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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진화의 역사

인디포럼 20주년: 인디포럼2015, 5월21일부터 28일까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생강>

국내 최고(最古)의 독립영화 축제인 ‘인디포럼2015’가 개최된다. 지난 1996년 시작된 인디포럼은 한국 독립영화인들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자율적 참여로 조직된 독립영화인들의 재생산 가능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왔다. 꽃다운 20살, 청춘의 시간을 맞이한 인디포럼에서는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는 특별전도 마련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총 850편이 출품되어 그중 단편 65편과 장편 10편이 신작전으로 소개되며, 초청작 23편을 포함해 총 98편이 상영된다. 인디포럼2015는 5월21~28일 총 8일간 종로의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어디가도 잘살 사람>(권항)과 <연희>(백해선) 두 작품이 선정되었다. <어디가도 잘살 사람>은 취업난과 불황에 굴하지 않는 능청스러운 청춘의 당차지만 조금은 서글픈 현실 적응기를 다룬다. <연희>는 배우 윤금선아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창작의 윤리를 고민하는 여대생의 자기고백의 순간을 클로즈업된 얼굴을 통해 인상적으로 포착한다.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까지 침잠해 들어가는 폐막작 <클린 미>(강상우)는 올해 단편 중 가장 치열한 한편이 될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우리가 사회에서 배제한 자들이 우리가 사는 세계의 오물을 정화한다. 정화에 대한 열망을 잠잠하고도 엄밀하게 그려내는 이 눌언의 영화는 우리의 눈앞에 우리 사회의 투명한 존재들, 보이지 않는 공간들을 느리게 펼쳐낸다.

<보라>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신작전’에서는 총 75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독립영화의 경지를 만날 수 있다. <옆 구르기>(안주영), <내마내모>(이나경)와 같은 귀여운 성장영화, <백의 민족>(유상현), <상상의 나래>(권태영)와 같은 취업의 곤경과 비정규직의 냉혹한 현실에 대한 영화를 비롯해 노년의 일상적 체험을 차분하게 따라간 <오렌지향 오후>(임현묵), <실버벨>(유수민), <사부인>(현지윤)과 같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 <파고>(진성문), <가불병정>(정무곤)과 같은 작품은 서로 상이한 감각으로 우리 사회의 타자들인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를 다룬다.

인디포럼에서만 만날 법한 낯선 형식의 영화들도 있다. 세월호 트라우마를 실험적으로 엮어낸 <세 번의 추신>(오얏리)이나 그람시의 서신집에서 발견한 엽서를 통해 묘한 영상들을 엮어낸 <와이상>(백종관),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모여 우는 방을 만들고 집단 치유를 진행하는 작품 <우는 방>(김예나) 등은 서늘하고 기이한 느낌을 전달할 것이다. 동시대 한국 다큐의 실험적 시도를 공간의 역사성과 엮어낸 <범전>(오민욱)과 개인에서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불안을 탐문하는 <붕괴>(이원우, 문정현)도 놓치지 말아야 할 독립다큐 작품들이다. 이외에도 ‘인디포럼 포커스’ 섹션에선 올해의 주목할 장편 극영화 5편을 선보인다. <거짓말>(김동명)은 위선으로 점철된 한 미스터리한 여성 아영(김꽃비)이 진실 없는 세상에 대한 역설적 몸짓을 보여준다. <한여름의 판타지아>(장건재)는 한 영화감독의 영화 촬영을 위한 여정이자 몽환적 판타지를 다루는 극영화다.

<라오스>

올해에는 특히 20명의 선정위원을 통해 1996~2014년까지 인디포럼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었던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연도별 최고의 독립영화를 선정하여 ‘인디포럼 20주년 특별전’을 마련했다. <생강>(정지우, 1996)에서 <광대버섯>(염정석, 1999)을 거쳐 <라오스>(임정환, 2014)까지 단편의 변화와, <자본당 선언: 만국의 노동자여, 축적하라!>(곡사, 2003)에서 <보라>(이강현, 2010)를 거쳐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2011)까지의 장편의 흐름을 통해 한국 독립영화가 걸어온 찰나들의 미학적 성취를 조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초창기 16mm 필름에서 시작해 디지털영화까지의 제작환경의 진화, 검열과 몰상식에 맞서 싸워온 치열한 작가의식을 살필 수 있는 동시에 한국 독립영화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자리가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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