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튼 트릭 쓰지 않고 ‘쫓는 형사’와 ‘쫓기는 범인’ 사이의 관계를 스트레이트하게 보여주는 영화 <와일드카드>는 이리저리 눈치보는 것보다는 자기가 할 줄 아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하는 게 영화적으로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관객은 이야기나 감정의 선, 또는 ‘그림’의 독창성을 즐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모든 것을 떠나 영화가 주는 솔직하고 묵직한 어떤 느낌을 전해 받기를 원한다. 찍는 사람들의 뚝심 비슷한 어떤 것 말이다. 신기하게도 이것은 그림이나 내러티브와는 별로 상관없이 전체적인 ‘분위기’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와일드카드>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하는 영화 아닐까 싶다.<와일드카드>의 음악은 조성우가 맡았다. <고양이를 부탁해> <봄날은 간다> 등 수많은 한국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조성우는 물론 멜로나 로맨틱코미디가 더 어울리긴 하지만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다. <와일드카드> 같은 형사물도
음악적 담담함,<와일드카드> O.S.T
-
비틀스의 미증유의 명반 에 <줄리아>라는 노래가 있다. 존 레넌은 “줄리아, 줄리아, 대양의 아이(…), 조가비 눈, 바람 같은 미소가 나를 부르네…”라고 노래한다. 이 아름다운 사랑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대양의 아이(한자로는 洋子), 다시 말해 오노 요코다. 아무나 이런 사랑 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나? 아니지. 오노 요코니까 주인공이지. 이와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오노 요코는 그동안 이상하리만치 일종의 ‘점지된 공주’ 취급을 받아왔다. 이 점지 설화에는 서양 사람들의 의심과 오만이 깃들어 있다. 존 레넌의 애인이 동양 여인? 설마. 언젠가 꿈에서 깨어나 헌신짝처럼 버릴 거야….오노 요코는 사실 이런 분위기를 존 레넌의 애인이 되는 그 순간부터 참아야 했다는 것을 최근에 발행된 그녀에 대한 평전 <마녀에서 예술가로, 오노 요코>(클라우스 휘브너 지음/ 장혜경 옮김/ 솔 출판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요코는 말한다. “나에 대한 반감은 적어도 세 종류입니다. 반아
그리고 그녀는 살아남았다 <마녀에서 예술가로, 오노 요코>
-
바야흐로 여름 블록버스터의 계절이다. 극장들은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관객을 기다리며 유혹의 손짓을 한다. 피서지로는 딱이지만 그렇다고 아무 영화나 볼 수는 없는 일. 여기 소개하는 영화홈페이지들은 당신이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울 것이다. <싱글즈>(www.4singles.co.kr)는 29살 싱글들의 영화인 만큼 홈페이지도 발랄함 그 자체다. 그 또래의 최대관심사인 직장생활과 연애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직장에서 틈틈이 노는 법’을 알려주고, 설문문항도 ‘나는 주변의 남자(여자)와 침대에서 뒹구는 상상을 한다?’같이 톡톡 튄다. 애니메이션 <신밧드: 7대양의 전설>(www.2003sinbad.co.kr)은 거창한 부제만큼이나 스케일이 크다. 이벤트 경품이 초호화 크루즈 여행이고 이 외에 여러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똥개>(www.ddonggaeya.co.kr)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는 꽃미남 정우성의 망가진 모습. 12년 만
`미리보기`하세요,개봉 예정작들의 홈페이지
-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감독 조지 로메로가 게임 <바이오 해저드>의 광고를 맡은 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좀비’라는 강력한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헬레이저>의 클라이브 바커가 게임 <언다잉> 제작에 참여한 것 역시 다재다능한 원작자의 개입이라는 의미에서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배틀 로얄>의 후카사쿠 긴지가 게임 <클락 타워3>의 총감독으로 나선다는 소식은 영 곱게 들리지 않았다.<클락 타워>라면 모든 게임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호러 시리즈 중 하나다. 작품성으로 평가받는 호러 시리즈에 유명감독의 이름을 슬쩍 걸어 흥행 대박을 노리는 것이 분명했다. 인트로 동영상을 보자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클락 타워> 고유의 이미지보다는 원제작사로부터 게임 판권을 사들인 캡콤의 분위기만 물씬했다. 이래가지고야 <바이오 해저드>나 <사일런트
컷의 진화,<클락 타워3>
-
-
무쇠 팔, 무쇠 다리, 로켓 주먹!어린 시절 <마징가> <짱가> 등 TV애니메이션이나 <로보트 태권 V> <썬더 버드>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을 보면서, ‘언젠가 저런 로봇들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대한 빌딩만한 로봇이 하늘을 날고 미사일을 뿌려대는 장관을, 과학이 조금만 발달하면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그런 거대 로봇에 대한 환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너무나 많고 내용도 뻔한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들에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변화에 대응해서 나와 큰 성공을 거둔 것이 바로, 좀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에반겔리온>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가 끊어지면 움직일 수 없는, ‘무쇠로 만든 사람’ 아닌 생체병기의 등장은 신선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스>의 영화화
