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최고의 영화는? 올해 연말 베스트 리스트에 언급될 영화들은 과연 어떤 작품들일까. 코로나19의 여파로 수많은 영화들의 개봉이 2021년으로 미뤄진 가운데, 2021년 개봉 예정작 중에는 작년에 공개됐어야 했을 기대작들까지 뒤섞여 공개될 예정.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슈퍼히어로 영화부터 전작의 명성을 이어갈 시리즈 영화, 거장 감독들의 귀환을 알리는 신작 등 수많은 영화들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여기 언급하는 영화들 대부분 사실상의 개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부디 2021년에는 여러 영화들이 무사히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2021년 개봉이 예정된 외화 기대작 10편을 꼽아봤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감독: 캐리 후쿠나가 /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라샤나 린치, 레아 세이두, 아나 디 아르마스 등 / 4월2일 북미 개봉 예정
첫 번째는 25번째 <007>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이하 <노 타임 투 다이>)다. <노 타임 투 다이>의 핵심은 2006년부터 <007> 시리즈를 이끌어온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그의 퇴장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지가 관건이다. <노 타임 투 다이>는 현직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지금까지 벌어졌던 위기들의 배후에 있던 사핀(라미 말렉)의 등장과 함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의 엔딩에서 밝혀질 제임스 본드의 퇴장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는 상태다. 그의 뒤를 이을 인물이 등장할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이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트릭스 4>
감독: 라나 워쇼스키 /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제이다 핀켓 스미스,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등 / 12월22일 북미 HBO 맥스 공개 예정
<매트릭스> 시리즈가 18년 만에 부활한다. 연출을 맡았던 워쇼스키 자매 감독 중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그대로 메가폰을 잡으며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제이다 핀켓 스미스도 그대로 합류했다. 모피어스를 연기한 로렌스 피시번과 스미스 요원을 연기한 휴고 위빙은 등장하지 않는다. 자세한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매체에서 새롭게 합류하는 야하이 압둘 마틴 2세가 젊은 날의 모피어스를 맡는다는 추측이 돌며 "<매트릭스 4>는 여러 타임라인이 섞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사망한 네오(키아누 리브스),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를 어떻게 되살릴 지도 기대 포인트다. <매트릭스 4>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에서 북미 공개될 예정이지만, <원더 우먼 1984>처럼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터널스>
감독: 클로이 자오 / 출연: 쿠마일 난지아니,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리아 맥휴, 리차드 매든, 안젤리나 졸리, 로런 리들로프, 마동석 등 / 11월4일 북미 개봉 예정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마블 스튜디오도 여러 작품들의 2021년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로 제작되는 <완다비전>, <로키>, 역대 스파이더맨들의 랑데부설이 일고 있는 영화 <스파이더맨 3> 등이다. 그중에는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히어로 군단도 준비 중이다. 마블 페이즈4의 핵심 작품으로 거론되는 <이터널스>다.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을 비롯해 마동석, 쿠마일 난지아니 등 다양한 국적·인종의 히어로들이 뭉치며,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세계관을 한층 넓혀줄 영화다. <이터널스>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불사의 몸과 초능력을 가진 이터널 종족 중 지구를 수호하려는 '이터널스'와 사악한 성격으로 지구를 파괴하려는 '데비언츠'의 대립을 다룬다. 연출은 <노마드랜드>로 2020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신예 감독 클로이 자오가 맡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감독: 제임스 건 /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조엘 킨나만, 자이 코트니, 타이카 와이티티, 존 시나 등 / 8월6일 북미 HBO 맥스 공개 예정
MCU와 달리 DCEU(DC Extended Universe)의 많은 작품들은 개연성 부족, 캐릭터성 붕괴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DCEU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2016년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새롭게 런칭하는 작품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6년작에서 데드샷을 연기했던 윌 스미스는 최종 하차했지만, DC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은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을 비롯해 릭 플래그(조엘 킨나만), 캡틴 부메랑(자이 코트니) 등이 그대로 등장한다. 또한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타이카 와이티티가 연기하는 미공개 캐릭터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R등급으로 제작되며 제임스 건 감독 특유의 코믹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감독: 돈 홀,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 목소리 출연: 캘리 마리 트란 , 아콰피나 등 / 3월5일 북미 개봉·디즈니 플러스 공개 예정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겨울왕국 2> 이후 제작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의 동남아시아계 디즈니 프린세스 라야(켈리 마리 트란)가 등장하며, 고대 문명을 지닌 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분열된 왕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라야가 숨겨진 마지막 드래곤을 찾는 모험이 펼쳐진다. 이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으며, 고대 유적 속에서 여러 함정을 돌파하는 장면은 <툼레이더>를 연상케 한다. 아콰피나가 드래곤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연출은 <빅 히어로>의 폴 프릭스 감독과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가 맡았다. 3월5일 극장과 함께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로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디즈니는 마법을 사용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엔칸토: 마법의 세계>의 개봉을 준비 중이며, 디즈니 산하의 픽사 스튜디오는 이탈리아의 바다마을을 배경으로 한 <루카>를 제작하고 있다.
