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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검증을 끝내고 박수를 쳐주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영화 <집으로…>의 DVD 출시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던 첫 번째 출시 예정일이 지켜지지 못한 이후 출시 예정일은 여러 번 연기돼왔다. 타이틀 자체를 다시 제작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 그 원인. 출시 막바지에 이정향 감독이 DVD 타이틀에 대한 엄청난 열의를 보이며 본격적인 관여를 하기 시작해, 서플먼트가 전면 수정되면서 다시 제작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심정은 다음과 같았다. ‘아직까지도 DVD 제작에서 감독의 적극적인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하려면 첫 번째 기획단계에서부터 열성을 보였어야지, 웬 뒷북인가.’ 한마디로 말해 짜증스러웠던 것. 그랬으니 무려 두달이 넘게 지속되었던 출시 연기 사태가 끝나고 타이틀을 손에 넣었을 때, ‘그래 얼마나 공들였는지 한번 보자’라는 식의 감정적인 상태였던 것은 당연
그리고 1년,훈훈한 후일담,<집으로…>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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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사진)의 대나무 숲 바람소리와 맹방해수욕장의 파도소리로 유명해진 강원도 삼척지역이 영화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삼척시는 지난 2, 3일 도계읍 신리 너와집에서 강수연 주연의 영화 <서클>이 촬영된데 이어 배창호 감독의 영화 <길>이 환선굴, 너와집, 전두시장 등 삼척지역 전역에서 촬영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특히 이들 영화가 촬영되는 곳은 삼척지역의 대표적 관광지이기 때문에 지난 2001년 <봄날은 간다>에 이어 삼척지역 관광지가 전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봄날은 간다>가 촬영됐던 근덕면 동막리 신라고찰 신흥사와 대나무 숲, 그리고 삼척 제1해수욕장인 맹방해수욕장은 영화 개봉이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됐었다. (서울=연합뉴스)
삼척에서 영화촬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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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땐 그랬지추억의 영화를 다시 본다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독립영화에도 추억이라 불릴 만한 영화들이 있다. 영화아카데미 1기 졸업작품이며, 한국 단편영화의 초기걸작이라 불릴 만한 김의석 감독의 <창수의 취업시대>(16mm/ 1984년)가 그중 한편이다. 주인공은 신체건강한 20대 청년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직업도 없이 서울시내를 쏘다니며 소매치기를 일삼는다. 70년대 <바보들의 행진>의 청년들이 장발단속에 쫓겨 거리를 달렸다면, 이 영화에서 청년들은 지갑을 훔쳐 무작정 내달린다. 그들은 쫓기고 있지만 무언가 분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핸드헬드로 촬영되었고, 그만큼 역동적인 화면을 볼 수 있다. 때문에 마지막의 흑백 스틸 컷은 더욱 큰 여운을 남긴다. 제작자가 된 안동규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수확이다.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이현철 감독의 <오락기 납치사건>(DV/ 6mm/ 2002년) 역시 너무나 재미있는 작품이다
[독립,단편영화] <창수의 취업시대>,<오락기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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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생활>MBC 밤 9시 뉴스데스크강원도 눈밭에서 설피를 신고 눈 소식을 전하고, 청계천 헌 책방에서 새봄의 기운을 전하는 일기예보. 얼마나 추운지를 몸소 보여주기 위해 한겨울에 오토바이를 타고, 새벽 조깅도 마다않는 용감무쌍한 일기예보. 여기 <사랑은 비를 타고>를 부르며 비 소식을 전하는 이정재의 명랑+깜찍함을 충분히 넘어서고도 남을 일기예보 프로그램이 있다. 가 끝날 즈음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의 날씨를 돌아보고, 내일의 날씨를 점쳐주는 <날씨와 생활>이다.1999년 5월에 시작해 이제 3년 하고도 10개월째에 접어든 이 프로그램의 원칙은 철저하다. 바로 “날씨가 펼쳐지는 현장에서 직접 전해주는 일기예보”를 지향한다는 것. 더우면 뚝뚝 떨어지는 땀을 닦아내며, 추우면 얼어붙은 입을 녹여가며 날씨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퍼런 배경의 스튜디오에서 전해주는 일기예보에 익숙했던 당시에는 “말도 안 된다”라는 비웃음도 많이 샀지만 이제 이 무모한
삶의 현장에서 전하는 일기예보,MBC <날씨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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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ne Collector, 1999년감독 필립 노이스 출연 안젤리나 졸리 MBC 3월15일(토) 밤 11시10분
<세인트>를 연출한 필립 노이스 감독의 스릴러영화. 여형사와 병상에 누운 법의학자가 콤비를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다. 법의학 전문형사 링컨 라임은 몸을 제대로 움질일 수 없는 상태다. 여경관 도나위는 어느 날 사지가 절단된 시체를 발견한다. 라임은 증거들을 보고 연쇄살인을 예고하는 범죄임을 감지한다. 그리고 도나위를 파트너로 지목한다. 사건은 연이어 발생하지만 둘은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다.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
[주말 TV영화] 본 콜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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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imes a Great Notion, 1971년감독 폴 뉴먼출연 폴 뉴먼EBS 3월16일(일) 낮 2시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 헨리 폰다와 폴 뉴먼이 출연하고 있으며 폴 뉴먼이 직접 연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스탬퍼 일가는 가족간의 결속이 강한 집안으로 벌목사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를 비롯해 대가족을 이루고 있는 이들은 마을 주민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 파업을 하고 있기 때문. 통나무를 공장까지 운반하기로 한 아버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 영화로 연출은 비교적 평이한 편이다.
