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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왔다, 너의 배꼽에 똥침 놓으러미스터 빈 혹은 로완 앳킨슨, 그의 생과 유머학실은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첩보원이 온다. 미스터 빈. 어떤 직업, 어떤 이름, 어떤 상황에서도 그는 무조건 미스터 빈이다. 그에게서 채플린의 재림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자니 잉글리시>로 한국의 여름극장가를 똥침 놓을 이 위대한 코미디언의 숨은 이야기.뇌쇄적인 미모의 여인에게 다가서는 턱시도의 남자. 자신을 비밀요원 001이라고 소개하고, 느끼한 시선과 멘트를 교환한다. 쿡쿡쿡.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들. 상황 자체는 코믹할 게 없는데, 제임스 본드식 느끼함이 화면 속 남자에겐 부자연스럽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는 다름 아닌 미스터 빈이다. 천연 라텍스가 부럽지 않은 탄력적인 얼굴로 의식의 흐름을 생중계하고, 기형적으로 길게 솟아나온 팔다리를 흐느적거리며 허둥대던 그가, 언제나 크고 작은 소동의 중심에 있던 사고뭉치 멍청이가, 국가의 중차대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 됐다니,
<쟈니 잉글리쉬>와 로완 앳킨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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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vs 눈물<미스터 빈>의 한 에피소드에는 빈의 여자친구가 등장한다. 크리스마스 무렵, 보석상에서 맘에 드는 반지를 가리키던 그녀에게, 빈은 반지 홍보 포스터를 선물한다. 화가 나서 가버린 여자의 뒤통수에 대고 빈은 중얼거린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이로써 빈은 유일하게 교감하던 여자친구를 잃고 다시 외톨이가 된다. 이 에피소드는 우습지만 슬프다. 미스터 빈이, 로완 앳킨슨이 슬퍼 보이는 순간은 이때만이 아니다. 자신을 백치로 정형화한 희극 배우들의 연기는 이따금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것은 에드거 모랭의 표현대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는 제물과 속죄양”이길 자처한 그들에 대한 경애과 연민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웃게 하는 그 연기가 배우 본인의 삶을 반영한 것이라면, 그나마 머금고 있던 웃음기마저 거둬야 할 것 같아, 몹시 심란해지는 것이다.로완 앳킨슨은 미스터 빈의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홉살 시절의 자신이라고
<쟈니 잉글리쉬>와 로완 앳킨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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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봄, 서울 시내 곳곳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나붙었다.'100년을 기다려온 그 잡지가 온다'이 호방하고 대담한 기치의 주인공은 <키노>였다.1995년은 영화 탄생 1백주년을 맞은 해였다. 세계 각국에선 기념 다큐멘터리가 제작됐고, 많은 영화 책과 이벤트가 쏟아졌으며, 한국에선 그 해 4월 두 영화 잡지가 동시에 창간됐다. 그 하나가 <키노>이고, 다른 하나가 <씨네21>이다.동갑내기지만, 두 잡지는 많이 달랐다. <키노>의 편집장은 영화광 1세대가 낳은 스타 평론가 정성일이었고, 그 잡지는 처음 내건 기치대로 영화사 100년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진 채 미학적 정치적 전위의 언어로 자신을 구축했다. <씨네21>의 편집장은 한겨레신문 영화기자였던 조선희였고, 이 잡지는 긴 동면을 마치고 깨어나기 시작한 한국영화와 영화산업에 집중하며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격려하고 함께 호흡하려 했다. 달랐지만, 한가지 소망은 공유했다. 영화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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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하면서 사랑스런 역 다들 제가 딱이래요"
커다랗게 롤을 만 이라이저 머리, 물방울 무늬의 머리수건 띠, 베티 부 귀걸이에 진한 분홍 립스틱을 바른 김정은은 내내 눈을 반짝이며 쉴새없이 이야기를 했다. “처음엔 다방 종업원이야 고아야 그런 기분으로 시나리오를 봤지만 오히려 선국보다 더 큰 감성을 가진 사람이더라고요. 부잣집 고명딸 역할도 귀엽겠죠. 하지만 세상이 선입견 가지기 쉬운 사람이 점점 장점을 드러내는 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세상 기준으로 보면 ‘바보같다’는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 누가 책상을 “이게 의자야”고 하면 “네~”라고 할 정도의 여자, 연신 입에 ‘졸라~’라는 말을 달고 다니지만 그 말이 욕인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쓰는 여자가 물망초 다방 영업부장 화정이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지독히 이기적으로 보였던 선국의 따뜻한 감성을 일깨워주는 “성모 마리아같은 여자”이기도 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렇게 천박하면서 사랑스런 역할을 누가
