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최민식영화배우 49위
<넘버.3> <해피엔드> <파이란>까지 인생의 골짜기와 봉우리를 동시에 품어내는 연기로 대중적인 사랑과 함께 안성기를 잇는 후배들의 귀감으로 자리잡은 영화계의 작은형. 임권택 감독의 부름을 받고 “배우로서 종합검진받는 기분으로” 찍어 내려간 <취화선>에서는 술과 여자와 그림에 취해 한평생을 살아간 ‘환쟁이’ 오원 장승업의 생애를 깊은 호흡으로 담아냈다. <취화선>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지나온 1년 오직 <취화선>에서만 매달려 살았다. 일년이 ‘훌딱’ 지나갈 정도로.
앞으로 1년 일단 <취화선>이 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영화는 아직 결정한 것 없고 연극은 올해 중 한편은 할 생각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2세 제작에 힘써 나를 ‘안’ 닮은 아이를 얻는 게 소망이라면 소망.
42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 28위
유능한 제작자도, 명망있는 감독도, 흥행보증 배우도 아니지만, 지난 7년간 한번도 순위 바깥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인물. 정책이론가로서의 그의 입지는 가히 독보적이다. 지난해에는 저예산·독립영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난항을 겪던 영화입장권 전산망 사업의 해결을 위해 연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영진위 내에서 정책실무 책임을 도맡았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 정치적인 고려보다는 원칙을 중시해서, 일부 영화단체들과 무사안일한 정부 관료들에게는 ‘눈엣가시’지만, 한국영화산업의 도약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방부제’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지나온 1년 산업과 문화의 공존이라는 큰 틀 아래 ‘다양성’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풀려고 노력했다. 해결방안으로 저예산영화전문투자조합,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등을 제안했지만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50%. 원인이야 어쨌든 사안별로 확실하게 매듭을 짓지 못해, 뜻을 같이한 영화인들에게 마음 한켠에 빚이 있다.
앞으로 1년 개인적으로 지난 1년 동안 심적으로는 고달팠다. 돌 지난 지 얼마 안 된 아들과 노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남은 현안들을 잘 마무리할 생각이다.
43 전지현 영화배우 NEW
지난 한햇동안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그 자체였다. 차태현과 호흡을 맞춘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녀는 ‘엽기적’일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줬고, ‘엽기적’인 흥행을 이끌어냈다. <화이트 발렌타인> <시월애>에 뒤이은 이 세 번째 출연작은 전지현의 연기활동에 있어 전환점이 됐다. 이 작품을 통해 터질 듯한 젊음의 싱싱함과 윤기나는 연기를 동시에 보여준 탓에 그녀는 코미디, 멜로,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부터 열렬한 프로포즈를 받고 있다. 그녀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가 쓰여지고 있을 정도. 자타가 공인하는 충무로 여자배우 캐스팅 후보 1위로 떠오른 그녀는 “영화 속 캐릭터와 내가 느낄 수 있는 나이의 감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작품에 출연하기를 원하고 있다. 만약 차기작에서도 성공을 거둔다면 충무로에서 그녀의 주가는 더더욱 급등할 것이 확실하다.
지나온 1년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과 해외 수출로 홍보차 해외를 돌아다녔다. 학생으로서 학교(동국대 연극영상학부)를 다니는 데 충실하고자 노력도 많이 했다.
앞으로 1년 곧 결정될 차기 작품에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44 이창동영화감독 19위
지난 한해 새로 내놓은 작품은 없지만 이창동 감독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에서 보여준 리얼리즘의 참맛이 <오아시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가 <박하사탕>과 다른 “찐한 멜로”라고 거듭 강조한다. “사랑에 관한 신화라고 할까. 단순하지만 끝없이 확장되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전과자와 뇌성마비 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라는 설정만 들어도 어둡고 슬픈 정서를 자아내지만 이번 영화의 결말은 전작들과 달리 밝다. 그가 “판타지 같지 않은 판타지”라고 표현한 부분이 어떻게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지나온 1년 <오아시스> 시나리오에 매달려 지냈다.
앞으로 1년 <오아시스> 촬영에 매달려 있어 어떤 다른 생각도 할 틈이 없다. 개봉은 8월 초로 예정.
45 전도연 배우 21위
<피도 눈물도 없이>의 흥행 부진이 순위 하락을 가져온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배우 전도연의 ‘가치’까지 동반하락할 것 같진 않다. 일 욕심 많은데다, 영화에만 전력투구하는 이 배우를 탐내는 제작자나 감독은, 아직 많다. 흥행과 상관없이 그 또한 ‘후회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영화개봉 뒤에 잠시 미국 가서 조카들 보고 온 것뿐인데, 주위에서 다들 “충격먹고 잠수탄 게 분명하다”고들 해서 한바탕 웃었다고.
지나온 1년 <피도 눈물도 없이>는 굉장히 새로운 모험이었고 도전이었다. 동갑내기 감독과 색다른 액션영화 한편을 찍었고, 즐길 만큼 즐겼으니 됐다고.
