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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사람다운 사람을 연기하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배우 장인섭
김현수 사진 오계옥 2017-05-26

매사에 동료 형사를 질투하는 라이벌 혹은 2인자. 배우 장인섭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서 연기하는 형사 민철은 모두가 비현실적인 욕망에 좇겨 서서히 정신을 잃어갈 때 혼자서만 가장 인간적인 감정인 질투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더더욱 민철의 존재감이 눈에 밟혔다. 데뷔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부터 줄곧 막내 형사로 투입되곤 했던 그가 <불한당>에 이르러 기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사람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해석이 들어간, 사람다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그를 서둘러 만나봤다.

-시나리오에 비해서 ‘민철’이란 인물의 분량이 늘어났다.

=미팅은 제일 먼저 했는데 캐스팅은 제일 마지막에 됐다. 포기하고 있던 차에 맡게 된 역할이었다. (웃음) 사실 어떤 영화에서나 상황을 설명해주고, 장면을 연결해주는 역할 정도는 있는데 왠지 이번에는 더 잘해보고 싶었다. 짧은 한마디를 할 때라도 입체적인 인물을 보여주고 싶어서 사소한 것 하나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감독님께 의견을 구했다. 그 모습을 좋게 보고 실제 영화에도 반영하시더라. 없던 대사를 준비해 리허설 때 하고 나서 늘어난 경우도 있다.

-<해어화>에서 작곡가 윤우(유연석)의 친구인 경성클럽 사장 홍석 역으로 출연했을 때도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서조차 눈길을 끌게 만들더라. 그때도 적극적으로 인물을 해석해낸 것인가.

=그만큼 부지런하게 온몸을 써가면서 연기한 덕분이다. (웃음) 그때처럼 <불한당>에서도 혼자 설정하면서 몰입한 부분이 있다. 전체 영화의 톤 앤드 매너는 만화적이었을지라도 민철과 천 팀장(전혜진)이 등장하는 형사 장면은 상대적으로 무거웠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민철이 늘 껌을 씹고 등장하는 걸 볼 수 있는데 껌을 씹으니까 어울리는 대사도 달라지고 성격도 더 드러나는 것 같았다.

-특이하게도 데뷔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비롯해서 <우는 남자> <그놈이다> <끝까지 간다> 등 대부분의 역할이 형사나 순경이었다. 장인섭의 성격대로라면 이 많은 영화 속 형사도 다른 점을 찾아봤을 것 같다.

=<불한당>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서 주말에 용산경찰서 마약반을 찾아갔다. 반장님 같은 분을 직접 만나 복장과 헤어스타일, 말투 등을 유심히 관찰했다. 겉모습은 <불한당> 고유의 의상 컨셉이 있으니까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이전 영화들에서는 막내 형사라서 그런지 늘 뒷짐을 지거나 무언가 잘못한 것 같은 표정을 먼저 보이곤 했다.

-2015년 출연한 <사돈의 팔촌>은 장편영화로는 첫 주연작이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연기톤이 느껴지더라. 그만큼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가장 친하게 지냈던 사촌동생과 마음을 나누는 태익을 연기했다. 나는 매 작품 목표를 하나씩 세우고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만큼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목표가 있었다. 늘 ‘자연스럽게 연기하자’라는 말의 의미를 고민했다. 내 목표가 영화와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해어화>의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인터넷상의 몇몇 팬들이 장인섭과 닮은꼴 배우의 이름을 많이 거론한다.

=나도 잘 안다. (웃음)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좀 당황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목소리나 말투 등에서 연상되는 배우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많은 배우들의 면면이 보인다는 것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호감형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믿고 본다는 뜻일 수도 있다. 예전에 연극하던 시절에 연출자 형이 이런 말을 해준 적 있다. “너는 이 연극에서 어떤 역할도 다 할 수 있어. 그런데 특정 역할만 해야 어울리는 배우가 있어.” 나한테 꼭 맞는 옷 하나를 찾고 싶다.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모히또>에서는 주인공의 친오빠 역할인데 시골에서 여동생을 만나러 서울로 상경하는 백수 캐릭터다. 주인공 옆에서 가슴에 불을 지피는 인물이다.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다음에는 어떤 영화에서 만날 수 있나.

=<사돈의 팔촌>으로 인연을 맺은 장현상 감독의 차기작 <커피 느와르: 블랙브라운>을 찍었다. 커피 금지법이 시행되어 한국에 커피가 금지되면 어떤 일이 벌어 질지를 상상하며 만든 독특한 누아르 코미디다. 금주법 시대를 커피에 대입한 느낌이랄까. ‘여성판 <대부>’같은 이야기인데 엄청 웃기다. 배우 조수향이 커피숍 사장으로 등장하고 나를 비롯한 몇몇 배우들이 아르바이트생을 연기한다. 커피 쟁반으로 싸우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거다. (웃음)

영화 20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5 <사돈의 팔촌> 2015 <해어화> 2015 <그놈이다> 2015 <더 폰> 2014 <메이드 인 차이나> 2014 <우는 남자> 2013 <끝까지 간다> 2013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TV드라마 2016 <가화만사성> 2015 <부탁해요, 엄마> 2015 <미세스 캅> 2015 <후아유-학교 2015> 2014 <비밀의 문> 2014 <가족끼리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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