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디영화는 무엇일까. 물론 이것은 공허한 질문이지만, 세계 각국 독립영화 배급과 제작을 대변하는 ‘인디영화 및 TV연합’(이하 IFTA)이 선정한 작품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볼 만하지 않을까. IFTA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간 제작된 독립영화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30편의 목록을 발표했다. 이번 설문에는 트로마 대표인 로이드 카우프먼 IFTA 회장을 비롯해 ‘B급영화의 제왕’ 로저 코먼, 서밋 엔터테인먼트의 브래드 캠벨을 비롯한 27명의 독립영화위원회 멤버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밝힌 ‘인디영화 베스트30’ 심사기준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영화적 스타일을 창출했는가, 수상 경력이 얼마나 되는가,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가, 주목할 만한 프로듀서 혹은 감독·배우의 작품이었나,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특출난 재능을 포함한 영화인가.”
9월9일 현재, IFTA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10년 간격으로 선정된 세 묶음의 베스트 인디영화 목록을 감상할 수 있다. 선정작들은 오스카 수상작부터 당대의 논쟁작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먼저 1981년작부터 1990년작까지의 작품 중에서는 <아마데우스> <간디> 등 위인의 전기를 조명한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데이비드 린치의 <블루 벨벳>,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처럼 안전해 보이는 선택도 있는 반면 <터미네이터>처럼 인디영화 범주에 넣는 것이 맞는지 갸우뚱한 작품도 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의 선정작 10편 중에는 타란티노 작품이 두편이나 포함되어 있다. <펄프 픽션>과 <저수지의 개들>이다. <브레이브 하트> <와호장룡> <인생은 아름다워> <양들의 침묵> <유주얼 서스펙트> 등이 나머지 자리를 채웠다. 그렇다면 가장 가까운 과거인 2001년부터 2010년인 올해까지의 작품 10편은 어떨까. 무엇보다도 관심사가 다양하게 갈리는 것이 경향이라면 경향이다. 동성애 문제를 건드린 <브로크백 마운틴>과 출산문제를 다룬 <주노>, 인종문제를 다룬 <크래쉬> 등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으며 <밀리언 달러 베이비> <피아니스트> <슬럼독 밀리어네어>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등이 함께 선정되었다. IFTA와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시네마테크는 9월29일부터 할리우드의 이집션 극장에서 위 30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라 한다.