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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1973년 매사추세츠. 뚜렷한 목표가 없는 청년 조(제이크 길렌할)는 결혼하여 장인 벤(더스틴 호프먼)과 부동산 개발회사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약혼녀 다이애나가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으로 숨지자 조는, 딸 대신 그를 의지하는 벤과 쾌활한 독설로 비탄을 감추는 벤의 아내 조조(수잔 서랜던) 곁에 범인의 재판날까지 머물기로 한다. 청첩장을 회수하러 간 조는 베트남전에서 실종된 애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우체국 직원 버티(엘렌 폼피오)를 만나 교감한다.■ Review아들의 장례식날 “어떤 구두를 신을까?”라고 물은 남편을 평생 용서할 수 없다고 어느 이야기 속 주인공은 말했다. 그러나 영화 <문라이트 마일>은 무엇을 잃어도 천연덕스럽게 계속되는 삶의 지리한 관성을 인정한다. 도입부의 분망한 아침 풍경은 피크닉 준비인지 결혼식 채비인지조차 불분명하다. 리무진의 문이 닫히는 순간에야 우리는 비로소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을 짐작한다. 부부는 딸을, 젊은이는
지리한 삶의 관성,<문라이트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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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스트 부흐홀츠(Horst Buchholz). 그는 독일판 제임스 딘으로 불리며 한때 뭇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배우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혹 헨리 북홀트라는 미국식 이름을 댄다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의 마지막 작품을 언급해보자.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베니니가 서빙하는 레스토랑을 찾아와 선문답을 주고받던 나치장교 레싱 박사가 바로 부흐홀츠란 “세계적” 독일 배우다.
1933년 베를린 노동자 거주지역에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 부흐홀츠는 궁핍했던 전후시대 길거리에서 빵을 훔치던 양아치였다. 곱상한 얼굴 덕분에 1950년대 베를린 연극계를 주도하던 메트로폴극장 감독에게 길에서 픽업되는 행운을 잡았지만, 수년간 엑스트라 신세를 면치 못했다. 길이 트이게 된 것 역시 삐딱하면서도 수려한 용모(그는 바비의 남자친구 캔 인형의 원조쯤 되는 독일 인형의 모델이다) 덕분으로 ‘넘버 투’로 번
독일의 제임스 딘, 호르스트 부흐홀츠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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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마리사(제니퍼 로페즈)는 10살짜리 아들을 혼자 키우며 사는, 맨해튼 특급호텔의 청소부다. 호텔 관리직에 결원이 생겨, 승진을 꿈꾸던 그녀에게 기회가 온다. 와중에 호텔에 투숙한 상원의원 크리스 마셜(랠프 파인즈)이 마리사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다른 투숙객이 맡겨놓은 고급 의상을 입어보고 있던 그녀를 보고 호텔 손님으로 오해한 것. 마리사는 신분과 본명을 숨긴 채 잠시 마셜과 공원을 산책하고 도망치듯 헤어진다. 그러나 마셜이 절실히 마리사를 찾는다.
■ Review
호텔 청소부, 브롱크스 거주, 라틴계 유색인종, 그리고 미인. 마리사는 신데렐라가 될 조건을 다 갖췄다. 의외인 건 그녀에게 10살짜리 아들이 있다는 것. 하지만 키신저 전기를 읽고, 닉슨에 대해 조예가 깊은 이 조숙한 아들은 자신의 역할이 뭔지를 잘 알고 있다. 미혼의 미남 상원의원 마셜을 만나자마자 한눈에 알아보고, 그의 정책노선까지 읊어댄다. 그리곤 눈이 똥그래진 마셜을 엄마에게 데려간다. 산책
알면서 보는 영화,<러브 인 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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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에서도 천운이 필요한 것일까. 임권택 감독은 지난 2월 뉴욕에서 <취화선> 개봉과 회고전을 동시에 여는 행운을 얻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욕의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그야말로 금쪽같은 기회를 잡아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폭설과 폭우, 두달 가까이 계속된 영하 12도를 밑도는 날씨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월14일부터 3월6일까지 맨해튼에서 오픈한 <취화선>은 17일 미국의 국경일인 ‘프레지던트데이’(Presidents’ Day)를 낀 연휴에 개봉했으나, 폭설과 폭우, 영하 12도(화씨 10도)를 밑도는 날씨로 인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었다. 맨해튼을 비롯한 뉴욕시 인근지역에 <취화선> 개봉 주말인 16일 오후부터 24시간 이상 폭설이 지속됐다. 이날 맨해튼에는 96년 이후 최대 적설량인 19.8인치(50.29cm)의 눈이 내렸으며, 일부지역에서는 차량 운행이 통제돼, ‘잠을 자지 않는 도시’
[뉴욕] 하늘에 먹구름, 흥행에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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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식민지 시대 연해주에 살던 한인들은 “일본의 첩자 노릇을 한다”는 소련 당국의 의심 때문에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집단이주를 당한다. 정치적, 경제적인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와중에 살아남은 어린아이와 젊은이들이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되어 당시의 삶을 증언한다. 소련연방의 일급 화가인 신순남도 그중 한명이다.
