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사신문 제15호The Cine History격주간·발행 씨네21·편집인 이유란1939 ~ 1940저주받은 영화 <게임의 규칙>관객·비평가 모두 혹평, 프랑스 정부 상영금지 처분까지무려 250만 프랑의 제작비를 들인 <게임의 규칙>은 장 르누아르 감독의 야심과는 달리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비난을 들어왔다.1939년 말,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의 상영이 중단됐다.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프랑스 정부는 이 영화가 “국민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며 상영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정부의 처분은 그렇지 않아도 <게임의 규칙>으로 모진 고초를 겪을 대로 겪은 장 르누아르에게 가해진 최후의 일격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게임의 규칙>의 수난은 1939년 6월22일 파리에서 가진 첫 시사회에서 시작됐다. 관객은, 그들을 흥분시켰던 영화 <거대한 환상>의 감독이 만든 신작에 대해 ‘거대한 환상’을 품고 시사회장에 왔
영화사 신문 제15호 (1939~1940)
-
영화사신문 제16호The Cine History격주간·발행 씨네21·편집인 이유란1941 ~ 1943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를 원작으로 한 <강박관념>은 밑바닥 인생들을 주인공으로 해 금지된 소재인 불륜을 다루었다.카메라, 거리와 현실 속으로최초의 ‘네오리얼리즘’영화 <강박관념> 탄생드디어 ‘네오리얼리즘’영화가 왔다. 이탈리아 영화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새로운 영화가 1943년 <강박관념>과 함께 도래했다. 이론 진영이 요구한 이탈리아영화의 혁신에 화답한 영화가 바로 루키노 비스콘티의 <강박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강박관념>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비평가인 안토니오 피에트란젤리는 이 영화를 “네오리얼리즘영화”라고 명명했다.1943년 이탈리아 영화계에는 ‘네오리얼리즘’이란 신조어가 유행처럼 퍼져가고 있다. 올해 초 비평가인 움베르토 바르바로는 기존 이탈리아영화의 관습을 비판하고 새로운 영화를 요구하면서 ‘
영화사 신문 제16호 (1941~1943)
-
김래원, 임수정 주연의 영화 <…ing>가 지난 1일 촬영을 시작했다. <…ing>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던 내성적 여주인공 '민아'에게 이상형과 전혀 딴판인 남자 친구 '영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경쾌하고도 따뜻하게 그리는 영화로 신인 이언희 감독의 데뷔작이다.
<옥탑방의 고양이>, <장화, 홍련>으로 각각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래원과 임수정은 영재와 민아 역을 맡았으며 이미숙은 민아의 엄마 역으로 출연한다. 첫날 촬영된 장면은 두 남녀주인공이 손톱 미용실에서 네일아트를 받는 장면.
튜브 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와 배급을 맡고 <소름>의 드림맥스가 제작하는 <…ing>는 서울을 중심으로 9월까지 촬영을 마친 후 11월말께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래원, 임수정 주연의 < ...ing> 촬영 시작
-
만약 그 예언이 옳았다면 어땠을까? 오랫동안 기다려온, 99년의 메가 컬트 히트작품 <매트릭스>의 속편인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영화의 두 번째 대목을 예측하며 시작해 상당히 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완결편인 다음 작품 <매트릭스3 레볼루션>에 대한 홍보로 끝을 맺는다(그리고 어쩌면 이 영화 전체가, 비디오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에 대한 홍보물일지도 모른다).
그 사이에 1편에서 보았던 거의 모든 일들이 다시 일어난다. 2편은 매트릭스의 지리적 묘사와 다양한 영역에 대한 규칙들을 한결 더 정교하고 세련되게 만듦으로써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관객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매트릭스>에서 그다지도 새로웠던 것들이 이젠 편안할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진다.