[주말 TV영화] 스탬퍼가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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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24-28일 2003년 상반기 독립영화 제작지원 신청을 접수한다.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 편당 2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필름 및 (디지털) 비디오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모든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다.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신청서 △영화제작계획서 및 제작비 명세서 △시나리오 및 줄거리 △신청인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스토리 보드 또는 그림콘티 △촬영계획서 △신청자 기존작품을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206-46 영화진흥위원회 국내진흥부 국내2팀에 보내면 된다.문의 ☎(02)9587-573 인터넷 www.kofic.or.kr▲오는 5월23-28일 서울 아트시네마와 아트큐브에서 열리는 제7회 인권영화제의사무국은 홍보물 디자인, 트레일러 제작, 번역, 자막 실무 등의 분야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문의 ☎(02)741-2407 e-메일 rigcine@empas.com(서울=연합
[영화가]영진위, 독립영화 제작지원 대상작 모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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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belie, 1933년감독 막스 오퓔스출연 루이제 울리히 EBS 3월15일(토) 밤 10시“도대체 영원이란 건 뭐지?” <리벨라이>에서 한 여성은 연인에게 이렇게 묻는다. 글쎄, 과연 무엇일까. 영화는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다. 나이 어리고 순진한 아가씨가 장교를 만나 사랑에 덜컥 빠진다. 남녀는 운명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주변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계급적 차별의 문제, 사회의 엄격한 분위기는 둘을 수렁으로 몰아넣고 여성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듯 추락을 거듭하게 된다. 대표작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1948)에서 그렇듯 막스 오퓔스 감독은 애틋한 순정의 세계를 탐미적인 영상으로 옮겨낸다. 영화 <리벨라이>는 이후 프랑수아 트뤼포 등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에게 ‘작가’ 칭호를 선사받았던 막스 오퓔스 감독의 초기작이다.<리벨라이>는 아서 슈니츨러의 희곡을 영화화한 것.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비엔나가 무대가 된다. 미치와 크리스
대가의 싹수,막스 오퓔스 감독의 <리벨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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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톰 행크스였어요, 영화 만들자는 사람이…”기적적 흥행작 <나의 그리스식 웨딩> 배우와 제작자가 말하는 ‘나의 그리스식 성공기’주연 경력을 가진 배우 한명도 없이, TV시리즈만 만들다시피한 감독과 50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가 2억4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면 로또복권 당첨에 견줄 만한 사건이다. 3월14일 개봉하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작품 못지않게, 아니 작품보다 더 그 흥행신화로 화제가 된 영화다. 신화의 시작은 영화의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니아 바르달로스와 영화를 제작한 리타 윌슨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바르달로스는 토론토의 한 극장 매표소에서 일하다가 출연자 중 한명이 공연시작 직전에 병원에 실려갔을 때 대역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으로 건너와 TV물과 두세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조·단역을 면치 못하던 신세였다. 그녀를, <허영의 불꽃>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배우이
<나의 그리스식 웨딩> 배우,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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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개봉 29일 만인 지난 14일 전국 관객 400만명을 넘었다. 깔끔한 코미디인데다가 10대 관객들이 방학중이었다는 점도 관객폭발의 한 원인이었던 셈이다. 이에 힘입은 덕에 아이엠픽처스가 최근 발표한 ‘2월 영화시장 분석’에 따르면, 서울관객 기준으로 2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52.5%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3년 한국영화 점유율 누계는 43.3%로 2002년(39.5%), 2001년(25.4%)에 비해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동갑내기…> 한 작품에 의존한 바가 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12일 예매순위에선 14일 개봉하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 13.9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리크루트>와 큰 차이는 없지만, 미국에서 워낙 선전했다는 입소문과 화이트데이라는 시기까지 겹쳐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듯하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첸카이거 감독의 <투게더>를 추천할 만하
