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천된 악질교사 첩첩산골 탈출기●28일 개봉 <선생 김봉두>배우 차승원은 선생이라는 직업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듯하다. <세기말>의 퇴폐적 대학강사에 이어, 불량청소년보다 더 불량스런 체육교사로 나왔던 <신라의 달밤>은 관객들에게 배우 차승원이라는 직함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로 출연하는 개봉대기작 <선생 김봉두>에 이르러서는 ‘차승원에 의한, 차승원의 영화’라는 소개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하지만 그가 연기하는 선생은 태극기를 보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듯 학생들을 보며 참교육을 맹세하는 선생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선생 김봉두’는 <신라의 달밤>의 깡패선생 박기동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인간이다. 학생들에게 통하는 그의 이름은 김봉두가 아닌 김봉투. 학부모들이 내미는 ‘봉투’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촌지교사로 그의 수첩에는 아이들 이름 옆에 집평수(강남 아파트는 특별표시까지!), 전·월세 상황까지
[새 영화] 분교로 간 불량선생 <선생 김봉두>
-
실명위기 사진가, 이별 그리고 비상사진가인 소정은 어느날 자신이 튜불러 비전(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는다. 시야가 계속 좁혀들어가 튜브처럼 되어버리며, 언제 실명 될지 언제 나을지 알 수 없는 병이다. 시력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바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공포다.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온 소정에게 그것은 공황일 수밖에 없다.‘튜블러 비전-가족-미소-비행’의 네개의 장을 따라, 영화는 소정의 일상과 선택을 담담히 따라간다. 함께 미국유학을 떠나기로 했던 애인 지석에게 이별을 통고하고, 할머니의 장례식을 찾은 가족들은 지리한 일상 속에 각자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경비행기 조종을 배우러 찾은 곳에서 비행교사와 정사를 나누고, 혼자 남은 소정은 하늘로 비상한다.건조하게 그려지는 일상 속에서 곧 터져버릴 듯한 소정의 내면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해한 삶의 모습 그 자체다. 마지막 소정의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는 그 삶에 함몰되지 않은 이들
<미소> 어떤 영화?
-
2003 전주국제영화제(JIFF.4월 25-5월 4일)의 개막작으로는 박광수 감독의 이, 폐막작으로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이 각각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20일 전주시청 강당에서 상영작 발표회를 갖고 이번 영화의 상영작은 30개국에서 출품된 170편에 달한다고 밝혔다.또 메인 상영관인 전북대문화관에서 개.폐막식을 갖고 영화의 거리 4개 관과 씨네씨티 코리아 1관 등 시내 극장과 덕진종합예술회관 등 7개 상영관과 1개 야외 상영장에서 영화를 상영한다.세계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비엔날레'와 지난해 새롭게 시도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한국 단편 영화의 흐름을 진단할 수 있는 `한국 단편의 선택'이 소개된다.또 올해 처음으로 스크린이 아닌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아트 비디오 장르의 `지프 마인드2003'이 마련돼 디지털 및 일반 영화와 달리 혼자 영화를 감상할
전주국제영화제 개.폐막작 확정
-
주말로 닥친 제75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당초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까. 미국 영화관계자들이 우려한 대로 사담 후세인 축출을 명분으로 이라크전쟁이 발발했다. 윌 스미스가 23일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릴 오스카상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고 주관방송사 ABC도 중계여부를 확정짓지 못해 지구촌 최대 영화축제가 자칫 맥빠진 행사가 될 위기에 몰렸다.<알리> 타이틀롤로 지난 해 최우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흑인 래퍼 겸 영화배우 스미스는 관계자를 통해 "세계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내키지않는다"며 시상자 자격의 초청장을 반납했고 <과거없는 남자>(The Man Without a Past)로 외국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도 이라크전쟁에 항의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시상식 주관처인 미국영화과학아카데미(AMPAS)의 공식 입장은 행사강행이다. 지난 1969년 이후 로스앤젤레스를 강타한 홍수 등으로 세차례 연기된 적은 있지만 단
[이라크戰] 오스카상 시상식 개최 여부
-
-
