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아는 여자 최순희 희망을 시작하다.
삼륜차의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들…중국 변방, 아들 창호와 함께 고향 갈 날만을 기다리며, 조선족 최순희는 삼륜차를 이리저리 끌며 할퀴듯 스치듯 지나가는 상처들을 마음속 깊이 묻어둔 채 조선김치를 팔며 하루 하루를 근근히 살아간다.
우연히 만난 사랑… 그러나…
그러던 중, 같은 조선족 사람이라며 친근하게 다가온 유부남 김씨를 알게 되고, 최순희는 그와의 은밀한 관계에서 조그만 일탈을 꿈꾼다. 그러나 김씨의 부인이 둘이 함께 있는 현장을 급습하자, 김씨는 돈을 주고 잔 것 뿐이라며 서둘러 둘러대고, 최순희는 결국 매춘부로 몰려 경찰에 연행되는데…
복수, 그리고 ‘희망’
저항 한번 않고 순순히 경찰서로 끌려간 최순희는 평소 자신의 단골손님인 왕경찰을 만난다. 그 동안 그렇게 사람 좋아 보이던 그는 밤이 되자 혼자 무방비상태로 감금되어 있는 최순희를 찾아와 그녀를 풀어주는 대신 모종의 대가를 요구한다. 경찰서에서 풀려난 최순희는 아들 창호에게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얘기한다. 그러나 다음 날, 창호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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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 받는 독보적인 ‘장률 감독’more
장률 감독은 단편 <11세>로 영화계에 입문해 베니스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평론가들로부터 독특한 예술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대사 없이 음향과 실험적인 음악만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재현하는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에 매료된 심사위원단은 카메라의 시선이 관조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화면의 질감은 빛이 살아 숨쉬는 듯 움직임을 생생하게 포착해 인물의 숨결까지 화면에 담아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당시>가 완성되자 전세계 영화계에서는 또 한번의 탄사가 끊이질 않았다. 또한, 감독의 전작 <11세>에 이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더욱 심도 있게 구축하고, 효과적인 공간활용과 탄탄한 이야기 구성력이 돋보이는 뛰어난 연출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아파트 공간 내에서 미동조차 없는 촬영은 언뜻 단조로운 듯 하지만, 현란한 카메라와 말초적인 영화적 조미료를 첨가한 기법으로는 전달 할 수 없는 깔끔함 속에 정교함으로 새로운 운율을 만들어 냈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장률 감독의 끊임없는 영화에 대한 열정은 두 번째 작품 <망종>을 통해 더욱 그 빛을 발했다. <망종>은 <당시> 보다는 빠른 템포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주인공의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감독은 절제된 카메라 기법과 꾸밈없는 소탈함, 그리고 사실적인 묘사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연출력으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새로운 영상 문법을 만들어내 다시 한번 새로운 충격과 자극을 선사했다.
한국과 중국의 효율적인 제작시스템으로 탄생한 영화!
<망종>은 100% 중국에서 촬영한 영화다.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은 한국에서 이루어졌으나 실제 촬영 과정은 철저하게 중국 스탭과 캐스트들로만 이루어진, 기존에 유례없는 새로운 제작 시스템을 시도한 한국영화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광활한 대지라는 조건을 갖춰 한국 영화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촬영지로 자리 잡았다. <비천무>,<무사>,<천년호>,<무영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중국에서 촬영되었지만 제작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제작진들이 중국 현지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중국 영화 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스탭들과 불협화음을 빚는 일이 잦아 상당한 제작비의 누수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종>의 경우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재중 동포 장률 감독이 중국 현지 스탭과 배우 캐스팅을 통해 중국 저예산 제작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제작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반면 촬영이 끝난 후에는 상대적으로 중국보다 높은 질을 보장할 수 있는 한국의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최상의 화면과 음향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Location
<중원에 눈이 내린다 雪落中原>란 제목으로 시작되었던 이 영화는 계절적 배경과 인물 구성의 수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망종>이라는 제목을 갖게 되었다. 망종은 24절기의 하나로, 씨앗을 뿌리는 시기이며, 한 해 중 가장 바쁜 때이기도 하다. 2003년부터 구상하여, 2004년 6월에 시나리오를 탈고하였고, 촬영, 녹음을 비롯한 전체 스탭 구성을 1월부터 시작하여, 시나리오 탈고와 함께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북경 근교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헌팅 및 콘티 작업이 진행되었고, 세트 제작을 하기로 했던 주인공의 집이 완성되는 동시에 크랭크인 하였다.
현재 중국은 4대 도시인 북경, 천진, 상해, 중경 등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60년대를 상기시킬 정도로 낙후되어 있는데 <망종>은 중국 북경 근처의 작은 도시에서 촬영되었다.
이 곳을 촬영지로 결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감독은 북경 외곽에서 기차역을 발견했을 때 메마르고 황량한 역내부와 보리밭이 펼쳐져 있는 바깥의 대조적인 풍경이 확 마음에 와 닿았다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산업화가 진행되는 어느 나라나 그러하듯 급속한 도시화로 많은 서민들이 고달프고 힘들게 생활해 나가고 있는 곳으로 일상의 리얼리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황량하고 폐허에 가까운 장소는 단순히 영화적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최순희의 인고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욕구가 부딪치는 장소이며, 그녀의 고독과 꿋꿋함을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곳이기도 했다.
2004년 7월 주인공 집에서 시작된 촬영은, 열정적인 스탭들의 협력과 감독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21회 촬영으로 10월 1일,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이후 후반작업은 한국에서 진행되었다.
2005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
2005 깐느영화제 비평가주간 ACID상 수상
2005 페사로영화제 뉴시네마 부문 대상 수상
2006 프랑스 브졸영화제 대상 수상
2005 밴쿠버영화제 용호상 부문 초청
2005 시카고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2005 테살로니키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2006 로테르담영화제 초청
2006 아르헨티나 마델플라타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