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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영화를 빚어내는 걸까, 영화에 녹아드는 걸까. <싱글즈>에서 본 수헌이라는 캐릭터와 인터뷰를 통해서 얻은 배우 김주혁의 느낌이 어찌나 비슷한지, 마치 경계가 없는 사물을 만지듯이 황당하다.
두명의 싱글 여성을 중심에 둔 이 영화에서 수헌은 나난(장진영)이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갈등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시나리오는 그를 반듯하고 적극적이고 낙천적이고 순수하고 기타 등등 매력덩어리로 묘사하지만, TV드라마나 영화에 워낙 자주 나타나는 캐릭터라서 도리어 밋밋하게 정형화될 위험성이 크다. 더구나 김주혁은 이런 쪽의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은가.
역시나 영화 초반부에 수헌/김주혁은 예의 그 냉정하고 점잖은 얼굴로 조용히 등장해서 한동안 지켜보는 시선 역할만 한다. 그러다가 나난이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생맥주 맛이 이상하지 않느냐며 거듭 마셔보라고 하더니 “이상하다, 내 입술이 닿았는데”라고 ‘작업 개시’를 한다. 김주혁은 이 대사를 느끼함과 귀여
느끼함,귀여움,수줍음,<싱글즈>의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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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앙 세자르 몬테이로 감독 추도전 등도 마련8월 22∼31일 개최 예정인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www.giff.or.kr)는 특별섹션 프로그램으로 존 포드 감독 회고전, 일본 액션영화 걸작전, 조앙 세자르 몬테이로 감독 추도전을 마련한다. 1940∼60년대 할리우드의 서부영화 전성시대를 만들어낸 존 포드는 100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해 여섯 차례나 오스카 트로피를 안으며 평단과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냈다.‘존 포드, 서부영화의 전설’이란 이름의 회고전에는 <역마차>(1939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41년), <그들은 소모품이다>(45년), <황야의 결투>(46년), <아파치 요새>(48년), <모감보>(53년), <롱 그레이 라인>(55년), <수색자>(56년), <리버티 발란스를 쏜 사나이>(62년), <일곱 여인>(66년) 등 12편이 상영된다.‘홍콩 느와르의
광주영화제서 존 포드 감독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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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 콘서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라운관 스타 개그맨들이 스크린으로 진출한다. <영구와 땡칠이> 등 무려 130여 편을 연출한 충무로의 `빨리찍기 대가' 남기남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개그맨 겸 리포터 박승대가 제작을 맡은 코믹액션영화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제작 스마일매니아)는 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8월 1일 개봉할 예정이다.이 영화에는 `갈갈이 삼형제' 박준형ㆍ정종철ㆍ이승환 트리오를 비롯해 `무사들의 대화'의 임혁필과 김기수, `우비 삼남매'의 김다래와 권진영, `생활사투리'의 김시덕과 이재훈, `유치개그'의 정형돈, `우격다짐'의 이정수, `도레미송'의 김인석, `타이즈와 쫄쫄이'의 김기운ㆍ김병헌ㆍ김진철 등 `개그 콘서트'의 주력 멤버 12명이 총출동한다.평온했던 어느 마을에 흡혈귀가 나타나 처녀들이 사라지고 총각들이 죽어나가자 산속에서 무예를 연마하던 갈갈이 삼형제가 사부의 밀명을 받고 하산해 대감의 딸과 마을을 지켜
‘개그 콘서트’ 스타 스크린에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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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를 본떠 범행을 계획한 미국의 10대 3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경찰이 8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매튜 로벳(18) 등 10대 3명은 지난 6일 뉴저지주 오클린에서 자동차를 납치하려다 운전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조사 결과 이들은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체포 당시 용의자들은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바바리를 입은 채 고화력의 소총과 권총, 검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탄알도 2천여발이나 소지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로벳은 각각 14, 15세인 또다른 용의자를 부추겨 범행을 계획했으며 총기는 그의 아버지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로벳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매트릭스의 팬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겨했으며 검정색 옷을 입고 머리를 뒤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또 스스로를 이 영화의 주인공인 키아누 리브스의 극중 이름인 '네오'로 이따금 지칭했으며 무술도 연마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사기관은 로벳이 초등학교와 중
美 10대, 매트릭스 본떠 범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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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 손예진 주연의 코미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2주연속 주말 극장가 흥행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에 따르면 <첫사랑…>는 5-6일 주말 서울 62개 스크린에서 10만 5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주 주말보다 4만 8천여 명이 줄었지만 전국 관객 동원수는 150만 명에 육박했다.<미녀삼총사-맥시멈스피드>의 지난주말 서울 스코어는 10만여 명. 2주 연속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개봉후 10일간 전국 관객 누계는 100만 6천 명. 이안 감독의 블록버스터 <헐크>는 서울 주말 8만 5천여 명을 동원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북미 개봉 당시 6천260만 달러의 주말 흥행수익을 올리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국내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편.이밖에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은 서울 4만 5천 명으로 힘이 달린 모습이다. 지난달 13일 개봉 후 24일간 서울 94만 4천여
<첫사랑..> 2주연속 박스오피스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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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9세기 말 미국. 포스터가의 어린 소녀 위니(알렉시스 블리델)는 집안의 엄격한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낀다. 어느 날 숲속에서 길을 잃은 위니는 우연히 제시 터크(조너선 잭슨)와 마주친다. 가족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한 제시의 형 마일즈는 위니를 강제로 끌고 간다. 그러나 위니는 이내 그들의 선한 본성을 알게 되고 친숙해진다. 제시와 위니가 풋사랑에 빠질 즈음, 마을에 나타난 정체 모를 남자가 제시 가족을 위협한다.