<동갑내기 과외하기> 한국영화 점유율까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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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억1063만8천원. 놀라지 마시라. 올해 6월15일께 열리기로 되어 있는 대종상영화제가 필요로 하는 총사업비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밝힌 영화단체사업지원 심사결과 공표 자료에 따르면 이렇다. 이는 지난해 대종상영화제에 들어갔던 돈의 10배가 넘는 액수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해 쓴 돈이 33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예산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대종상영화제를 꾸려왔던 신우철 한국영화인협회(이하 영협)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시상식만 열었는데 올해는 명실상부한 영화제로 거듭나겠다”며 “접촉 중이라 확언할 순 없지만, 북한 영화인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포함하여 3월 중순 이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종상영화제를 준비하는 쪽에선 35억원에 달하는 행사비를 어떻게 마련할까. 현재까지 정부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전폭적인 도움을 얻어내기란 어려워 보인다. 3월3일 발표된 영화단체사업지원 심사결과에 따르면, 영진위가
대종상,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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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갱스 오브 뉴욕>의 실체가 밝혀진 뒤이니만큼 마틴 스코시즈의 행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라면 이 영화에 대해 가질 법한 ‘오해’는 이미 지워버렸을 듯싶다. 즉 <갱스 오브 뉴욕>은 제목만 가지고 성급하게 추론할 수도 있듯이 <비열한 거리>(1973)나 <좋은 친구들>(1990)처럼 동시대의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친숙한 유의 갱스터영화가 아니라, 19세기의 뉴욕으로 들어가 그 과거 속의 도시에서 갱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래서 낯설다고도 표현할 수 있는 에픽-갱스터영화인 것이다. 그럼에도 <갱스 오브 뉴욕>을 두고 스코시즈적이지 않은 영화라고 말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이건 뉴욕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갱스터들이라는, 스코시즈의 영화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요소들로 만들어진 또 한편의 스코시즈 영화이니까 말이다.
우선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뉴욕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스코시즈
<갱스 오브 뉴욕>,미완으로 끝난 스코시즈의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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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승자는 세월이었어초등학교 다닐 때 나에게는 별로 안 좋은 버릇이 있었다. 그걸 버릇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몰라도. 새 학년에 올라가 새 학기를 시작할 무렵, 실은 새 학기가 헌 학기가 될 때까지 나는 쉬는 시간마다 분주히 계단을 오르내리고 복도를 뛰어다녔다. 지난해 친했던 친구들이 두세명씩 모여 있는 반으로 달려가기 위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 마리 어린 양 같은 모범생이었는지라 선생님한테나 친구들에게나 특별히 따돌림당할 이유가 없었는데 새 책상, 새 짝꿍, 새 선생님이 그냥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실은 이런 개인사를 나는 까먹고 있었는데 성인이 된 뒤 우연히 엄마가 환기시켜줬다. 학부모 회의에 갈 때마다 5년 내내 새 담임으로부터 늘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애가 적응을 잘 못하는 것 같다는. 그리고 엄마는 내가 남보다 뒤처진다거나 뭔가 잘해내지 못할 때마다 꺼내는 ‘일곱살론(니가 일곱살 때 학교에 들어가서 그래)’으로 간단히 정리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
아가씨,<디 아워스>를 보고 일곱살 시절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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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해 여름 극장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서 그동안 내 안에 감추어져 있던 새로운 바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건 ‘나도 저런 거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단순한 또는 원대한 포부….
아주 오래 전부터 미미하게 나에게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은 배우들이 나오는 극장용 극영화를 한편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 꿈을 잠시 접어두었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내 전공분야도 아니고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수십년(음…) 동안 그 바람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몇몇 친구들에게 애니메이션을 해보면 어떨까, 얘기를 하면 친구들은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글쎄 그게 영화랑 다르기도 하고 또 비슷하기도 하다고 볼 수 있지….” 그래서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아? 아님 하지 말라는 얘기야? 그러면 친구들은 이런 대답을 한다. “감히 내가 어떻게 네 인생에 대해 그같은 말을 할 수 있겠니.” 나는 분명히 <센과 치히
나도 저런 거 만들고 말 테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