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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발부는 수지부모요로 시작하는 고리타분하기 이를 데 없는 옛날 가락이 있다. 몸, 터럭, 피부, 즉 우리 몸이 부모로부터 받은 거라는 뜻인데, 이건 곧이 곧대로 읽은 경우다. 누가 모르나, 부모에게 받은 거, 인간 복제한다 해도 최소한의 것은 받아야 하는데. 그런데 이게 속뜻은 만만치 않다.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잘 간수해야 한다는 거면 좋은 거고, 나쁘게 보면 내 몸의 주인이 오로지 내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내 몸 함부로 굴리지 말라는 뜻도 되지만, 내 몸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뜻도 된다. 그렇다면 내 몸이 내 몸이 아녀? 어떤 뜻으로 받아들일지는 옛날 가락 읽는 사람 마음이겠으나,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요를 떠들어대는 족속들은 대가 그렇고 그렇거나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니, 떠드는 속내가 의심스러울 때가 더 많다.잘라서 말하는데 아무리 부모가 날 낳아주고 껍질주고 터럭주었대도 내 몸은 내 거인 것이다. 이게 확고하게 세팅 안 되면 다른 거 다 부질없고, 속절없고, 무의미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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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언제나 우리에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현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연한 현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놀라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제 정신을 가진 모든 한국인들이 반대한 일이 그렇다. 한국인들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이라는 점에서 다를 게 없는 베트남 전쟁을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믿었던 유일한 나라의 사람들이었다.지난 50여년 동안 한국은 거대한 반공주의 파시즘의 감옥이었다. 오늘 한국인들은 줄지어 그 감옥 문을 나서는 중이다. 노무현이 온갖 위기를 넘어 극적으로 대통령이 된 일은 오늘 한국인들에게 부는 바람, 이른바 개혁의 바람을 상징한다. 바람은 거세며 그 바람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말대로라면 한국은 이제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반동세력만 제거하면 짐짓 낙원에 이를 모양이다.물론 그런 세력을 제거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 다른 중요한 것을 생략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라크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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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종이와 연필로만 표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특히 클로즈업 장면이 그렇죠.” <신밧드-7대양의 전설>의 공동감독 팀 존슨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드림웍스가 올 여름 내놓을 애니메이션 <신밧드-7대양의 전설>은, 배경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 것이지만 인물은 손으로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스피릿>에서도 시도된 이런 기법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부문의 수장 제프리 카첸버그는 ‘트래디지털’(Tradigital)이라고 불렀다. 3D애니메이션이 각광받는 시대지만 수공품의 매력을 더해 또 다른 애니메이션 혁명을 일으키려는 카첸버그의 구상이 이번 영화에서 얼마나 실현됐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신밧드-7대양의 전설>은 ‘알리딘’과 더불어 <아라비안 나이트>의 영웅 중 하나인 신밧드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따온 인물이지만 이야기는 원작과 상당히 다르게 각색됐는데 일
바그다드를 떠나 미지의 바다로,<신밧드-7대양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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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자체 제작된 디브이디 타이틀 중에는 부록이나 패키지 디자인 등을 아주 튀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타이틀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철저하게 분석해, 타이틀의 소유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된 것들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발매된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수록된 내용도 내용이지만,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양념 통닭 세트’와 ‘후라이드 통닭 세트’라고 이름지어진 한정판들의 외관이, 실제로 통닭을 담아 파는 종이박스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튀는 매력이 패키지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메뉴 화면은 오락실의 게임기 화면처럼 되어 있고, 부록에도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내용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특히 주연배우인 김하늘의 연이은 망가지는 연기로 인해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촬영현장을 엿볼 수 있는 ‘특선메뉴’, 엔지 장면이 들어 있는 ‘실수연발’, 최종 편집에서
<동갑내기 과외하기 & 이승철 with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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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액션장면이라도 추가한 건가. 스테디 캠이 등장하더니 곧이어 근접사가 이뤄진다. 번개 같은 카메라 교체와 이동으로 좁은 복도는 급속히 가열된다. 휴먼드라마라고 하지만 <오! 브라더스>의 카메라는 ‘얌전한 새색시’ 같진 않다. 액션영화만큼 컷도 많고 클로즈업도 많다. 때론 시점숏도 과감하게 사용한다. 카메라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5월4일, 경기도 남양주군 소재 서종초등학교. “어떤 날은 4시간 촬영하면서 카메라 위치를 16번씩 옮긴 적도 있다”는 김용화(33) 감독은 아버지가 남긴 빚을 떠넘기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배다른 동생을 찾아온 상우(이정재)와 피붙이를 알아본 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봉구(이범수)의 첫 대면장면을 다양한 앵글과 크기로 잡아냈다. “관객이 인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콘티를 짰다”는 게 그의 설명. 이날 13회 촬영을 마친 <오! 브라더스>는 흥신소에서 파파라치 일을 하는 오상우와 그의 배다른 동
액션 같은 휴먼드라마,<오!브라더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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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에서 4월 중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신작 <밀레니엄 맘보> 개봉기념으로 진행되었던 <허우 샤오시엔 특별전> 상영작 중, 4작품을 선정하여 5월 18일(일) 하루 동안 <허우 샤오시엔 재상연전>이 개최된다. 선정된 작품은 <비정성시>(사진), <해상화>, <호남호녀>, <남국재견> 4편이고, 상영시간은 아래와 같다.
