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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사랑, 환상, 모험’의 세계로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퍼즐>

7월17일(목)부터 27일(일)까지, 부천시청 일대에서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린다. 공포영화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8개 부문의 재기 넘치는 영화 210편이 소개되는 이번 행사의 개막작은 <스테레오>다. 비주얼 면에서 독보적 세련미를 선보이는 맥시밀리언 엘렌와인 감독의 이 독일영화는 올해 영화제의 테마인 ‘사랑, 환상, 모험’과도 잘 어우러진다. 폐막작은 이권 감독의 <내 연애의 기억>이다. 송새벽과 강예원이 열연한 이 로맨틱 코미디는 8월 개봉을 앞두고 한달 먼저 관객과 만날 채비를 끝냈다. 장/단편 부문으로 나뉘어 소개되는 ‘부천 초이스’ 섹션을 통해 올해 영화제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프루트 챈의 <미드나잇 애프터>는 ‘홍콩반환’이란 역사적 물결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포스트 묵시록 장르의 영화이다. 10년 만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감독의 섬세한 고뇌가 세련된 판타지에 녹아든다. 토미 위르콜라의 <데드 스노우2>는 전세계에 흐르는 전체주의적 기류에 대해 풍자적으로 묻는 좀비영화다. 장르의 액션적 장점을 최대로 살린 이 작품은 “지금 우리가 맞서야 할 진짜 적은 무엇인가” 하고 관객에게 되묻는다. 한편 파시코브스키의 <잭 스트롱>은 진지한 시대극을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드라마이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영화는 여타의 할리우드영화들에 비견되는 진중한 스릴러를 표방한다. 나초 비갈론도의 <오픈 윈도우즈>를 통해서는 첨단 컴퓨터와 인터넷이 동원되는 모던한 영상과 만날 수 있다. 은둔형 해커 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스릴러는, 특이하게도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다.

판타스틱 영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도 다채롭다. 프로그램 면에서 장르영화제의 마니아적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전복적이면서 파괴적에너지로 가득 찬 나이토 에이스케 감독의 공포영화 <퍼즐>을 비롯해 완벽하지 않더라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말레이시아 공포영화 <어둠 속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제임스 렁의 신작 <카메라> 등 다양한 호러와 SF, 스릴러영화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비전 익스프레스’ 부문의 작품들은 실험성과 대중성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에너지를 내뿜는다. 브루나이공화국 최초의 장편영화 <야스민>은 이 섹션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특이한 작품이다. 여성감독 시티 카말루딘은 동양적 마셜아츠의 박진감 넘치는 속도감에 깔끔한 서사 형식을 더해 한편의 아름다운 성장영화를 완성했다. 한윤선의 호기로운 데뷔작 <18: 우리들의 성장느와르>와 올해의 시선이라 불릴 만한 <선지자의 밤> 등 신예들의 작품들도 기대된다.

다양한 테마를 지닌 ‘기획전’의 프로그램도 화려하다. ‘라틴 아메리카’ 기획전을 비롯해 ‘괴수영화’ 기획전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탈리아 에로티시즘의 거장 틴토 브라스의 작품 역시 기획전 형식으로 관객에게 소개된다. 1970년 베를린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전위영화 <아우성>을 비롯해 <올 레이디 두 잇>과 <치명적인 여인> 등 틴토 브라스의 대표작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이 밖에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더 마스터즈’ 부문과 금기를 넘나드는 과감한 작품들의 향연인 ‘금지구역’ 부문, 그리고 애니메이션만을 선정한 ‘애니 판타’의 작품들과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의 다양한 단편영화들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