-
치밀하고 섬세한 걸음으로작업실에서 만난 김준기(31)(사진) 감독에게서는 야성의 냄새가 났다. 민소매 밖으로 드러난 팔뚝은 제법 울퉁불퉁했다. 얼굴은 거뭇거뭇한 구레나룻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거 장난이 아닌데”, 그랬더니 “남자한테 보여주려고 운동한 거 아니다”라고 웃었다. 그렇게 웃는 표정이 천진난만했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사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등대지기>나 최신작 <인생>(사진)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들의 표정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최근 캐릭터 작업이 한창인 <방>(The Room)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표정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짤막한 단편에서 관객에게 뚜렷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치밀한 스토리 못지않게 미세한 표정 연기도 중요하죠. 그런 점을 부각하려 하고 있어요.”그런 치밀함이 그에게 준 것은 많다. 첫 작품 <생존>은 1995년 제1회 SICAF에서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젊은 애니를 껴안다⑤ - 김준기
-
1995년, 한국 만화가 화려하게 피어나던 때였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에 찬, 약간은 시기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던 한국 만화의 발화는 만화, 더 나아가 문화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했다. 한국사회에 이미지 언어가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 시기였으며, 흑과 백의 대결적 취향에서 다채로운 게릴라적 취향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1995년을 한국 만화 발화의 정점을 만든 행사가 있었으니, 그것은 정부 주도로 개최된 SICAF(당시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였다. 페스티벌이라기보다는 화려한 대중 엑스포에 가까웠던(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첫 번째 SICAF에는 몇개의 기획전시가 개최되었는데, ‘신세대관’에서 ‘피어오르는 9인전’이라는 젊은 작가전이 열렸다. 최호철, 명, 박상선, 최민호, 유승하, 오영진, 박정훈, 이지미, 박형동 모두 9명의 작가였다. 상당수가 미술을 전공한 이들은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며 만화의 새로운 가능을 보여주었다.8년의 스펙트럼그로부터 8년이 흐른 2003년 6월, 최민호
그 작가의 만화일기,최민호
-
전북 고창출신인 유하 감독의 영화 <말죽거리의 잔혹사>가 이달 말부터 군산과 전주 등 도내 일원에서 촬영된다. 전주 영상위원회는 24일 <말죽거리의 잔혹사>를 오는 29일부터 9월말까지 군산시 조촌동 금강로와 군산 아자스나이트클럽, 전주 전일중학교 앞 버스정류장, 풍남동 한약방 등에서 촬영한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권상우(사진)와 MBC TV 시트콤 `연인들'에서 귀여운 한의사로 인기를 모은 이정진, KBS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에서 맹활약 중인 한가인이 주연배우로 캐스팅됐다.
이 영화는 1970년대 후반 한창 개발붐이 일었던 서울 강남지역을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코미디 물이며 연말께 개봉될 예정이다. 도내에서는 올들어 지금까지 10여 편의 영화가 촬영을 마쳤거나 촬영 중에 있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말죽거리의 잔혹사> 전북서 촬영
-
<장화, 홍련>이 개봉 2주째에도 1위를 차지하면서 23일까지 전국 누적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반전의 내용이나 이미지가 상징하는 바를 두고 네티즌들의 논쟁이 뜨거운 것도 이채롭다. 제작사 마술피리와 봄쪽은 아예 이런 관객층을 겨냥해 영화 홈페이지와 포털 극장 사이트 등에서 ‘장화, 홍련 수학능력 퀴즈와 논술고사’ 이벤트까지 내놓았다.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주 개봉영화 중에는 <쟈니 잉글리쉬>가 3위로 뛰어올랐다. 내용이 뻔하게 예상되는 007 패러디 영화지만 로완 앳킨슨의 멍하면서도 서민적인 매력이 밉지 않다. 물론 부담없는 코미디 오락영화라는 점이 관객들을 끄는 1차적인 이유일 것. 이런 경향은 이번주 예매순위를 봐도 확인할 수 있다.25일 오전 9시30분 현재 맥스무비의 예매순위를 보면 차태현·손예진 주연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46.6%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
<맛있는 섹스 & 사랑> 아직 눈치보기?