상영시간표
12:00 비정성시 / 3:00 해상화 / 5:20 호남호녀 / 7:40 남국재견
자세한 내용은 서울아트 시네마를 방문하면 알 수 있다.
문의: 서울아트시네마 (02)720-9782 / http://www.kotheque.org 인터넷 씨네21팀 cine21@news.hani.co.kr
<허우 샤오시엔 특별전> 재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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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5월 12, 13일 양일간 첫 촬영을 시작했다. 갇힌 남자 최민식과 가둔 남자 유지태, 그들 의 비밀을 둘러싼 추적과 대결의 미스터리 액션 드라마 <올드보이>는 약간의 설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스토리가 비밀 에 부쳐지고 있어 무성한 소문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찬욱 감독 은 시종일관 모니터 앞을 비운 채 배우들의 옆에서 스쳐가는 미묘한 표정을 잡아내느라 바삐 움직였으며, 유지태는 이날 촬영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나와 최민식의 연기를 지켜봤다.
취화선 이후 17 개월만에 촬영현장에 나온 최민식은 "17개월만의 현장이다. 이런 말 하면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순간에 닥쳐봐야 알 것 같다. 어떤 연기가 나올지는 나 자신조차 모르겠다”며, 첫 촬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친구>의 김동주 대표가 설립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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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를 소재로 한 김정은ㆍ김민종 주연의 멜로영화 <나비>(감독 김현성)가 육군3사관학교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항의를 받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일 육군3사관학교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이 사관학교 출신 한 네티즌이 `영화 <나비>가 3사 출신의 삼청교육대 장교를 등장시켜 3사를 모독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이후 15일까지 동문임을 밝히는 사람들로부터 하루 10~50통의 항의전화를 받고 있으며 영화사의 홈페이지에는 100여건의 항의글이 올라와 있다.논란이 되는 부분은 극중 육군3사 3기임을 밝히는 황대위(이종원)에게 다른 장교들이 "그러니까 대위 달고도 화분 심부름이나 하고 있지"라고 말하는 장면. 이밖에도 동문들은 나중에 황대위가 성폭행을 하려다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나 기관총으로 삼청교육대 교육생들을 사살하는 신 등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대해 태원측은 10일 "특정 단체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었지만 꼼꼼히 배려하
영화 <나비> 육군3사 이미지 실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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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5-2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미쟝센 단편영화제(집행위원장 이현승)가 오는 31일까지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사무국, 프로그램, 기술, 상영관 및 행사운영, 홍보, 데일리지 등으로 나누어 선발하며 지원자는 신청서를 홈페이지(www.mjsen.co.kr)에서 내려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msff@naver.com)로 보내면 된다. 서류와 면접을 통과한 합격자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자원활동가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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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 대표 차승재(43)가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으로 모처럼 흥행 홈런을 날렸다. 개봉 2주 만에 전국 200만명. 싸이더스 전신인 우노필름을 합쳐 개인기록인 <무사>의 207만명을 간단히 넘어섰고 500만명 선을 넘보고 있다.