온갖 문화들이 섞여 공존하는 듯한 시온을 묘사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된다. 시온이 결국엔 또 하나의 디지털 환상물(computer induced i
관객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매트릭스2 리로디드>
-
-
못다 핀 꽃 한 송이
영화도 영화지만 <장화, 홍련>은 이례적으로 관객 반응에서도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내러티브도 수습 못한 시청각적 깜짝쇼라는 비판과 무섭고도 아름다운 한국공포의 신경지라는 찬사 사이에는 제목처럼 쉼표가 꾹 찍힐 정도다. 상반된 평가가 대체로 남녀에 따라 갈리자 한 인터뷰에서 김지운 감독에 대해 논리적이고 거시적인 남성성과 감각적이고 미시적인 여성성을 대비시켜 후자의 손을 들어준다. 뒤틀린 서사를 꼬집더라도 심리적 디테일에 주목해야 영화의 이해도를 높일 거란 뜻이겠다. 그럼 그렇게 이해된 마음의 세부가 영화의 성취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반문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비주얼에 감탄하고 스토리에 실망하는 손쉬운 감상을 피하면서도, 아귀 안 맞는 소녀의 무의식이 영화적으로 파들어간 깊이를 가늠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분된 반응의 근거는 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영화가 꼬인 건 문제의 반전이 공포를 해소하기보다 단선적 편집을 비틀며
공포의 형이하학을 넘진 못했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장화, 홍련>
-
<장화, 홍련>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일단 영화와 원작의 관계부터 따지고 넘어가자. <장화, 홍련>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처럼 원작의 핵심은 남겨놓고 무대만 현대로 옮긴 작품일까? 그건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에버 애프터>나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 A Tale of Terror)처럼 정치적 공정성이나 현대 호러영화 장르의 필터를 통해 고전을 다시 재해석한 것일까? 미안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장화, 홍련>에서 가장 중요한 요점 중 하나는 이 영화가 원작인 <장화홍련전>을 새로 해석해야 할 텍스트로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엄마와 주인공 두 자매의 갈등이 현대화되고 조금 더 복잡해지지는 했지만 그 자체는 영화의 의도가 아니다. 영화가 카피 문구로 내세운 ‘가족 괴담’이라는 표현도 그렇게까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이 영화가 직접적으로 다루는 건 가족간의 갈등이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흥미롭지만 후반부의 빈틈을 채우지 못한 <장화, 홍련>
-
음, 그래도 섹스는 하지 않는군1995년 작가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보름 정도 일본에 머문 적이 있다. 다섯명을 인터뷰했는데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작가가 시마다 마사히코다. 오후 세시쯤 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섭섭하다면서 저녁에 자기가 한잔 사겠다고 했다. 저녁에 신주쿠에 있는 술집으로 갔을 때 그는 친구를 한명 데리고 나타났다. <CNN> 일본지국의 앵커인 이 여성은 흑인과 결혼하는 아시아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주변에 흑인과 결혼한 여자는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녀는 작가 야마다 에이미의 예를 들면서, 일본에서는 일본 여자가 흑인과 결혼하면 성적인 동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남성의 졸렬한 포르노적 상상력과 성적 콤플렉스에 대해 비분강개해 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 여자와 흑인 남자의 결혼은 지식인들 사이에 많으며, 각각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한 피해자의 연대감에서 맺어진 관계이다. 그러니까 상처받은 내면의
건달,<파 프롬 헤븐>의 좋은 정서와 나쁜 정치를 꼬집다
-
우리에게 총을 달라
총포 관련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영화계 내에서 일고 있다. 실제 또는 모의 총기 사용 규제 법안이 지나쳐 촬영일정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 일선의 영화인들은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이하 총포법)의 일부 조항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의 안전을 목적으로 총포, 도검, 화약류, 분사기, 전자충격기, 석궁을 제조, 거래, 소지, 사용하는 등에 있어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이 법에 따르면, 영화 촬영시 실제 총기(위험요소가 제거된 총기도 포함됨)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동법 시행령 14조는 이들 물건을 소지할 수 있는 허가 범위를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영화 촬영에 해당하는 조항은 없다). ‘소지’규정이 이 정도니 ‘제작’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제작 중인 영화의 촬영에 쓰이는 총기는 모두 가짜일까. 물론 아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 M1 소총을 비롯, 실제 총기 43정
총포 관련 법안,영화 촬영에 걸림돌
-
지난 6월16일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와 프랑스의 CNC(Center National de la Cinematographi)가 주최하는 국제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컨퍼런스가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의 핵심 주제는 국제 공동제작 활성화를 통해서 영화제작 자본조달 루트를 다양화하고, 공동제작 상대국간 시장을 공유함으로써 해외배급 활로를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양국은 그동안 공동제작에 관한 협약을 맺기 위하여 실무협의를 몇 차례 가진 바 있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에 관한 기본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올해 칸영화제에서 이창동 장관이 프랑스 문화부 장관과 공식 미팅을 갖고, 양국 정부간 공동제작 협약체결을 위한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양국의 영화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공동제작이 이루어질 경우 어떤 이익과 혜택을 서로가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이후 실무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자는 거였다.양국의 영화제작 지원제도와 공동제작 사례발표가 있었다. C
공동제작,어떻게 할까
-
저렇게 거침없이 하다니…<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을 시사회장에 찾아가서 봤다. 에로영화의 ‘에’자와도 멀찍한 거리를 두고 금욕적인 관람태도로 일관해온 나에게 그것은 정녕 한편의 장대한 스펙터클이었다. 영화가 아니라 영화가 상영되던 극장의 풍경 말이다. 철푸덕철푸덕 돌비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울려퍼지는 ‘육체의 판타지’ 속에서 족집게 수능 명강을 듣듯 초롱초롱 빛내며 화면에 집중하는 수백개의 눈알이라니. 에로영화의 전인미답이나 다름없는 나에게(자꾸 강조하는 걸 보니 뭔가 켕기는 게…) 이런 풍경은 매우 기묘하면서도 유쾌한 경험이었다.다음날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시사회장에 또 꾸물꾸물 쫓아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했다. 아, 한국영화를 보면서도 자막이 필요할 수가 있구나, 하는. 볼륨 만빵으로 올린 차태현의 사투리 대사를 반 이상 알아듣지 못하고 나는 전반부 한 시간 동안 옆의 선배한테 “뭐라구요? 뭐라구?”를 반복하다가 결국 청취를 포
아가씨, <맛있는 섹스…>가 <첫사랑 사수…>보다 더 끌리다
-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파격적인 성과 사랑의 관점에 지지 선언!