클래식 음악을 싫어한다고 고백하는 건 쉽지 않다. 무지하고 품위없고 몰상식하다고 매도될까봐 두려워서다. 거짓말을 할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나서서 떠들어댈 생각은 없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고 선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겉멋들리고 잘난 척하고 위선적인 사람이란 구설수에 오르기 싫기 때문이다. 오페라가 대중예술이던 구소련의 예를 보면, 클래식 음악이 인간의 본성과는 원래 맞지 않는 존재인 것 같지는 않다. 많은 한국인이 클래식에 대해 솔직할 수 없는 것의 원흉은 아무래도 음악 수업인 것 같다.학교 수업이란 게 다 그렇지만 음악과 미술과 체육 시간은 특히 괴로웠다. 잘 부르고 잘 그리고 잘 달리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늘 그랬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악보를 볼 줄 모르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고, 감상 시간이면 무조건 음악을 틀어주고 졸면 때렸다. 최악은, 모두의 눈과 귀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리코더도 불고 오르간도 쳐야 했던 기말고사였다. 라디오나
클래식 음악과 화해하기,<렛츠 브라보 뮤직>
-
2002년 칸영화제를 긴장시켰던 가스파 노에 감독의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이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영화 자체가 스캔들이었을 정도로 끔찍한 살인과 강간장면이 담겨 있어 영화를 보던 관객이 기절해 실려나가기도 했다. 워낙 영화가 거친 탓에 다른 매체에는 그다지 노출되지 않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연인 사이인 모니카 벨루치와 뱅상 카셀이 주연을 맡아 리얼한 연기를 펼친 점도 화제가 됐다. 홈페이지에는 두 배우의 국내 팬사이트를 링크시켜놓는 친절함을 발휘했다. 예고편에는 트레일러 외에 TV스팟, 뮤직비디오 등이 있는데 특히 뮤직비디오는 삽입곡인 베토벤 <교향곡 7번>과 함께 영화의 주요 장면을 더 길게 보여준다. 2분짜리 동영상만으로도 어지러운 카메라워크와 충격적인 영상미가 잘 드러나 어떤 영화일지 짐작할 수 있다.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4번 메뉴 Asshole Club에서, 제작과정은 2번 메뉴 Hot Is
거친 영상,스캔들 <돌이킬 수 없는> 홈페이지
-
어린 시절부터 스파이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자란 보통 사람들 중에, CIA의 요원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적진에 침투해서 최첨단 장비로 그들을 교란시키고, 특급정보를 캐내거나 악한을 처단하는 자신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처럼 멋있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멀리 있는 CIA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국가정보원(과거 중앙정보부 혹은 국가안전기획부)의 부정적인 면들을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스파이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은 여실히 깨져갔다. 때마침 멋있게 묘사되기만 하던 할리우드영화 속의 스파이들도, 점차 현실적으로 변해갔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들 중에서는 <스파이 게임> <썸 오브 올 피어스>가 CIA 요원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아직도 스파이에 대한 막연한 미련을 못 버린 이들에게, 미국의 CIA는 여전히 꿈의 직장쯤으로 생각될 법하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돈을 사랑한 스파이,실제 CIA 내부의 이중 스파이 사건
-
상상 속에 음악이 있다3년 전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작곡가 간노 요코의 도쿄 콘서트에 간 적이 있다.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O.S.T 발매 기념 콘서트였다. 그 자리에는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도 와 있었는데, 이들에게 들은 공동작업 방법은 의외였다. 그토록 잘 어우러진 영상과 음악이 사실은 한두번의 미팅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감독이 곡이 들어갈 장면과 분위기에 대해 설명하면, 작곡가는 아, 그래요? 하고 돌아와서 ‘마음대로’ 만든다는 것이다. 심지어 가끔은 영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다나.물론 말이야 쉽게 했지만, 상상력을 발휘해서 곡을 만드는 사람이나 거기에 어울리도록 영상을 편집하고 연출하는 사람, 모두 만만치 않은 힘을 들였을 게 틀림없다. 다만 놀랐던 것은 아무리 호흡을 오래 맞춰온 사이라지만, 서로의 상상력이나 의외성에 기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도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이 <카우보이 비밥>의 영상을 뮤직비디
선제작 후선곡의 뮤직비디오 <관운 이야기>
-
오는 3월26일부터 31일까지 교토시 주재 갤러리 ‘기타노’에서 “반전의지의 교감과 확장”을 기조로 한 고경일의 풍자만화전시회 ‘서울만보전(漫步展)’이 열린다. 현재 상명대학 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고경일은 이전에도 정신대 문제 등의 내용으로 전시회를 개최해 일본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었다. 이번 전시회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미국의 핵 위기에 대응하는 도발적 행위에 대한 냉정한 기록이며, 동시에 풍자만화가 갖는 파급력과 힘을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주최쪽은 밝히고 있다. 또한 이 행사에서는 박재동 화백을 비롯하여 <부산일보>의 손문상, <경향신문>의 김용민, <내일신문>의 김경수, 전 <중부일보> 화백 윤기헌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며, ‘미국과 일본 만화의 보수 우익적 성향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연회도 열릴 예정이다. 부대행사로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서 판매하는 코너와 29일에는 작가와 ‘관람자와의 대화’도 열릴
