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의 동아방송예술대학교를 찾았다. 한적한 길을 달려 도착한 그곳엔 예상하지 못한 활력이 넘쳤다. 시험과 방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과제를 하거나 수다를 나누고 있었고, 학교 부지 내에 자리한 DIMA종합촬영소에서는 영화 촬영팀이 들어와 세트를 짓고 있었다. 날씨와 무관하게 동아방송예술대학교(총장 김준원)의 DIMA종합촬영소에서는 최근 국내 블록버스터영화들의 촬영과 세트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안성에 위치한 DIMA종합촬영소는 2009년 11월11일 개관 이후 영화 <아저씨> <황해> <타워> <마이웨이> <블라인드> <우는 남자> <상의원>, TV드라마 <아이리스> <굿 닥터> <학교 2013> 등 숱한 영상 콘텐츠들의 배경이 되어왔다.
교육부 WCC 방송예술 특성화 대학 선정
국내 대학으로서는 유일하게 전문적인 종합촬영소를 보유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DIMA, Dong-Ah Institute of Media and Arts)는 21세기 국내 문화예술미디어 환경을 창조적으로 개척해나갈 글로벌 리더의 육성을 목표로 삼은 방송, 영상, 예술분야의 특성화 대학이다. 현장형 전문 인력을 양성해 국내외 영상산업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학교법인 공산학원의 최원석 이사장이 건립했다. 김준원 총장은 학교를 소개하며 “지난해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교육부로부터 ‘세계적 수준의 전문 대학교’(WCC, World Class College)로 인정받아 ‘방송예술특성화대학’에 선정됐다. 국내외 영화영상산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창의적인 전문 인력을 교육해 배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DIMA종합촬영소는 편리한 동선과 시설, 스탭과 배우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편의시설 등 촬영팀이원하는 많은 이점을 가진 덕에 상업적 목적의 전문 촬영공간으로도 자주 쓰이고 있다. DIMA종합촬영소 한화성 소장은 “불과 몇년 전까지 각 지자체가 앞다퉈 조성한 야외촬영장들은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끝난 경우가 많았다. 예산 낭비도 문제지만, 다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훼손되거나 방치되는 등 관리가 소홀한 점이 더 문제”라며 촬영소 관리의 책임을 강하게 언급한다. 그의 말대로 DIMA종합촬영소는 어디에 내놓아도 자신 있을 만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 내에 위치하며 연면적 7658㎡, 지하 1층, 지상 5층의 물, 불, 와이어 액션 등 특수촬영이 가능한 1824㎡의 대형 스튜디오와 748㎡, 250㎡ 중•소형 스튜디오, 7개의 세트 제작실, 9개의 분장실, 장비보관실, 27개의 숙소와 식당, 회의실 등을 모두 갖췄다. 밤샘촬영이 잦은 영화현장의 현실을 생각하면 숙소와 취사시설을 완비한 식당은 촬영팀에 무척 편리하고 유용하다. 최근엔 숙소에 고급 어메니티까지 완벽히 갖춘 두개의 VIP실도 새로 정비했다. 촬영소 한편엔 이경순 전 한양녹음실 대표의 소장품들을 전시해둔 공간이 있다. 이경순 소리박물관이다. 이경순은 한국영화 기술사를 논하며 빠져선 안 될 녹음계의 대부다. 그의 역사는 곧 국내 영화사운드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경순 소리박물관은 영화사적 가치가 높은 이경순의 장비와 사료들을 전시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현장과 교육의 장이 동시에
DIMA종합촬영소의 100평 남짓한 제3스튜디오는 평소 학생들의 수업 및 촬영 공간으로 쓰인다. 대학의 교육시설을 산업적 환경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현장과 교육의 장이 동시에 만들어지는 윈-윈이다. 수업 및 작품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거실을 꾸며놓은 영구세트까지 준비돼 있다. 영화예술과의 교수실, 과사무실, 강의실을 포함한 모든 학과공간이 DIMA종합촬영소 안에 마련돼 있어 동선은 훨씬 편리하다. 또한 학교쪽에서는 학생들의 실습 환경을 새로이 하고 국내 영화시장의 환경적 변화에 발맞춰 교내 야외촬영장 조성 계획까지 구상 중이다. DIMA종합촬영소는 현재 촬영 중인 작품을 비롯해 3개 작품이 내년 5월 말까지 이미 예약돼 있다. 한 소장은 “영화는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으로 진솔한 이야기, 사건, 배경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삶이 진행되고 있는 장소에서 라이브로 촬영을 할 수는 없다. 영화 촬영 공간은 영화를 위한 영화적 공간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공간 재구성 과정은 감독의 직관과 즐거운 상상력이 동원되는 창조적인 공간 작업이다. 지자체가 일회성으로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영화촬영을 제대로 하기란 어렵다. 경우에 따라 조성된 공간이 영화촬영에 활용될 수는 있지만 그 활용 빈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국내 영화산업계의 현실적 문제를 고려하면서 DIMA종합촬영소의 성공적 노하우를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교육과정에 담아내려 한다. 향후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학생들의 야외촬영 실습공간이자 국내 영화•영상 산업계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시설로서 야외촬영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뿐 아니라 학생들의 작품 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DIMA종합촬영소의 청사진을 그린다. 실제로도 최근 4년간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영화예술과 출신인 박철순 감독의 <다슬이>(2011), 박홍민 감독의 <물고기>(2012), 문인수 감독의 <청춘정담>(2013), 김도현 감독의 <우리 가족>(2014)이 제작되었고, 하강훈 감독의 <부곡하와이>는 2015년 개봉예정이다. 졸업생들의 활발한 현장 활동은 DIMA종합촬영소라는 든든한 인프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야외촬영장 조성 등 더 나은 시설 정비에 끊임없이 관심을 표하고 있는 DIMA종합촬영소의 행보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창작, 창업이 곧 대학 경쟁력
동아방송 예술대학교 김준원 총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주된 경쟁력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세계적 수준의 전문 대학교’로 인정받았다. 올해 역시 교육부에서 선정한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에 ‘방송예술특성화대학’으로 선정됐다. ‘알게 하는 교육’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으로 체제를 개편하려 한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우선 존중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개인의 창작, 창업이 곧 대학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단순한 구직 단계를 뛰어넘어 전문화된 개인으로서 아이디어를 살려 새로운 직업과 직종을 만들어낼 것이다. 최근 미디어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어 아이디어와 고도의 테크닉만 있다면 원하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대학 학생들만의 무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교수진을 임용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겠다. =대개 고학력자를 교수로 채용하는 데 비해 우리 대학은 산업체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분들을 모시려 한다. 이론적 배경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직접 뛰며 큰 역할을 담당했던 분들을 선발한다. 대학과 교수가 힘을 합쳐 학생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힘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