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6년 사이의 포트레이트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구해줄 수 있을까요?’
수인의 메시지였다. 난감했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지 일주일 남짓한 때였으니, 세상은 온통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과 함께 그녀의 책이 얼마나 불티나게 팔리는지 타전하기 바빴다. 한국 문학계의 오랜 숙원인 노벨문학상이었으니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인 것은 당연했다. 나
글·사진: 박 로드리고 세희 │
2025-06-19
-
[이자연의 해상도를 높이면]
[이자연의 해상도를 높이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샛노란 염색 머리에 표정 없는 얼굴. 시골에서 나고 자라 서울로 떠나지 않는 젊은이. 그의 이름은 미지(박보영)다. 성인이 된 후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향하거나 반대로 고향에 귀농하여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목표지향적인 주변인들과 달리 미지는 단기계약직을 전전한다. 학문, 취업, 연애 등 사회가 지정해둔 생애주기 앞에서 미지는 제 이름처럼 불확실한 낙오
글: 이자연 │
2025-06-19
-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절룩거리며 찾아 나설 정화의 순간들
발목이 부러져 병원에 누워 있는 조카에게 <도망치고, 찾고>라는 그림책을 선물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보러 전주에 갔다가 ‘잘익은언어들’이라는 동네 책방에 잠깐 들렀을 때 그곳 주인장이 권한 그림책이다.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서는 멀리 도망치고 나를 이해해줄 사람을 찾아 나서라는, 사람에게 다리가 있는 이유가 그것이라는
글: 김신록 │
2025-06-19
-
[정윤석의 R.E.C]
[정윤석의 R.E.C: 서부지법의 시간] 오늘은 쉬는 날입니다
1월18일 오후 2시40분. 서부지법 앞 도로가 차단됐다. 경찰 버스들이 미로처럼 배치되어 있었고, 그 사이로 기자들과 시위대가 뒤엉켜 있었다. “대통령 석방!” 구호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이 김밥을 나눠주고, 아저씨들은 소주를 돌려 마셨다. 마치 동네 잔치 같은 분위기였다. “한잔하세요.기자님.”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에 나는
글·사진: 정윤석 │
2025-06-19
-
[스페셜2]
한 앵글도 소중히, 피에르 앙제뉴 트리뷰트 ‘스페셜 인커리지먼트’ 수상자 조은수 촬영감독
“지난 3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과 함께 칸영화제 참석 여부를 묻는 메일을 받았다. 영광스러우면서도 재능 있는 젊은 촬영감독들이 많은데 내가 받아도 되는 걸까 싶더라. 그런데 여자 동료, 후배들이 소식을 공유하며 좋아하는 걸 보면서 그들이 힘을 얻을 본보기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느꼈다.” 그렇게 긴장과 기대감을 안고 조은수 촬영감독은 제78회 칸
글·사진: 조현나 │
2025-06-13
-
[스페셜2]
[특집] 정체성의 독립을 위한 우화, <거울 No.3>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니나 호스와 파울라 베어가 갖는 공통점은 명확하다. 내가 이 두 배우에게서 좋아하는 점은 영혼이 망명하는 인물의 연기에 탁월하다는 점이다. 두 사람과는 언제나 고향과 조국을 잃고 새로운 집을 찾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파울라 베어는 <거울 No.3>를 통해 크리스티안 페촐트와 네 번째 협업을 완수했고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매력을 발산한
글: 김소미 │
2025-06-13
-
[스페셜2]
[특집] 상실을 경험한 아이는 더 빨리 성장한다, <르누아르> 하야카와 지에 감독
전작 <플랜 75>에서 하야카와 지에 감독은 75살 이상 노인의 죽음을 지원하는 정책을 권장하는 근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노년 여성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말년의 모습을 담담히 제시했다. <르누아르>에선 80년대 일본으로 시선을 돌려 11살 소녀 후키(스즈키 유이)의 일상에 주목한다. 이번 신작에서도 죽음을 주요하게 다루지만 어린아이
글: 조현나 │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