<불어라 봄바람>의 다방 종업원 역 김정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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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웅돼 '세계구출'미국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을 원작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비디오로 만난다. 스파이더맨·엑스맨·헐크는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캐릭터들. 브에나비스타는 19일 출시한 <스파이더맨: 돌아온 그린 고블린>(사진)을 시작으로 <데어데블 vs 스파이더맨><스파이더맨: 최후의 대결전><헐크><엑스맨: 레전드 오브 울버린> 등 5편을 오는 9월까지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미국의 출판만화계를 마블 코믹스와 함께 양분한 DC 코믹스의 캐릭터들은 (배트맨을 예외로 한다면) 원더우먼, 수퍼맨처럼 밝은 상상의 세계속 영웅이었다. 이에 비해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들은 어느날 비범한 능력을 얻고나서 평범한 삶과 영웅의 길에서 갈등하는 어두운 캐릭터들이다.먼저 출시된 <스파이더맨: 돌아온 그린고블린>은 미국에서 65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가운데 39~42번째 해당하는 네편의 에
‘할리우드의 원전’ 마블 코믹스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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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터 →연기자.배우' `(필름)디렉터 →(영화)감독' `애드립 →즉흥 연기' `카메라 리허설 →촬영 연습.예행 촬영' `케스팅 →배역선정' `코-포로덕션 →공동 제작' `액스트라 →보조 연기자.보조 출연자' `롱 테이크 →장시간 촬영.긴 화면' `크랭크 인/크랭크 업 →영화촬영 시작/영화촬영 종료'온통 외래어, 외국어로 돼 있어 영화전문가가 아니고는 좀체 그 뜻을 알 수 없는 영화용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문화관광부는 영화분야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화용어 순화안'을 초안형태로 20일 공개했다. 문광부가 영화전문가에게 의뢰해 작성한 이 순화안은 국립국어연구원 등 국어전문가의 정밀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이 안에 따르면 `감독을 돕는 연출부원중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어시스턴트 디렉터'는 `조감독'으로, `영상과 음향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싱크로니즘'은 `비동시성'으로, `피사체
외래어. 외국어 투성이 영화용어 우리말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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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업진흥재단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다음달 2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예장동의 센터 내 상영관에서 2003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부문의 수상작 상영회를 연다.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일본의 히로시마, 캐나다의 오타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애니메이션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꼽히는 영화제로 올해 영화제는 이달 초 열렸다.
단편부문 대상을 수상작 <야타마 야마(頭山)>(사진)를 비롯해 <카크레이즈>, <아비 크럼펫>과 <선데이 이브닝>, <트리빌> 등 단편 부문과 학생 부문 수상작 10편이 오후 7시부터 상영된다. 관람료는 무료. ☎(02)3455-8365 (서울=연합뉴스)
서울애니센터, `안시 수상작 초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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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오랜만의 복귀라고 관심을 가져주시니 없던 부담도 생겨요. 제 마음은 영화를 떠난 적이 없거든요. 평생 배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외도니, 활동 중단이니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아요."SBS TV 대하사극 `여인천하'로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월드스타 강수연(37)이 8월 개봉 예정인 <써클>(제작 무비캠)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1999년 박종원 감독의 <송어>가 마지막 영화 출연작이니 4년만의 컴백인 셈이다.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에서 그를 만났을 때는 법정 장면이 한창 촬영중이었다. 짧게 자른 머리가 나이답지 않게 여전히 앳된 그의 외모를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지만 월드 스타의 관록은 녹슬지 않았다."1년 반 동안 TV 드라마에 매달리다가 차기작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시나리오가 좋고 캐릭터가 제 배우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선택했지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촬영을 시작했는데 이제야 끝이 보이네요."촬영감독 출신의 원로 신인 박승배
[인터뷰] 영화배우 강수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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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열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의 입장권이 예매 시작 15분 만에 다 팔려나갔다. 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부터 개ㆍ폐막식 입장권 예매를 실시한 결과 김문생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가 상영되는 개막식은 15분 만에,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싸이퍼>가 선보이는 폐막식은 1시간 30분 만에 각각 매진됐다고 밝혔다.