■ Review
내털리 배빗의 1975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터크 애버레스팅>(이미 1981년,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바 있다)은 시간과 죽음에 관한 동화이다. 어린 관객은 더이상 자라지 않는 제시를 보며 피터팬을 꿈꾸겠지만, 늙어가며 현명해진 어른들은 죽지 않는 제시의 아버지를 보며 <걸리버 여행기>의 한 페이지를 생각할 것이다. 만국박람회가 열리고 에펠탑이 세워지던, 세상의 모든 변화가 꿈틀거리던 1
<터크 애버레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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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해적 신밧드(브래드 피트)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미셸 파이퍼)의 계략으로 ‘평화의 책’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평화의 책’은 열두 도시를 수호하는 힘을 가진 보물. 시라큐스의 왕자이자 신밧드의 어린 시절 친구인 프로테우스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신밧드의 결백을 보증한다. 처음엔 달아나려고 했던 신밧드는 프로테우스의 약혼녀 마리나(캐서린 제타 존스)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고 ‘평화의 책’을 찾으러 떠난다.
■ Review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은 아라비아의 선원 신밧드가 겪은 모험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영화다. 주인공의 이름과 섬으로 착각하고 거대한 물고기 등 위에 상륙한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신밧드>는 여러 신화에서 끌어온 캐릭터를 토대로 삼아 새로 만들어낸 모험담이다. <오디세이>의 유혹하는 인어 사이렌과 <일리어드>에서 불화의 씨앗을 내던지는 에리스가 한데 엮이고, 친구를 위해 목숨을 맡긴 그리스 신화
현대적 영웅 신밧드,<신밧드: 7대양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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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영장류를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는 한 실험실에 동물보호운동가들이 무단으로 침입, 연구원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리에 갇혀 있던 침팬지들을 풀어준다. 그리고 28일 뒤… 침팬지로부터 번져나간 바이러스는 영국 전역을 뒤덮는다. 많은 사람들이 도피했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살아남은 이들을 보면 미친 듯이 달려든다. 사고로 혼수상태가 되어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짐(실리언 머피)은 깨어난 뒤 런던 시가지 전체가 텅 비어 있는 것을 알고 불안해한다. 그는 한 성당에 들렀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부로부터 공격받게 되고 곧 일군의 감염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때 감염자들을 피해 은신해 있던 셀레나(나오미 해리스)와 마크(노아 헌틀러)가 나타나 그를 구해준다.
■ Review
두편의 흥미로운 영화 <쉘로우 그레이브>(1994)와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1997)을 만들었는가 하면, 등장인물들만큼이나 어리석기 짝이 없는 ‘뜀박질영화’ <트
낡고 익숙하지만,매혹적인 공상 <28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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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상처받는 주인공의 감정에 충실했어요"
"망가지려 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진지해지려고 노력했죠." 연기생활 10년 만에 정우성이 마음껏 망가졌다. 코 밑을 타고 찍 흘러내리는 콧물은 기본. 머리에는 새집이 지어져 있고 한 이틀 정도는 얼굴에 물 한 방울 안 묻힌 것 같은 꾀죄죄한 얼굴이다.
지난 7일 오후 영화 <똥개>의 시사회가 열린 종로의 한 극장에서 정우성을 만났다.<똥개>는 별다른 꿈도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는 철민의 이야기. 원래는 순하지만 자기 밥그릇을 건드리면 화내는 '똥개' 같은 녀석 철민이 그가 맡은 역이다.
정우성의 연기 변신은 이 영화 감상의 핵심 포인트. 시사회 중 객석에서는 지저분하다 할 정도로 리얼한 모습에 탄성이 터지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오래간만에 현실로 내려온 그의 모습에 대해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는 망가진 모습도 잘 어울린다는 말에 "망가지려 한 적 없다"며 입을 열었다.
"오히려 진지했어요. 철
[인터뷰] <똥개>의 배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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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이상한 통나무가 굴러들어와 온 마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는다. 목수 제페토는 이 통나무로 곡예 인형을 만들어 이름을 피노키오(로베르토 베니니)라 붙이고 아들로 삼는다. 학교에 열심히 다니고 말 잘 듣길 바라는 아버지의 기대와 달리, 피노키오는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아버지가 어렵게 마련한 책을 팔아 인형극을 구경하고, 여우와 고양이에게 속아 금화를 뺏길 위기에 처한다. 영원히 놀 수 있는 나라에 갔다가 당나귀로 변하기도 한다. 이때마다 피노키오를 구하는 이는 “착하게 행동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는 푸른 요정(니콜레타 브라스치). 상어 뱃속에서 상봉한 아버지를 돌보며, 피노키오는 사람으로 거듭난다.
