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불안과 공포의 징후를 문정현 감독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결합해 실험적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붕괴라는 키워드를 통해 계속해서 질문하고 사유한다. 직접적인 건물의 붕괴부터 개인과 국가의 위기까지, 영화가 다루고 있는 붕괴의 범위를 한정 짓기 어렵다.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이미지와 사운드의 기록은 감독의 사적 기록인 동시에 한국사회의 공적 기록이기도 하다. <붕괴>는 특정한 경험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볼 것을 화두로 던지며 시작한다. 그리고 감독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가며 질문과 대답을 엮어간다. 번호 붙은 내레이션과 이미지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보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되돌아보며 사유할 여지를 준다.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감독의 자기 성찰은 영화가 끝날 무렵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들여다볼 것인지에 대한 또 하나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
(공영민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more
(공영민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