<피노키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 목소리 출연: 그레고리 만, 데이비드 브래들리, 이완 맥그리거,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크리스토프 왈츠, 론 펄먼, 핀 울프하드 등 / 2021년 넷플릭스 공개 예정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전부가 아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로 군림 중인 넷플릭스에서도 애니메이션 대작을 제작하고 있다. 장르영화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피노키오>다.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인형의 이야기'라는 원작 동화의 큰 줄기는 가져왔지만 델 토로 감독의 장기를 살려 보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재탄생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피노키오와 그를 탄생시키는 제페토의 목소리는 각각 그레고리 만,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맡았다. 이외에도 이완 맥그리거,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크리스토프 왈츠, 론 펄먼까지 쟁쟁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아직 배우들이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델 토로 감독은 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노키오>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피노키오가 특별한 여정을 통해 실패, 고통, 외로움 등을 겪으며 진짜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
감독 : 에드거 라이트 / 출연: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등 / 4월23일 영국 개봉 예정
<새벽의 황당한 저주>, <베이비 드라이버> 등을 연출한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신작 영화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도 있다. 패션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열정적인 소녀 엘로이스(토마신 맥켄지)가 시간의 경계를 넘어 1960년 영국에서 선망하던 가수 샌디(안야 테일러 조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였던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처음으로 웃음기를 빼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제작하는 심리 스릴러 영화다. 에드거 라이트 감독에 의하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고전 스릴러 영화 <로즈메리의 아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촬영감독 중 한 명이 된 정정훈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은 작품이다. 그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필름과 디지털을 섞어서 촬영했다. 아름답고 이상한 실험이 많이 들어간 독특한 공포영화다"며 영화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왼쪽부터) 리들리 스콧 감독, <그레이트 월> 속 맷 데이먼
<더 라스트 듀얼>
감독: 리들리 스콧 / 출연: 맷 데이먼, 아담 드라이버, 조디 코머, 벤 애플렉 / 10월15일 북미 개봉 예정
리들리 스콧 감독도 오래간만에 시대극으로 돌아온다. 주연배우인 벤 애플렉, 맷 데이먼이 각본 작업에도 참여한 <더 라스트 듀얼>이다. 두 배우는 영화 <굿 윌 헌팅>에서도 공동으로 각본을 작업한 것으로 유명하다. <더 라스트 듀얼>은 2004년 출간된 에릭 제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중세 프랑스의 기사 카루지스(맷 데이먼)과 리그리스(아담 드라이버)의 결투를 그린다. 카루지스가 출전을 간 사이 리그리스는 카루지스의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에 휩싸이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이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다. <더 라스트 듀얼> 외에도 현재 리들리 스콧 감독은 전 남편인 구찌 그룹의 총수 마우리치오 구찌의 살인을 청부했던 파트리시아 레지아니의 일화를 담은 <구찌>를 연출하며, 2021년 개봉을 목표로 프리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다.
<듄>
감독: 드니 빌뇌브 /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작, 젠다야 콜맨,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데이브 바티스타,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 / 10월1일 HBO 맥스 공개 예정
<그을린 사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등으로 이름을 알린 후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로 SF 장르에서도 실력을 입증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대작을 제작했다. 1965년 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듄>이다. 과거 데이비드 린치 감독 등이 영화화한 적 있지만, 철저히 소설을 바탕으로 재탄생시키는 작품이다. 우주의 사막 행성을 배경으로, 계략으로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폴(티모시 샬라메)이 황제에게 대항하는 거대한 서사를 담았다.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2부작으로 제작된다.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아 웅장한 분위기를 더해줄 듯하며,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눈을 사로잡는 거대한 스펙터클을 자랑했다. 심지어 CG를 위한 그린스크린 촬영은 두 장면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안셀 엘고트, 레이첼 지글러, 리타 모레노, 아리아나 데보스 등 / 12월10일 북미 개봉 예정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다. 1957년에 초연된 동명 뮤지컬을 재탄생시키는 작품으로, 195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대립 구도에 있는 갱단에 속한 토니(안셀 엘고트)와 마리아(레이첼 지글러)의 사랑을 담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인종 차별 문제, 청소년 비행 문제 등을 섞어 주제의식을 강화한 작품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61년 이미 영화화돼 아카데미 10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음악은 원작의 명곡들을 다시 가져오며, 안무는 제72회 토니상에서 안무상을 수상한 저스틴 펙이 총괄한다. 이외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떤 프로덕션 디자인과 차별점을 내세웠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