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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클로징] 풍요의 시대라서만 생기는 문제일까?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OTT가 제시하는 방대한 영상 목록 앞에서 무엇을 고를지 주저하다가 시간만 낭비하거나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워낙 흔한 일이 되었고, 딱히 어려운 말도 아니어서 기가 막힌 용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게 된다. 이 풍요의 시대에, 누구나, 여기저기서 겪고 있는 결정 장애만을
글: 정준희 │
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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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전승민의 클로징] 질문에 관한 질문
‘질문’이 화제다. 화두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화제가 이미 타오르고 있는 불이라면 화두는 성냥이다. 담론 내에서 현재 활발히 이야기되고 있는 주제가 화제라면 화두는 그 이전 단계, 사유와 성찰을 촉발하는 물음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이제는 질문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몇몇 글을 보고 처음엔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그 ‘질문’이 인공지능을
글: 전승민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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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클로징] 밀크
“‘두번 본 것’만이 영화다. 한번 보고 만 것은 영화가 아니다. 그건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목격하게 된 교통사고와 같은 것.”(장정일) 내게는 한번 보고 만 인생 영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하비 밀크를 그린 <밀크>다. 2010년 기초의원 선거를 준비할 무렵 개봉했다. 2009년 말 나는 고향인 구미로 돌아가기로 했다. 서울에 있어봤자
글: 김수민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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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홍기빈의 클로징] ‘팔란티어 선언’을 주의하라
미국의 거대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가 22개 항목의 선언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AI 무기화는 불가피하니 더 속도를 올려라” “서양 문명의 우월성을 지켜내야 한다” “징병제 부활이 살 길이다” “실리콘밸리는 이제 국방부의 일부이다” 등. 노골적이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많은 이들이 이를 “파시즘”이라고 몰아붙인다. 피터 틸과 알렉산더 카프와 같은
글: 홍기빈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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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클로징] 웃기고 자빠졌다
2016년에 트럼프란 인물이 대통령이 됐을 때부터 한마디로 미국은 우스꽝스러워졌다. 다시 말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무시해도 좋을 만큼 약해졌다는 게 아니라 우스워졌다는 거다.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이지만 그런 강함에 대한 경외라든가 공포를 품게 하지 않는다. 좋든 싫든, 존경하든 무서워하든, 어떻게든 신경을 쓰거나
글: 정준희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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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전승민의 클로징] 비극은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 되지 못한다
덕수궁 담벼락을 신나게 뛰어넘은 노란 개나리가 무색하다. 제주 4·3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는 현재를 잠식하는 과거다. 귀향한 참전군인이 겪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대표적인 증상은 그들이 여전히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고 착각하는 환상 속으로 호출되는 것이다. 트라우마가 시간의 흐름과 영원히 불화하기를
글: 전승민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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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클로징] 춤추는 대수사선
검찰의 잦은 수사 개시는 오랫동안 폐해를 불러왔다. 해법은 검찰의 수사 개입을 차단하는 걸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검찰 전통이 미약한 나라를 뺀 34개국 검찰에는 수사권이 있다. 엔론 사태(미국), 록히드 사건(일본), 디젤 게이트(독일), 사르코지 정치자금(프랑스) 등은 검찰이 수사했다. 권력이나 자본이 연루된 사건은 법률가가
글: 김수민 │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