[만화계 화제] 반전(反戰) 풍자만화전시회 개최
-
사람, 풍경, 혹은 그냥 스쳐가는 것들진보하는 작가를 만나는 일은 독자에게 큰 행복이다. ‘변병준의 작은 만화’인 <달려라! 봉구야>를 세번 읽고 내린 결론이다. 먼저 간략한 독후감을 소개한다. 첫 번째 읽고 나서는 심심했다. 초기 단편에서 보여준 유머도 없고, <프린세스 안나>에서 보여준 지독한 자폐감도 없는 그저 착하고 착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비현실적으로 보였고, 나에게 무덤덤하게 다가왔다. 두 번째 읽고 나서 한컷을 그리기 위한 작가의 부단한 노력이 읽혀졌다. 특히 세밀하게 묘사된 서울 도심의 풍광은 다른 만화에서 그 예를 찾기 힘든 정성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살아 있는 배경은 몇개의 자료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선 취재의 결과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읽고 나서 나는 이 심심하기 그지없는 만화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냈다. 그리고 변병준이라는 만화가가 덜어냄, 보여주지 않음, 생략
변병준의 <달려라! 봉구야>
-
일주아트하우스는 오는 28-31일 서울 광화문의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에서 '실험영화제Ⅰ'을 개최한다. 'super-8㎜'라는 부제로 열리는 영화제는 필름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super-8㎜ 필름으로 작업한 실험영화를 통해 아날로그 매체의 감수성과 형식미를 살린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상영작은 <아래에 있어 더 행복해>(존 팔머)를 비롯 5개국 26명의 감독 39작품으로 오후 5시, 6시30분, 8시 등 하루 세 차례 상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일주아트하우스는 이번 영화제를 포함 올해 모두 4회의 실험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문의 ☎(02)2002-7777 인터넷www.iljuarthouse.org (서울=연합뉴스)
일주아트하우스 실험영화제 개최
-
"촌지 킬러 불량 티처의 고군분투 오지 탈출기"라는 제작사 마케팅 팀의 홍보문구만큼 이 영화를 잘 설명하는 말은 없을 듯하다. 28일 개봉하는 <선생 김봉두>(제작 좋은 영화)는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등으로 이미 코미디 연기만큼은 '기본은 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는 차승원의 연기가 단연 돋보이는 영화다.적당히 비열하고 반성도 할 줄 알고 때로는 애들 사이에 섞여 마냥 즐거워할 줄도 아는 이 매력적인 선생님역을 그만큼 잘해낼 배우도 드물 듯. 영화의 단점은 차승원이 주는 웃음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한 기둥 줄거리에서 크게 벋어나지 않아 심심하고 '나쁜 선생'이 '좋은 선생님'이 되는 계기도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후반부에서 주는 감동이 부담스러운 것은 이런 이유.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봉두(차승원)는 교육에는 별 뜻이 없고 돈 봉투만 좋아하는 문제 선생. 화이트 보드에
[새 영화] <선생 김봉두>
-
김선경 감독의 단편영화 <나들이>가 오는 5월 1∼6일 독일에서 개최될 제49회 오버하우젠 국제단편영화제의 해외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나들이>는 지난해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동백대상을 차지한 수작으로 집을 구하기 위해 나들이를 나선 만삭의 딸과 어머니의 대화를 담고 있다. 아동청소년경쟁부문에서는 크리스마스날 교회에 초대받은 동자승의 이야기를 그린 박관호 감독의 <나무아미타불 Christmas>가 초청작 목록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오버하우젠 단편영화제에 <나들이> 초청
-
<어바웃 슈미트>가 대배우 잭 니콜슨의 영화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시 한번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게 될 것인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가 창조해낸 슈미트라는 인물은 오래 기억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새삼스러운 확인이 필요한 사실 하나는,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정확한 연출력 없이 잭 니콜슨의 슈미트 되기는 가능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어바웃 슈미트>는 배우 잭 니콜슨에 대한 ‘확인’의 기쁨과 감독 알렉산더 페인에 대한 ‘발견’의 기쁨을 동시에 선사해준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의 첫 대면은 2년 전쯤 비디오로 출시된 <일렉션>(election)을 통해서 우연히 이루어졌다. <일렉션>은 한 야심만만한 10대 소녀의 성장기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감독의 문체는 주인공인 트레이시(리즈 위더스푼)의 당돌함만큼이나 장난스러운 재기로 흘러넘친다. 그러나 그 경쾌한 문체의 이면에는 신랄한 풍자의 시선이 담겨 있다. 트레이시가 보여주는 출세
<어바웃 슈미트>에서 발견되는 페인 감독의 개성과 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