-
미국 미라맥스영화사가 지난 1955년 야구 뮤지컬 <댐 양키스>(Damn Yankees)의 흥행권을 확보, 영화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미국 영화과학아카데미상(오스카상) 6개부문을 석권한 뮤지컬영화 <시카고>를 제작한 하비 웨인스테인 미라맥스사(社) 공동회장은 이날 <시카고>에 참여했던 크레이그 자단-닐 메론 콤비와 함께 <댐 양키스>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단과 메롤은 리메이크영화 <가이스 앤 돌스>(Guys and Dolls)에서 호흡을 맞추긴 했으나 야구 뮤지컬 <댐 양키스>는 처음이 된다.토니상을 수상한 원작 <댐 양키스>는 워싱턴 세너터스 골수 팬이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 결국 그의 팀이 뉴욕 양키스를 꺾고 미 프로야구 정규시즌 챔피언이 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 이 작품은 뮤지컬 <시카고>를 탄생시켰던 봅 포스가 안무를 맡았고 올해 오스카수상 영화 <시카고>를 감독했
미라맥스, 이번에는 ‘댐 양키스’로 승부
-
국내 단편영화의 국제영화제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비둘기>(강만진), <휴가>(이정표), <들>(노현수) 등 세 편의 한국 단편은 다음달 23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멜버른국제영화제의 공식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로 52회째인 멜버른영화제는 단편 부문에만 공식경쟁 부문을 두고 있다.
<더 뉴스페이퍼>(방의석, 권택화), <편지>(장형윤), <메이크 어 스마일>(서인경), <보통사람들>(박생기) 등 네 편의 단편은 다음달 11일부터 열흘간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와 상파울로에서 열리는 제11회 애니마문디2003에 진출했으며 <나무아미타불>은 제10회 카팔비오시네마국제단편영화제와 제33회 지포니국제아동영화제 등 이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두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서울=연합뉴스)
한국단편, 국제영화제 초청 잇따라
-
한국인과 결혼한 후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한 웨슬리 스나입스(41)가 25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내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만났다. 지난 3월 한국인 유학생 니키 박(30ㆍ한국명 박나경) 씨와 혼인신고를 해 화제가 됐던 웨슬리 스나입스는 지난 14일 자가용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해 먼저 와 있던 부인과 아들(3), 딸(2), 처가식구 등과 재회했다.웨슬리 스나입스는 <블레이드 1, 2>, <데몰리션 맨>, <언디스퓨티드> 등 액션 영화에 출연했으며 <원 나잇 스탠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부인 박씨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박철 전 PD의 딸로, 두 사람은 박씨가 미국유학중이던 1997년에 처음 만났다.흰색 티셔츠와 하늘색 정장을 입은 그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하며 회견장에 나타나 시종 웃는 표정으로 농담을 섞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스나입스는 "한국에 아무리 사스
[인터뷰]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
-
노인들의 영화관람료가 대폭 내려갈 전망이다. 서울시극장협회는 25일 확대 의장단회의를 열어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영화관람료 할인사업에 적극 협조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창무 회장은 "노인복지향상차원에서 노인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정부정책의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노인들에게 조조요금(6천원)보다 1천500원이나 2천원이 할인된 4천원이나 또는 4천500원의 영화관람료를 받는 두가지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며 "다음주중으로 확대 이사회를 개최, 할인폭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이 회장은 또 "이같은 서울시극장협회의 뜻을 전국극장연합회 강대진 회장에게도 전했으며, 강 회장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전국 극장의 65세 이상 노인 영화관람료가 조만간 4천원이나 4천500원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앞서 문광부는 서울시극장협회와 전국극장
“65세이상 노인 영화관람료 내린다”-서울시극장협회
-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곧은 길도 만날 수 있겠고 휘어지고 후미진 길도 걸을 수 있으리라. 그렇듯 사람살이도 평이한 듯하다가 굴절되어지고 더 나아가 질곡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일도 다반사, 어찌 ‘새옹지마’의 탓을 늘어놓고 푸념만 할 수 있겠는가만, 어찌보면 작금의 내 심사와 처한 상황이 그 파란과도 몹시 흡사해 실로 난감한 마음으로 이렇듯 푸념섞인 하소연을 늘어놓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돌아보면, 살며 영화를 택한 순간부터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고, 사람들과 섞여 나눴던 술과 정담들이 즐거웠을 뿐 본질적으로, “과연 내가 이뤄놓은 어떤 영화적 성과가 있어 그 기쁨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감흥이 있었던가?” 자문해보면 그것도 별반 떠오르는 기억이 없다.그럼에도 내가 이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길을 찾지 못하는 무능 탓이 아니라 정답던 사람들과의 이별이 두려워서였던 것 같고, 그 정다움 속, 없는 사기 복돋워주던 그 호들갑 속에는 정정당당 열심히 임하자는 내 동지들의 속내 깊은 격려
닫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