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한국영화제 개막작 <안시성> 관객과의 대화 중인 김광식 감독.
유럽 관객이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는 행사가 곳곳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주영한국문화원 주최로 11월 한달간 열리는 13회 런던한국영화제에서는 개막작에 선정된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를 비롯해 한국 사회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60여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일상의 조각’이란 테마를 가지고 인디, 여성,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 등 7개의 세부 섹션을 나눠 상영된다. <강원도의 힘> <망종> <똥파리> <무산일기>는 물론, 국내에서도 아직 개봉 전인 <성혜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주제로 한국 사회 각양각층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들이 상영 중이다. 이명세 감독을 초청해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고전 섹션도 마련됐다. 덴마크로 입양된 한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말레네 최 감독의 <회귀>를 폐막작으로, 11월 13일 이후부터는 25일까지 노팅엄, 셰필드, 글래스고, 맨체스터, 벨파스트, 에든버러 등 영국 6개 도시 순회상영을 갖는다. 한편,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프랑스 파리 퓌블리시스 극장에서는 13회 파리한국영화제가 열렸다. 개막작 <안시성>을 비롯해 63편의 장·단편 한국영화가 소개됐는데 <1987> <암수살인> <히치하이크> <박화영>에 이르기까지 상업, 독립 영화 진영을 아우르는 32편의 장편영화와 26편의 단편영화 라인업으로 꾸려졌다. 거기에 더해 올해 4월 16일에 타계한 ‘최은희 회고전’도 열렸다. 영화제를 통해 유럽의 관객이 한국의 정치사회와 문화 전반, 특히 여성 문제 등 사회 소수 계층의 고민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