에로비디오만 찍던 감독의 극장용 영화가 개봉하였다. 영화는 성묘사의 수위뿐 아니라, 성과 사랑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파격성을 보인다. 이 파격성의 정점에 새로운 여성상이 있다. 영화는 기존의 낭만적 사랑의 서사를 폐기하고 있으며, 여주인공은 주체적인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구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남자주인공의 사랑법은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 실패의 지점을 교훈적으로 보여준다.
낭만적 사랑의 서사를 폐기하다
거의 모든 멜로영화와 드라마들은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하며 끝난다. 일종의 공식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공식을 깨는 영화들이 출현하고 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베터 댄 섹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등에서는 남녀가 처음 만나 다짜고짜 섹스부터 하고
멋지다! 그녀의 자율적 성윤리가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
<반칙왕> 이후, 김지운은 점점 엄숙해져간다. 웃음은 자꾸자꾸 걷히고 공포 그것도 장중한 공포,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지닌, 본인의 말마따나 무섭고도 슬픈 공포, 정서적 뉘앙스가 볼터치되고 스타일리시한 화면이 볼륨업된 A컵짜리 공포를 꿈꾼다. 그러나 너무 이상하게도 <장화, 홍련>을 보며 ‘이게 바로 김지운이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김지운의 인장이 돋보이는 지점은 공포가 아니라 여전히 생뚱맞은 김지운식 웃음이었다. ‘너 기억나니?’를 연발하며 계모 역할의 염정아가 혼자 원맨쇼를 하듯 엄숙한 정찬의 분위기를 두 동강내는 장면.
게다가 김지운 감독이 정색할수록 김지운의 영화는 은근히 반칙의 정도도 심해진다. 이야기의 앞뒤 아귀가 맞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던 <조용한 가족>에는 <장화, 홍련>처럼 과잉의 연출로 이야기의 미로를 탈출하려는 정색이 없었다. <반칙왕>은 수오 마사유키류의 코미디를 접수한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이때도
수미의 내면 대신 다리에 탐닉하는 <장화, 홍련>
-
슬랩스틱 첩보물이라. <쟈니 잉글리쉬>는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로완 앳킨슨이 영국비밀정보국의 한심한 정보원으로 나오고 호주 시드니 출신의 가수 나탈리 임브루글리아가 약간 한심한 연기를 한다. 악역을 맡은 존 말코비치는 한심한 프랑스 악센트가 섞인 영어로 연기를 펼친다. 어떤 의미로는 한심한 영화지만 그 한심함 자체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관객이 기대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그 한심함의 선을 설정하느라 무척 고심한다. 너무 한심하면 ‘한심한 영화’라는 소릴 들을 것이고 한심하지 않으면 그건 미스터 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은 슬랩스틱으로 설정하고 내러티브는 임무를 완수하여 영국 왕실을 지키는, 다분히 007스러운 방식으로 끌고 가는 혼합 전술을 택한다.음악 역시 혼합 전술이다. 음악을 맡은 에드워드 쉬아머는 할리우드의 정통 오케스트레이션 사운드의 화려함 속에 B급의 느낌을 저속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섞
대중적인 팝의 결합,<쟈니 잉글리쉬> O.S.T
-
클로즈업도 없다. 종횡무진하며 인물과 공간의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비춰주는 카메라워크도 없다. 시신경이 느슨해질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장면과 장면 사이를 매끄럽게 건너뛰는 현란한 편집도, 록시의 허름한 방에서 벨마의 쇼 무대, 어두운 감옥, 변호사 빌리의 고급스런 사무실과 법정으로 자유자재로 바뀌는 세트도 없다. 하나의 세트에서 라이브로 펼쳐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와 시공간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영화 <시카고>는, 같고 또 다르다. <시카고>는 1920년대의 시카고, 각각 다른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보드빌 스타 벨마 켈리와 스타 지망생인 록시 하트, 두 여성의 재판과정을 통해 쾌락과 욕망의 베일에 쌓인 당시 미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풍자를 화려한 재즈 선율과 역동적인 춤의 언어로 풀어낸 쇼. 7월2일부터 8월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런던 투어팀의 내한공연으로 뮤지컬 <시카고>가 무대에 오른다.알려져 있다시피 뮤지컬 <
올 댓 시카고,뮤지컬 <시카고> 런던팀 내한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