96년 <돈을 갖고 튀어라>로 처음 자막에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차승재는 <깡패수업> <비트> <모텔 선인장> <처녀들의 저녁식사> <태양은 없다> <유령> <화산고> <봄날은 간다> <무사> <결혼은 미친 짓이다> <로드 무비> 등으로 한국 영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새겼다. 작품 이력만 보아도 왜 동업자나 배우들이 그를 최고의 영화제작자로 꼽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의 흥행 참패로 실의에 빠져 있다가 <살인의 추억>으로 특유의 넉넉한 웃음을
[인터뷰] <살인의 추억>의 제작자 차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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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과 장혁이 영화 <영어완전정복>에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2년 전 콘서트장을 배경으로 하는 모 핸드폰 CF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바 있다. 이나영과 장혁을 영화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서울 강남의 호텔 아미가에서 14일 만났다.
부족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인 <영어완전정복>에서 두 사람이 맡은 역은 동사무소 여직원 영주와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문수. 영주는 민원처리를 요구하며 찾아온 외국인에 곤란을 겪으면서, 문수는 해외로 입양간 동생과의 만남을 위해 '영어 완전정복'에 나선다.
촬영현장에서 '영주'로 불리고 있을 만큼 캐릭터와의 유사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이나영은 "별나고 평범하고 못생긴 데다 세상을 오직 자기의 눈으로 바라보는 탓에 엉뚱한 행동만 한다"고 영주를 설명했다. 영주는 TV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나 최근작 <후아유>에서 그녀가 맡았던 역할과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지만 '네 멋대로'의 정도가 좀 더 심해진 느낌
[인터뷰] <영어완전정복>의 이나영, 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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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 <무사> 이후 2년만에 복귀한다. 김 감독이 지난달 차기작으로 촬영 중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영어 완전정복>. 잘게 쪼개진 쇼트와 저ㆍ고속촬영, 스텝프린팅, 극단적인 앵글 등 감각적인 비주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그의 새영화로는 다소 의외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호텔 아미가에서 열린 영화의 제작발표회에서 김감독을 만났다.그는 코미디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본의 아니게 남성영화나 액션영화를 만들게 됐을 뿐 사실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며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이제야 적성에 맞는 장르를 찾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영어완전정복>은 부족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두 남녀가 영어학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로 김성수 감독이 <무사>의 프로듀서 출신 조민환씨와 함께 설립한 나비픽쳐스의 창립작이다.그는 영어 콤
[인터뷰] <영어완전정복>의 김성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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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세월의 유구는 그 위용대로 어떤 곡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자적 제 갈 길을 걸었겠고, 우리는 그 무심한 세월에 아무렇게나 놓이고 던져진 채 까맣게 속태우며 한껏 무뎌지고 늙어져왔다.세월이 우리에게 안긴 것이 어찌 기쁨뿐이겠는가? 고단한 세상살이의 위로됨을 위해 기억의 머리에 잊음의 시혜를 얹어놓았을지언정 또 제 아무리 각인된 아픔의 생채기를 추억이라는 미학으로 거듭 세워본들 분명한 것은 고통의 본토는 고통이듯, 아픔의 본디도 아픔인 것이다. 그 어느 누가 그 괴로움 속 자신과 맺은 언약을 지키기 위해 세월의 극변함의 격랑에도 아랑곳없이, 태초 자신으로 일관되게 임할 때, 그들은 시류에 맞게 진화하지 못하고 도태한 열성인자 내지는 돌연변이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일 수도 있는데 그러나 그들이 이런 것까지는 몰랐으리라! 영화는 그런 변종 변이나 사회적응의 열성인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꽃피워지고 있다는 사실을….그런 인고와 시련
사랑!그 구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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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는 두편의 외국어영화 <그녀에게>(사진)와 <이 투 마마>를 각본상 후보로 올렸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스페인어 영화 최초로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섬세한 번역이 없었다면, 보수적인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낯선 언어의 영화가 지닌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의 영어 번역을 맡았던 다이드레 매클로스키라는 번역가는 “이 작품에서 내 최종 목표는 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잡아내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이 말은 곧 외화 번역 작업이 가진 본질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국내에서 <타이타닉> 등을 번역한 조상구씨도 이를 잘 아는 번역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는 번역에 들어가기 전 영화 대본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주연배우를 따라 직접 연기를 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그의 자막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생생하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막작업은
제2의 각색,영화 자막 번역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