■ Review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조선족 화가 니콜라이 신(신순남)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 것은 1997년의 일이다. 전시회 소식과 함께 신문에 실린 한점의 작품이 젊은 다큐멘터리스트의 가슴에 알 수 없는 격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무작정 화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고 도서관에 가서 러시아 한인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모은다. 그러는 한편 “노인이 된 화가는 자신이 평생 그린 그림을 아무 생각도 없는 조국 땅에 모두 주고 갔는데, 이곳의 젊은이가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마침내 그는 카메라를 들고 우
한인의 존재를 통해 본 우리의 현재,<하늘색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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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매트 머독(벤 애플렉)은 12살 때 방사능 폐기물에 눈을 다쳐 실명한다. 그 대가로 얻은 것은 청각, 촉각, 후각 등의 초인적인 능력. 머독은 레이더처럼 귀로 모든 것을 보게 된다. 권투선수인 아버지가 살해당한 뒤, 머독은 복수를 다짐하며 정의를 위해 자신의 힘을 바치겠다고 결심한다. 성인이 된 머독은 낮에는 범죄 전문 변호사로, 밤에는 데어데블로 변신하여 악인을 처단한다. 데어데블은 연인인 일렉트라(제니퍼 가너)의 아버지가 암흑가의 보스 킹핀(마이클 클락 던컨)의 자객에게 공격당하는 것을 막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리나 일렉트라는 데어데블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오해한다.
■ Review
데어데블은 모순으로 가득한 존재다. 그의 능력부터가 그렇다. 시력을 잃은 대신 머독은 귀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데어데블은 어둠 속에서도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날아오는 총알도 ‘귀로’ 본다. 하지만 데어데블이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빗방울이 일렉트라의
새롭고 심오함 없어도 부족합없이 즐겁다,<데어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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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윈터보텀이 또다시 신작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2년간 <이 세상에서> <코드 46> 등 세편의 작품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보여준 그가 현재 고려 중인 프로젝트는 <프리덤랜드>를 비롯해, 세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루딘이 제작하는 <프리덤랜드>는 그러나 2004년쯤으로 작업이 미뤄질 듯하며, 윈터보텀은 로디 도일의 소설 <헨리라고 불리는 별>과 <뚱뚱한 넥과 토미>라는 소설의 영화화 작업도 검토 중이다.
마이클 윈터보텀의 신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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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조던 감독이 워너브러더스에서 스릴러를 준비중이다. <프라이멀 피어>의 작가 앤 비더만이 각본을 썼고, 스티븐 소더버그가 공동제작한다. 이 작품은 근대 뉴욕시를 배경으로 심약한 사설탐정과 윤락녀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조던은 소더버그와 비더만의 또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닐 조던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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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개봉한 <아이언 레이디>의 후속편 <아이언 레이디2>가 타이에서 개봉했다. 개봉 첫 주말 3일간 성적은 3700만바트. 전편보다 78% 증가했다. <아이언 레이디>는 트랜스젠더들로 구성된 타이의 남자배구팀이 1996년 전국 배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후속편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이스라엘 등에 이미 판매계약이 끝난 상태다.
<아이언 레이디2> 타이에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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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새로운 국제영화제가 출범한다. 공식 명칭은‘블라디보스톡국제영화제’(Vladivostok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경쟁영화제를 표방하고서 장편 경쟁부문과 단편 경쟁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별도의 프로그램들과 세미나도 준비 중이다.
블라디보스톡국제영화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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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삶을 다룬 신작을 준비 중이다. 2000년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배우와 제작자 및 감독이 다시 뭉친 이번 영화는 퓰리처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는 역사학자 제임스 R. 핸슨이 쓴 닐 암스트롱의 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스트우드는 현재 자신이 제작, 감독한 <미스틱 리버>의 후반작업 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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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쿠스투리차 감독이 제5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과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바 있는 쿠스투리차는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수상과 단편부문 수상을 책임지게 된다. 총심사위원장에는 프랑스 감독 파트리스 셰로.
에밀 쿠스투리차, 칸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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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험영화를 이끈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인 스탠 브래키지가 지난 3월9일 암으로 70살의 생을 마감했다. 브래키지는 1950년대 초 데뷔한 이래 약 400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저술가와 교수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인 인물. 스토리텔링을 무시하고 사운드를 배제하는 영화들로 과감한 실험정신을 보여준 그는, 프린스턴대학의 영화사가 P. 애덤스 시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라는 예술에서 화가 혹은 시인이었다”.
스탠 브래키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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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지난 3월7일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에서 야마다 요지의 <황혼의 세이베이>가 12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미야자와 리에는 이 작품으로 총 8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고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특별상을 대리 수상한 장남 후카사쿠 겐다는 시상금 전액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했다.
<황혼의 세이베이>, 일본 아카데미상 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