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과다 경쟁과 패키지 구매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제 살을 깎아먹게 될 것이다.” 한 수입사 대표의 푸념대로 올해 칸 마켓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영화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쟁부문 상영작을 포함한 화제작 대부분의 국내 수입사가 결정됐을 정도다. 덕분에 국내 영화팬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전까지 칸 화제작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영화사 진진은 황금종려상의 주인공 <아이, 대니얼 블레이크>를 구매했다.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단지 세상의 끝>은 엣나인필름에,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아메리칸 허니>는 티캐스트에 팔렸다. 그린나래미디어는 올해 칸 경쟁부문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패터슨>과 <토니 어드만> 두편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찬란은 개막작 <카페 소사이어티>를 포함해 감독상을 받은 <퍼스널 쇼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세일즈맨> 등 알짜배기 세편을 구매했다. <언노운 걸>은 오드에, <슬랙 베이>는 메인타이틀픽쳐스에 팔렸다. 콘텐츠게이트는 <줄리에타>를 손에 넣었다. 이 밖에도 롯데는 <라스트 페이스>를, 더블앤조이픽쳐스는 <네온 데몬>을, 수키픽쳐스는 <프롬 더 랜드 오브 더 문>을 샀다.
과다 경쟁, 패키지 구매와 함께 올해 칸에서 많은 수입사들이 우려한 것 중 하나는 CGV아트하우스의 공동 수입 사업이다. CGV아트하우스는 이번 마켓에 참여해 그린나래미디어와 함께 토드 헤인즈의 신작 <원더스트럭>을 공동 구매했다. “극장을 무기 삼은 까닭에 구매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수입사들의 불만에 대해 CGV아트하우스 극장팀 박지예 팀장은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사들의 우려와 달리 우리도 많은 예산을 수입하는 데 투입할 수 없어 마음 맞는 회사와 공동으로 수입하는 것이다. 그린나래미디어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의 공동 수입 가능성도 언제든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