■ Review
내가 진짜 원조다! <피노키오>를 만든 로베르토 베니니의 자부심은 그것이었다. 눈 맞으면 시도 때도 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디즈니 가계의 명랑한 아이들 틈에 끼어 있는 <피노키오>(1940)가 원조를 자처하는 현실을
내가 진짜 원조다!<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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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곽경택 감독의 신작 <똥개>(제공 쇼이스트 / 제작 진인사 필름)의 언론시사회가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장에는 곽경택 감독과 주연배우 정우성, 김갑수, 김태욱, 양준경 진인사필름 대표 등이 참석해 무대인사를 했다. 곽경택 감독은 "이번에는 어깨에 힘빼고 찍은 영화이니 여러분들도 힘빼고 영화를 보면 아주 재미있을 것" 이라고 말문을 열어 영화에 대해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영화 <똥개>는 경상남도 밀양을 배경으로 "모든 판단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한 백수건달에 관한 이야기. 엄마없이 젖동냥으로 큰 주인공 차철민(정우성 역)이 형사인 아버지(김갑수 역)와 함께 살며 이권사업에 눈이 먼 지역유지 오덕만(양중경 역)과 학창시절 라이벌인 진묵(김태욱 역)에 대항한다는 것이 큰 줄기이다.영화제목인 '똥개'는 이유없이 정이 가는,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 영화 속 주 모티브로도 작용한다. 순수하고 정의로우며, 강한 생존적 본능을 가지
<똥개> 기자시사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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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뉴욕 버팔로 방송국 리포터인 브루스(짐 캐리)는 맛깔나게 지역 소식을 전해주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앵커 자리를 탐낸다. 그러나 일이 꼬여만 가자 신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는데, 이 때문에 정말로 신(모건 프리먼)과 대면하는 일이 발생한다. 신은 그에게 일주일간 전능을 대여해주며 휴가를 떠난다. 브루스는 보육원 교사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애인 그레이스(제니퍼 애니스톤)의 가슴 확장 따위에 초능력을 발휘하며 즐거워하지만, 점점 부작용이 커져가자 이번엔 신의 도움을 청하기에 이른다.
■ Review
알고보니 ‘성질 돋우기’였던 <성질 죽이기>는 오히려 <브루스 올마이티>의 부제로 적당할 듯하다. 노리던 승진 기회를 경쟁자에게 뺏긴데다 건달들한테 터지기까지 한 날, 브루스는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머피의 법칙’을 원망하며 생방송 카메라와 비오는 하늘을 향해 ‘뻑큐’를 연발한다. 이런 투덜이 스머프를 파파 스머프가 교화하여, 마음 떠난 스머페트와
가장 미국적인 긍정적 휴머니즘,<브루스 올마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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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29살의 디자이너 나난(장진영)에게는 재앙이 엎친 데 덮친다. 원형탈모를 발견한 날 애인에게 결별 통고를 받더니, 비열한 상사 탓에 느닷없이 외식사업부 레스토랑 매니저로 발령이 난다. 청천벽력을 맞은 나난의 피난처는 동갑내기 죽마고우인 두 친구 동미(엄정화)와 정준(이범수)이 각방 쓰는 룸메이트로 생활하는 아파트. 그러나 남녀상열지사에 통달한 입 걸고 정 많은 동미에게도, 착하고 자상한 정준에게도 얼마 안 있어 일과 연애의 ‘대형사고’가 닥친다. 한편 나난에게는 어수룩하지만 그녀를 오래 지켜봐온 것이 분명한 증권회사 직원 수헌(김주혁)이 접근해온다. 스물 무렵, 일과 사랑 중 하나쯤 이루리라 꿈꾸었던 나이 서른이 임박해오는 가운데 나난과 친구들은 결단의 기로에 선다.
■ Review
여자의 스물아홉살은 이래저래 스스로에게 깜짝깜짝 놀라는 나이다. 강한 여자를 꿈꾸었건 아름다운 여자를 꿈꾸었건 20대까지 그녀가 상상한 ‘셀프 이미지’는 지각대변동을 맞는다.
독신 친구들의 따스한 연대,<싱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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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치 보이스였대도 서핑하러 가자는 노래만 불렀을 것 같았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물방울 튀는 수영장 그림을 그린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장마가 시작된 서울에서 12시간, LA의 쨍쨍한 태양과 건조한 공기 아래 물살을 가르고 시원한 액션을 선보인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와 그 출연진들을 만났다.
올랜도 블룸 “성년식 치른 기분”
<마우스 헌트> <멕시칸>의 감독 고어 버빈스키와 <더 록> <나쁜 녀석들>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그리고 <가위손> <길버트 그레이프>의 배우 조니 뎁이 뭉친 1억2500만달러짜리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은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영화였다. 브룩하이머는 “조니가 출연한다는 사실은 이 영화를 지금까지의 디즈니 영화와 구별짓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의 디즈니 영화와 차별점을 두었다. 실제로 <캐리비안의 해적…>은 디즈니 이
[현지보고2]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 LA 시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