년 초 본계약이 이뤄지면 같은 해 4월부터 전주에서 제작에 들어가 2004년 봄 완료할 예정이다. 내용은 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코미디적 요소를 합친 사이버 코미디로 인기몰이를 했던 게임 캐릭터들의 일상을 다둘 계획이다. 제작과 판매는 한.일 양사가 50대 50으로 합의했으며 A&B측은 이미 IMM창업투자와 호서벤처투자회사 등 5개사의 투자비 35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드림디지털과 소니픽쳐스는 애니메이션물이 완성되면 미국의 방송과 홈비디오, 배경음악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전주시 관계자는 “내년 초 소니픽쳐스측과 본계약이 이뤄져 제작에 들어가면 전주가 영
전주서 한.일합작 애니메이션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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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충무로역사의 영상센터 활력연구소는 15∼29일 ‘진실하고 귀여운 다큐멘터리 감독, 멜리사 리 특별전’을 개최한다.서울에서 태어나 이란 테헤란을 거쳐 호주 시드니로 이주한 멜리사 리는 호주 국립영화TV라디오 제작학교를 졸업했으며 새롭고 건강한 시선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일본 야마가타 다큐멘터리영화제, 호주 WOW영화제, 시드니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등에서 수상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호주의 유력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로부터 ‘30세 미만의 떠오르는 샛별 30명’에 뽑히기도 했다.멜리사 리 특별전에서는 동성애 혐오 폭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메리의 공간>(98년)을 비롯해 <불타오르는>(99년), <여자들만의 비밀>(99년), <소신:당신의 소망 안에서>(2000년), <사랑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2001년) 등 중-단편 5편이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간격으로 하루 4차례 상영된다(월요일은 휴관).한편 활
활력연구소, 다큐 감독 멜리사 리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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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제26회 예테보리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이 열린다.
한국영화 특별전은 예테보리영화제가 계획하고 있는 특별프로그램 ‘Asian Hots’의 섹션들 중 하나로 마련된다. 예테보리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 PPP 초청 프로젝트 중 한편을 선정해 예테보리 영화제 펀드를 수여하는 등 한국 영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서울=연합뉴스)
예테보리영화제, 한국영화 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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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람보> 시리즈와 <클리프행어>로 널리 알려진 미국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56)이 <록키 6.의 각본을 쓰게됐다.
할리우드영화사 메트로-골드윈-마이어(MGM)는 12일 스탤론이 복싱클럽의 얼치기 무명선수에서 세계챔피언으로 변신한 필라델피아 한 복서의 지칠 줄 모르는 투지를그린 영화 <록키> 시리즈 제6탄의 각본을 집필하기로 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MGM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스탤론의 작품은 구상단계에 있으며 많은 예산을 들이기 보다는 지난 1976년 당시 원작과 같은 규모가 작으면서도 독립영화적 분위기로 돌아가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탤론은 원작 <록키>의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맡아 입지전적인 복서 록키 발보아로 열연, 전 세계에서 2억2천만달러의 흥행실적을 올리는 동시에 오스카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실베스터 스탤론, 할리우드MGM사와 <록키 6> 집필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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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있었던 <집으로…> 시사회 날, 주연배우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김을분 할머니는 70평생 한번도 극장에 오신 적이 없습니다. 할머니가 처음 극장에서 보시게 된 영화가 자신이 주인공인 바로 이 영화입니다.”이 짧은 코멘트는 뭉클한 데가 있다. 이 코멘트의 감동과 <집으로…>라는 영화의 감흥을 떼놓고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이 코멘트에 담긴 사실을 알지 못한 관객이라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이미지에서, 그가 영화 혹은 한국영화라고 일컬어지는 장의 밖에 존재해왔음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의 할머니는 한국영화가 외면해왔던 혹은 관객으로서의 우리가 잊으려 했던 존재와의 조우를 체험케 한 영화였다. 그리고 차례로 공개된 <오아시스>와 <죽어도 좋아>에서 그 조우는 계속됐고, 이것은 2002년 한국영화의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남았다.타자들, 한국영화의 부적격자
<집으로…> <오아시스> <죽어도 좋아>에 등장한 `타자`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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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아이들과 읍내 주민들의 어색한 연기는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같은 TV프로그램을 상기시킨다.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이 TV프로그램은 시골 노인들의 서투름과 순박함을 한편으로 비웃고 다른 한편으로 연민한다(그 비웃음은 우리가 낯선 것과 마주쳤을 때 생기는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으로서의 비웃음이라는 점, 그리고 그 비웃음을 결국 연민으로 해소한다는 점 때문에 나는 이 색다른 오락프로그램이 어떤 교양프로그램 못지않게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집으로…>에서 일부 배우들의 서투름은 TV체험을 통해 우리에게 매우 낯익으며, 우리는 익숙한 방식으로 그들의 서투름을 비웃고 연민한다.좀더 중요한 다른 하나는, <집으로…>의 컨텍스트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수시로 출몰하는 그 서투름은 이 영화가 충무로 자본과 충무로 감독이 그동안 충무로가 소외시켜온 대상을 찾아나선 윤리적 여정임을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보통의 소격효과
<집으로…> <오아시스> <죽어도 좋아>에 등장한 `타자`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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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영화에 대해 사실은 매우 ‘아웃사이더’라는 점을 우선 독자들에게 양해 구하고 싶다. 영국에서 태어나 1965년부터 캐나다에 거주한 내가 제일 처음 한국영화를 접한 것은 88년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아다다>를, 같은해 토론토영화제에서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보면서였다. 그뒤 나는 기회가 닿는 대로 한국영화를 챙겨보려고 노력했으며 올해도 토론토, 밴쿠버, 그리고 부산영화제에서 열심히 상영실을 드나들었는데, 결론은 올해, 한국보다도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수준 높은 영화들을 낸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최근 한국영화들은 인간의 성에 관한 진지한 탐구를 보여준다. 올해의 빼어난 수작 <죽어도 좋아>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등이 모두 그런 예다.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는 전주에서 처음 보았는데 함께 본 한국 관객은 대부분 10대, 2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부산영화제를 찾아온 외부자의 한국영화에 대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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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을 보다가 소설가 박완서씨의 수필 한 대목을 떠올렸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글이어서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으나, 얼추 이런 뜻이었다. 자신은 아들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아들이 의과대학엘 들어갔다는. 우리 사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회에서 의사는 큰 존경과 높은 수입을 누리는 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 자식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고, 의사 자식을 둔 부모를 부러워한다. 그런데 박완서씨는 왜 자식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는가 자식의 눈에 들어올 것들이 끔찍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겉만 보며 살아도 눈이 힘든 때가 많은데, 왜 굳이 속까지 들여다보아야 하는 직업을 고른담, 하는 투로 박완서씨는 얘기했던 것 같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몰라도, 자발적으로 흉한 것까지 보고 살아야 하나, 하는 것이 박완서씨 심정이었던 것 같다. 그 대목을 읽으며 나는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했다. 의과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 만큼 고등학교 성적이 좋지는 않았던 터
아저씨가 영화 <해안선>에 부여한 의미 한 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