앞으로 1년 미국 다녀와서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양조위랑 함께여서 더욱 좋았고. 그가 <해피엔드> 잘 봤다는 인사에도 감격했다. 2∼3작품 놓고서, 다음 작품을 고르고 있다.
46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 -
<이방인> <여고괴담> 시리즈로 쌓은 프리랜서 프로듀서 경력을 접고 설립한 영화사 마술피리의 첫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세상에 내보냈다. 이 영화에 쏟아진 평단의 지지와 일부 관객의 열성적 지지는 개성과 밀도를 갖춘 영화의 제작주체로서 오기민 대표와 마술피리의 브랜드를 선명히 했으나, 겸손한 기대치조차 밑돈 <고양이를 부탁해>의 흥행결과는 충무로 제작자로서 생존전략과 배급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안겨주었다. 영화사 봄과 합작하는 김지운 감독의 고딕호러 <장화, 홍련>으로 지금까지와 달리 규모와 대중적 호소력이 큰 영화에 도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2년은 영화를 안정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지나온 1년 더이상 나빠질 수는 없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만들며 반년 이상을 보냈다. 캐스팅의 어려움도 맛보았다. 최근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했다.
앞으로 1년 잘될 법한 두 영화 <장화, 홍련>과 ‘농활 프로젝트’의 프로덕션에 8월쯤 돌입한다. 향후 2년은 상업성이 희박한 시나리오에는 되도록 눈길을 맞추지 않으며 토대를 튼튼히 하려 한다.
47 홍상수 감독24위
우리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가장 예리하게 포착하는 감독 홍상수는 <생활의 발견>에서도 그런 시각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품고 있는 세계는 덜 삭막해지고 더 우스워지는 느낌이다. 그가 그리는 인간들 역시 좀더 사랑스러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정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 같진 않다.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영화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형식의 한계와 싸우면서 조금씩 변모하는 홍상수의 영화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여전히 평단이 관심을 집중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지나온 1년 <생활의 발견> 촬영과 개봉.
앞으로 1년 다시 영화 찍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가능하다면 8월에 다음 영화를 찍고 싶다.
48 최완 아이엠픽쳐스 대표 -삼성영상사업단, 삼부파이낸스를 거쳐 투자, 배급사 아이엠픽쳐스를 설립, <엽기적인 그녀>로 재기에 성공했다. <하면 된다>에 이은 아이엠픽쳐스의 두 번째 투자작 <엽기적인 그녀>는 총수익이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아프리카>와 외화 <벨파고> <센터 오브 더 월드> <웨이트 오브 워터> 등을 개봉시켰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애초 배급까지 하는 회사를 염두에 뒀으나 최근 청어람에 배급을 전담시키면서 배급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지나온 1년: 회사의 뿌리가 내린 한해. MVP창투, 랜드마크코리아 등이 참여하는 100억원 규모 펀드 설립.
앞으로 1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영어 완전정복> <꼼짝마 경찰이다> 등이 대기중. 기성보다 신인 제작자, 감독에 과감한 투자를 할 예정이다.
49 최용배 청어람 대표 NEW시네마서비스에서 배급담당 이사로 일하다 지난해 말 배급사 청어람을 만들어 독립했다. 시네마서비스 제2의 배급라인으로 출발했으나 아이픽처스, 싸이더스, 아이엠픽쳐스 등 3개 회사의 영화들을 배급하기로 하면서 배급시장의 주목할 변수로 떠올랐다. 최용배 대표는 한달에 1편씩, 한국영화만 1년에 12편 배급하는 영화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5명의 감독이 제작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안에 한편 정도 제작도 가능하리라 보인다.
지나온 1년 배급사 청어람을 만들어 독립, 첫 작품 <마리 이야기>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정글쥬스>는 예상을 뒤엎는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 1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 <묻지마 패밀리> <로드무비> <품행제로> <마들렌> <발해> <살인의 추억> 등이 배급이 확정된 영화들. 내년엔 한국영화 12편을 배급할 계획.
50 명계남배우·이스트필름 대표 26위
그는 최근까지 ‘주말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쳤다. 제목은 ‘노풍연가’.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으로, 문성근과 함께 민주당 국민경선 일정을 소화하느라 발이 부르텄다. 그러나 “명계남이, 정치할라나 보네”라는 말이 들리기 전엔, 충무로로 복귀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2편에 출연하고, 유능한 프로듀서가 되기 위한 수련도 곧 시작할 예정. 그는 “지난 1년 동안 내가 무슨 딴짓 하고 다닌 줄 아는데, 이스트필름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고민 많이 했다”며, 조만간 ‘깜짝 놀랄’ 일을 벌이겠다고 말한다.
지나온 1년 프로듀서로 재기하기 위해 암중모색했다.
앞으로 1년 부산의 영화사 씨네씨에서 방은진 감독의 <떨림>을 제작한다. 적극적인 제작자로 나설 참이다. 또한 서울영상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전국적인 네트워킹 작업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