올해 부천영화제는 다음달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지난해보다 20여 편 늘어난 190여 편의 영화로 영화팬들을 찾는다. 일반 상영작의 예매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와 티켓파크(www.ticketpark.com)를 통해 진행되며 전화 예매(1544-1555)도 가능하다. (부천=연합뉴스)
부천영화제 개막식 15분 만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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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만약 당신에게 일주일간 세상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수 있는 능력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뉴욕 버팔로의 TV 리포터인 브루스 놀란(짐 캐리)은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그레이스(제니퍼 애니스톤)을 제외하고는 세상에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남자다. 일상사가 온통 마음에 안 드는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그는 결국 방송사고를 내고 직장에서 쫓겨난다.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x 같은 세상!” 그때, 하늘 끝까지 치솟은 브루스의 ‘성질’을 ‘매니지먼트’해줄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자신을 향해 저주의 말을 쏟아부었던 브루스 앞에 신(모건 프리먼)이 사람의 형상으로 내려온 것. 그리고 신은 브루스에게 일주일 동안 세상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내려준다.그러나 신의 능력을 얻은 브루스가 벌이는 작태는 유치하기 그지없다. 여자친구의 가슴은 조금 더 크게, 아무대나 오줌을 지르던 골칫덩이 강아지도 변기에서 쉬할 수 있게, 마음에 안 드는 방송사 상사의 입을 조정해 생방송 중에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일주일간의 `불만 죽이기`,해외신작 <브루스 올마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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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고향 부산에서 작고 조촐하지만, 정겹고 아름다운 행사가 6월2부터 7일까지 열렸다. 경성대 연극영화과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처음으로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만의 축제를 즐겼다. 영화제, 연극제, 이벤트, 세미나 등 나름대로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필자는 연극제의 작은 후원자 손님으로 초대를 받아 부산 나들이를 갔었다. 학생들을 위해 작은 성의를 보인 것을 가지고 무슨 생색을 낼 일이라고 굳이 갈 이유가 없었지만, 부산의 바다를 핑계로 내려갔다. 영화쟁이로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받기란 쉽지 않은 듯한데, 돌아오면서 뜻밖의 가슴 뿌듯한 감동을 느꼈다.경성대 연극영화과는 1983년에 생겼다. 남한의 추풍령 이남에서는 최초의 연극영화과라고 한다. 당시만 해도 지방에서 연극영화과가 생기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관련한 일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지방에서 학교를 나와 서울에 오면 무슨 일자리라도 구할
촌놈들의 잡초근성, 그리고 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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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인터넷 영화 예매사이트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예매와 관련된 소비자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한국소비자보호원(소보원)에 따르면 2001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접수된 예약 관련 피해 사례(135건)를 분석한 결과 예약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예약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가 이후 대금이 청구됐거나 이중 청구되는 등 예약 오류불만이 34.8%(47건)로 가장 많았다.나머지 불만 유형은 △티켓 환불 불가, 상영 당일 사이트상 취소 불가능 등 계약해제 관련 33.3%(45건), △예매 및 취소수수료 부과 등 수수료 관련 20.0%(27건) 등이었다.소보원은 또 맥스무비, 티켓링크, 티켓파크, 무비오케이 등 4개 예매사이트를 대상으로 소비자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맥스무비가 평점 3.5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무비오케이는 유일하게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아 관람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때 이용하기 좋고, 티켓링크는 실시간 예매를 하고 있어 예정에
소비자 보호원 “인터넷 영화예매 불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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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동영아트홀(옛 계몽아트홀)은 매달 두 차례씩 네티즌이 뽑은 '놓친 영화'를 선정해 다시 관람하는 자리를마련한다. 극장 홈페이지( www.cinemong.com)에서 후보작 네 편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가장 높은 득표를 한 영화를 매월 둘째, 넷째주 월요일에 상영한다. 첫번째 대상작으로 지난 9일 첸 카이거 감독의 <투게더>(사진)가 상영됐으며, 현재 두번째 대상작을 선정중이다. ☎(02)6288-2216 (서울=연합뉴스)
동영아트홀 ‘놓친 영화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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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권상우(26)와 <장화, 홍련>의 문근영(16) 이 영화 <내사랑 싸가지>의 남여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제작사인 제이웰 엔터테인먼트가 19일 밝혔다. <내사랑 싸가지>는 여고 3학년의 하영과 잘 생겼지만 '싸가지'를 찾아보기는 힘든 남자 대학생 형준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코미디 영화. 권상우와 문근영은 각각 형준과 하영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내사랑 싸가지>의 원작은 2년 전 인터넷 카페에 연재되며 인기를 모았던 이햇님의 동명 소설. 이모티콘과 채팅 언어를 사용해 청소년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았으며 지난달에는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화산고>, <일단 뛰어>,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이달말 촬영에 들어갈 <말죽거리 잔혹사>까지 모두 고등학생 역을 맡은 권상우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대학생 역으로 출연하게 되는 셈. 최근 폭발적 흥
권상우.문근영 <내사랑 싸가지>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