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대 미국 아칸소주. 14살 소녀 매티(헤일리 스타인펠드)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망친 무법자 톰 채니(조시 브롤린)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악명 높은 연방보안관 루스터 카그번(제프 브리지스)을 고용해 톰의 뒤를 쫓고, 여기에 톰의 현상금을 노린 텍사스 경비대원 라뷔프(맷 데이먼)가 가세한다. 늙은 주정뱅이 보안관과 혈기왕성한 텍사스 레인저, 그리고 웨스턴 장르와 거리가 먼 소녀까지. 자존심 대결과 모험으로 점철된 일행의 모험이 시작된다.
<더 브레이브>는 웨스턴 영화의 전설 존 웨인 주연의 <진정한 용기>(1969)의 리메이크작으로, 찰스 포티스의 소설 <트루 그릿>(1968)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신기하게도 ‘괴짜 같은’ 코언 형제는 여기 없다. 코언 형제로서는 그들 영화 처음으로 정직하게 장르와 맞붙은 셈이다.
영화의 중심은 황량한 텍사스를 종횡무진하는 루스터나 라뷔프가 아니다. 죽은 아버지의 관 문제를 처리하자마자 거래를 제안하고, 루스터를 호기있게 고용하는 어린 소녀 매티는 이들의 추격을 추진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코언 형제의 영화 중 다시 보기 힘들 정도로 당찬 여성 캐릭터 매티는 이 영화를 신선하게 하는 단 하나의 요소다. ‘코언 형제’라는 수식을 붙이긴 힘들지만, 어쨌든 그들의 시도는 통했다. <바톤 핑크>의 실험정신과 <파고>의 번뜩이는 두뇌 플레이, <시리어스 맨>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없지만, 영화는 그들의 최고 흥행작이었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훌쩍 뛰어넘으며 미국에서 흥행 중이다. 물론 나쁘지 않은 행보지만 다음 작품으로는 괴짜 근성 가득한 코언만의 신작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